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소환수가 너무 강함-144화 (144/275)

제144화

#144

- 레전더리 스킬 ‘혼돈의 가호’를 습득했습니다.

- 레전더리 스킬 ‘망각의 가호’를 습득했습니다.

- 유니크 스킬 ‘눈높이 교육’을 습득했습니다.

- 눈높이 교육 스킬의 레벨이 상승합니다.

- 레어 스킬 ‘자리 체인지’를 습득했습니다.

- 자리 체인지 스킬의 레벨이 상승합니다.

- 유니크 스킬 ‘몬스터 연구가’를 습득했습니다.

- 몬스터 연구가 스킬의 레벨이 상승합니다.

지금 내가 뽑은 다섯 개의 스킬.

사실 첫 번째 뽑은 스킬과 두 번째 뽑은 스킬을 제외하고 남은 세 개의 스킬은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 이미 익힌 스킬이고, 차근차근 레벨이 올라가던 녀석들이니까.

다만 얼마 전에 이유 모를 실패 때문에 마음 상하게 한 스킬 하나와 잘 사용하지 않는 스킬 하나, 최근에야 괜찮아진 스킬 때문에 고민이 되는 거다.

뭐 스킬이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 나쁜 건 아니고, 그냥 그렇다는 느낌이랄까?

중요한 건 아니다.

가장 중요한 건 처음과 두 번째 익힌 두 개의 레전더리 스킬이다.

“혼돈, 파괴, 망각. 삼 종 세트가 드디어 모였네.”

사실 세트라고 불리는 그런 스킬은 아니다.

다만 익숙하게 사용해 온 스킬이기에 그렇게 부르는 것이다.

파고의 가호야 이미 익숙한 스킬이고, 남은 두 개의 스킬은 말로만 들었지 실제로 보는 것은 나도 처음이다.

[혼돈의 가호 Lv.1]

등급 : 레전더리

액티브 스킬

- 스킬 사용 시 10분간 범위 안에 있는 대상 중 적이 혼돈에 빠져 공격력이 30% 하락합니다.

- 스킬의 레벨이 올라갈수록 %가 상승합니다.

- 스킬의 레벨이 올라갈수록 유지 시간이 길어지며 재사용 시간은 줄어듭니다.

재사용 대기 시간 : 30분

소모MP : 100

[망각의 가호 Lv.1]

등급 : 레전더리

액티브 스킬

- 스킬 사용 시 10분간 파티원과 소환수가 두려움을 망각해 과감하게 공격합니다.

- 크리티컬 확률이 30% 증가합니다.

- 스킬의 레벨이 올라갈수록 %가 상승합니다.

- 스킬의 레벨이 올라갈수록 유지 시간이 길어지며 재사용 시간은 줄어듭니다.

재사용 대기 시간 : 30분

소모MP : 100

세 개의 스킬을 사용하게 되면 10분간 엄청난 효과를 만들어 낸다.

아군은 공격력이 상승하지만, 적군은 공격력이 하락한다. 그런 와중에 아군의 크리티컬 확률이 높아지니, 적으로선 이만큼 난감한 스킬이 아닐 수가 없다.

실제로 이 세 개의 스킬이 한곳에서 모인 적이 있었다.

다름 아닌 보스 레이드.

이벤트 퀘스트는 아니었고, 그 보스 몬스터를 죽여야지만 다음 영지가 열리는 조건 때문에 모두가 협력해서 싸웠던 적이 있다.

그때 혼돈의 가호, 파괴의 가호, 망각의 가호가 한 곳에 모였고, 당시 시청자들이 혼파망을 외치며 즐겼던 기억을 하고 있다.

“근데 그걸 이젠 내가 혼자 한다는 거지.”

이것만으로도 내 방송을 시청하는 시청자에게 매력을 어필할 수 있을 거란 생각에 절로 미소가 나왔다.

근데 문제는 이거다. 마스터 스킬 북을 어디다 쓰냐다.

“환장하겠네.”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레전더리 스킬을 보자.

[만능 교육관 Lv.2]

[파괴의 가호 Lv.5]

[치유의 빛 Lv.1]

[통찰안 Lv.1]

[약점포착 Lv.1]

[치유의 토템 Lv.1]

[혼돈의 가호 Lv.1]

[망각의 가호 Lv.1]

총 열 개의 레전더리 스킬 중 여덟 개의 스킬에 사용이 가능하다.

선택지가 많다 보니 당연히 고민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솔직히 말해서 지금 내가 가장 부족한 것은 공격력이 아닌 회복력이긴 하다.

그걸 생각하면 치유의 토템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현명하긴 하다.

근데 뭔가 아쉽다 이거지.

사실 어디에 써도 나쁠 건 없다.

만능 교육관이 MAX가 되면 애들 가르치는 데 더욱 편할 것이고, 치유의 빛의 경우 단숨에 회복시킬 수 있다는 장점, 통찰안은 그만큼 내가 볼 수 있는 것들이 많아질 것이며 약점포착은 앞으로 딜링에 있어서 유능한 도움이 된다.

“혼파망 시리즈야. 그냥 좋은 거고.”

이래저래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

잠깐의 고민 후,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선택했다.

“원래 첫 번째 선택이 가장 옳은 법이지.”

내가 살아왔던 삶에서 나온 결론이다.

항상 첫 번째 선택지를 두고 다른 선택지를 고를 때마다 조금씩 아쉬웠다.

대표적인 예로 따지자면 맛집을 검색해서 첫 번째 집에 가려다가 다른 집에 갔다가 실망하던 경우라든가, 두 개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경우에 첫 번째가 아닌 두 번째 선택지를 고를 때면 항상 꽝이 나왔었다.

그러니 첫 번째 선택지를 고르는 거다.

“첨 써보는 건데. 어떻게 쓰는 거지.”

나는 마스터 스킬 북을 들고는 사용한다고 외쳤다.

그러자 시스템창이 반응했다.

- 마스터 스킬 북을 사용합니다.

- 마스터 스킬 북을 사용할 스킬을 선택합니다.

- 스킬 북의 등급과 같은 스킬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시스템창에 나는 망설임 없이 첫 번째 생각했던 그 스킬을 골랐다.

“스킬 ‘치유의 토템’으로 선택한다.”

내가 첫 번째로 생각했던 그 스킬은 다름 아닌 치유의 토템이다.

- 스킬 ‘치유의 토템’을 선택했습니다.

- 스킬 ‘치유의 토템’의 스킬 레벨이 MAX로 변경되었습니다.

- 스킬 창을 확인해 주세요.

시스템창의 안내에 따라 나는 스킬창을 확인했다.

[치유의 토템 Lv.MAX]

등급 : 레전더리

액티브 스킬

- 상처 회복에 탁월한 토템을 설치한다.

- 분당 HP 총량의 10%를 회복한다.

- 효과 범위는 토템을 중심으로 반경 100M다.

- 회복 토템의 체력은 사용자의 체력이 비례한다.

재사용 대기 시간 : 없음

소모MP : 10,000

“하…… 진짜 미쳤네.”

솔직히 말하자면 내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엄청난 녀석으로 변했다.

그냥 봐라. 말이 필요 없다.

엄청난 회복력과 범위. 그리고 쿨타임이 없어졌다.

물론 소모 MP가 열 배로 뛰어올랐다고 하지만 나로서는 전혀 문제가 없다. 그 이상의 MP를 보유하고 있으니 말이다.

“역시 첫 번째 선택이야.”

역시나 첫 번째 선택은 늘 옳았다.

그럼 이제 남은 건…….

나는 주변을 쓰윽 둘러보았다.

그곳에는 내 소환수가 있다. 그리고 인벤토리에 쌓여 있는 수많은 스킬 뽑기 권까지. 이걸 정리할 시간이라는 거다.

“그럼, 앞으로 가면서 하나씩 해 볼까?”

나는 소환수를 앞세워 움직였다.

1차 목적지는 오크틴 산맥 너머에 있는 케니디크 자작령이다.

* * *

지금 내 소환수의 레벨은 이러했다.

[범이 Lv.360]

[팅고 Lv.360]

[루이즈 Lv.438]

[가직스 Lv.392]

[숭이 Lv.437]

[로빈후드 Lv.360]

[피이 Lv.360]

이번 오크틴 산맥에서 끌어 올릴 수 있는 레벨은 최대한 끌어 올렸다고 할 수 있다.

그그렇게 생겨난 스킬 뽑기 권에 나는 잔뜩 기대에 부풀어 스킬을 뽑았다.

그 결과는 한 마디면 충분하다.

“X발 운빨 X망겜.”

어떻게 된 게 새로운 스킬이 뽑힐 생각을 하지 않고 전부 기존에 있는 스킬만 주야장천 나올 수 있는지. 참으로 신비했다.

그와 동시에 드는 생각은 내가 앞에서 너무 운을 다 끌어다 쓴 게 아닌가 싶다. 다섯 개밖에 없는 스킬 뽑기에서 레전더리를 두 개나 먹었으니 말이다.

그걸 생각하니 차오르던 분노가 서서히 가라앉았다.

그래 원래 이게 월오룰이잖아? 십 년을 당해 왔는데 당연한 거야.

애써 심란한 마음을 위로하며 앞으로 걸어갔다.

오크틴 산맥의 오크의 수는 확실하게 줄었다.

불과 며칠 전만 해도 길다가 심심하지 않게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띄엄띄엄 등장하는 것이 오히려 지루하게 만들고 있었다.

오죽하면 루이즈와 로빈후드를 제외한 나머지 소환수끼리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서로 경쟁하듯 먼저 달려들고 있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날개를 이용한 도약이 가능한 가직스가 대부분 처리하는 편이었다.

확실히 가직스의 저 날개와 도약은 사기다.

아무튼 스킬 뽑기 권은 모두 정리가 된 상황.

다음으로 확인할 것은 다음 아닌 소환수들의 성장과 진화의 조건이 개방되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이게 생각보다 까다롭다 이거지.”

처음 내 소환수의 진화 조건이나 성장 조건을 알게 되었을 때 보았던 시스템창이 있다.

- 진정한 서머너 킹이기에 진화 조건에 대한 해답을 알고 있습니다.

이 문구 때문에 난 다 알 거라 생각했다.

그리고 그 첫 번째 조건이 충성도 100이라는 것도 말이다.

그래. 그 충성도가 문제다.

당연히 다음 조건도 개방될 거라 생각했는데, 놀랍게도 충성도로는 첫 번째 진화나 성장 조건만 나온다는 것이었다.

“그러니 범이랑 팅고, 가직스의 조건을 모르지.”

이 셋은 이미 한 번씩 진화나 성장을 거쳤다.

여전히 진화와 성장을 할 수 있는 녀석들인데 그 조건을 모르고 있다는 게 함정이다.

지금이야 스킬과 소환수 간의 연계기로 사냥할 수 있다곤 하다만, 조금만 더 앞으로 가면 막힐 때가 찾아올 것이다.

그러니 슬슬 그 조건을 알아내야 한다.

숭이의 경우 아직 충성도가 부족해 개방되지 않았고, 루이즈의 경우 놀랍게도 충성도가 99%다.

그리고 지금 가장 진화 조건이 빠른 것은 다름 아닌 로빈후드다.

- 스켈레톤 아처 ‘로빈후드’의 성장 조건이 공개됩니다.

1. 레벨 300 달성.

2. 화살로 몬스터 십만 마리 사냥 95632/100,000

- 스켈레톤 아처 ‘로빈후드’의 진화 조건이 공개됩니다.

1. 레벨 350 달성.

2. 화살로 치명적인 일격 날리기 100/100

3. 화살로 심장 맞추기 100/100

4. 화살로 적의 숨통 끊기 100/100

5. 언데드 보스 몬스터 사냥 0/1

“X발. 이걸 깜박했네.”

나도 모르게 튀어나온 욕설.

이걸 까먹은 내 빡대가리에 감탄이 아닌 존경심이 피어오르려고 한다.

진화 조건 중 하나인 언데드 보스 몬스터 사냥.

이번 오크의 왕을 사냥했으면 해결 가능했는데, 그걸 까먹고 팅고가 마무리 지었으니……. 정말로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이 나온다.

“하하하. 개 같네.”

오늘 일진이 왜 이런지 모르겠다.

아니, 정확하게는 최근 일진이 더럽다고 보는 게 맞다.

크세이트 공작이랑 등을 돌린 것도 억울한데, 여기에 로빈후드 진화도 놓쳤으니 말이다.

성장 조건은 조금만 더 사냥하면 끝난다.

이것도 몬스터 웨이브 덕분에 이 정도 숫자를 해결한 것이지, 그게 아니었다면 아직 절반도 채우지 못했을 것이다.

조만간 로빈후드가 성장할 생각에 조금이나마 짜증이 치밀었던 기분이 살며시 가라앉았다.

그와 동시에 어이가 없어서 웃었다.

이거 뭐 감정 분노 조절 장애라도 온 것도 아니고, 오르락내리락하는 내 감정이라는 놈 때문에 말이다.

원래 이런 성격이 아니었는데. 요즘 왜 이러는지 모르겠네.

나는 앞으로 걸으며 월오룰의 커뮤니티 창을 열었다.

서버가 오픈하고 세 시간가량 흐른 시점이다.

딱히 이렇다 할 정보가 풀린 것은 없다.

다들 각자의 위치에서 이것저것 알아보려고 노력 중인지 아니면 정말로 새로운 정보가 없는 것인지 게시판이 조용했다.

간간이 올라오는 글은 누가 발견한 거 없느냐는 질문글이었다.

“나라도 안 알려주겠다.”

커뮤니티에 올려봐야 좋을 건 없다.

차라리 대형 길드에 새로운 정보를 풀면 돈이라도 받는다. 그게 아니더라도 재수 좋아 길드원으로 받아진다면 그것 또한 새로운 인생의 시작이다.

그러니 이렇게 조용한 게 당연한 거다.

* * *

커뮤니티를 확인하며 열심히 걸어 오크틴 산맥을 넘었다.

이제 눈앞에 펼쳐진 숲속으로 들어가면 케니디크 자작령이다.

이곳에 등장하는 몬스터는 다름 아닌 아울베어. 곰과 비슷하게 생겼으나 머리통이 올빼미인 몬스터다.

무리를 지어 다니는 몬스터가 아니라 홀로 다니는 몬스터인데, 일반 곰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하며, 체력 또한 상당한 녀석이다.

난이도가 높은 만큼 경험치가 쏠쏠한 편이며 부산물로 나오는 아울베어 가죽은 방어구를 만드는 데 유용하게 쓰인다.

“쿠어!!!”

눈앞에 아울베어가 나타났다.

우리를 발견하자 커다란 덩치를 자랑하며 크게 포효하는 아울베어.

하지만 그 포효가 가시기도 전에 아울베어는 천천히 바닥으로 쓰러지고 있었다.

남들에게나 어려운 난이도지, 플레이어와 비슷한 수준의 내 소환수가 단체로 달려드는 데 버틸 리가 없다.

- 소환수 ‘팅고’가 아울베어을 사냥했습니다.

- 경험치 15,000을 획득합니다.

- ‘식탐의 목걸이’의 효과로 추가 경험치 45,000을 획득합니다.

“막타는 팅고군.”

흐뭇한 미소로 그 뒤를 따라 움직였고, 마침내 케니디크 자작령에 도착했다.

그와 동시에 깜짝 놀랐다.

“여긴 왜 이래?”

놀랍게도 케니디크 자작령은 난장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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