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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소환수가 너무 강함-178화 (178/275)

제178화

#178

동굴에 강렬한 빛이 뿜어졌다.

로빈후드가 진화하는 과정을 뜻하는 빛이었고, 곧 새롭게 변한 로빈후드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나는 기대 가득한 눈빛으로 로빈후드를 바라보았다.

여전히 뼈밖에 없는 몸. 하지만 저번과 다르게 몸에 두르고 있는 것은 거적때기 같은 망토가 아니라 깔끔하고 깨끗한 검은색의 로브를 뒤집어쓰고 있었다.

그리고 몸에서 은은하게 뿜어져 나오는 검은 기운은 보는 것만으로도 으스스하고, 무서울 정도였다.

따지고 보면 저번과 별다른 차이가 없는 모습이지만, 중요한 것은 외형이 아니라 스텟이다.

나는 망설임 없이 그대로 로빈후드의 상태창을 띄웠다.

이름 : 로빈후드

등급 : 유니크

계열 : 언데드

레벨 : Lv.480

고유 특성 : 분신술

스텟 : 근력500 민첩700 체력200 지식200 지혜200

충성도 : 100

성장 가능

진화 가능

“와…… 엄청나네…….”

그 말을 끝으로 나는 멍하니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자, 봐라. 지금 로빈후드의 진화로 인해 스텟이 엄청나게 변화했다. 근력만 해도 300이나 올랐고, 민첩은 350이나 올랐다.

그 말은 즉, 낮았던 스텟이 엄청나게 올라갔다는 소리다.

부족했던 체력은 100이 올라 조금은 안정적이며, 지식과 지혜 스텟 또한 100씩 올랐기에 앞으로 새로운 스킬을 배워도 사용하는 데 큰 지장이 없을 정도가 되었다.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다름 아닌 고유 특성.

[분신술 Lv.MAX]

등급 : 레전더리

액티브 스킬.

- 본체와 똑같은 능력치와 스킬을 가진 분신술을 소환한다.

- 분신술의 유지에는 초당 10의 마나가 소모된다.

- 분신술의 최대 유지 시간은 한 시간입니다.

- 재사용 대기 시간 : 600분

미쳤다.

아니, 이건 말도 안 되는 고유 특성을 가지고 있었다.

‘또 하나의 로빈후드…….’

이번 진화를 통해 나는 두 마리의 로빈후드를 사용할 수 있게 된 거다. 그것도 한 시간 동안 말이다.

다만 문제가 있다면, 다음 아닌 로빈후드의 마나의 양이다.

지금 로빈후드의 마나의 양은 총 20,000.

초당 10을 소모한다 치면 2,000초를 유지할 수 있다는 소리고, 대충 35분 정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분신술의 최대 유지 시간은 한 시간. 그러니 남은 25분 정도를 더 유지할 수 있는 마나 회복 아이템이 필요하다는 거다.

‘그래야 스킬도 쓸 수 있으니까.’

아직 패시브 스킬 위주라 문제는 없다고 하지만, 앞으로 더 생겨날 스킬을 생각하면 추가 마나는 꼭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뭐, 그건 차차 생각할 일이다.

가장 신경이 쓰는 것은 또 한 번 진화와 성장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바로 2차 진화와 성장을 확인했다.

- 스켈레톤 아처 ‘로빈후드’의 성장 조건이 공개됩니다.

1. 레벨 600 달성.

2. 화살로 몬스터 일억 마리 사냥 0/100,000,000

3. 두 번째 고유 특성 ‘통솔’ 배우기

- 스켈레톤 아처 ‘로빈후드’의 진화 조건이 공개됩니다.

1. 레벨 700 달성.

2. 스켈레톤 아처 ‘로빈후드’의 부대를 꾸려 몬스터 처치 0/100,000,000

3. 스켈레톤 아처 ‘로빈후드’의 부대를 꾸려 정예 몬스터 처지 0/100

이번에는 아까완 다른 의미로 입을 벌리고 멍하니 볼 수밖에 없었다.

‘너무하잖아?’

솔직히 말해서 정말 너무하다 싶다고 개발사 측에 항의하고 싶을 정도의 성장과 진화 조건이었다.

그리고 이번에도 하나의 스킬을 배워야 한다.

통솔.

저 통솔이라는 스킬이 뭔지는 알 것 같았다. 다만 그 스킬을 어떻게 익히게 해야 할지 몰라 갑갑하다는 거다.

“쩝, 이번엔 어디서 어떻게 배워야 하려나.”

숭이는 인터넷을 통해 가르칠 수 있었지, 통솔은 어디서 검색해서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정말이지 까마득했다.

사실 고유 특성을 습득하는 것도 문제지만, 성장을 위해서는 사냥해야 할 몬스터가 일억 마리였고, 부대를 꾸려 또 일억 마리의 몬스터를 사냥하는 게 문제였다.

진화나 성장을 위한 레벨을 생각하면 불가능한 숫자는 아니지만, 까마득하게 멀었다는 것은 변함없다.

“뭐, 지금 고민해 봐야 별수 없지. 일단 지금 할 수 있는 일부터 하자고.”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어차피 지금 고민해 봐야 답이 없거니와 일단 이곳을 빠져나간 다음 생각해도 될 일이니 말이다.

“맞습니다. 주군. 지금부터 함께 풀어나가시면 됩니다.”

“응?”

갑작스러운 목소리.

나는 그 목소리가 들려오는 곳을 바라보았고, 로빈후드가 쾌활하게 웃으며 외쳤다.

“켈켈켈. 저 로빈후드. 이제 주군과 대화를 할 수 있어졌습니다.”

“오! 대박. 이건 개꿀이네.”

대화가 통하는 것만으로도 전략과 전술이 달라지니, 기뻐할 수밖에 없었다. 급한 상황에 빠르고 정확하게 명령을 내릴 수 있으니 안정성 또한 상승하게 된다.

나는 기뻐하며 주먹을 쥔 손을 로빈후드에게 뻗었다.

툭.

로빈후드 또한 활을 들고 있지 않은 손을 들어 주먹을 쥐고 툭 하고 부딪히는 것으로 마음을 전해 왔다.

로빈후드를 해결했으니, 다음은 전리품을 챙길 시간.

나는 그대로 바닥을 향해 손을 뻗었다.

“도축.”

- ‘거대 구울’을 도축했습니다.

- ‘언데드의 정수’를 획득했습니다.

- 레전더리 아이템 ‘페일노트’를 획득했습니다.

레전더리 아이템이라는 시스템창에 인벤토리 창을 열었고,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나왔다.

“하하하. 와…… 있다고 예상을 했지만, 진짜 있을 줄이야.”

페일노트.

원탁의 기사 트리스탄 경이 사용했던 활이자, 절대 빗나가지 않는 활이라 불리는 그 활이 내 인벤토리에 담겨 있었다.

나는 망설임 없이 그걸 로빈후드에게 던져 주었다.

“써.”

“잘 쓰겠습니다. 주군!”

최근 들어 이렇다 할 득템이 없었는데 여기서 한 개 제대로 걸릴 줄이야. 그것도 지금 내게 딱 필요한 아이템이 말이다.

그저 웃음이 나올 뿐이었다.

사냥도 끝냈고, 전리품도 얻었겠다.

이제 남은 것은 이곳 인던을 빠져나가거나, 퀘스트를 완료할 차례.

한 NPC가 다가왔다.

“시저 남작님.”

마탑과 신성 교단에서 나를 도와주기 위해 찾아온 이들이었다.

그들은 조금은 떨떠름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크레이튼 백작을 죽이실 줄은 몰랐습니다.”

푸른색의 로브를 입고 있는 마탑의 마법사가 나를 향해 말을 걸어왔다.

그의 이름을 보곤 살짝 놀라 했다.

‘아낌없이 주는 NPC 중 한 명인 배인이 여기 있었다니.’

눈앞의 NPC는 배인이라는 이름을 가진 자였다.

이름을 보면 떠오르는 것이 있지 않은가? 놀랍게도 눈앞의 NPC는 유명한 협곡에 나오는 챔피언과 똑같은 안경을 쓰고 있었다. 이름 또한 비슷하다 보니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거나 웃음을 주는 NPC로 유명하기도 했다.

뭐, 그게 중요한 건 아니고 이 NPC가 여기 있다는 게 조금 놀라웠다.

내가 기억하기로, 눈앞의 배인은 세드릭 제국과 마신교가 본격적으로 싸우기 시작하는 시점에서 눈에 띄기 시작한다. 양손에서 엄청난 마법을 쏟아내고, 마신교와 연관된 수많은 퀘스트와 함께 수많은 스킬 북을 뿌렸기 때문이다.

그런 그녀가 이 시점에 이곳에 있다는 것에 살짝 놀랐고, 이곳 크레이튼 백작령의 마탑 지부장이라는 것도 놀라웠다.

“어쩔 수 없었습니다. 저보다 강한 존재이니 틈이 났을 때 죽이는 게 좋다 판단했을 뿐입니다.”

뭐, 틀린 말은 아니다. 나보다 강한 존재이니 확실히 죽일 수 있을 때 죽이는 게 맞다.

겸사겸사 천마검의 봉인도 풀었으니 나에게는 오히려 좋은 일이고 말이다.

“그대로 직접 심문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 많을 텐데…… 아쉽군요.”

그는 정말로 아쉽다는 듯 미련이 뚝뚝 떨어지는 눈빛으로 죽은 크레이튼 백작의 시체를 바라봤다.

살아만 있다면 당장에라도 각종 마법을 사용할 것처럼 꼼지락거리는 양손에 섬뜩한 기분이 들었다.

‘그러고 보니 별명이 고문의 여제 불렸지.’

그 별명은 유저들 사이에서 퍼진 것이 아니라 함께 싸웠던 NPC의 입에서 퍼진 것이다.

그녀가 젊은 나이에 높은 경지를 이룰 수 있었던 것은 마나 컨트롤이 엄청나게 세세했기 때문이다. 그것을 이용한 고문 능력이 엄청났고, 그녀가 들어간 취조실에서는 그 누구도 입을 열지 않는 이가 없다고 했다.

그래서일까 그녀는 맹수처럼 날카로운 눈빛으로 주변을 훑어보았다. 마신교의 잔당이라도 있으면 당장 고문이라도 하겠다는 듯 엄청난 열정이 보였다.

다른 NPC가 끼어들었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시저 남작님.”

“아, 이리엘 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놀랍게도 신성 교단에서 지원을 온 NPC는 이리엘이었다.

그녀의 존재만으로도 놀라운데, 그녀의 몸에서 느껴지는 엄청난 양의 신성력으로 더욱 놀랐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경외심이 살짝 들 정도였다.

‘성녀가 되었군.’

그녀가 진정한 성녀가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녀를 호위하듯 세 명의 신성 기사도 뒤에 서 있고 말이다.

전부 700레벨이 훌쩍 넘어가는 엄청난 NPC였고, 지금도 주변을 경계하는 것은 물론이며 이리엘의 눈앞에 있는 나를 향해서 미약한 살기도 뿜어내고 있었다.

“이런…… 다치셨군요. 제가 치료해 드리겠습니다.”

그와 동시에 그녀의 기도문이 들려왔다. 신 아이샤를 향한 기도문에는 존경과 사랑, 그리고 구원을 뜻하는 내용이었다.

그녀는 기도를 마치고, 내 손을 살포시 붙잡았다.

- 체력이 모두 회복되었습니다.

- 각종 상태 이상을 모두 해제합니다.

- 10분간 체력 회복력이 500% 상승합니다.

순간 할 말을 잃었다.

내게 걸어준 회복 스킬이 엄청난 것이란 걸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아마 월오룰을 즐기는 유저 중에서도 이 정도로 강력한 회복력과 상태 이상 제거, 그리고 회복력 상승은 어디서 들어본 적도 없을 것이다.

비록 약간의 내상으로 인해 HP가 줄었다고 하지만, 이 정도의 치유는 사치를 넘어선 것이기에 미안한 감정이 들려 했다.

내가 너무 과분해 뭐라 말하려는 순간, 그녀가 말을 가로챘다.

“다, 어머님의 뜻이니 받아주세요.”

“그러시다면…… 감사합니다.”

신 아이샤의 뜻이라니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

신을 거역하기엔 아직 쪼렙이라서 말이다.

만렙을 찍었다면 모르겠지만, 지금의 내 수준에선 고맙다고 감사의 인사면 되는 것이다.

이리엘에게 치료를 받는 사이, 주변을 둘러보고 온 배인이 내게 다가왔다.

“스승님께서 시저 남작님에게 적극 협조하라고 하셨지만…… 크레이튼 백작이 죽은 상황이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심문을 통해 죄를 밝혀 세상에 알리는 것이 가장 편한 방법인데 못하게 되어서 아쉽다는 고문성애자의 말에 나는 치가 떨렸다.

저 정도면 마법사가 아니라 감옥의 간수 같은 직업으로 삼아도 나쁘지 않을 텐데 말이다.

뭐, 그건 내가 고민할 일이 아니기에 품에 있던 서류를 넘겼다.

“이것이 크레이튼 백작과 마신교와 연관되어 있는 서류입니다. 이것으로 충분할 것입니다.”

이곳에 마신교가 머물렀다는 흔적과 증거는 주점 앞에서 죽인 NPC와 이곳 하수도에 있는 몬스터, 이곳에 있는 각종 서적과 도구면 충분했다.

그것이 마탑과 신성 교단이 움직일 구실이고, 볼드모드 공작에게 이 소식이 전해지면 수도에서 사람이 올 터니 문제는 없다.

- 퀘스트를 완료했습니다.

이제 연계 퀘스트가 나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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