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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소환수가 너무 강함-59화 (59/275)

제59화

#59

-마신교의 비밀 기지를 찾았습니다.

-퀘스트가 완료되었습니다.

-연계 퀘스트가 발생했습니다.

[소환 의식을 막아라]

난이도 : 매우 어려움

최대 입장 수 : 제한 없음

입장 조건 : 퀘스트 발견한 자.

공략 조건 : 현재 마신교는 마족을 소환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소환 의식을 방해해 마족을 소환하지 못하게 막으세요.

보상 : 성공 시 메인 퀘스트 오픈 실마리. 실패 시 아무것도 없음.

특이 사항 : 단 한 번의 기회뿐입니다.

줄지어 올라오는 시스템창에 한 순간 멍해졌다.

‘아니, 이건 좀. 너무한데?’

솔직한 내 심정이다.

그도 그런 것이 지금 눈앞의 퀘스트 창만 봐도 어이가 없다.

일단 난이도만 해도 매우 어려움이다.

난이도를 증명하듯 회랑에는 꽤 많은 숫자의 적이 있다.

당장 눈에 보이는 백발의 노인을 비롯해 서른 명의 NPC가 있다.

그들에게서 조금 떨어진 곳에는 흑색의 갑옷으로 무장한 이들이 보였다.

그 숫자는 다섯.

단순히 다섯 명의 기사로 보이는 적이지만, 문제가 있다.

[NPC ??? Lv.310]

미친 저걸 어떻게 잡으라고!

몬스터도 아니고 무려 인간 NPC다.

무식하게 본능적으로 움직이는 몬스터가 아닌, 생각을 하고 움직이는 NPC란 말이다.

아무리 내가 보너스 능력치로 200렙 가까이 된다고 하지만, 그보다 100레벨은 더 차이 나는 NPC다.

그것도 하나가 아니고 다섯이니 추가 설명은 필요 없다.

그냥 100% 내가 진다.

이런 상황에 내가 저 기사들을 뚫고 지금 눈앞에 있는 소환 의식을 막아야 한다? 거의 자살 행위다.

이 와중에 기회는 딱 한 번뿐이다.

두 번 다시 도전할 기회는 없을뿐더러, 이걸 실패할 경우 메인 퀘스트 오픈을 위한 실마리도 못 얻는 것은 물론이고 보상도 없다.

‘X같네.’

진짜 역겨울 정도로 외통수에 몰린 기분이라 더러웠다.

회귀 전의 경험에서도 이 정도로까지 난이도가 어려운 퀘스트가 있는지 생각을 해 보았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다.

아무래도 메인 퀘스트와 연관이 되어 있어서 그런지, 그게 아니면 아직 발견되지 않았어야 하는 곳인지 알 수가 없다.

그와 동시에 한 가지 떠오른 것이 있다.

‘이 소환 의식에 뭔가가 있었다.’

회귀 전에 이곳이 발견되는 것은 한참 뒤에 일이다.

첫 발견보다 빠른 시간에 찾아왔기에 퀘스트가 변한 것이다.

앞서 몬스터 웨이브가 그렇고, 지금 이곳이 작은 공간이 아닌 커다란 회랑이라는 것, 마지막으로 이리엘이 부탁한 서브 퀘스트까지.

이 세 가지를 합친다면, 내가 알던 것과 다른 것이 이해가 되었다.

한마디로 설명하자면 너무 일찍 찾아온 거다.

‘그래서 눈앞에 퀘스트가 생성된 거고.’

짧은 시간 안에 추리를 마친 나는 다시 시선을 앞으로 두었다.

쉽게 클리어 하기 힘든 퀘스트다. 하나 분명 방법이 있을 것이다.

‘월오룰이니니까. 게임이니까. 공략할 방법이 있을 거다.’

그렇게 생각할 뿐이었다.

어떻게든 좋은 방법을 찾기 위해 열심히 머리를 굴리며 눈으로는 공략할 곳이 있지 않을까 싶어 열심히 두리번두리번하고 있을 무렵이었다.

“오호.”

저 멀리서 놀랍다는 듯한 목소리.

순간 내 몸에서 느껴지는 무언가의 압박에 나도 모르게 흠칫했다.

그리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눈을 돌려 아까 소리가 들려왔던 방향을 바라보았다.

“아…….”

내 시선이 멈춘 것은 아까 주문을 읊조리던 백발의 노인이 있던 곳이고, 노인은 미소를 띠며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가벼운 미소.

하지만 그 미소 속에서 느껴지는 기운은 가히 말로 할 수 없는 거대한 압박을 나에게 주는 중이었다.

제길.

아무래도 내가 공략법을 찾기 위해 너무 조급했나 보다.

이렇게 쉽게 걸리다니. 조금 더 조심할걸.

내 멍청함에 나 스스로를 자책했다.

그런 나와 다르게 노인은 미소를 지은 채로 나지막이 말했다.

“그렇게 쥐새끼처럼 숨어 있지 말고 당당하게 이곳으로 오게.”

그 말에 나는 일단 움직이지 않고 버텼다.

그래도 모르는 일이다. 괜히 움직였다가 더 위험에 처할 수도 있을지 모르니까 말이다.

노인의 말에 방금까지 느긋하게 있던 검은색의 갑옷을 입은 자들이 일제히 검을 뽑아 들고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자신들이 눈치채지 못하고 노인이 먼저 침입자를 알았기 때문인지 얼굴에는 수치심과 부끄러움으로 물들어 있었고, 몸에서는 진한 살기와 투기가 느껴졌다.

모습을 보이는 순간, 내 목이 뎅겅 하고 잘릴 것 같은 기세였다.

“에잉. 쯧쯧. 니들 때문에 겁을 먹지 않았느냐. 무능한 것들! 저기 구석에서 대기해.”

노인의 일갈에 검은색 갑옷을 입은 자들이 다시 검집에 검을 넣고는 시키는 대로 한쪽 구석으로 움직였다.

그들보다 노인의 직책이 높아서인지 고분고분 따르는 모습이었다.

모습은 그러하더라도 눈에는 여전히 진한 살기가 느껴졌다.

“이제 모습을 보이게. 설마하니, 이곳을 찾은 이가 다른 이도 아니고 플레이어라니. 그 영광스러운 얼굴이 보고 싶네.”

그 말에도 움직이지 못했다. 여전히 불안하기 때문이다.

그러자 노인의 흰색 눈썹이 꿈틀거렸다.

“마지막 경고네. 당장 자네를 찢어 죽일 수 있으나 참고 있는 것이네.”

진짜 마지막 경고라는 것을 느낄 정도로 그가 분노한 모습이 보였다.

나는 어쩔 수 없이 벽에 붙어 있던 내 몸을 떼고는 앞으로 걸어 나갔다.

찌릿.

내 모습을 보여서인지 한쪽에서 날카로운 시선이 느껴졌다.

그 살기는 정확히 검은색 갑옷을 입은 다섯 명의 것이었고, 들리지 않았지만, 입 모양이 사나운 것을 보아하니 그리 좋은 말을 하고 있진 않을 것 같았다.

“좋아. 이쪽으로 오게.”

그가 가리키는 곳은 마법진에서 조금 떨어진 곳이었다. 회랑의 한가운데이며, 마왕의 동상이 너무나도 잘 보이는 곳이기도 하다.

그곳으로 향하고 있으니, 백발의 노인도 나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NPC 히데아 Lv.872]

입이 떡 벌어질 정도의 레벨이다.

진짜 아까 한 말이 맞다. 저 정도 레벨이 되는 자라면 진짜 나를 찢어 버리고도 남을 정도라는 것이다.

더 버티지 않고 움직이길 잘한 것 같다.

이미 내 목숨은 저 노인이 쥐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러니 나는 최대한 노인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게 하려고 먼저 인사했다.

“플레이어 시저라고 합니다.”

내 소개에 고개를 끄덕이는 노인이었다.

“반갑네. 플레이어 시저. 나는 히데아라고 하는 노인이네. 미흡하지만 마신교의 장로직을 맡고 있네.”

놀랐다. 다른 직책도 아니고 장로라고 하면 상당히 높은 지위에 있는 자가 아닌가?

레벨을 생각하면 그럴 만도 하지만 실제로 보자니 몸이 절로 움츠러들었다.

압도적인 힘 앞에서 나오는 본능이다.

“냐앙…….”

“끼에륵…….”

나만 그런 것도 아니다.

범이와 팅고 또한 눈앞의 히데아의 힘에 눌려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범이는 버티려는 모습을 보이는 것 같았지만, 팅고는 거의 겁에 질려 떨고 있었다.

“자네 소환수가 대단하긴 하다만…… 이 자리에 있는 건 좋지 않을 걸세. 이곳은 마기가 가득한 곳, 당연히 몬스터인 자네 소환수는 본능적으로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 걸세.”

“알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는 히데아의 말대로 먼저 팅고를 소환수창으로 돌려보냈다.

그리고 범이 또한 고개를 푹 숙이며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였기에 어쩔 수 없이 소환수창으로 돌려보냈다.

이제 진짜 혼자 남았다.

뭔가 심리적으로 조금 더 불안해진 것 같지만, 그래도 이 자리에서 허무하게 둘을 잃는 것 보단 낮다.

“너무 겁먹지 말게. 자네의 목숨은 절대 해치지 않을 것을 마왕 세지아르님 앞에서 약속하지.”

뭐야. 이 영감님은?

생각도 못 한 맹세와 함께 나를 바라보는 눈빛이 따듯해졌다.

이 시선을 어디서 느껴 봤나 싶었는데, 볼드모드를 만났을 때의 시선과 같았다.

간질간질하면서도 뭔가 따뜻한 그 시선 말이다.

원래라면 훈훈한 분위기가 조성되며 서로 마주 보며 미소라도 띠어야 하는데, 전혀 그러질 못하고 있다.

주변에서 느껴지는 시선에서 절대 그러한 것을 용납하지 못한다는 듯 날카롭게 노려보고 있거든.

거기에 여전히 마법진을 향해 주문을 읊조리며 검은 기운을 뿜어내고 있는 서른 명의 NPC 때문에 분위기 자체가 좋지 않았다.

“어떤가? 플레이어 최초로 소환 마법진을 본 것은?”

여기서 어떤 대답이 어울릴까?

이런저런 대답이 떠올랐다.

하나 아마 이 대답이 가장 어울릴 것이다.

“대륙에 혼돈이 찾아올 징조 같습니다.”

“클클클. 맞네. 정답이네. 그게 가장 어울리는 대답일 걸세.”

히데아는 내 대답이 만족스러운 듯, 웃으며 대답했다.

그러면서 이 마법진이 무엇이며, 앞으로 어떻게 할지 술술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이 소환진은 다름 아닌 마계의 사신을 소환하는 마법진이네. 사신을 이곳으로 불러들여 다름 아닌 하나밖에 없는 제국 황실의 직계 가족을 죽여 달라는 부탁을 할 걸세.”

순간 떠올랐다.

회귀 전의 사건이자, 이 대륙 유일한 국가인 세드릭 제국의 공주가 암살당한 사건을 말이다.

당시 황제는 모든 유저에게 사건의 범인을 찾는 자에게 엄청난 보상금과 귀족의 자리까지 주겠다는 퀘스트를 주었다.

당시 사람들은 혹시 메인 퀘스트가 공주를 죽인 범인을 찾는 것으로 시작하지 않을까, 라는 기대를 했다.

아무래도 유일하게 모든 유저가 받은 퀘스트이고 난이도도 ‘매우 어려움’ 거기에 아무런 단서도 없는 상황에서 찾아야 하는 퀘스트였기 때문이다.

하나 내가 회귀 전까지 그 누구도 범인을 찾질 못했다.

마신교에서 저지른 일이라는 것까지 알았지, 그 이상 찾질 못했었는데, 회귀한 지금에서야 범인이 누구인지 알게 되었다.

“저에게 말해도 괜찮습니까? 제가 밖에 나가서 말할 텐데요. 마신교의 장로인 히데아 님이 소환한 사신이 저지른 일이라고 말입니다.”

딱 저 한마디면 황제는 분노하여 움직일 것이다.

그렇게 되면 아마 퀘스트도 자동으로 클리어되고 보상은 내가 받게 될 것이다.

“문제없네. 그때쯤이면 나는 이 세상에 없을 것이고, 제국 황실의 모든 직계 가족이 죽을 터니 말이야.”

이 대화의 이상한 점이 있다.

히데아는 직계 가족 모두가 죽는다고 했지만, 나는 공주만 죽는다고 알고 있기 때문이다.

‘뭔가 문제가 있다는 소린데…….’

뭘까? 뭐가 문제였기에 공주만 죽은 것일까?

여기서 또 하나의 의문이 생겼다.

“뭐,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말이네. 실은 플레이어 최초로 자네가 이곳을 발견하지 않았는가?”

“그, 그렇습니다만.”

“그래서 내가 자네에게 하나 제안하고 싶은 게 있네.”

히데아는 마치 좋은 제안이라며, 이 제안을 무조건 수락할 수밖에 없으며 상당히 재밌을 거란 얼굴로 기대하는 눈빛을 보내온다.

“어떤가? 마신교에 가입할 생각은 없는가?”

그의 말에 시스템창이 나보다 먼저 반응한다.

-플레이어 최초로 마신교의 가입을 제안받았습니다.

-업적 ‘마신교도 탐낸 인재’를 획득했습니다.

-모든 능력치가 +10 추가됩니다.

-마신교에 가입하시겠습니까?

Yes or NO.

-마신교에 가입 시 기존의 모든 능력이 초기화됩니다.

-플레이어 최초로 마신교에 가입하기 때문에 특전이 부과됩니다.

-제안한 자가 마신교의 장로입니다.

-상위 직업을 얻을 수 있는 확률이 증가합니다.

놀랍게도 시스템창이 알려 주는 것은 내가 마신교에 가입하게 되었을 때 어떻게 되는지 친절하게 알려 주었다.

“어떤가? 내 도움을 받아 마신교에 들어오면 강력한 힘을 얻을 수 있으며, 부귀영화를 누리게 될 것이네.”

그것 말도고 원하는 게 있다면 무엇이든 들어주겠다며, 마신교에 오기만 한다면 더 이상 세드릭 제국을 무서워할 필요가 없으며, 언제든 이 세상을 마신교로 물들 수 있다며 호언장담하는 그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에게 딱 한 마디를 더했다.

“마왕 세지아르 님의 천적이라 불리는 서머너 킹의 힘을 가지고 있는 자네라면 아마 마왕님과 동급의 대우를 받을 것이네.”

놀랍게도 히데아는 나의 정체를 완전히 파악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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