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소환수가 너무 강함-93화 (93/275)

제93화

#93

“우끼익!!”

처절한 비명.

그리고 이어지는 ‘쿵’하는 커다란 소리는 전투 원숭이 왕이 더는 두 다리로 육중한 몸을 버티지 못한다는 것이고, 더 이상 살아 있지 못하게 되었다는 소리다.

그 증거는 이어지는 시스템창이 알려 주었다.

-‘전투 원숭이 왕’을 처치했습니다.

-다량의 경험치가 들어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 165가 되었습니다.

-스킬 뽑기 권이 생성되었습니다.

-스킬 뽑기 권이 생성되었습니다.

한 번에 막대한 경험치가 들어왔는지 단숨에 레벨이 올랐다는 표시와 함께 두 장의 스킬 뽑기 권이 들어왔다.

“좋네.”

기분이 좋아진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이번 보스 몬스터의 레벨은 400. 나보다 2배 이상 높은 레벨의 몬스터이자 인던의 보스 몬스터가 아닌가?

당연히 그 경험치는 어마어마하다.

특히 식탐의 목걸이 효과에 최초 발견 보너스까지. 엄청난 양의 경험치가 들어올 수밖에 없는 조건이라는 소리다.

이게 끝이 아니다.

성장은 나만 홀로 한 것이 아니다.

-소환수 ‘범이’의 레벨이 올랐습니다.

-165레벨을 달성했습니다.

-스킬 뽑기 권이 생성되었습니다.

-소환수 ‘팅고’의 레벨이 올랐습니다.

-165레벨을 달성했습니다.

-스킬 뽑기 권이 생성되었습니다.

-소환수 ‘가직스’의 레벨이 올랐습니다.

-168레벨을 달성했습니다.

-스킬 뽑기 권이 생성되었습니다.

-소환수 ‘루이즈’의 레벨이 올랐습니다.

-387레벨을 달성했습니다.

-소환수 ‘숭이’의 레벨이 올랐습니다.

-351레벨을 달성했습니다.

소환수 모두가 레벨이 올랐다. 당연히 스킬 뽑기 권도 생성되었다.

이제 주야장천 뽑기만 하면 되는데, 이건 지금이 아니라 나중에 뽑아도 된다.

지금 내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있는 것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범이의 진화 조건. 또 하나는 보스 몬스터 뒤에 있는 제단이다.

가장 먼저 범이부터 확인했다.

-범이의 진화 조건

1. 1차 성장 (완료)

2. 레벨 150 달성 (완료)

3. 환수계 방문

1차 성장은 이미 완료했다.

거기에 레벨은 150을 넘어서 165레벨이다.

그리고 마지막 하나.

“앞으로 이틀 뒤지.”

이제 이틀 뒤에 나는 환수계로 갈 예정이다.

그곳에서 고유 특성인 완벽한 포획 스킬을 사용해 또 한 마리의 소환수를 데려올 예정이다.

“잘 데려와야 할 텐데.”

아무나 함부로 데려올 수 없다.

그도 그런 것이 지금 내 소환수들을 떠올려 보면 된다.

지금 최전방엔 팅고가 선다.

방패와 검을 들고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는 홉 고블린 나이트. 그게 바로 팅고다.

그런 팅고 아래엔 범이가 자리 잡는다.

작은 몸이지만, 치고 빠지기가 가능할 정도로 재빠른 몸놀림을 보인다.

거기에 레전더리 스킬인 ‘마안’을 이용한 적을 마비시키는 기술과 강력한 일격을 날리는 레전더리 스킬 ‘메가톤 펀치’도 있다.

메인 딜러에 두어도 손색이 없다.

백 마리의 가직스를 합성하여 만든 변이 가직스.

지금 당장은 그럭저럭 쓸 만한 소환수다.

딱히 이렇다 할 특별한 능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날개를 이용한 도약을 통해 순식간에 적의 뒤로 이동해 기습을 할 수 있다든가, 나를 태우고 이동도 가능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변이 가직스는 진화가 가능하다.

-변이 가직스의 진화 조건.

1. 150레벨 달성. (완료)

2. 곤충류 보스 몬스터 사냥 0/1

가직스의 진화 조건 두 가지 중 한 가지는 완료되었다.

이제 남은 것은 곤충류 보스 몬스터 사냥인데, 이건 걱정이 없다.

“곧 만날 거니까.”

수도 세크드릭의 서쪽에 있는 세 곳의 사냥터 중 한 곳에서 곤충형 몬스터가 나타난다.

원래라면 들를 예정이 없는 사냥터인데, 가직스를 위해서라도 잠깐 들러야 할 것 같다.

내가 세워 둔 계획에는 없던 일이지만 어쩌겠는가? 이게 다 내 소환수를 위한 일이 아닌가?

그리고 꼭 나쁜 것도 아니다.

가서 레벨 업을 한다 생각하면 오히려 당연한 일이다.

나는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할 뿐이다.

암, 좋은 건 좋은 거니까.

그리고 또 하나의 딜러 숭이가 있다.

숭이의 경우 처음 발견 당시 개체값이 상당히 높았다.

거기에 냉기가 서린 건틀릿을 낄 수 있는 격투가 스타일의 몬스터기도 하다.

“탱커 하나에 딜러 셋이라는 소리지.”

나쁘지 않다.

여기에 힐러라고 하기엔 애매하지만 내가 치료를 담당한다.

단순히 파티 구성으로 보자면 잘 짜인 구성이라 할 수 있다.

하나 여기엔 단점이 있다.

“원거리 딜러가 필요해.”

지금 부족한 건 원거리 딜러.

먼 거리에서 공격할 수 있는 존재가 필요하다.

이건 앞으로 있을 사냥터에서도 필수적인 요소다.

언제까지 근접 전투만 고집할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적이 원거리에서 공격하는데 내가 무작정 접근한 다음 근접 전투를 펼칠 수가 있는 것도 아니다.

적도 X신은 아니거든.

AI기반이지만 호락호락 당해 줄 월오룰의 몬스터도 아니다.

지금이야 압도적인 스텟으로 찍어 누른다고 하지만, 나중에는 그것마저도 통하지 않을 때를 대비해야 한다.

암, 월오룰의 몬스터에 대한 연구는 그 누구보다 내가 가장 잘 알지 않은가?

지금 이 시점에 신규 사냥터라고 공략하고 있는 몬스터를 보기만 해도 바로 떠올릴 수준이 나다.

흐흐흐. 암, 내가 몬스터 공략으로는 천재적이라고.

나도 모르게 홀로 웃으며 몸을 떨며 좋아했다.

아무튼, 다음 소환수는 원거리 소환수로 정해야 한다.

“기왕이면 개체값도 좋고, 진화랑 성장이 가능한 녀석이면 더 좋고.”

그렇게 되면 소환수로 등록하고 예뻐해 줄 자신이 있다. 원하면 뽀뽀라도 해 줄 수 있을 것 같다.

“스킬 뽑기 권은 이따 황실로 돌아가는 길에 해도 문제없으니…….”

나는 바닥에 쓰러져 있는 전투 원숭이 왕을 향해 손을 뻗었다.

“도축.”

-‘전투 원숭이 왕’을 도축했습니다.

-레전더리 스킬 북을 획득했습니다.

캬. 이 집 끝내주네. 심플하게 스킬 북 하나 딸랑 주네. 뭐, 그래도 레전더리 스킬 북이 아닌가?

이건 레벨이 올랐을 때 받는 랜덤 뽑기가 아니라 레전더리 중에서 하나가 나오는 스킬 북이다.

이건 못 참지.

-스킬 북을 감정합니다.

-스킬 북의 감정을 마쳤습니다.

조심스럽게 스킬 북의 정체를 확인했다.

[레지스트 매직(regist magic)]

등급 : 레전더리

액티브 스킬

-스킬 사용 시 10분간 소환되어 있는 모든 소환수의 마법 저항력이 50% 상승한다.

-스킬의 레벨이 오를수록 유지 시간이 길어지며 쿨 타임이 줄어든다.

-습득 시 쿨 타임 30분.

오호라. 이거 보소.

오랜만에 버프 스킬이자 저항 스킬이 나타났다.

그리고 이 스킬의 효과도 잘 알고 있다.

“추억이네…….”

나는 사색에 잠긴 눈으로 저 멀리 허공을 바라보았다.

비록 이곳이 동굴 속이라 먼 하늘을 바라보진 못하지만, 적어도 미니 맵에 표시된 북서쪽을 바라보고 있다.

그곳은 지금보다 한참은 더 가야지 도착할 사냥터가 있는 방향이고, 그곳에서 활약 중인 한 유저를 바라보는 것이다.

“최강 버퍼. 신의 목소리 페이지.”

검은 손 길드의 원년 멤버이자 무려 일곱 가지의 버프 스킬을 가지고 파티원을 강하게 만들어 주는 유저가 바로 신의 목소리 페이지다.

그녀는 레전더리 등급의 ‘노래하는 가희’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었고, 정말로 노래를 불러 주면 버프가 걸리는 직업이었다.

그녀의 노래 중에 마법 저항력을 올려 주는 스킬이 있었는데, 그게 떠오른 것이다.

내가 그녀는 처음 만난 건 검은 손 길드에 가입하고 다섯 달이 흐른 시간, 현 시간으로 따지자면 앞으로 넉 달은 흘러야 하는 시점에 만났다.

‘재밌는 친구였지.’

뭐라 할까. 일단 페이지 그녀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외모다. 엄청난 미인이라고까지는 못하더라도 예쁜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예쁘장한 미모에 길드 원년 멤버인 것도 모자라 직업까지 뛰어나고, 성격까지 시원 털털하다.

어지간한 일에도 짜증이나 화를 내지 않았고, 파티 사냥에서 사고가 나더라도 쿨하게 넘기는 것으로 유명했다.

그런 그녀인지라 검은 손 길드에서도 상당한 인기를 얻고 있었고, 검은 손 길드 채널에서 그녀의 개인 채널까지 만들어 관리해 줄 정도였으니 할 말은 다 한 셈이다.

그런 그녀를 내가 떠올린 것은 생각보다 친했던 시절이 있었기 때문이다.

천마검을 얻은 제자 세이지와 내가 빠른 속도로 성장하며 순식간에 그녀가 활동하는 사냥터까지 따라 잡았다.

길드에선 당연히 우리의 성장을 기대하며 그녀를 붙여 주었는데, 그때부터 우리 셋이 함께 붙어 다녔다.

매일 접속 시간을 정해 같이 사냥하고 휴식도 함께였다. 진짜 자는 시간을 제외하면 매일을 붙어 지냈다고 보면 된다.

사이가 나빴던 것도 아니고 한참을 붙어 지내다 보니 여동생 하나 더 생겼던 기분을 느끼게 해 주었던 그녀가 떠오른 것이다.

“뭐, 이제는 관련 없는 이야기니까.”

이번 삶은 검은 손 길드에 입사하지 않았으니 아마 볼 일도 없을 거다.

뭐, 어쩔 수 있겠는가? 이게 회귀자의 삶인 것을.

그래도 한때 친하게 지냈던 시절이 떠올라서 그런지 마음 한쪽에 씁쓸한 마음이 생겨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이럴 때가 아니지.”

나는 고개를 흔들며 그 감정을 털어 냈다.

회귀자의 삶을 살고 있지 않은가? 이제는 없어진 인연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 말 그대로 없어진 미래니까.

지금 추억에 잠겨 있을 시간이 없다.

얼른 제단 위로 올라가 봐야 한다.

“가 보자고.”

나는 그대로 제단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제단 위에는 검의 형태의 틀이 보일 뿐 그것 말고는 다른 무엇 하나 보이지 않았다.

“이거네.”

회귀 전 영상으로 보았을 때 천마검에 딱 맞는 틀이라 생각했었다.

그러니 확인해 볼 시간.

스르릉.

검집에서 천마검을 빼 들었고, 그것을 제단의 틀 위에 올렸다.

내 예상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듯 천마검은 그 틀에 정확하게 들어갔다.

딸깍.

천마검이 들어가자 제단 한쪽에서 딸깍거리는 소리와 함께 열쇠 구멍이 발견되었다.

“어라? 설마?”

나는 아직 인벤토리에 남아 있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열쇠를 꺼내 들었고, 열쇠 구멍에 넣고 돌렸다.

끼리리릭. 철컥.

힘겹게 열쇠가 돌아갔고, 잠금 장치가 풀리는 소리가 들려 나는 제단을 들어 올렸다.

끼익!

오랫동안 방치해 둔 제단이라 그런지 엄청난 소음을 냈다.

천천히 열리는 뚜껑을 바라보며 나는 기대감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과연 얼마나 좋은 아이템이 이곳에 숨어 있기에 이 정도의 난이도인지 궁금했다.

“이곳까지 오는 게 진짜 험난했으니까.”

일단 이곳까지 오기 위해서는 첫 번째로 인던을 발견해야 한다.

발견한 것으로 끝난 것도 아니다. 인던을 찾기 위해서는 보스 몬스터, 혹은 정예 몬스터와 싸워서 이겨야 한다.

보스 혹은 정예 몬스터를 쓰러뜨리고 나면 열쇠 하나를 얻을 수 있는데, 그게 인던 속에 또 다른 인던으로 연결되어 있는 중요한 열쇠다.

인던 속에 인던의 난이도가 또 쉬운 것도 아니다.

나니까 편하게 쓰러뜨렸지, 일반 파티가 공략하려면 상당한 시간은 물론이고, 꽤나 고생해야 할 것이다.

아무튼 그렇게 보스 몬스터를 쓰러뜨리고 나서야 이곳 제단에 올 수 있다.

“제발, 쓸 만한 거.”

나는 속으로 신 아이샤를 찾았다.

제발 신 아이샤여. 저에게 은총을 내려 주소서. 제가 이렇게 발바닥에 땀나도록 열심히 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 제 기특한 모습을 보시고 한 번만 도와주십쇼.

간절한 마음속의 기도가 끝났을 때 제단의 뚜껑이 전부 열렸다.

그리고 그곳엔 두 개의 물건이 있었다.

“음? 이, 이건!”

그 물건의 정체를 확인한 나는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그도 그런 것이 지금 제단 안에 잠들어 있는 검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길이 180cm의 커다란 대검. 어지간한 남성 몸통만 한 검신. 검신에 그려진 해골 무늬. 폼벨의 해골까지.

“스컬 대검.”

레전더리 아이템 중 최강의 대검이 눈앞에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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