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소환수가 너무 강함-260화 (260/275)

제260화

#260

월오룰의 커뮤니티는 불타올랐다.

그 이유는 다음 아닌 캐릭터 생성에 볼 수 있는 문구 때문이었다.

[세력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양자택일의 선택지.

모두가 저 선택지에 의문이 들었지만 쉽게 누를 수 없었다.

바로 그 아래 붙어 있는 문구가 고르는 것을 망설이게 만들었으니 말이다.

[두 세력은 적대 세력입니다.]

[한번 고르면 절대 되돌릴 수 없습니다.]

[두 세력마다 특성이 있습니다.]

[신중하게 고민하고 선택해 주세요.]

네 줄이나 되는 경고 문구.

불친절하기로 유명한 월오룰에서 이토록 친정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상당이 이례적인 일.

그렇기에 쉽사리 선택할 수가 없었다.

덕분에 커뮤니티는 엄청난 양의 댓글이 무수히 달리고 있었다.

- 그래서 마신교가 뭔데? 지금까지 월오룰 하면서 처음 들어봄.

└ 와…… 레벨 얼마냐? 마신교를 몰라?

└ 이제 200레벨.

└ 아 개뉴비네. 자 그럼 형이 딱 한 번만 설명한다 잘 들어라.

└ ㅇㅋㄱㅅ

└ 이제 설명충 등판해주세요.

└ 아놔. 미친 새끼 ㅋㅋ

- 마신교는 마왕을 숭배하는 집단으로 월오룰의 최종 목표라고 할 수 있는 마왕의 강림을 막기 위해서는 죽여야 하는 악의 집단입니다. 이미 키트비느 자작령에서 나타났던 마왕은 마신교에서 만든 작품이며, 앞으로 계속해서 마왕을 부활시키거나 마족, 마수를 브리타니아 대륙에 소환하는 집단입니다

└ 설명충 감사.

└ 크…… 설명 좋네.

- 그럼 마신교를 선택하면 기존 유저랑 싸운다는 것 아냐?!

└ 그러네? 그러기엔 레벨 차이가 너무나 나네.

└ 하긴 최전선이 지금 800레벨 근접했다고 하지 않았나?

└ 김세준이 지금 823렙임.

└ 쥴리안나가 810렙.

└ 근데 나는 1레벨로 그들이랑 싸운다고? 자살 행위네.

- 뭔가 특단의 조치가 있지 않을까?

- 누구 선택한 사람 없음?

- 아…… 정보가 부족하다. 정보가 부족해.

당장 세력을 고를 수 있음에도 누군가 선택했다는 이야기는 아직 없었다.

벌써 정보가 풀린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말이다.

모두의 궁금증이 점점 커지기만 했고, 이내 댓글에는 저마다 추측이 달렸다.

- 혹시 순식간에 500레벨을 달성하는 거 아냐? 그 정도는 되어야 비빌만하지.

- 신규 직업은 전부 마신교 관련인 듯.

- 세력을 고르라고 하는 거 보면 신규 지역도 개방할 듯.

- 아무리 불친절한 월오룰이지만 이런 건 팍팍 밀어주지.

- 암 그러고도 남지.

오히려 시간이 가면 갈수록 의문과 궁금증이 폭발하기만 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저녁 무렵이었다.

[마신교 세력으로 플레이 한 썰 푼다.]

드디어 사람들이 기다리고 염원하던 글이 올라왔다.

너나 할 것 없이 본능이자 자연스럽게 끌려가는 마우스는 그 글을 클릭하게 되었다.

[자 그럼 썰을 풀어 본다.]

마신교의 세력을 고를 수 있다는 말에 나는 서슴없이 접속했음.

얼마 전까지 하던 캐릭터 삭제라고 마침 딱 생성 가능한 날이었거든.

뭐, 그건 중요하지 않고! 망설임 없이 마신교 세력을 눌러 새롭게 캐릭터를 만들었다 이 말이야.

그리고 처음 내가 태어난 곳은 놀랍게도 한 동굴 속이었음.

그곳에서 멍하니 있으니 나 말고도 몇 명 더 나타남. 총 다섯 명이었는데 서로 통성명이라도 할까 찰나에 한 로브를 쓴 자가 와서는 나에게 말을 걸었음.

“마신교에 온 것을 환영하네.”

격한 환영과 함께 동굴을 따라 나가니 마을이 나타났음.

그곳에서 우리는 한 미녀 NPC가 나타나더니 마신교에 대한 교리를 가르쳤는데, 한참 설명하고는 마지막에 딱 하나만 기억하라고 하더라고.

“마왕님을 믿는 만큼 강해질 수 있다는 거예요.”

처음에는 농담인 줄 알았다.

근데 놀라운 게 뭔지 알아? 내 옆에 있던 한 유저가 갑자기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는 양손을 모으더니 경건하게 외치는 거야.

“저는 한평생 마왕 세지아르 님에게 충성을 다하겠습니다. 이 미천한 종을 이끌어 주십쇼.”

솔직히 속으로 개 비웃었음.

아무리 게임이지만 저렇게까지 한다고? 개오바 아니라는 생각으로 비웃고 있는데 내 착각이었던 거야.

“오오! 마왕님께서 그대의 부름에 응하셨어요.”

방금까지 교리를 알려주던 NPC가 그 자리에서 박수를 치며 기뻐하더라고.

그리고 그 기도를 한 자의 몸에서 빛이 사그라들고 눈을 뜨더니 그러더라.

“마신교의 예비 기사가 되었습니다.”

“축하드려요.”

교리를 가르치던 NPC의 축하가 이어지고 나니 옆에서 대기 중인 한 갑옷을 입은 NPC가 손짓으로 그 유저를 데려가더라고.

나는 처음엔 어안이 벙벙한 상태로 있었는데 금방 알았지.

저게 바로 마신교에서 직업을 얻는 방법이라는 것을 말이야. 그리고 그와 동시에 남아 있던 유저들 또한 마찬가지로 그 자리에서 각자 마왕을 위한 존경과 경외심을 담은 말을 중얼거렸지.

그와 동시에 하나같이 빛이 났는데 그때 시스템 창이 반응했지.

-마왕 ‘세지아르’를 위해 기도를 올립니다.

-마왕 ‘세지아르가’ 플레이어를 위해 축복을 내립니다.

-직업 ‘마신교 신도’가 되었습니다.

대박.

놀랍게도 기도 한 번으로 그 자리에서 바로 직업이 정해짐!!!

물론 당시 나는 상당히 기분이 별로였음.

처음 예비 기사가 된 유저를 제외하곤 다들 나처럼 신도가 되었는데 특별한 직업이 아니기에 캐릭터 삭제라도 해야 하나 진지하게 고민했는데 그때 NPC가 그러더라.

“신도라고 너무 섭섭해하지 마세요. 마왕님의 믿음과 충성이 더욱 강해질수록 힘을 얻을 수 있을 거예요. 그러니 앞으로도 마왕님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을 보이세요.”

그리고 그 말은 정말 거짓말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했지.

나 말고 다른 유저 하나가 갑자기 거리 청소를 하기 시작하더라고. 거기에 마왕의 동상과 마주칠 때마다 기도를 드리고 다시 청소하고, 기도하기를 몇 번 반복하더니 빛과 함께 새로운 직업인 ‘마신교 마법사’란 직업을 얻었어.

그리곤 마탑이랑 비슷한 탑으로 안내받아갔지.

일단 내가 초반에 겪는 내용은 이러함.

그다음으로 이곳 마신교 세력의 진형이랑 상황을 이야기해 줄게.

이곳 마을에서도 세드릭 제국 진형을 선택했을 때처럼 시작의 마을이 존재함.

그곳에서 기본 스킬을 익히고 사냥터로 나가면 되는 됨.

마신교 세력 특전으로 경험치 보너스가 있는데, 무려 경험치 보너스가 500%임.

거기에 공적 포인트라는 게 있는데 각종 포교 행위를 하던가, 몬스터를 사냥하면 얻는데 그걸 이용해서 아이템이라던가 스킬 북을 살 수 있음.

그것 말도고 이것저것 많은데 가장 중요한 게 있고 그게 공적 포인트를 어마어마하게 줌.

다름 아닌 신성 교단 NPC를 죽이는 건데, 공적 포인트가 어마어마한 것은 물론이고 경험치가 말도 안 되게 들어옴.

이건 내 직업이 이단 심판관이라 신성 교단의 신도 하나를 고문하다가 실수로 죽여서 얻은 경험치인데…… 내 지금 레벨이 300을 넘었다는 건 이 글을 본 형들에게만 말해줌.

여기까지가 오늘 내가 겪은 마신교 세력에 대한 이야기임.

아마 다른 유저도 글을 쓰겠지만 절대 마신교 세력이 나쁜 게 아님.

오히려 좋은 것도 많고, 이번 기회에 빨리 성장해서 기존의 상위권에서 지들끼리 꿀 빨고 다 해 처먹을 새끼들 조질 생각에 흥분됨.

그러니 형들!

마신교로 오셈!!

다 조져버리자!!!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내용.

하지만 그 글을 읽은 자들은 하나같이 댓글을 달기 위해 앞다퉜다.

- 마신교로 가즈아!

- 그래, 지금까지 지들이 최고라며 으스대는 녀석들을 죽일 수 있는 기회 아냐?

- 경험치 보너스에 아이템 수급과 스킬 북 수급도 원활하잖아?

- 독식하고 있는 새끼들 뒤통수 때릴 수 있는 기회다.

- 무엇보다 노오오오력으로 상위 직업을 얻을 수 있다고? 그럼 가야지.

- 당장 캐삭함.

- 아이템 처분함. 일단 돈으로 바꾸고 다시 골드 사면 되니까.

- 캬! 역대급 이벤트이자 업데이트다!

- 대놓고 깽판을 칠 수 있다? 내 피가 끓는다.

그 글을 시작으로 하나둘씩 마신교 세력에 가입한 글이 하나둘씩 올라왔다.

하나같이 칭찬과 함께 마신교에 가입하라는 글들이었다.

* * *

커뮤니티에 올라온 새로운 글.

마신교와 연관된 모든 글을 전부 읽고는 휴대폰에서 시선을 뗐다.

“이건 변함이 없네.”

회귀 전의 대격변 시대와 지금의 대격변 시대의 초기 반응은 큰 변화가 없었다.

물론 세세한 내용을 따지자면 여러 가지 차이점이 있을 수 있겠지만, 적어도 마신교로 세력을 선택하라는 내용을 시작으로 경험치 이벤트와 공적 포인트까지 똑같았다.

그리고 아직은 아니지만 아마 내일 아침에 공개될 영상에서 기존 플레이어에게 마신교의 가입을 제안하는 홍보 영상이 흘러나올 것이다.

그리고 내일을 기준으로 한 달 사이에 수많은 유저가 마신교 세력으로 넘어갈 것이고 그때가 바로 마신교가 세드릭 제국을 향해 제대로 된 이빨을 들이밀고는 브리타니아 대륙을 집어삼키는 시기가 온다.

“솔직히 말하자면 가장 재밌는 시기긴 해…….”

이건 단순한 내 생각이 아니라 당시 월오룰을 즐기던 모든 유저는 물론이고, 보는 시청자의 입장을 정리해서 말한다면 말이다.

일단 유저의 경우 지금까지 레벨업을 위해 사냥을 하고 더 좋은 아이템을 위해 파밍을 반복한다.

그저 단순한 노가다가 다름없는 두 행위만을 반복하는 유저다.

물론 그 속에 재미가 있겠지만, 지루한 작업임은 확실하다.

하지만 마신교가 나타남으로 유저와 유저간의 PK가 공식화되는 것은 물론이고, 추가로 경험치와 공적 포인트까지 생길 수 있으니 말이다.

AI로 만들어진 몬스터와 다르게 인간과 인간의 치열한 수 싸움은 게임을 즐기는 유저에게 충분한 재미가 되었고, 힘겹게 승리했을 때 얻는 성취감과 그 쾌감은 이로 말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것을 지켜보는 시청자의 입장은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치열한 수 싸움과 실시간으로 흘러가는 전장은 한시도 눈을 뗄 수 없었다.

그리고 합법적으로 일어나는 PK는 싸움이라 할 수 있고, 싸움 구경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그 때문일까?

당시 전장에서 치열하게 싸우는 이들의 방송은 물론이고, 전쟁을 콘텐츠로 삼아 중계를 하는 방송 등 각종 방송을 하는 이들의 수입이 한참 올라갔었다.

내가 기억하는 저 모습으로 세상은 바뀔 것이다.

당시의 나는 2군 애들을 육성하느라 바빠서 제대로 된 대격변 시기를 겪은 것은 아니지만 두 눈으로 보고 귀로 들었기에 알고 있었다.

당시 내 기분은 ‘아무렴 어때’였지만, 지금은 다르다.

“NPC가 죽는 것은 좀 그렇네.”

이제는 세드릭 제국의 귀족이자 NPC와 함께 하다 보니 아무래도 단순히 그들이 죽는 것이 아니라 동료가 죽는 기분일 것이다.

유저와 다르게 부활하지 못하는 동료가 말이다.

아무래도 회귀 전과 다르게 지금의 나는 여러 가지로 많은 것들이 신경 쓰일 것 같다.

“최대한 노력해봐야지. 그리고 최대한 기억하는 것을 끄집어내서 미리 막기도 하고.”

최대한 회귀 지식을 이용해야 할 시간.

물론 메인 시나리오 진행은 물론이고 1황자와 셀레스틴 공주의 도움으로 동부와 서부는 미리 막아낸 상황.

지금은 북부를 최우선으로 조심하면 될 일이다.

나는 휴대폰을 들어 다시 마신교에 대한 글을 찾아 읽으며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떠올리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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