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소환수가 너무 강함-139화 (139/275)

제139화

#139

- 오크의 왕을 쓰러뜨렸습니다.

- 대량의 경험치를 획득합니다.

- 350레벨이 되었습니다.

한 번에 32레벨이 올라갈 정도의 엄청난 경험치.

단번에 스킬 뽑기 권만 4개가 생겨날 정도로 엄청난 상승이다.

문제는 여기서 알림창이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 퀘스트 [언데드가 된 오크의 왕을 쓰러뜨려라]의 두 가지 조건 중 하나가 충족되었습니다.

- ‘언데드가 된 오크의 왕’이 쓰러졌습니다.

- 쓰러뜨린 플레이어는 ‘시저’입니다.

- ‘언데드가 된 오크의 왕 사냥’ 기여도 1등을 차지했습니다.

- ‘언데드가 된 오크의 왕’이 쓰러졌습니다.

- 오크의 통제가 풀립니다.

- 몬스터 웨이브가 한 번에 일어납니다.

- 백만 마리의 오크가 크세이트 공작령으로 향합니다.

- 모든 오크를 사냥해 주세요.

- 모든 오크를 사냥하기 전까지 크세이트 공작령에 있는 플레이어는 다른 곳으로 이동하지 못합니다.

- 행운을 빕니다.

놀랍게도 시스템창이 끝남과 동시에 오크틴 산맥에 커다란 포효가 들려왔다.

“크워어어어! 취익!”

엄청난 포효. 동시에 콧바람을 뿜어내는 소리까지 들려왔고, 오크틴 산맥에 후끈한 열기가 뿜어져 나왔다.

그 모습을 본 나는 조심스럽게 시선을 돌렸다.

“자, 여러분. 어떻게 할까요? 방송을 이어갈까요? 아니면 여기서 그만 보시고 다른 곳으로 이동하시겠어요?”

잠깐 오크의 왕에 눈이 돌아 깜박했던 방송을 떠올리고 물어보았다.

이미 채팅창은 내가 읽을 수 없는 수준으로 변했고, 엄청난 후원금이 쏟아지고 있었다.

- 5252! 제엔장! 믿고 있었다구!

- 역시 시저야! 이걸 홀로 보스 몬스터 사냥해 버리네?

- 이번 사냥의 MVP는 누가 뭐라 해도 시저님이다.

- 그건 킹정.

- 와, 이번 시저 님 활약 진짜 멋있었습니다.

- 아까 도끼 사이로 파고들 때 엄청 짜릿했어요.

- 이건 방송팀이 살렸다. 진심.

- 와…… 아직도 화장실에서 못 나가고 있음.

- 다른 방송 포기하고 시저 님 방송 올인 하길 잘했다.

- 이런 걸 어느 방송에서 또 보겠어?

- 방송 계속해 주세요.

- 다른 방송 가느니 시저 님 방송 보고 싶어요!

- 오크는 어디 갔나요? 오크 소환해서 편하게 사냥하세요.

시청자들은 방송을 이어서 해 주길 바랐다.

하지만 정답은 정해져 있었던 질문이다.

‘메인 퀘스트 관련 내용을 방송에 내보낼 순 없지.’

메인 퀘스트는 아직 아무도 몰라야 한다.

하물며 플레이 영상을 지은이에게 보낼 때도 메인 퀘스트 관련의 내용은 삭제하고 보내는 편이었다.

한 마디로 나 말고는 아무도 모르니 비밀은 유지되어야 한다.

“저도 방송을 더 하고 싶으나…… 아시지 않습니까? 짧고 굵은 방송. 그게 제 방송의 매력 아니겠습니까?”

당연히 채팅창에는 계속 방송해 달라는 요청이 쇄도했다.

지금까지 방송 잘하다가 왜 가냐며, 오크를 학살하는 모습도 보고 싶다는 채팅이 쏟아졌다.

나는 최대한 어쩔 수 없다며 지금까지 해 왔던 방식을 버릴 수 없다는 것을 거듭 강요하는 것으로 방송 종료를 알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약속이자 공략도 하나 걸었다.

“대신 오크 사냥 기여도 순위권에 이름을 올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제가 놀지 않고 열심히 사냥한 모습은 편집 영상으로도 올라갈 예정입니다.”

그럼에도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한 시청자가 큰 후원금을 주며 내게 물었다.

- 만약 기여도 순위 10위 안에 못 들어가면 뭐 할 거임?

질문이라기보단 도발에 가까운 말.

마치 나를 시험하겠다는 듯한 느낌이 강하게 풍겨왔다.

순간 나도 모르게 살짝 울컥했고, 지지 않겠다는 듯 툭 내뱉었다.

“만약 10위안에 들지 못한다면 소환사 직업에 대한 비밀 하나를 풀겠습니다. 그게 약하다고 생각하시면 제가 진행 중인 퀘스트에 대한 정보를 하나 풀어드리죠.”

폭탄 발언이나 다름없는 소리.

당연히 내 말에 채팅창이 술렁였다.

- 오! 뭐지? 엄청난 건가?

- 시저 님처럼 강해질 수 있는 내용인가요?

- 솔직히 내가 소환사가 아니라서 소환사 정보는 안 궁금한데 하고 있다는 퀘스트는 궁금.

- 뭘까? 설마 메인 시나리오인가?

- 생각해 보면 저번 고블린 족장 때도 시저 님이 있었음.

- 이번 이벤트도 시저 님이 있고!

- 그렇다는 것은?!

수많은 채팅이 올라왔다.

전부는 아니더라도 몇 개만 읽어도 잔뜩 기대에 부풀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 그 제안 받지. 성공하면 크게 한번 쏨.

“좋습니다. 저 또한 꼭 성공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걸로 거래는 성립되었다.

“그럼 이만 라이브 방송은 끝내도록 하겠습니다.”

나는 고개 숙여 인사했고, 방송이 완전히 종료되었다는 시그널을 확인하고서는 반으로 갈라져 있는 오크의 왕을 향해 다가갔다.

“왕의 위엄을 보이더니 최후는 비참하군.”

첫 등장만 해도 충분히 오크의 왕다운 모습이었다.

압도적인 힘으로 내 소환수를 박살 낼 때까지만 해도 오크틴 산맥의 왕이라 불릴 만했다.

하지만 영혼까지 타들어 가는 고통 앞에서는 왕의 위엄 따윈 없었다.

그저 한 마리의 몬스터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팅고. 챙겨.”

“끼에륵.”

팅고가 손에 쥐고 있던 도끼 말고 방금까지 오크의 왕이 쥐고 있던 도끼를 뺏었다.

두 자루의 도끼를 쥐고 있는 팅고의 모습은 너무나도 든든했다.

이로써 팅고가 거대화를 사용했을 때 사용할 무기가 생겼다.

방어구는…… 아무래도 한번 알아봐야 할 것 같다.

그리고 남은 것은 하나.

“도축.”

- ‘언데드가 된 오크의 왕’을 도축합니다.

- 퀘스트 아이템 ‘악의 파편’을 획득했습니다. 12/11

여전히 짜디짠 보상.

설마하니 오크의 왕까지 아무것도 주지 않을 줄이야.

어이가 없어진 나였지만, 그러려니 했다.

“그래. 공주님이 좋은 거 챙겨주겠지.”

아직 퀘스트 의뢰자에게 보상을 받지 않았으니까. 그걸로 위안 삼으면 된다.

혼자 그렇게 쓰린 속을 달래고 있는데, 시스템창은 멈추지 않고 계속 올라왔다.

- 오크 족장에 심어진 ‘악의 파편’ 11개와 누군가가 들고 있던 마지막 파편을 회수했습니다.

- ‘악의 파편’을 전부 모았습니다.

- ‘악의 파편’이 하나로 합쳐집니다.

- ‘온전한 악의 구슬’을 획득합니다.

[온전한 악의 구슬]

등급 : 레전더리

내구도 : 100/100

퀘스트 아이템.

온전한 악의 구슬이다. 하지만 정체를 알 수 없다.

- 퀘스트를 완료했습니다.

- 연계 퀘스트가 생성되었습니다.

[악의 구슬을 넘겨라.]

난이도 : 쉬움.

제한 : 없음.

내용 : 악의 구슬을 원하는 자가 있습니다. 그에게 악의 구슬을 넘기세요.

보상 : 연계 퀘스트.

특이사항 : 강제 퀘스트입니다. 거절할 수 없습니다. 악의 구슬을 넘기는 인물에 따라 퀘스트가 달라집니다.

연이어 올라오는 시스템창.

그것을 전부 읽은 나는 살짝 놀랐다.

다른 무엇보다 특이사항에 적혀 있는 문구가 상당히 놀라웠다.

“넘기는 인물에 따라 퀘스트가 달라진다고?”

그와 동시에 떠오른 것이 하나 있었다.

다음 아닌 니베라 후작이 나에게 했던 말이다.

“크세이트 공작을 조심하게.”

나에게 조용히 속삭였던 그 말이 말이다.

“적어도 악의 구슬을 노리는 자가 여럿 있다는 거군.”

주는 인물에 따라 퀘스트가 달라진다고 했으니 꽤나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할 일인 것 같다.

이건 지금 당장 고민할 필요가 없다. 먼저 해야 할 일을 끝내고 나서 생각해도 된다.

“그럼, 이제 남은 것은…… 오크 사냥인가?”

시스템 공지에서 알려줬듯이 백만 마리의 오크가 크세이트 공작령을 향해 달려고 있는 중이다.

너무 많은 숫자의 오크가 몰려들다 보니 내가 있는 곳으로도 몇 마리의 오크가 나타났다. 하지만 그 오크들은 이곳으로 접근조차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피슝!

언덕 위에서 이곳으로 향하는 오크를 향해 열심히 화살을 쏘고 있는 로빈후드 덕분이다.

내가 오크의 왕을 상대하는 순간에도 로빈후드는 오크의 왕이 아닌 그 너머의 존재를 바라보고 있었다.

혹여나 이쪽으로 접근하려는 오크를 향해 계속해서 화살을 쏘며 저지했다.

로빈후드의 화살에 쓰러진 오크의 숫자만 해도 사십여 마리가 넘어갔을 정도다.

그 덕분에 오크의 왕을 상대하면서 다른 방해꾼이 없었던 것이다.

“좋아. 그럼 시작해 보자고.”

나는 천마검을 집어넣고 대신 스컬 대검을 꺼냈다. 그와 동시에 백 마리의 오크 워리어도 꺼냈다.

“크워! 취익!”

지금까지 기다리기만 했던 것이 지루했다는 듯 나를 향해 투지를 뿜어내는 오크 워리어 백 마리였다.

거기에 꿈틀대는 근육은 징그러워 보이기까지 했다.

“그래. 가자.”

군단 스킬을 이용해 명령을 내릴 필요가 없다.

지금부터 할 사냥은 그저 앞만 바라보고 달려드는 오크의 뒤통수를 때리는 일. 그러니 작전은 필요 없다.

그냥 쓸어 버리면 되는 일이다.

나는 스컬 대검을 들고서는 얼마 가지 않아 만난 오크를 향해 휘둘렀다.

- ‘지배당한 오크’를 사냥했습니다.

- 경험치 7,000을 획득합니다.

- ‘식탐의 목걸이’의 효과로 추가 경험치 14,000을 획득합니다.

여전히 오크의 이름은 지배당한 오크다.

오크의 왕에게 지배당하는 것이 아닌 시스템에 지배당한 오크는 그저 크세이트 공작령을 무너뜨리기 위해 미친 듯이 달려들 뿐이었다.

그런 오크를 죽이자 시체에서 스켈레톤이 일어섰다.

- ‘스컬 대검의 패시브’가 발동합니다.

- 스컬 대검에 죽은 자를 스켈레톤으로 부활시킵니다.

그 자리에서 일어난 오크 스켈레톤.

오크 스켈레톤은 다시 살아남과 동시에 그대로 등을 보이고 있는 오크를 향해 무기를 쑤셔 넣었다.

“크악! 취이익!”

오크의 비명은 처절했다. 하지만 그 처절한 비명은 금세 파묻혔다.

이미 이곳은 엄청난 숫자의 오크가 광기에 미쳐 크세이트 공작령을 향하고 있었다.

광기가 얼마나 심한지는 눈앞의 오크를 보면 알 수 있다.

오크틴 협곡을 기어오르는 오크가 있는가 하면 동족을 짓밟고 산맥을 넘으려는 오크도 있었다.

거기에 엄청난 살기와 함께 자신의 몸 따위는 생각하지 않는다는 듯 모든 공격을 몸으로 다 맞아가며 공격하는 오크도 있었다.

진짜 전쟁이 일어난다면 눈앞의 광경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광기로 물들었으며 처절하고 잔인했다.

“그러니 얼른 끝내야지.”

모든 오크를 사냥하지 않으면 크세이트 공작령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러니 얼른 오크를 사냥해야 한다.

나는 스컬 대검을 쥔 손에 힘을 주었고, 명령했다.

“쓸어 버리자.”

대답을 들을 생각으로 한 말이 아니기에 그대로 지면을 박차고 나아가려는 순간이었다.

덥석.

갑자기 누군가 내 팔목을 붙잡았다.

전혀 생각지도 못한 타이밍에 누군가 나타났다.

정말로 놀라운 것은 누가 나에게 접근하는 것을 알지 못했다는 거다.

그 남자의 입이 열리더니 눈앞에 시스템창이 반응했다.

“선고.”

- 스킬 ‘선고’가 내려졌습니다.

- 스킬 ‘선고’가 풀릴 때까지 10배의 대미지를 추가로 입습니다.

시스템창을 본 순간 나는 알았다.

“X발? 데키스?”

나도 모르게 욕설과 함께 그 스킬의 주인이 누군지 떠올라 외쳤다.

그러자 오히려 데키스가 놀란 듯한 목소리로 물었다.

“어, 어떻게? 내 이름을?”

상당히 놀란 듯한 얼굴. 하지만 그것도 잠시, 바로 검을 휘두른다.

카앙!

스컬 대검으로 놈의 공격을 막아냈다.

하지만 열 배의 추가 대미지 때문에 손끝부터 저려오는 찌릿함에 나도 모르게 인상을 썼다.

“어떻게 내 이름을 알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죽어줘야겠다.”

나를 향해 검을 휘두르는 데키스.

내가 이놈의 이름을 기억하는 이유는 딱 하나였다.

“메시아 길드의 사냥개.”

다름 아닌 메시아 길드의 사냥개 출신으로 나아가 검은 손 길드의 유망주였던 애들을 처참하게 밟았던 것이 다름 아닌 눈앞의 데키스였기 때문이었다.

회귀 전의 일.

그렇다고 복수를 해 주겠다는 생각은 아니다.

그냥 메시아 길드의 사냥개라는 것과 나를 노렸다는 것.

이 두 가지만으로도 놈을 죽일 이유는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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