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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소환수가 너무 강함-107화 (107/275)

제107화

#107

나는 정면에 서 있는 위풍당당한 새로운 소환수를 바라보았다.

이름 : 스켈레톤 아처(변경 가능)

등급 : 유니크

계열 : 언데드

레벨 : Lv.175

스텟 : 근력200 민첩350 체력100 지식100 지혜100

충성도 : 90

성장 가능

진화 가능

소환수 합성을 통해 만들어진 스켈레톤 아처. 그것도 유니크 등급에 성장과 진화를 할 수 있는 말도 안 되는 녀석이 툭 하고 튀어나왔다.

“완벽해. 이 정도면 완벽해.”

나는 손뼉을 치며 기뻐했다.

이미 상태창에 나와 있는 스켈레톤 아처의 스텟은 너무나도 완벽했다.

철저하게 민첩에 치중되어 있는 스텟.

민첩 스텟이 높다는 것은 반사 신경, 반응 속도, 동체 시력이 좋다는 뜻. 거기에 원거리 딜러이기에 명중률 수치 또한 같이 상승한다.

민첩에 걸맞은 근력을 가지고 있으니 활을 쏘는 데 문제도 없다.

거기에 스켈레톤이라는 언데드가 아닌가? 고통을 모르며 살점이 없는 순수한 뼈로 만들어진 몸이기에 뼈가 부러지기 전까지 활을 쏠 수 있다.

비록 체력과 지식, 지혜 스텟이 낮다 하더라도 원거리 포지션에 내 근처에서 머문다면 지켜낼 자신 또한 넘쳐난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로또 터졌네.”

진짜 제대로 큰 거 하나 얻어걸렸다는 소리다.

기쁨에 덩실덩실 춤이라도 할 것 같은 기분이라 크게 소리쳤다.

하나, 더 놀라운 게 있다.

상태창에 나와 있는 스텟도 멋지지만, 진짜 멋진 건 외형이다.

평범한 스켈레톤 아처가 아닌 듯, 생김새부터 간지가 좔좔 흐른다.

일단 기본적으로 스켈레톤이라는 것을 증명하듯 몸은 뼈로 구성되어 있다. 다만 순백의 하얀색의 뼈가 아니라 검은색의 뼈다.

평범한 뼈가 아니라 더욱 단단하고 튼튼해 보였다.

얼굴에는 푸른색의 안광이 번뜩였다. 단순한 푸른색이 아니라 마치 불이라도 피어 오르는 듯, 타오르는 듯한 눈이다.

그 푸른 눈 아래 있는 뺨의 상처는 사연이 있어 보이는 듯했다.

걸치고 있는 갈색의 가죽 갑옷과 가죽 바지, 검은색의 낡은 망토는 살아생전에 입던 것처럼 너무나도 잘 어울렸고, 허리춤에는 검을 한 자루 차고 있었다.

이러다 보니 단순한 스켈레톤이 아닌 사연이 있어 보이는 한 사냥꾼의 모습이었다.

“유니크라 그런지 포스도 남다르네.”

그렇다. 눈앞의 스켈레톤 아처는 포스가 있었다.

은은하게 뿜어져 나오는 살기라고 해야 할지, 투기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아우라가 뿜어져 나왔다.

그래서인지 더욱 멋져 보였다.

그런 스켈레톤 아처에게 다가갔다.

“반갑다. 나는 시저다. 너의 주인이지.”

나는 손을 내밀었다. 그러나 놀랍게도 스켈레톤 아처는 나를 향해 몸을 돌리더니 한쪽 무릎을 꿇고는 고개를 숙였다.

딱딱.

말은 하지 못하는지 턱이 딱딱하고 부딪치는 소리만이 들려왔다.

하나, 내 소환수이기에 뭐라 말하는지 대충 알 것 같았다.

명령을! 내 명령을 기다리는 듯한 모습.

절도 있는 동작과 행동은 내 가슴을 웅장하게 만들었다.

정정하지. 사연 있는 사냥꾼이 아니라, 잘 훈련된 군인이자 사연 있는 스켈레톤 아처 같다.

“이름을 뭐로 지어야 하나.”

이런 멋진 소환수의 이름을 뭘로 해 줘야 하나, 고민이다.

앞으로 오랫동안 함께하고 싶어서 이름 또한 멋지게 지어주고 싶었다.

홀로 고민하는 중에 놀랍게도 눈앞의 스켈레톤 아처가 입을 딱딱딱거렸다. 마치 자신의 이름이 이렇다는 듯 강조하는 듯한 느낌의 외침이었다.

나도 모르게 그 이름을 나지막이 읊었다.

“로빈후드…….”

영국 전설에 나오는 의적의 이름이 떠올랐다.

로빈후드는 전설 속 명사수다. 지금 스켈레톤 아처의 모습과 너무나도 흡사해 잘 어울리는 것 같았다.

“딱딱!”

내 중얼거림에 맞는다는 듯 대답하는 스켈레톤 아처였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외쳤다.

“스켈레톤 아처의 이름을 ‘로빈후드’로 정한다.”

-언데드 ‘스켈레톤 아처’의 이름을 ‘로빈후드’로 지어주었습니다.

-언데드 ‘스켈레톤 아처’가 ‘로빈후드’ 이름을 마음에 들어 합니다.

-충성도가 오릅니다.

-충성도가 100을 달성했습니다.

-스켈레톤 아처 ‘로빈후드’의 성장 조건이 공개됩니다.

1. 레벨 300 달성.

2. 화살로 몬스터 십만 마리 사냥. 0/100000

-스켈레톤 아처 ‘로빈후드’의 진화 조건이 공개됩니다.

1. 레벨 350 달성.

2. 화살로 치명적인 일격 날리기. 0/100

3. 화살로 심장 맞히기. 0/100

4. 화살로 적의 숨통 끊기. 0/100

5. 언데드 보스 몬스터 사냥. 0/1

순식간에 떠 오른 시스템창.

그 내용을 보는 순간 절로 욕이 튀어나왔다.

“더럽게 까다롭네.”

내가 까다롭다고 구는 것은 다음 아닌 진화 조건. 무려 다섯 가지나 달성해야 하는 상당히 귀찮은 퀘스트다.

이러니 소환사가 비선호도 직업이지.

저걸 어떻게 알아? 나니까 진화 조건이나 성장 조건이 보이는 거지. 다른 유저였다면 어림도 없다.

새삼 또 한 번 서머너 킹이라는 이 직업에 감사한다.

고맙습니다. 이런 멋진 기회를 주셔서. 최선을 다해 이 서머너 킹을 즐겨보겠습니다.

잠시나마 인사를 올린 나는 다시 시스템창을 바라보았다. 그러곤 고개를 끄덕이며 꺼 버렸다.

“뭐, 두 배 가까이 레벨을 올려야 하는데 굳이 지금 신경 쓸 일은 아니지.”

여유롭게 생각해도 된다. 그리고 지금 중요한 건 로빈후드의 성장이나 승급이 아니다. 일단 200레벨부터 찍는 게 더 중요하다.

“겸사 이번에도 작업해 보자고.”

꾸준하게 소환수 합성을 할 생각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사냥을 해야 한다.

지금 내가 소환수 합성을 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몬스터인 상태에서 포획 스킬을 통해 포획한 다음 합치는 방법과 몬스터를 죽인 후 시체를 이용해 스켈레톤을 만들어 합성하는 방법이다.

당연하지만 둘 다 장단점이 있다.

하지만 나는 후자를 선택할 생각이다.

이유는 그냥 포획할 경우 경험치를 절반밖에 못 먹는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하루빨리 성장해야 하는 내 입장에서 경험치가 절반으로 줄어든다는 것은 용서할 수 없는 일이다.

내 밥그릇은 내가 챙겨야지. 누가 챙겨주는 게 아니다.

그러니 최대한 효율 좋게 사냥 후, 시체를 이용해 스켈레톤을 만들어 합성한다.

이게 내 목표다.

“그럼 출발하기에 앞서.”

나는 반지를 들며 외쳤다.

“탐지.”

-탐지 스킬을 발동했습니다.

-반경 1km를 탐지합니다.

-탐지 스킬에 걸린 것이 있습니다.

-위치를 미니맵에 표기합니다.

“엉?”

생각지도 못하게 바로 무언가 탐지되었다.

미니 맵에 표기되어 있는 방향으로 움직였고, 그곳에서 작은 토굴을 발견할 수 있었다.

토굴 앞에 도착했을 때 시스템창이 먼저 반응했다.

-숨겨진 인스턴스 던전을 찾았습니다.

-인스턴스 던전 ‘탐욕으로 물든 리자드맨의 토굴’을 발견했습니다.

-최초 발견 보너스가 적용됩니다.

-사냥 시 얻는 경험치가 두 배가 됩니다.

-아이템 드랍율이 두 배가 됩니다.

[탐욕으로 물든 리자드맨의 토굴]

난이도 : 어려움.

최대 입장 수 : 15명

입장 조건 : 죄악의 힘을 품은 자.

공략 조건 : 인스턴스 던전의 보스 몬스터를 쓰러뜨려라.

“와씨! 소름.”

나는 내 팔뚝에 오소소 돋은 닭살을 쓸어내리며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런 것이 지금까지 완전히 깜박하고 있었다. 내가 이곳으로 온 목적 중 하나가 죄악의 힘을 찾기 위함이라는 것을 말이다.

“하하하…… 개 멍청하네.”

정말이지 이렇게까지 멍청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다.

하나, 나를 자책하기엔 시간이 아까웠다.

이러나저러나 어찌 되었든, 지금 이렇게 죄악의 힘을 품은 곳을 찾지 않았는가? 이거면 된 거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아무렇지 않은 듯 외쳤다.

“들어가자.”

그렇게 우리는 토굴 속으로 들어갔다.

* * *

토굴 속.

외길을 따라 조금 내려가자 길이 일직선으로 곧게 뻗어 있었다.

적이 나타날지 모르기에 팅고가 앞장을 섰다.

왼손에 들려 있는 방패를 앞세우고, 다른 손으로 검을 들고 움직였고, 그 뒤를 숭이와 가직스가 나란히 붙어 움직였다.

그들로부터 조금 떨어진 곳에서 범이를 품에 안은 나와 루이즈. 그리고 로빈후드가 그 뒤를 따라 움직였다.

터벅터벅터벅.

우리 외엔 아무도 없는 것인지 외길에는 아무런 인기척이 없었다.

덕분에 처음과 다르게 긴장을 살짝 풀렸는데, 그러던 와중 문뜩 생각났다.

“참, 로빈후드.”

“딱딱!”

내 부름에 즉각 대답하는 로빈후드를 향해 인벤토리에서 아이템을 하나 꺼내 건네주었다.

“화살은 이걸로 충분할 거다. 앞으로 활약을 기대하지.”

“딱딱딱!”

그 믿음에 충분히 응하겠다는 듯 딱딱딱 거리는 로빈후드였다.

내가 준 화살통을 능숙하게 등에 멨다.

하지만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갑자기 제 자리에 서더니 우리가 왔던 방향으로 화살을 한 발씩 꺼내 쏘기 시작했다.

피슝! 피슝! 피슝!

무기를 손에 익게 하려는 듯, 그 자리에서 여러 발의 화살을 쏘기 시작했다.

스무 발이나 되는 화살을 소모하고서야 만족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허허허.”

나는 헛웃음밖에 나오지 않았다.

로빈후드가 무기를 사용해 보기 위해 몇 번이고 같은 동작을 반복하는 것에 놀란 게 아니다. 그렇다고 마구잡이로 화살을 소모한 것에 놀란 것도 아니며, 활을 쏘는 모습에 놀란 것도 아니다.

-소환수 ‘로빈후드’가 스킬 ‘속사’를 습득했습니다.

-소환수 ‘로빈후드’가 스킬 ‘연사’를 습득했습니다.

지금 눈앞에 떠 있는 두 줄의 시스템창.

놀랍게도 그 자리에서 두 개의 스킬을 익혀 버린 것이다.

이 정도면 똑똑하다는 수준을 넘어서 천재의 영역에 서식하는 존재다.

“최고다! 로빈!”

나도 모르게 그 자리에서 박수를 치며 소리쳤다.

그런 내 반응이 영광이라도 되는 것처럼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이는 로빈후드다.

하지만 범이는 나를 한심하게 쳐다봤다.

“냐앙…….”

‘집사 녀석이 또 미쳤구나.’라는 얼굴로 울음소리와 함께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뭐 어때. 범이가 한두 번 저러는 것도 아니고.

나중에 함께 싸워보면 알 것이다. 로빈후드가 얼마나 활약할지를 말이다.

“가자.”

일단 중요한 것은 이곳 인던을 공략하는 것이다.

우리는 다시 앞으로 걸어갔고, 얼마 가지 않아 입구로 보이는 곳이자 빛이 들어오는 곳을 발견했다.

다시 긴장의 끈을 부여잡고 조심스럽게 이동해 입구 너머를 조심스럽게 바라보았다.

“와…….”

내 입에서 나온 감탄사가 아니다. 루이즈의 입에서 흘러나온 감탄사다.

그럴 만하다. 지금 눈앞에는 나조차도 놀랄 일이 벌어지고 있으니 말이다.

하늘에 떠 있는 커다란 태양. 산속 높은 곳이라도 되는지 주변에는 수많은 봉우리가 주변을 둘러싸고 있었다.

그리고 정면에는 커다란 나무 몇 그루와 여러 갈래의 물줄기가 아래쪽으로 흐르고 있었다.

이름 모를 꽃과 무성히 자라 있는 잡초는 물속에서 놀다가 잠깐 편히 쉬며 구경하라는 듯 아름답게 피어 있었다.

그리고 그 물속과 풀 위로 수많은 리자드맨이 자리 잡고 있었다.

“저기 봐봐. 주인님. 쟤가 여기 보스인 것 같은데?”

루이즈가 가리키는 방향을 바라보자 흙으로 만들어진 수많은 집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제일 가장자리에 있는 가장 커다란 흙집과 그 옆에 있는 커다란 옥좌에는 내가 알던 리자드맨 보다 두 배는 커다란 녀석이 혀를 날름거리고 있었다.

[탐욕으로 물든 리자드맨 왕 Lv.500]

황금색의 이름표.

죄악의 힘이라도 품고 있는지 탐욕이라는 단어가 붙어 있으며 레벨 또한 500이나 되었다.

“하…….”

깊은 한숨.

내가 이렇게 한숨을 쉬는 이유가 있다.

“저렇게 표적이 크면…… 사냥하기 너무 쉽잖아?”

아무래도 이번 사냥은 로빈후드가 대활약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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