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소환수가 너무 강함-87화 (87/275)

제87화

#87

육식 원숭이 사냥 이틀 차.

오늘 아침 사냥할 때까지만 해도 한 번에 백 마리에 가까운 육식 원숭이가 나타났다.

당연히 나는 숲의 나무를 쓰러뜨리며 육식 원숭이를 사냥했다.

거기에 컬렉터 길드의 주된 수입원인 약초밭도 망가뜨렸다.

경험치와 컬렉터 길드를 엿 먹이는 일석이조의 사냥이 진행되고 있었다.

범이와 팅고의 진화 조건과 경험치가 차곡차곡 쌓여 갔다.

조만간 끝날 거란 내 예상과 다르게 오후 사냥이 시작됨과 동시에 몰려온 육식 원숭이를 보곤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뭐야? 고작 이틀 만에 거의 다 쓸어 버렸다고?”

한번 몰려들면 백 마리 가량이 몰려들었던 육식 원숭이의 숫자가 십 단위로 떨어졌다.

처음에 몰려든 육식 원숭이의 숫자는 60마리.

그다음은 40마리.

그다음은 50마리.

점차 줄어들기도 하고 다시 늘어나기도 한다.

이틀째 사냥이 끝났을 때는 도합 700마리의 육식 원숭이를 사냥했다.

그 결과 130레벨을 돌파했다.

처음에는 워낙 육식 원숭이의 숫자가 많아 경험치가 팍팍 들어온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확실히 그 양이 줄어들었다.

아쉬운 마음이 절로 들었지만, 어쩌겠는가? 몬스터의 리젠 속도가 내 사냥 속도를 따라오지 못한다는 소리니 말이다.

“큭큭큭. 너무 강해도 문제야.”

내가 강한 것도 있지만, 정확하게는 미래 지식을 이용해 사냥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지금 월오룰을 플레이하는 유저 중에서 유일무이한 존재란 소리.

하물며 지금 한 달이 안 되어 가는 시점에 벌써 150레벨을 앞두고 있지 않는가?

이건 어지간한 속도로 해결되는 일이 아니다.

서머너 킹이니까. 나니까 이게 가능하다.

* * *

육식 원숭이 사냥 사흘 차.

이제는 육식 원숭이를 사냥하기 위해 굳이 나무를 쓰러뜨릴 필요가 없어졌다.

왜냐고? 이제 나타나는 육식 원숭이의 숫자가 열 마리 아래까지 떨어졌으니까.

굳이 나무를 쓰러뜨리기보다 나무를 주먹으로 쳐서 떨어뜨리는 게 훨씬 빨랐다.

“거기에 이것도 있으니까.”

나는 지팡이를 들고는 외쳤다.

“마나 그물.”

지팡이에서 빛이 발하더니 그대로 마나로 만들어진 푸른색의 그물이 육식 원숭이를 향해 날아갔다.

“우끼끼!”

그물에 걸린 육식 원숭이가 나무에서 떨어져 소리 지르며 빠져나오려고 발버둥 쳤다.

공포에 질린 눈빛은 당장에라도 벗어나고 싶어 안간힘을 쓰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그저 덫에 걸린 한 마리의 사냥감에 불과했다.

그 모습에 나는 슬쩍 웃으며 말했다.

“꽤나 좋은 걸 주셨어.”

지금 내 손에 들린 지팡이는 튜벨란 백작이 만들어 준 지팡이다. 그리고 그 지팡이에 걸려 있는 ‘마나 그물’이라는 스킬은 너무나도 유용했다.

푸른색의 마나 그물의 크기는 가로세로 10m 크기의 그물이다. 평범한 그물과 다르게 마나로 만들어진 그물이다.

한번 그물에 걸린 상대는 빠져나올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아무리 힘으로 끊으려 해도 쉽게 끊어지지 않았다.

하물며 날카로운 무기로 자르려 해도 쉽게 잘리지 않으니, 그물에 걸린 순간 어지간한 몬스터는 꼼짝도 못 하게 된다.

“잘 쓰겠습니다. 튜벨란 백작님.”

다시 한번 마음을 담아 인사를 올렸다.

그러곤 죽어 있는 육식 원숭이의 시체를 향해 손을 뻗었다.

“해골 소환.”

내 손에서 만들어진 해골이 모습을 드러냈고, 그대로 소환수창으로 들어갔다.

이로써 80마리째 해골이 만들어졌다.

아무래도 몇 마리 등장하지 않는 것과 마나 그물을 통해 사냥을 하다 보니 내가 잡는 육식 원숭이의 숫자가 늘어났다.

어제까지만 해도 겨우 40마리를 넘겼던 것이 오늘 하루 만에 40마리를 만들었으니 말이다.

참으로 우스웠다.

* * *

육식 원숭이 사냥 나흘 차.

“오! 드디어!”

나는 기쁨에 가득한 함성을 질렀다.

그 이유는 다름 아닌 눈앞에 떠 오르는 시스템창 때문이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140레벨을 달성했습니다.

-스킬 뽑기 권이 생성되었습니다.

-소환수 ‘범이’의 레벨이 올랐습니다.

-140레벨을 달성했습니다.

-스킬 뽑기 권이 생성되었습니다.

-소환수 ‘팅고’의 레벨이 올랐습니다.

-140레벨을 달성했습니다.

-스킬 뽑기 권이 생성되었습니다.

-소환수 ‘팅고’의 진화 조건을 모두 충족했습니다.

-소환수 ‘팅고’가 진화합니다.

-소환수 ‘범이’의 성장 조건을 모두 충족했습니다.

-소환수 ‘범이’가 성장합니다.

눈앞의 문구와 함께 빛이 환하게 뿜어져 나오더니 범이와 팅고를 감싸 버렸다.

순식간에 일어난 빛은 내 눈을 아프게 하다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대신 빛이 사라진 자리에 새로운 모습의 팅고와 범이가 보였다.

“냐앙!”

“끼에륵!”

새로운 모습으로 나타난 둘이 포효했다.

나는 둘의 모습을 번갈아 보며 두 눈을 똥그랗게 뜨고는 놀라 했다.

일단 먼저 범이다.

“범이 상태창.”

이름 : 범이

등급 : 레전더리

계열 : 환수

레벨 : Lv.140

스텟 : 근력120 민첩150 체력120 지식30 지혜30

충성도 : 100

성장 가능

진화 가능

-1차 진화 시 고유 특성을 개방합니다.

미쳤다.

성장이라는 게 이렇게까지 성장해도 되는 건가?

진심으로 믿어지지 않았다.

지금 범이의 스텟은 전체적으로 세 배가 상승했다.

순수하게 스텟으로 계산하자면 아직 90레벨 정도의 수준.

지금 사냥터가 150레벨을 오가는 것을 생각하면 부족한 스텟이라 할 수 있지만, 그건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아직, 더 성장이 가능하고? 하하하. 진짜 미쳤네.”

아직 범이는 성장에 목말라 있는 상태다.

아직 더 성장이 가능하다.

거기에 조금 있으면 진화도 가능한 것을 생각하면 지금 스텟이 낮더라도 불평 불만할 필요가 없다.

범이는 엄청나게 강해졌다.

세 배나 늘어난 스텟과 다르게 범이의 모습은 큰 차이가 없었다. 여전히 귀여운 모습과 사랑스러운 고양이의 모습을 하고 있다.

하지만 팅고는 달라졌다.

“팅고 상태창.”

이름 : 팅고

계열 : 몬스터 홉 고블린 나이트

등급 : 유니크

레벨 : Lv.140

스텟 : 근력250 민첩230 체력250 지식30 지혜30

충성도 : 100

성장 가능

진화 가능

“선 넘었네.”

뭐라 해야 할까. 이건 선을 살포시 넘는 게 아니라, 널뛰기로 넘어가는 수준이다.

나도 모르게 어깨가 크게 떨리는 것은 물론이고, 그와 동시에 입에서 커다란 웃음이 흘러나왔다.

“하하하. 최고네.”

지금 눈앞의 팅고는 최고였다.

일단 첫 번째로 홉 고블린 워리어에서 나이트가 되었다.

단순히 뜻을 해석하자면 평범한 전사에서 기사가 되었다는 소리.

그 증거로 지금 눈앞의 팅고의 외형이 크게 변했다.

원래 팅고의 키는 170cm였다. 나와는 10cm정도 차이나서 나보다 눈높이가 조금 아래였는데, 어느새 나와 같은 눈높이를 가지게 되었다.

단순히 키만 큰 것이 아니라, 기존의 탄탄한 근육이 이제는 꽉 찬 근육으로 바뀌었다.

코볼트 가죽 갑옷을 입고 있는 홉 고블린인데, 이제는 철갑 갑옷을 입혀야 할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이름부터 나이트니까.”

뭔가 진화 전까지만 해도 충분히 든든했다. 하나 이제 팅고의 스텟을 보면 든든함을 넘어서 내가 굳이 나서야 하나 싶을 정도로 강력해졌다.

저 스텟을 봐라. 근력과 민첩, 체력만 따지면 240렙에 필적한다.

사냥터를 기준으로 하자면 300레벨 정도의 몬스터도 사냥이 가능하다.

“부족한 스텟은 장비로 채울 수 있거든.”

거기에 나는 미래 지식까지 알고 있다.

부족한 스텟이야 장비로 해결하면 되거든.

그럼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처음에 진화 조건에서 상위 존재를 사냥하라는 말에 왜 한탄했냐고.

“아니, 뭐, 기본 스펙이 되어야 뭘 하지.”

그나마 이번에 팅고가 진화했기에 비벼볼 만해진 거지 그전의 팅고라면 불가능하다.

아무튼 팅고의 성장까지 멋들어지게 성공했다.

그럼 남은 건 뭐다?

“스킬 뽑기지.”

나는 당당하게 내 스킬 뽑기 권을 사용했다.

그리고 손에 잡힌 구슬 하나.

-스킬을 선택했습니다.

-스킬을 익혔습니다.

-노말 스킬 ‘몬스터 연구가’를 익혔습니다.

-스킬 ‘몬스터 연구가’의 스킬 레벨이 올랐습니다.

음. 뭐, 나쁘지 않다.

이로써 몬스터 연구가 스킬 레벨이 8이 되었으니까. 조금만 더 올리면 레어에서 유니크로 성장하지 않을까 싶다.

그러면 알 수 있는 정보가 더 많아지겠지.

나쁘지 않다.

“다음, 범이 스킬 뽑기 권 사용.”

범이의 스킬 뽑기 권.

이번에는 범이에게 고르라고 했는데, 범이도 자신이 뽑고 싶었는지 어슬렁어슬렁 걸어 나갔다.

그리고 한쪽 구석에 있는 구슬 하나는 선택했는지 앞발을 척하고 들어 올렸다.

-소환수 ‘범이’가 스킬을 선택했습니다.

-스킬을 익혔습니다.

-유니크 스킬 ‘울부짖기’를 익혔습니다.

이건 또 무슨 스킬이래?

알쏭달쏭한 얼굴로 범이를 바라보았고, 범이는 의기양양한 걸음으로 나를 향해 다가왔다.

뭐지? 좋은 건가? 알 수 없네.

이럴 때 정답은 하나다.

스킬 창을 확인하면 된다.

[울부짖기 Lv.1]

등급 : 유니크

액티브 스킬.

-전방의 적을 향해 크게 포효하여 의지를 떨어뜨린다.

-포효에 노출된 대상은 이동속도가 감소한다.

재사용 대기 시간 : 10분

소모MP : 100

오, 이거면 다음 정예 몬스터를 상대로 나쁘지 않다.

왜냐고? 다음 정예 몬스터는 빠른 속도로 이동하는 몬스터니 말이다.

이동 속도를 낮춘다는 건 그만큼 난이도가 하락한다는 거다.

“역시 범이야. 딱 좋은 걸 뽑았어.”

“냐앙!”

내 칭찬에 범이가 기분 좋은 울음소리를 내었다.

지도 알고 있나 보다. 자신이 강해졌다는 것을 말이다.

걸음걸이도 불과 몇 분 전과 다르며, 뭔가 자신감이 넘쳐 보이는 얼굴이 상당히 우스웠다.

뭐, 그만큼 귀엽다는 것이니 나쁜 것은 아니다.

나도 괜찮은 스킬이 나왔고, 범이도 쓸 만한 스킬이 나왔다.

이 기세를 이어 가야 한다.

“그럼, 팅고! 스킬 뽑기 권 사용.”

내 외침에 백 개의 구슬이 눈앞에 나타났고,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팅고에게 선택권을 주었다.

아무거나 마음 가는 거 하나 고르란 내 말에 팅고가 살짝 얼굴을 찡그리더니 한참을 고민하던 끝에 하나 골랐다.

-소환수 ‘팅고’가 스킬을 선택했습니다.

-스킬을 익혔습니다.

-레전더리 스킬 ‘치명적인 일격’을 익혔습니다.

이거면……. 어이가 없네.

이건 그냥 이번 정예 몬스터를 쉽사리 사냥하란 소리잖아.

[치명적인 일격 Lv.1]

등급 : 레전더리

액티브 스킬

-단 한방 무조건 치명적인 일격을 날린다.

-추가 대미지 300%

크리티컬 확률 100%

재사용 대기 시간 : 60분

소모MP : 100

뭐, 더 이상 떠들어 봐야 내 입만 아프지.

이 정도면 매우 훌륭하다.

“인던까지 무난하게 클리어하겠는데?”

범이와 팅고의 모습을 보니 확신이 들었다.

거기에 나는 물론이고 가직스까지 있다.

추가로 내가 지금 작업 중인 스켈레톤까지 잘 만들어져 합세한다면 충분히 쉽게 클리어할 수 있을 것이다.

“뭔가 나만 빠진 듯한 기분이 드는데?”

갑작스러운 루이즈의 말.

살짝 뜨끔한 나는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 척 딴청을 피웠다.

“룰루랄라.”

뭐, 들키지만 않음 되니까.

그나저나 요즘 AI 엄청나네. 이런 반응도 보이고.

점점 진화하는 테크놀로지에 감탄한다.

“자, 그럼 준비는 다 된 거 같고, 남은 건 인던으로 가는 것뿐이네.”

그렇다면 방송을 켤 시간이다.

* * *

시저의 방송은 삼 일 전부터 공지가 올라왔었다.

-오늘인가?

└곧 시작할 듯.

-며칠에 한 번씩 방송하는데 감질나서 미치겠네.

└그러게 말입니다. 자주 방송해 줬으면 하는데.

오후에 시작될 방송이지만, 커뮤니티에는 오전부터 시저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했다.

아니, 가득해질 수밖에 없다.

최근 들어 가장 핫한 유저는 시저 말곤 없었다.

시저가 유명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짧지만 강력한 임팩트를 주는 방송. 신규 몬스터의 등장. 거기에 특별한 소환수.

이미 이것만으로 다른 방송에선 볼 수 없는 특별한 모습이었다.

시청자들은 시저라는 유저의 매력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그것을 증명하듯, 방송 시작 10분 전에 모여든 시청자의 숫자가 만 명을 넘어섰다.

예정된 시간.

시저의 방송이 시작됨과 동시에 인사를 하는 시저의 말에 수많은 시청자가 화들짝 놀라 했다.

-미, 미친?!

-뭐야? 무슨 짓을 하는 거야?

-이거, 이래도 되는 겁니까?

시저의 손에 들려 있는 화염의 구, 시저는 파이어 볼을 산을 향해 힘껏 던졌다.

콰앙!

요란한 소리와 함께 산이 불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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