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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소환수가 너무 강함-66화 (66/275)

제66화

#66

마탑에 들어선 나는 문 앞에 앉아 있는 남자에게 볼드모드 님의 부탁을 받아 마탑에 방문했다고 알렸다.

“지부장님은 지금 튜벨란 백작님의 성에 가셨습니다. 곧 돌아오실 시간이시니 잠시 기다리시겠습니까?”

“아, 그렇다면 그전에 스킬 북을 구매할 수 있습니까?”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기왕이면 먼저 퀘스트부터 완료하려 했는데, 자리에 없다니 다음 목적인 스킬 북을 먼저 구매해야 할 듯하다.

월오룰의 전 직업 공용 스킬은 다양하다.

각종 액티브 스킬부터 패시브 스킬까지 그 수도 생각보다 많다.

대략 알려진 것만 수십 가지며 어떤 스킬은 매우 유용하며, 어떤 스킬은 쓸모가 없다고 평가를 받을 정도로 분석도 잘 되어 있다고 보면 된다.

나는 지금은 다들 쓸모없다고 알려져 있어도 나중에는 유용하게 쓰일 스킬 몇 개도 알고 있다.

그러니 지금 있는 스킬은 물론이고 앞으로 미래를 생각해서 스킬을 익혀 두어야 한다.

어차피 스킬 북으로 익힐 수 있으니 돈으로 사서 전부 익히는 것이 어떠냐고 누가 질문을 한다면 나는 이렇게 말해 줄 거다.

“아, 예. 겁나 열심히 레벨 올리세요.”

수많은 스킬을 익힌다?

그건 참으로 어리석은 짓이다.

이유도 있다.

스킬의 레벨이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그 성능은 좋아진다.

당장 내 스킬 중에서 몇 개만 봐도 알 수 있다.

파괴의 가호만 해도 대미지 상승이 늘었다. 거기에 레벨이 오르면서 재사용 대기 시간도 2분이나 줄어 이제는 28분에 한 번씩 쓸 수 있다.

여기에 치유의 빛 스킬의 경우 아직 레벨이 오르지 않았지만, 레벨이 오르면서 치료해 주는 구슬의 숫자가 늘어나며 치료 효과도 상승한다.

당장 이 두 개의 스킬만 봐도 스킬 숙련도 작업이 얼마나 필요한지 잘 알게 된다.

근데 여러 개의 스킬을 마구잡이로 전부 다 익힌다? 언제 숙련도 작업하고, 언제 스킬 레벨을 올릴지 생각만으로도 갑갑하다.

“그러니 공용 스킬이라도 필요한 것, 그리고 유용한 것을 익혀야지.”

지금 내가 공용 스킬을 익히려는 이유는 다름 아닌 앞으로의 사냥 때문이다.

솔직히 지금 범이와 팅고의 스텟이 지금 사냥터를 씹어 먹는 수준이라고 하나, 나는 씹어 먹는 게 아니라 흔적도 없이 지워낼 정도의 강력함을 가지고 있다.

그런 내가 뒷짐 지고 멍하니 구경한다는 것은 여러 가지로 손해가 크다. 나도 움직여 사냥을 같이하며 효율을 올리는 게 정답이다.

그래서 지금 공용 스킬을 찾아보는 거다.

“어디 보자……. 뭐가 좋을까나.”

나는 마탑 지부 2층에 있는 방에서 진열된 스킬 북을 하나하나 확인하며 살펴보고 있었다.

지금 내가 배운 공용 스킬은 두 가지다.

도축 스킬과 아이템 감정 스킬.

이 두 가지 스킬의 경우 월오룰을 플레이하는 유저라면 누구라도 익히게 되는 가장 기본적인 스킬이다.

여기 추가로 공용 스킬을 익히는 데 제한 같은 것은 없다. 돈만 있으면 가능하다.

나는 진열된 공용 스킬의 목록을 쭉 살펴보았다.

자, 그럼 내가 어떤 스킬을 익혀야 하는가? 이게 중요하다.

지금 내 스텟은 전부 균형 있게 올리고 있다.

물론 근력과 체력 스텟의 경우, 한센 마을에서 올린 것이 있어 다른 스텟에 비해 다섯 개 높다지만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지금의 나는 매우 밸런스가 잘 잡혀 있다는 거다.

‘혈기사인 제임스와 비교해서 전혀 꿀리지 않는다. 거기에 회귀 전의 지식까지 합친다면 전사 계열로 나가도 문제는 없다.’

지금도 중간중간 검을 뽑아 직접 사냥하고 있다.

머릿속의 지식이, 그리고 십 년간의 노하우가 회귀를 했음에도 딱딱 맞아떨어졌다.

당장 내게 검과 방패만 쥐여 준다면 어지간한 탱커 못지않게 활약할 수 있다.

물론 탱커에게 어울리는 스킬 몇 가지가 부족해 옛날처럼 오랜 시간 버티는 건 못해도, 당장 몇 분간 시선을 붙잡는 데 지장은 없는 수준이라는 소리다.

‘거기에 만만치 않은 내 지식과 지혜 스텟이라 이거지.’

지금 내 지식과 지혜 스텟은 어지간한 마법사들 뺨을 치고도 남을 정도의 수치다.

적어도 150레벨 정도의 마법사와 비슷한 수준.

마법 계열의 스킬을 익힌다는 선택지도 있다.

공용 스킬에는 전사 계열의 스킬도 마법사 계열의 스킬도 있다.

그렇기에 보통 가장 우선으로 고르는 두 개의 공용 스킬이 있다.

체력 재생 스킬 북.

마력 재생 스킬 북.

두 스킬 북은 월오룰을 플레이하는 데 있어서 가장 필수적이다.

체력은 생존을, 마력은 스킬을 사용하는 데 꼭 필요한 요소이며, 넘쳐흘러도 모자랄 판국에 부족하다는 것은 죽음에 한발 가까이 다가선다는 거다.

그것을 알기에 나 또한 이 두 개의 스킬 북을 먼저 골랐다.

“더 좋은 등급은 없습니까?”

지금 진열장에 진열되어 있는 스킬 북은 전부 노말 등급이다.

노말 등급이니 그 효율은 아주 미약한 수준이고, 스킬 레벨을 올리는 것 또한 상당히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차라리 최소한의 레어 등급이나, 최대 유니크 등급의 스킬 북이 필요하다.

“한번 찾아보겠습니다.”

직원은 스킬 북을 찾으러 나갔고, 나는 내가 원하는 스킬 북을 찾아 바삐 눈을 굴렸다.

첫 번째로 배울 스킬 북은 다름 아닌 ‘오러’라는 이름을 가진 스킬 북이다.

‘오랜만이군.’

오랜만이다.

아니, 오랜만이 맞을까?

적어도 내가 회귀 전까지 내 주력 스킬 중 하나인 오러 스킬이다.

‘오러 스킬 보니 그때 미X놈들이 생각나네.’

다름 아닌 이오지 광산에서 신성 블레이드와 다크 블레이드를 가지고 미친 듯이 싸웠던 두 기사 집단 말이다.

일반 유저들이 튜벨란 백작령에서 처음 오러 스킬을 익히는데, 이전 사냥터인 미르지카 자작령의 사냥터에서 그보다 상위 스킬을 보여 줬으니 당연히 욕이 안 나오겠는가?

물론 그 덕분에 퀘스트를 클리어했다곤 하나, 욕이 나오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이번에는 어디까지 키울 수 있으려나.”

소환수와 함께 싸우니 전보다 높은 등급을 올리는 건 힘들지 않을까 싶다.

그럼에도 오러 스킬이 가져다주는 이점을 생각하면 익혀야 하는 건 당연하다.

노멀 등급을 익혔을 경우 10% 대미지 상승을 시작으로 10레벨에 100%가 된다.

여기서 성장하면 레어 등급으로 성장하며 레어 1레벨에 110% 상승이다. 레벨이 오를 때마다 10%씩 계속 추가된다 보면 된다.

이런 효자 스킬을 안 익힌다면 바보다.

“다음으로는…….”

세 개의 스킬 북은 동시에 꺼내 들었다.

스킬 북의 정체는 다름 아닌 세 가지 동작이자 스킬이다.

가로 베기.

세로 베기.

찌르기.

이 세 개의 스킬 북을 보면 떠오르는 것이 있지 않나?

그렇다. 흔히 무협지에서 나오는 삼재검법의 세 가지 동작이다.

이 세 가지 동작이야말로, 전사 계열의 직업에게 있어서 필수적인 스킬이다.

왜냐고?

“스킬 북을 익히면 그만큼 보정이 생기니까.”

이게 아주 중요하다.

찌르기를 기준으로 설명해 보자.

스킬을 익히지 않은 찌르기는 정확한 힘과 찌르기의 묘리가 숨겨져 있지 않다. 즉, 제대로 된 찌르기가 아니라는 소리다.

하나 스킬 북을 익히고 찌르기를 사용할 경우, 보정률은 물론이고, 제대로 된 자세로 이뤄진 공격으로 위력 또한 상승한다.

더군다나 소모 MP가 10이니 어지간해선 마나가 부족해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생기지 않는다.

거기에 레벨이 오르면 쾌속으로 찌르게 된다거나, 여러 번 찌르게 된다든가, 다른 스킬로 성장도 한다.

아무튼 이 세 가지 스킬은 공용 스킬임에도 상당히 중요한 스킬이다.

‘아직 모르는 사람이 더 많겠지만 말이야.’

회귀 전에는 세 가지 스킬 북은 물량만 생기면 즉각 사라지는 엄청난 희소성을 가지게 된다.

지금은 한 권당 100골드면 살 수 있다.

이것도 정가다.

하나 몇 년만 지나면 최소 10배에서 심하게는 100배까지 부풀려서 팔리게 된다.

오죽하면 회귀 전에 ‘삼재검법 코인’이라 불리며 회귀 트럭에 치이면 사재기할 거란 말이 나왔을 정도다.

그럼 뭐 해. 아무리 사재기하고 존버한다고 한들 저 스킬을 누가 익혀서 유용하다고 알려 주겠는가?

결국 저 삼재검법 코인이 흥하려면 기본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익히고 좋다는 걸 증명해야 비로소 코인이 되는 거다.

근데 사재기해서 물량을 안 푼다? 그냥 망하는 지름길이다.

그러니 나는 안 한다.

너무나도 뻔한 망테크니까.

‘그것 말고도 돈 벌 방법은 많아.’

지금 쌓여 있는 세 가지 스킬 북에서 시선을 뗐다.

‘쩝, 그나저나 아쉽네. 이걸 배웠지만, 그 이상은 못 배우니까.’

지금 고른 스킬은 고용 스킬이다.

이 스킬을 사용하며 익숙해지면 상위 스킬이 생성되거나 배울 기회가 생긴다.

하지만 난 못 배운다.

상위 스킬은 대부분 전사 직업 전용으로 생성되기 때문에 소환사인 나는 못 배운다는 것이다.

그 점을 생각하면 참으로 뼈가 아프다.

내가 주력으로 사용하던 스킬은 전부 연계가 가능해 한번 공격을 시작하면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공격할 수 있음은 물론이고, 방어 자세를 잡으면 절대 뚫리지 않는 튼튼한 방패가 되어 주는 스킬도 많다.

그런 스킬을 전부 익히지 못한다는 소리다.

‘어쩌면 천마검을 얻어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겠군.’

가장 최악의 일이 아닐까 싶다.

그나마 아직 레벨의 여유가 있으니 가는 동안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봐야 할 듯싶다. 그게 아니면 다른 방법을 찾아야지.

진열장에 쌓여 있는 스킬 북을 쭉 둘러봤고, 끝까지 도달했을 때 카운터로 향했다.

직원에게 부탁한 두 권과 내가 고른 네 권. 총 여섯 권의 스킬 북을 골랐다.

‘확실히 여기가 지부라는 게 문제야. 스킬 북의 숫자가 적어.’

내가 원하는 스킬 북은 더 있다. 하지만 있어야 사지, 없는 걸 달라고 할 순 없는 노릇이다.

얼른 제국 수도로 가야지. 이거, 시골에서 구하려고 하니 구할 수가 없네.

강해지고 싶어 돈을 열심히 벌었는데, 강해질 수 없어 뭔가 섭섭했다.

카운터에서 직원이 오길 기다리기 몇 분 지나지 않아 그의 품에 안겨 있는 두 권의 스킬 북을 볼 수 있었다.

“아쉽게도 저희 지부에 남아 있는 게 이것뿐이네요.”

카운터에 올라온 스킬 북을 보니 레어 등급의 스킬 북이었다.

“이거라도 감사하죠.”

뭐, 이거라도 익혀야지.

그리고 시작은 레어 등급이지만, 나중에 강제로 등급을 올릴 방법이 있다.

다름 아닌 상위 등급의 스킬 북을 익히는 것.

그렇게 되면 스킬의 경험치가 쌓이며 자연스럽게 상위 등급으로 올릴 수 있다.

물론 돈과 물량이 있어야지만 가능한 일이다.

“다 해서…… 삼천삼백 골드입니다.”

큭…….

엄청난 지출. 순식간에 큰돈이 나갔다.

다행이라면 얼마 전에 이오지 광산에서 얻은 아이템 덕분에 저 큰돈을 지출하고도 남는다는 게 그나마 위안이다.

“여기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나는 건네받은 스킬 북을 하나씩 차례로 익혔다.

-레어 스킬 ‘체력 재생’을 익혔습니다.

-레어 스킬 ‘마력 재생’을 익혔습니다.

-노멀 스킬 ‘오러’를 익혔습니다.

-노멀 스킬 ‘가로 베기’를 익혔습니다.

-노멀 스킬 ‘세로 베기’를 익혔습니다.

-노멀 스킬 ‘찌르기’를 익혔습니다.

단번에 일곱 개의 스킬이 생겨났다.

이제 이곳을 나가 사냥터로 향하면 된다 생각했을 때였다.

-새로운 스킬을 익혔습니다.

-특이점이 발생했습니다.

-사용자와 새로운 스킬 간의 동기화가 진행됩니다.

-노멀 스킬 ‘가로 베기’의 크게 숙련도가 상승합니다.

-노멀 스킬 ‘세로 베기’의 크게 숙련도가 상승합니다.

-노멀 스킬 ‘찌르기’의 크게 숙련도가 상승합니다.

-검에 대한 이해도가 높습니다.

-검술에 대한 이해도가 높습니다.

-전사 직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습니다.

-퀘스트가 생성되었습니다.

[특이점을 해결해라]

난이도 : 매우 어려움.

제한 : 퀘스트를 받은 자.

내용 : 특이점이 발생했습니다. 당신은 소환사 직업임에도 전사 직업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높습니다. 이것을 해결할 방법을 찾으세요.

-NPC 킨지를 찾아가시오.

보상 : 서브 직업 개방.

특이 사항 : 강제 퀘스트입니다. 거절할 수 없습니다.

‘이건 생각지도 못한 퀘스트인데?’

아니, 회귀 전을 통틀어도 이런 퀘스트는 처음이다.

그리고 지금 내가 우려하던 한 부분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실마리를 가지고 있는 퀘스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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