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소환수가 너무 강함-187화 (187/275)

제187화

#187

두 마리의 필드 보스 몬스터가 쓰러졌다.

“후, 방송은 여기까지 하면 될 것 같습니다.”

시저의 방종을 종료하겠다는 말과 함께 지금까지 조용하던 채팅창이 불타올랐다.

- 와! 이걸 진짜 사냥하네!

- 한 번에 필드 보스 몬스터 두 마리나 사냥함!

- 미친 분할 방송이라니.

- 그것도 양쪽 다 필드 보스 몬스터를 사냥하는 것을 한 화면에 담았음!

- 웅장하다. 웅장해진다.

- 이거 보여주려고 한 시간 동안 어그로 끌었던 것이냐!

- 뭐야! 포획이나 조교 하는 거 아니었음?

- 사실 나도 그걸 기대했지만, 둘 다 깔끔하게 사냥해서 멋지다 생각함.

- 와, 오래간만에 긴장하면서 방송 봤더니 등이 축축하네.

- 오늘의 영웅은 시저기도 하지만 방송팀도 대단했다!

- 오늘 회식 꿀맛이겠네.

- 멋지다. 이러니 시저 방송을 보는 이유지.

- 축하합니다. 대박 터졌네요!

채팅창은 눈이 어지러울 정도로 빠르게 올라갔다.

다행이라면 하나같이 시저를 향한 칭찬과 부러움이 가득하다는 것이었다.

시저의 방송팀을 향한 칭찬도 빠지지 않았다.

오늘 방송팀은 하나의 화면에 두 개의 사냥 영상을 동시에 송출하면서 최고의 방송으로 이끈 일등 공신들이었기 때문이었다.

- 진짜 역대급 방송이다. 내용도. 시청자도.

시청자 오백만 명.

오프닝 스코어가 백만 명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벌써 다섯 배나 늘어난 숫자.

물론 방송이 시작하고 계속해서 올라간 건 아니다.

처음부터 사냥 방송이라는 것을 알렸기에 앞부분만 보고 시청을 종료했던 이들이 있었기에 줄어들기도 했다.

하지만 두 마리의 필드 보스 몬스터가 등장하기도 했고, 시저가 사냥하는 사냥터의 전설이 진실이라며 퀘스트가 생겼다는 이야기에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다시 돌아온 시청자와 새로운 발견에 놀란 시청자들까지 합하자, 그 결과 오백만 명이 넘는 숫자가 시저의 마지막 모습을 본 것이다.

방송이 끝났음에도 채팅창에는 역대급 방송이라는 단어가 계속해서 올라왔고, 그들의 열기에 가장 압박을 받고 있었던 한 팀장이 그 자리에서 격한 한숨을 쉬며 힘없이 말했다.

“하얗게 불태웠다…….”

그는 정말로 모든 것을 불태웠다는 것을 증명하듯 의자에 아슬아슬하게 걸터앉아 있었으며, 고개와 팔이 힘없이 바닥을 향해 늘어져 있었다. 조금만 건드려도 힘없이 스러질 정도의 모습이었다.

그런 한 팀장과 다르게 함께 일했던 남은 팀원들은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소리쳤다.

“끝났다!!”

“고생하셨어요!”

“와! 대박, 지금 우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시청자 숫자 대박입니다.”

“채팅창 반응도 엄청나게 뜨거웠어요!”

기뻐하는 그들의 얼굴에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당연히 처음 하는 분할 방송에, 내용을 빠짐없이 시청자에게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기에 상당히 지쳐 있었다.

그럼에도 기뻐하며 소리칠 수 있는 이유는 그만큼 만족스럽기 때문이다.

물론 여기에 또 하나 추가 보상이 있다.

“회식 장소는 어디로 할까요?”

달콤한 추가 보상.

물론 이지은은 여기서 끝낼 사람도 아니었다.

“추가로 보너스도 지급하겠습니다. 물론 내일은 휴일로 하겠어요.”

“사장님, 만세!”

모두가 고생했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충분한 보상을 주려는 이지은이었다.

* * *

방송이 종료된 후, 나도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후, 아슬아슬했네.”

지금 내 시야에는 아슬아슬하게 남아 있는 체력 게이지가 보였다.

한두 대만 더 맞았더라면 죽었을지도 모르겠다.

보통 이 정도까지 체력이 떨어지면 사냥을 멈추고 회복에 집중해야 하는 것이 정상이지만, 나는 치유의 토템을 믿고 버텼다. 그 증거로 지금 10%의 체력이 회복되었다.

“후, 이걸로 조금은 안심이군.”

그와 동시에 나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사방에는 웨어 울프와 샤벨 타이거들이 겁에 질린 듯, 여전히 바닥에 배를 붙이고 벌벌 떨고 있었다.

눈앞에서 우두머리가 죽는 모습을 보았다. 그로 인해 공포의 대상이 우두머리가 아니라 나로 변한 것이다.

“수고했다.”

나는 뒤에서 들려오는 발소리를 듣고 말했다.

내 소환수들이 샤벨 타이거 킹을 맡아주었기 때문에 쓰러뜨릴 수 있었다. 소환수와 함께하면 훨씬 더 편하고 빠르게 사냥할 수 있었지만, 내가 시청자들에게 전하고 싶었던 그림과는 다르기에 판단한 결과였다.

놀랍게도 그 결과는 매우 만족스러웠다.

내가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소환수 또한 강력하며, 언제든 엄청난 숫자의 소환수를 이용해 사냥터를 장악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이제 이곳을 마무리하는 일만 남았다.

나는 소환수들이 있는 곳을 바라보며 웃으며 말했다.

“뭐해. 정리해.”

내 말에 그 자리에 있던 소환수들이 일제히 움직였다.

대답은 필요가 없다. 내가 바라는 것은 이곳에 있는 몬스터의 몰살. 소환수들도 그것을 알고 있기에 망설임 없이 몸을 날려 주변을 쓸어 버리기 시작했다.

“깨갱!”

“끼잉!”

순식간에 웨어 울프와 샤벨 타이거의 비명이 들려왔다.

이미 전의를 상실한 몬스터를 사냥하는 일은 어렵지 않았다. 그저 피의 축제만이 열릴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모두가 사냥에 나선 사이 나는 다시 시선을 돌려 눈앞의 시스템창을 바라보았다.

- 퀘스트를 완료했습니다.

- 보상이 지급되었습니다.

가장 신경 쓰였던 것은 퀘스트 보상.

‘알 수 없음’이라는 단어로 인해 그 보상이 무엇인지 모르는 상태였기에, 보상이 무엇일지 기대가 되었다.

시스템창이 사라지자 갑자기 웨어 울프 킹의 시체가 빛을 내며 점차 뭉쳐지더니 순식간에 알이 되어 내 앞으로 날아왔다.

“음?”

눈앞의 알은 처음 범이를 얻었을 때의 알과 비슷하게 생겼다.

심장이 두근거리며 그때의 감정이 떠올랐고, 나도 모르게 손을 뻗어 버렸다. 내 손끝이 알에 닿았을 때 알에 균열이 일어났다.

쩌억! 쩌어억!

순식간에 알이 쭉쭉 갈라지더니, 사방으로 껍질이 튀었다.

새하얀 빛이 뿜어져 나와 내 시야를 가렸기에 어쩔 수 없이 눈을 감고 빛이 사라지길 기다렸다.

몇 초가 흘렀을까. 손끝에서 느껴지는 축축하고 까끌까끌한 감촉에 화들짝 놀라 눈을 떴을 때 늑대 한 마리가 보였다.

“허허허…….”

나도 모르게 헛웃음을 내었다.

그도 그런 것이, 눈앞에 늑대의 정체가 상상 이상의 존재였기 때문이었다.

[에이션트 울프 Lv.???]

순색의 새하얀 늑대의 정체는 에이션트 울프. 완전히 성장하면 코끼리만 한 덩치에 엄청난 위협감을 주는 녀석이었다.

오죽하면 루이즈까지 깜짝 놀라 이쪽으로 다가오려 했다.

나는 손을 들어 제지했다. 눈앞의 에이션트 울프는 나를 공격하려는 의사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었다. 오히려 친근함을 표현하려는 듯 계속해서 내 손을 핥고 있었다.

“너구나. 원래 이 산의 주인이 될 녀석이.”

내 말에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고는 목덜미를 내 손에 대더니 그대로 비비기 시작했다.

마치 주인을 따르는 강아지와 같은 모습에 이번 퀘스트의 보상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나와 함께 하겠니?”

끄덕끄덕.

내 말에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는 에이션트 울프.

나는 망설임 없이 그 자리에서 스킬을 사용했다.

“고급 포획.”

- 스킬 ‘고급 포획’을 사용했습니다.

- ‘에이션트 울프’를 포획합니다.

- 포획에 성공했습니다.

- 소환수창에 등록됩니다.

에이션트 울프가 내 소환수로 등록되자, 빛이 일었다 사라졌다.

“헥! 헥!”

눈앞에 새하얀 새끼 늑대 한 마리가 보였다.

범이와 같은 크기, 하지만 똘똘한 눈과 함께 힘차게 흔들리고 있는 꼬리를 보니 기분이 좋아 보였다.

“그래, 그래.”

나는 녀석의 목덜미를 긁어주며 눈앞의 새끼 늑대의 상태창을 확인했다.

이름 : 에이션트 울프

등급 : 레전더리

계열 : 환수.

레벨 : Lv.494

고유 특성 : 자유 변형

스텟 : 근력600 민첩700 체력500 지식330 지혜330

충성도 : 100

성장 가능

진화 가능

- 환수 ‘에이션트 울프’의 성장 조건이 공개됩니다.

1. 레벨 600 달성.

2. 주인과 함께 전투 승리 천회 0/1,000

3. 두 번째 고유 특성 ‘수인화’ 배우기

- 환수 ‘에이션트 울프’ 진화 조건이 공개됩니다.

1. 레벨 700 달성.

2. 고유 특성 ‘수인화’를 이용해 보스 몬스터 처치 0/1

“아…….”

나는 현기증이 난 것처럼 천천히 바닥으로 쓰러졌다. 아니, 실제로 진짜 현기증이 났다.

그렇지 않은가? 눈앞의 이 새끼 늑대의 상태창을 비롯해 성장 조건과 진화 조건을 보면 말이다.

“큭큭큭.”

나는 웃었다. 아무래도 엄청난 소환수를 얻은 것 같았기 때문이다.

- 레벨이 올랐습니다.

그와 동시에 레벨이 올랐다는 시스템창이 떠올랐다.

이로써 이제 내 레벨은 495.

이번 필드 보스 몬스터 두 마리를 사냥함과 동시에 이곳에서 엄청난 경험치를 쓸어 먹었더니 폭발적인 레벨업을 했다.

그리고 아직도 주변에 많은 몬스터가 남았고, 아직 하루의 여유 시간이 남아 있다.

“예정대로 500레벨은 달성하고 입성할 수 있겠네.”

절로 미소가 흘러나올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일까, 보스 몬스터와 싸우느라 지쳤던 내 몸에 활기가 생겨났다.

“으랏차.”

나는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러곤 주변을 돌아보았다.

우왕좌왕하는 샤벨 타이거 무리에, 마침 ‘딱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이름을…… 보자…….”

새끼 늑대가 반짝이는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마치 내 이름을 기대한다는 듯 반짝이는 눈빛,

“백랑. 하얀 늑대란 뜻으로 심플하게 가자.”

- 환수 ‘에이션트 울프’의 이름을 ‘백랑’으로 지어주었습니다.

- 환수 ‘에이션트 울프’가 ‘백랑’이라는 이름을 마음에 들어 합니다.

- 충성도가 오릅니다.

“컹! 컹!”

다행히 에이션트 울프는 제 이름을 마음에 들어 했고, 나는 그 자리에서 외쳤다.

“백랑. 거대화!”

“컹! 컹!”

백랑은 순식간에 덩치를 키워냈다.

내가 사냥했던 웨어 울프 킹과 같은 코끼리만 한 덩치와 함께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을 뽑아냈다.

“쓸어 버려!”

“아우!”

백랑은 하울링과 함께 그 자리에서 한 번 도약하더니 샤벨 타이거 무리가 있는 곳에 떨어졌다.

쿵!

모래 먼지가 피어오르는 것과 동시에 백랑의 앞발이 휘둘러졌고, 커다란 주둥이를 벌려 샤벨 타이거 한 마리를 씹어 버렸다.

콰득!

- 소환수 ‘백랑’이 ‘샤벨 타이거’를 사냥했습니다.

- 경험치 50,000을 획득합니다.

- ‘식탐의 목걸이’의 효과로 추가 경험치 150,000을 획득합니다.

단 두 번의 공격에 샤벨 타이거 한 마리가 힘없이 축 늘어졌다.

“어우야…… 장난 아니네.”

레벨에 비해 스텟이 장난 아니다 생각했더니, 너무나도 손쉽게 사냥하는 모습에 나는 그저 미소를 띨 뿐이었다.

“그럼, 마지막 전리품을 챙겨볼까?”

나는 죽어 있는 샤벨 타이거 킹을 향해 손을 뻗었다.

“도축.”

- ‘샤벨 타이거 킹’을 도축합니다.

- 레전더리 마스터 스킬 북을 획득했습니다.

딱 하나의 전리품이 나왔음에도 나는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아무래도 500레벨에 뽑는 스킬이 엄청난 녀석일 예정인가 보네.”

벌써 마스터 스킬 북을 줄 줄이야.

아무래도 얼른 500레벨을 찍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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