소설리스트

내 소환수가 너무 강함-263화 (263/275)

제263화

#263

웨이포인트의 등장.

단순하게 생각하자면 영지 간의 이동 시마다 소모되는 시간을 줄여주는 엄청난 것이긴 하나 돈 냄새를 맡은 자들은 서둘러 커뮤니티에 접속해 하나의 글을 썼다.

- 키트비느 자작령 시간당 천 골드 파티 사냥합니다.

- 시모어 남작령 시간당 이천 골드 버스 운행합니다.

- 어디 사냥터든 맞춰 버스 가능합니다.

- 서브 퀘스트 관련 도움 드립니다. 대가는 퀘스트 공유입니다.

너무나도 당연하다는 듯 그리고 모두가 기다려왔다는 듯 하나같이 올라오는 글은 전부 상대적으로 스펙이 높은 유저가 낮은 유저와 파티를 해 사냥하는 과정, 즉 쩔에 관한 이야기였다.

그리고 그와 관련으로 커뮤니티에 댓글이 달렸다.

- 와…… 살다 살다 지금 월오룰에 쩔해준다는 글이 올라온다고?

- 아니! 지금까지 유지해왔던 그건 뭔데?

└ 안 그래도 본인이 항의하고 왔는데…… 대답이 가관이었음.

└ 뭐래?

└ 판타지 세상이니까 가능한 일이라고 NPC가 텔레포트 마법진을 제국 전역에 설치한 것이지 게임 개발사의 업데이트가 아니라고 함. 그러니 처음 개발 의도에서 벗어난 건 없다고 공식 발표했음. 링크도 달아두겠음.

정말로 그 댓글에 달린 링크를 타고 들어가자 월오룰 공식 홈페이지가 나타났고, 이번 웨이포인트에 관한 공식 발표가 있었다.

그것을 읽은 사람들은 다시 커뮤니티에 돌아와 댓글을 달기 시작했다.

- 미친! 저부터 쩔 부탁드립니다!

- 와! 이젠 골드는 쩔로 벌 수 있다고? 골드가 복사가 된다고?!

- 저 지금 퀘스트 하나 막혔는데 이걸 돈으로 해결 하면 되겠네요. 난이도 극악임.

└ ‘쩔러인생10년’으로 귓주세요.

└ ‘단가맞춰드립니다’로 귓주세요.

└ 이건 누가 붙잡을지 몰라도 난이도 극악이면 대박이네.

- 아…… 좀만 더 열심히 게임 할걸.

└ 그러게…… 초보자 구간에서라도 쩔은 가능하잖아.

└ 이게 다 미래를 보지 못한 내 탓이다.

└ 돈을 벌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투자가 필요하다는 걸 또 한 번 깨닫습니다.

- 평소에 열심히 할걸.

- 역시 인간은 후회의 동물이라고 하는데 그것을 증명했습니다.

지금 월오룰에는 쩔이라는 새로운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 * *

회의가 이어졌다.

볼드모드 공작의 발언인 웨이포인트의 등장으로 논의해야 할 사항을 빠르게 결정하고 해결 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세드릭 제국 황실 기사단을 비롯해 황실 병력을 가장 먼저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툴비아 후작령으로 향하는 첫 번째 병력은 다름 아닌 세드릭 제국 최강의 기사단인 황실 기사단과 그 아래 황실 병사단이다.

무려 천 명의 기사와 십만의 병력.

어지간한 나라 하나는 그냥 쑥대밭으로 만들고도 남을 병력이자 전쟁이 일어나면 무조건 이길 수 있을 법한 병력이었다.

그런 병력을 먼저 이동하는데 다른 지역의 병력의 이동은 차후로 미뤄지는 것이 정상이다.

“우선 저와 1 황자 전하께서 함께 가셔야 할 듯합니다.”

“알겠습니다. 이미 모든 전권은 폐하께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 병력을 지휘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이동해야 할 것은 다름 아닌 모든 병력의 지휘권을 가지고 있는 1 황자와 세드릭 제국의 기둥이라 할 수 있는 볼드모드 공작이다.

이걸로 당장 급한 불을 끌 수 있는 상황이라는 거다.

그 뒤로 순차적으로 먼 거리에 있는 병력이 이동할 예정이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움직여야 하는 물건이 있었으니 그것은 다름 아닌 전쟁 물자, 즉 식량을 비롯해 각종 무기와 방어구다.

전쟁이라는 것이 그저 사람만 있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

적을 죽이기 위해서는 무기가 필요하고, 적의 무기에서 자신의 몸을 방어하기 위해서는 방어구가 필요하다. 또 사람이라면 먹어야 힘을 쓸 수 있으니 식량이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세드릭 제국은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지금 남아 있는 모든 귀족들은 전부 황실파에 속해 있는 귀족들이다.

황실파에 적대적이던 귀족파의 귀족 중 수많은 이들이 저번 서부대륙의 반역과 함께 목이 달아났으며, 그나마 몇 있는 존재들 또한 숨을 죽이며 몸을 사리는 중이었다.

자연스럽게 황실에 충성하는 이들만 남아 있었으니 황제의 명과 함께 당연하다는 듯 각 영지에서 모든 물자를 툴비아 후작령으로 이송 중이었다.

이로써 당장 마신교와의 전쟁을 대비한 세드릭 제국이자 NPC였다.

1 황자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나를 향해 고개를 돌리고는 물었다.

“플레이어들에게는 어떻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좋겠습니까?”

지금 전쟁의 가장 중요한 키는 다름 아닌 플레이어다.

세드릭 제국과 마신교의 전쟁.

객관적으로 따졌을 때 두 세력이 싸웠을 때 전력은 비슷한 수준이다.

그 증거는 회귀 전 대륙을 반반으로 나누어 통치했던 것을 떠올리면 된다.

매번 싸울 때마다 무수한 사망자가 생기며 팽팽한 접전을 일으켰고, 오늘은 세드릭 제국의 땅이었다면 내일은 마신교의 땅이 될 수도 있었다.

매일 지도가 바뀌는 수준이었기에 두 세력이 싸우는 곳은 언제나 시체가 가득했고, 흙의 색이 붉게 물들 정도니 얼마나 전투가 치열한지 알 수 있었다.

아무튼 그런 두 세력의 균형을 흔드는 것은 다름 아닌 플레이어다.

플레이어의 능력은 하나부터 수만 가지로 다양하다.

치열한 전장을 한 번에 뒤집을 수도 있었으며 오히려 역으로 아군을 무너뜨리기도 하는 것이 플레이어다.

‘확실히 초반에 브리타니아 대륙을 전반이나 빼앗긴 이유가 플레이어 탓이기도 하지.’

회귀 전.

마신교에 소속된 플레이어는 상당히 적극적으로 전쟁에 나섰다.

그 이유는 다름 아닌 공적 포인트 때문이었는데, 세드릭 제국의 병사는 물론이고 신성 교단의 신관과 기사를 죽일 때마다 엄청난 포인트를 주었기 때문이었다.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자면 일반 병사의 경우 100포인트, 신관은 1,000포인트 정도였다.

주변 몬스터를 사냥할 때 얻는 공적 포인트가 1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몬스터를 사냥하는 것보다 전쟁에 참가하는 것이 이득이다.

거기에 전쟁에 참가하면 얻는 경험치도 상당했기에 빠른 레벨업까지 가능했으니 말이다.

그런 마시교와 다르게 세드릭 제국은 이렇다 할 메리트가 없었다.

공적 포인트라는 혜택은 존재하지 않으며, 경험치 보너스도 없었으니 참가할 이유가 없었다고 하는 편이 맞았다.

이런 상항에도 전쟁에 참가하는 몇몇 특이한 유저가 있긴 했다.

전쟁을 통해서 명성이라는 것을 쌓아 귀족이 되어보겠다는 유저와 마신교와 그에 속해 있는 플레이어에게 아이템이 털린 유저, 마지막으로 퀘스트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참가한 유저가 있었다.

그래 봐야 그 숫자는 매우 극소수였고, 결국 대륙의 절반을 빼앗겼을 때 세드릭 제국이 결정한 것이다.

“황실의 보물창고, 혹은 그보다는 조금 떨어지지만 질 좋은 무기와 방어구를 얻을 수 있는 혜택이 필요로 할 것입니다.”

나는 아이템이라는 미끼를 던져 유저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하게 만들고자 했다.

그들의 활약상을 포인트로 메겨 그에 걸맞는 것을 보상으로 주면 된다고 말이다.

그러니까 마신교의 공적 포인트처럼 세드릭 제국에도 그걸 이용하자는 뜻이다.

‘아마 될 거야. 이미 있는 시스템이니까.’

이미 마신교가 사용하고 있는 시스템이다.

그러니 세드릭 제국에 적용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을 거란 판단이었고, 내 예상은 맞아떨어졌다.

“좋아. 우리도 그렇게 하지.”

1 황자의 수락이 떨어지자 시스템 창이 반응했다.

-세드릭 제국 진형에 공적 포인트 시스템이 개방되었습니다.

-자세한 설명은 공적 포인트 창을 띄워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시스템 창의 말에 나는 바로 공적 포인트 창을 띄워봤다.

-공적 포인트 창을 열었습니다.

-공적 포인트를 모아 각 영지마다 존재하는 공적 포인트 상점에서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구매할 수 있는 아이템은 각 영지마다 다르며 가끔 특수한 아이템이나 스킬이 숨겨져 있습니다.

-공적 포인트를 획득할 수 있는 방법은 아래와 같습니다.

1. 몬스터 사냥 시.

2. 마신교 관련 제보 및 사실로 확인되었을 시.

3. 마신교 신관 및 마신교 기사를 죽였을 시.

4. 세드릭 제국에 좋은 영향을 끼치는 행동을 했을 시.

5. 퀘스트를 수행했을 시.

6. 대륙에 명성이 알려졌을 시.

-공적 포인트 시스템 개방으로 인해 공적 포인트를 획득했습니다.

-100 공적 포인트를 획득했습니다.

너무나도 잘 적용된 시스템이었다.

평소 불친절한 월오룰을 생각하면 포인트를 얻는 방법과 개방 기념 포인트를 주는 모습에 살짝 놀랐는데, 그보다 더 놀랄 일이 따로 있었다.

-공적 포인트를 정산합니다.

-이미 업적 포인트를 획득하고 있었습니다.

-업적 포인트가 공적 포인트로 전환됩니다.

-삼만 업적 포인트가 삼백만 공적 포인트로 전환되었습니다.

-세드릭 제국의 귀족입니다. 공적 포인트 백만을 획득합니다.

-브리타니아 대륙에 플레이어 시저의 명성이 자자합니다.

-세드릭 제국의 모든 귀족이 플레이어의 이름을 알고 있습니다.

-세드릭 제국의 모든 평민이 플레이어의 이름을 알고 있습니다.

-적대 세력 마신교에서도 명성이 알려져 있습니다.

-그간 수많은 확약으로 세드릭 제국의 기여했습니다.

-공적 포인트 천만 포인트를 획득합니다.

-총 공적 포인트는 14,000,100입니다.

말도 안 될 정도로 엄청난 양의 공적 포인트.

마치 엄청난 근력의 오우거에게 머리를 한 대 맞은 듯한 충격을 받았고 나도 모르게 입을 벌리고 그것을 바라볼 정도였다.

그리곤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후후. 열심히 한 보람이 있네.’

아까까지만 해도 너무 많은 양의 공적 포인트 때문에 놀라 했지만, 지금은 그 덕분에 뭘 먹지 않아도 절로 배가 불러오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이것으로 만족하면 안 된다.

이건 고작 시작에 불과한 일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 전선을 꾸릴 툴비아 후작령만 중요한 게 아니다.

여전히 마신교의 세력으로 넘어갈 귀족이라던가, 나중에 마신교에서 중요한 거점으로 사용될 영지가 남아 있다는 점이다.

그 대부분이 북부 지방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전선을 꾸릴 툴비아 후작령이 아니라 그 아래 있는 영지도 관리에 들어가야 한다는 거다.

“전하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해보게.”

나는 그냥 망설임 없이 지도가 있는 곳으로 향해 가서 몇 개의 영지에 마신교의 표식을 들어 표시했다.

“마신교와 연관 있는 영지입니다. 단순히 영주만이 아니라 영지 자체에 숨어 있는 마신교의 신도들이 있을 겁니다.”

내 말에 화들짝 놀라하는 것은 다름 아닌 셀레스틴 공주였다.

“저들은 대부분 오랫동안 황실을 위해 노력한 충신들입니다.”

“맞는 말이야. 특히 크이케 후작은 제국에서도 가장 유명한 충신이야.”

“나도 개인적으로 크이케 후작을 알고 있는 사이지만…… 저 친구가 그럴 일은 없을 거야.”

공주의 말에 동의하는 1 황자와 볼드모드 공작이다.

하지만 그들이 간과한 것이 하나 있다.

“아버지가 충신이라고 해서 그 아들마저도 충신은 아니죠.”

회귀 전에 그랬다.

갑자기 귀족 몇몇이 죽었다는 소문과 함께 갑자기 그 아들이 작위를 계승했다.

그리곤 병력을 이끌고 국경지대에 합류, 그리고 방심하던 세드릭 제국의 기사와 병사의 등을 찔러 성문을 열어주며 마신교의 승리를 이끌어간 그들이었다.

그러니 그들이 배신하기 전에 미리 처단해야 한다.

“미리엘 장로님과 신성 교단의 신관들이면 충분히 잡아내실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다음 영지인 하세즈 자작령에서 그게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드리죠.”

나는 호언장담하며 외쳤다.

그러자 한참을 고민하는 얼굴의 1 황자였다.

겨우 힘겹게 열린 입은 나도 살짝 놀란 말이었다.

“그는 내 친우기도 하네.”

평소 상당히 친분이 두터운 두 사람이었다는 1 황자의 말이었다.

하지만 이내 결심한 듯 그 자리에서 일어났다.

“좋네. 지금 가보도록 하지.”

빨리 툴비아 후작령으로 향하는 것을 미룬 대신 빨리 하세스 자작령으로 향해 직접 확인하고 가겠다는 1 황자의 결심이었다.

그곳에 있는 나를 포함한 1 황자와 셀레스틴 공주, 볼드모드 공작, 미리엘 장로, 성녀 이리엘까지 포함한 인원이 웨이포인트로 이동해 빠르게 이동했다.

그리고 한 시간이 흘러 하세즈 자작령의 한 별장에 마신교의 신도와 1 황자의 친우라 할 수 있는 비릭 하세즈가 포박되어 있었다.

“어찌…….”

충격에 빠진 1 황자의 물음에 비릭 하세즈가 외쳤다.

“이 모든 것은 마왕님을 위해 한 일이다. 거짓된 우정 따위에 속아 나다니! 앞으로 세드릭 제국의 꼴이 참으로 우습구나!”

광기에 가득 찬 외침과 함께 내 말이 증명된 순간이었다.

그제야 1 황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결심한 듯 나를 보며 입을 열었다.

“자네가 말한 곳 모두 조사하도록 하지.”

이로써 뒤를 걱정할 필요가 없어졌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