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소환수가 너무 강함-57화 (57/275)

제57화

#57

월오룰의 접속과 동시에 즐거운 마음으로 범이와 팅고를 불렀다.

“냐앙…….”

“충…….”

평소보다는 기합이 많이 떨어진 목소리.

막 소환했음에도 불구하고 텐션이 낮은 걸 볼 수 있다.

그럴 만하다.

벌써 햇빛을 보지 못하고 미궁 속을 돌아다닌 지 나흘째다. 그동안 갑갑한 동굴 속에서 지낸 탓인지 나를 포함한 범이와 팅고의 상태는 좋지 않다.

먼저 팅고의 얼굴을 봐라.

고블린 치고는 잘생긴 편이다. 하나 푸석푸석해진 피부는 물론이고 동굴에서 지낸 탓인지 조금은 처진 어깨 때문인지 평소보다 못나 보였다.

원래 숲속에 있던 녀석을 포획해서 데려와서 그런지 몰라도 확실히 텐션부터가 달랐다.

범이의 경우 확실히 짜증이 늘었다.

원래 범이의 털은 차분하게 잘 자리 잡혀 깔끔하고 윤기가 좔좔 흘렀었다. 하나 지금은 아무리 그루밍을 해도 해결이 되지 않는 듯 보였고 몇 번이나 반복했음에도 정리가 되지 않는 듯했다.

“냐앙!”

그 때문에 짜증 난 범이가 발톱을 세운 채 나를 향해 다가왔다.

“좀만 힘내자. 오늘이면 여기에서 벗어날 거야.”

나는 다급하게 뒤로 물러나며 말했다.

그제야 범이는 발톱을 다시 숨겼다.

여전히 마음에 안 든다는 얼굴이라 쉽게 접근하지도 못 하겠다.

“끼에륵!”

그런 범이와 다르게 이곳을 벗어날 수 있다는 말에 기분이 좋아진 팅고가 어깨에 힘을 주고는 포효했다.

여기가 어지간히 싫긴 한가 보다.

하긴 나도 지겨운 마당에 쟤들이라고 어떻겠는가? 얼른 나가야지.

범이를 어찌어찌 달래고 품에 안고서 움직였다.

팅고는 얼른 이곳을 나가고 싶은지 평소보다 빠른 걸음걸이로 앞으로 나아갔고, 평소라면 코볼트 광부가 겁을 내는 모습이라든가, 죽이고서는 맛을 보던 행동을 일절 하지 않고 빠르게 치고 나갔다.

얼마나 움직였을까?

주변이 지금까지와는 확실히 달라졌다.

“오호, 진짜 끝이 보이나 보네.”

그도 그런 것이 주변의 벽의 색이 조금 전까지는 평범한 흙의 색이었는데, 지금은 거무튀튀한 색으로 변해 있었다.

마치 주변이 오염된 것처럼 말이다.

회귀 전에 이곳을 발견했던 탐험가 타미르의 영상에서 본 적이 있다.

여기서 나타나는 몬스터를 처리하고 앞으로 나아가면 미궁의 끝이자 문이 나오는데, 그곳이 바로 내가 찾던 그 인던이다.

“범이야. 이제는 도와줘야 할 것 같다. 이제부터 적이 상당히 많이 나오거든.”

“냐앙.”

범이의 얼굴은 여전히 퉁명스럽다.

이곳을 나가기 위해서는 적을 상대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일까? 결국 내 품에서 내려가는 범이었다.

스르르릉.

범이를 내린 내 손에도 검이 들렸다.

이제부터 나오는 코볼트 광부의 숫자는 지금까지 만났던 수의 배로 튀어나온다.

그러니 나도 이제는 한몫 거들어야 한다.

전투 준비가 끝난 시점, 저기 멀리서 소리가 들려온다.

“컹! 컹!”

코볼트 광부가 우리가 이곳에 발을 들였다는 것을 알고 멀리서부터 울부짖으며 달려오고 있는 소리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여기 거무죽죽한 흙의 색이 있는 곳부터 코볼트의 영역이라는 것. 그 영역을 침범한 우리를 향해 적대감을 드러내는 중이었다.

“끼에륵! 끼에륵!”

팅고가 포효와 함께 손에 쥐고 있는 검을 꽈악 쥐는 걸 볼 수 있었다.

범이도 방금까지의 퉁명한 얼굴이 아니라 확실히 전투에 임하는 굳은 얼굴로 변했다.

둘 다 본능적으로 느낀 것이다. 지금부터 상대할 코볼트 광부가 지금까지 상대했던 코볼트 광부보다 강력한 놈들이라는 것을 말이다.

“컹! 커엉!”

우리의 앞에 코볼트 광부가 나타났다.

[어둠에 잠식된 코볼트 광부 Lv.48]

[어둠에 잠식된 코볼트 광부 Lv.50]

[어둠에 잠식된 코볼트 광부 Lv.49]

어둠에 잠식된 것만으로 방금까지 잡았던 코볼트 광부보다 평균 레벨이 높았다.

레벨만 오른 것이 아니라 확실히 강한 녀석이라는 것을 증명하듯 팔뚝이 굵어진 것은 물론이고 피부까지 거무튀튀하다.

겉모습만 달라진 것도 아니다.

한 마리의 코볼트 광부가 우리를 향해 그대로 점프하더니 허공에서부터 곡괭이를 휘두르며 내려찍었다.

부웅, 콰앙!

곡괭이가 꽂힌 바닥은 쩌억 하고 갈라졌다.

거대한 바위도 부숴 버릴 정도로 근력 스텟이 상당히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 대만 제대로 맞았다간 그 자리에 모든 것을 내려놓고 이오지 광산 밖으로 쫓겨날 수준.

앞서 싸웠던 평범한 코볼트 광부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강력한 놈들이다.

“그래 봐야 코볼트 광부지, 뭐.”

하나 나는 걱정하지 않았다.

놈들의 근력 스텟이 얼마나 올라갔건, 공격이 얼마나 강하건 중요하지 않다.

그래 봐야 놈들은 여전히 코볼트 광부.

상태창을 기준으로 이야기하자면 단순히 근력 스텟만 상승한 것이지, 민첩 스텟이나 체력 스텟은 그대로라는 점.

코볼트 광부의 공격은 눈으로 보고 피할 수 있고, 여전히 우리에겐 한 방에 죽일 수 있는 사냥감이라는 점이었다.

근데 이상한 것이 하나 있다.

“뭐야? 왜 이리 많아? 내가 알던 거랑 다른데?”

내가 타미르의 영상으로 보았을 때 달려들었던 코볼트의 숫자는 다섯 마리였고, 어둠에 잠식된 코볼트 간수 한 마리가 다였다.

고작 여섯 마리라 하겠지만, 강해진 코볼트라 타미르가 간신히 사냥했었는데, 지금의 내 눈앞에는 여섯 마리가 아니라 육십 마리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저 멀리서부터 코볼트들이 달려온다.

그 이상한 점은 시스템창 덕분에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돌발 퀘스트가 발생했습니다.

[밀려드는 몬스터를 쓰러뜨려라!]

난이도 : 어려움.

제한 : 퀘스트 발견자.

내용 : 밀려드는 몬스터 웨이브를 막아라. 0/300

보상 : 다량의 경험치.

특이 사항 : 강제 퀘스트입니다. 거절할 수 없습니다.

갑작스러운 돌발 퀘스트.

이유가 뭘까. 모르겠다.

근데 고민한다고 달라질 건 없다. 내 눈앞에는 그저 수많은 코볼트가 달려들고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다 경험치다.

힘이 난다.

“무야호! 파괴의 가호!”

-스킬 ‘파괴의 가호’를 사용했습니다.

-모든 파티원과 소환수의 공격력을 30% 상승시킵니다.

파괴호의 가호를 두른 우리 셋은 그대로 더욱 힘차게 앞으로 달려갔다.

“쓸어 버리자!”

“냐앙!”

“추웅!”

눈앞의 코볼트 광부를 향해 달려들었다.

-어둠에 잠식된 코볼트를 통찰안으로 꿰뚫어 봅니다.

-개체 값을 분석합니다.

-개체 값은 60%입니다.

여전히 쓸모없는 개체 값. 그러니 그저 죽일 뿐이다.

“일단 하나!”

검을 세워 눈앞의 코볼트 광부를 향해 휘둘렀다.

투두두둑. 서걱.

근력의 상승으로 팔이 비상식적으로 두꺼워졌고, 검을 휘두른 그대로 코볼트 광부의 몸통을 두 개로 분리했다.

-코볼트 광부를 사냥했습니다.

-경험치가 100을 획득했습니다.

-추가 경험치 300을 획득했습니다.

“크……. 취한다. 내 근력 보소.”

오직 순수한 근력 스텟의 힘으로 코볼트 광부를 반으로 갈라 버렸다.

이오지 광산에서 나흘을 사냥한 덕분에 지금 내 레벨은 36.

지금의 상태창은 이런 말을 하기엔 어디 가서 욕먹겠지만, 내가 느낀 기분으로 표현하자면 끔찍하다.

이름 : 시저

직업 : 서머너 킹(레전더리)

업적 : NPC 데닉크 자작에게 초대받은 자 외 24

레벨 : Lv.36

스텟 : 근력42(+164) 민첩37(+164) 체력42(+164) 지식37(+164) 지혜37(+164) 통솔력MAX

Hp : 20,600 MP : 20,100

이 얼마나 끔찍한 상태창인가?

이미 나는 보너스 스텟으로만으로 지금 164레벨에 해당하는 능력치를 얻고 있다.

도합 206의 근력 앞에는 어둠에 잠식된 코볼트 광부라고 해도 꺼릴 거 없다.

아니! 앞으로 100레벨의 사냥터까지 문제가 없다.

“이렇게 된 거. 그냥 전사 계열 스킬 중에서 공용 스킬을 찾아서 몇 개 익혀야겠네.”

아무리 생각해도 점점 늘어날 업적과 스텟을 생각하면 소환수들만 앞세우고 뒤에서 가만히 있는 것이 오히려 시간상으로 손해다.

내가 나서면 금방 처리가 가능하니까 말이다.

그러니 이번에 번 돈으로 공용 스킬을 이용해 세팅을 좀 해야 할 것 같다.

짧게 생각을 마치고 검을 앞으로 향해 빠르게 찔러 넣었다.

푸욱!

검은 코볼트 광부의 가슴을 뚫고 심장까지 꿰뚫어냈다.

심장이 뚫린 코볼트 광부는 그 자리에서 더 이상 움직이지 못하고 내가 뽑아낸 검 사이로 피가 뿜어져 나왔다.

“냐앙!”

그 뿜어지는 피 사이로 범이가 우렁찬 울음소리와 함께 달려갔다.

“범이! 몸통 박치기!”

내 명령에 범이가 몸을 살짝 웅크렸다가 코볼트 광부를 향해 날아갔다.

퍼억! 하는 소리와 함께 그대로 쓰러지는 코볼트 광부의 몸을 발로 밟아서 힘껏 도약했다.

-소환수 ‘범이’가 코볼트 광부를 사냥했습니다.

-경험치가 100을 획득했습니다.

-추가 경험치 300을 획득했습니다.

“냥!”

중력에 의해 바닥으로 떨어지는 범이의 아래는 또 다른 코볼트 광부 한 마리가 있다.

“범이, 꼬리치기!”

내 명령에 그대로 범이가 허공에서 몸을 비틀어 한 바퀴 돌아 원심력을 이용해 코볼트 광부의 머리통에 꼬리치기 스킬을 날렸다.

쫘아악!

휘둘러진 꼬리에 맞은 코볼트 광부의 얼굴에는 선명하게 꼬리 자국이 남았고, 그것도 모자라 한쪽 시야를 잃어버리기까지 했다.

“커엉!”

고통에 찬 코볼트 광부가 끔찍한 비명을 지르며 뒤로 물러났다.

하나 그것은 오히려 코볼트 광부가 죽음으로 한 발 더 가까이 가는 행동이었다.

“컹! 컹!”

코볼트 광부들은 계속해서 달려왔고, 그들에 의해 오히려 튕겨나다 못해 바닥에 쓰러져 동족에 의해 짓밟혀 죽었다.

-소환수 ‘범이’가 코볼트 광부를 사냥했습니다.

-경험치가 100을 획득했습니다.

-추가 경험치 300을 획득했습니다.

이어지는 시스템창은 착실하게 그 보상을 주었다.

“끼에륵!”

팅고는 굳이 내가 따로 명령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

팅고가 휘두르는 몽둥이에 코볼트 광부들이 연신 쓰러졌다.

코볼트 광부의 파괴적인 공격을 너무나도 손쉽게 피했고, 그보다 빠른 움직임으로 먼저 죽어 갈 뿐이었다.

연이어 올라오는 시스템창에 한쪽 시야가 조금 가려졌지만, 이미 엄청난 스텟 상승으로 인해 동체 시력이 올라간 나에겐 전혀 문제 될 게 없다.

빠르게 몰려드는 코볼트 광부를 처리하고 있을 무렵이었다.

눈앞에 시스템창이 떠 올랐다.

-소환수 ‘팅고’의 레벨이 올랐습니다.

-40레벨을 달성했습니다.

-스킬 뽑기 권이 생성되었습니다.

놀랍게도 팅고의 레벨이 40이 되는 순간.

내 인벤토리에 자연스럽게 생성된 스킬 뽑기 권을 그 자리에서 사용했다.

“팅고 스킬 뽑기 권 사용!”

그와 동시에 눈앞에 백 개의 무지갯빛을 뿜어내는 구슬이 떠 올랐다.

“팅고! 아무거나 하나 골라.”

지금 이 자리에서 백 개의 구슬을 살펴보며 어느 걸 고를지 고민할 시간은 없다. 차라리 아무거나 빠르게 하나 골라 그 스킬을 익힌 다음 사용하는 게 훨씬 이득인 상황.

그러니 팅고에게 아무거나 고르라고 외쳤고, 팅고는 그대로 손을 뻗어 하나의 구슬을 쥐었다.

-소환수 ‘팅고’가 스킬을 선택했습니다.

-스킬을 익혔습니다.

-유니크 스킬 ‘대지 강타’를 익혔습니다.

아는 스킬이다. 그리고 효과도 무엇인지 잘 알고 있었고, 지금 사용하면 딱 맞는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나는 팅고에게 명령했다.

“팅고! 대지 강타!”

“충!”

내 말에 대답하는 팅고가 그대로 한 손에 들려 있던 검을 그대로 허공으로 던지고는 비어 있는 양손으로 주먹을 쥐어 그대로 바닥을 내려쳤다.

“콰아아앙!”

두 개의 주먹을 내려쳤다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폭음이 들려왔고, 그 뒤로 스킬이 정상적으로 발동되었다는 것을 알리는 듯, 땅이 진동하기 시작했다.

두두두두.

땅은 순식간에 흔들렸고, 눈앞에 시스템창이 줄지어 올라왔다.

-소환수 ‘팅고’가 스킬 ‘대지 강타’를 사용했습니다.

-대지 강타 스킬의 영향권에 있는 모든 적들의 혼란스러워합니다.

-어둠에 잠식된 코볼트 광부가 기절합니다.

-어둠에 잠식된 코볼트 광부가 혼란스러워합니다.

-어둠에 잠식된 코볼트 광부가 넘어집니다.

코볼트 광부들이 각종 상태 이상에 걸린다.

“나이스, 팅고.”

나는 팅고에게 칭찬하고 멍청하게 있는 코볼트 광부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다수의 적을 상대로 먼저 상태 이상을 건다는 것은 우리가 더욱 확실하게 적을 사냥할 수 있게 해 주는 최고의 스킬이다.

그런 스킬을 팅고가 익힌 것이다.

[대지 강타Lv.1]

등급 : 유니크

액티브 스킬.

-양 손에 힘을 모아 그대로 땅을 내려쳐 주변을 흔든다.

-대지 강타 스킬 범위 안에 있는 적들은 각종 상태 이상에 걸린다.

재사용 대기 시간 : 10분

소모MP : 100

팅고가 대박 스킬 하나를 뽑은 것이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