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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소환수가 너무 강함-52화 (52/275)

제52화

#52

킁킁.

뭐지? 이 달콤한 향의 정체는?

갑작스럽게 맡아지는 달콤한 향기에 나도 모르게 주변을 둘러보았다.

하나 보이는 것이라곤 한껏 귀여운 포즈로 육포를 뜯어 먹고 있는 범이와 코볼트 시체를 먹어 치우고 있는 팅고의 모습뿐이다.

피비린내 가득해야 할 이곳에 달콤한 향기라니. 말도 안 되는 일인 걸 알지만, 그래도 나는 건 어쩔 수가 없다.

“아, 곧 얻을 30레벨 스킬 뽑기 권에서 나오는 향기인가?”

그렇다면 인정이다.

안 그래도 이번에 좋은 스킬을 많이 얻은 덕분에 꿀을 빨고 있는 나다. 여기서 더 좋은 스킬이 나온다면 더욱더 힘차게 꿀을 빨아 줄 생각이다.

“그나저나…… 슬슬 코볼트 간수가 보일 때가 된 것 같은데.”

아직 정예 몬스터를 보지 못한 것은 조금 아쉽다.

코볼트 간수는 정예 몬스터로 돈과 경험치, 둘 다 주기 때문이다.

이미 주변에 다른 플레이어와 마주치지 않은 지도 꽤나 시간이 흘렀다.

아마 내 예상이라면 대충 미궁의 절반 정도는 뚫고 지났을 시점이니, 플레이어를 못 보는 것은 당연하다만 정예 몬스터가 없는 것은 이상하다.

“앞에서 누가 쓸고 갔나?”

그것 말고는 답이 없는 상황.

그럼에도 나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아직 이곳을 공략할 수 있는 수준의 유저라든가 길을 알고 있는 유저는 없거든.

오직 나만이 알고 있다는 소리다.

음하하. 회귀 빨이지.

그렇게 둘의 식사가 끝난 것을 확인하고 다시 움직였다.

느긋한 움직임으로 한 시간 정도를 더 내려가자 코볼드 광부가 시야에 들어왔다.

-코볼트 광부의 개체 값을 분석합니다.

-개체 값은 65%입니다.

-코볼트 광부의 개체 값을 분석합니다.

-개체 값은 35%입니다.

여전히 코볼트의 개체 값은 별로였다.

꾸준하게 사용해 주고 있는 통찰안을 비롯해 각종 스킬의 숙련도가 차곡차곡 올라가고 있었다.

가장 빠르게 올라간 것은 다름 아닌 범이의 스킬들이다.

이름 : 범이

등급 : 레전더리

계열 : 환수.

레벨 : Lv.29

스텟 : 근력40 민첩50 체력40 지식10 지혜10

충성도 : 98

성장 가능

진화 가능

1차 진화 시 고유 특성을 개방합니다.

몸통 박치기Lv.5, 물어뜯기Lv.5, 할퀴기Lv.3, 마안Lv.1, 메가톤 펀치Lv.1

내가 가르쳤던 몸통 박치기와 물어뜯기, 할퀴기의 레벨이 올라가는 것이 쭉쭉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마안과 메가톤 펀치야 워낙 쿨 타임이 길다 보니 자주 써먹질 못해서 아직 레벨이 낮은데 계속 사용하다보면 조만간 레벨이 올라가지 않을까 싶다.

덕분에 지금 범이는 몸통 박치기에 이은 할퀴기 콤보, 혹은 물어뜯기 스킬을 사용해 상처가 난 곳을 할퀴기 콤보로 사냥 중이었다.

당연히 코볼트 광부는 범이의 빠른 몸놀림을 따라잡을 수 없었고,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팅고의 경우는 그냥 압도적인 힘으로 찍어 눌렀다.

“끼에륵! 끼에륵!”

괴성 한 번에 한 마리의 코볼트 광부가 그 자리에서 반으로 갈라지거나, 그게 아니면 머리가 터져나가는 등, 파괴적인 모습을 보여 줬다.

“어우야…… 끔찍하네.”

정말이지 끔찍한 수준이다.

팅고의 사냥으로 월오룰이 몬스터를 얼마나 잘 재현했는지 알 수 있다.

반으로 갈라진 코볼트 광부의 몸에서 쏟아져 흐르는 장기와 뿜어지는 피는 너무나도 끔찍했고, 터진 머리통에서 흘러나오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것들이 팅고의 손을 적셔 갔다.

조금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장면이었지만, 팅고는 아무렇지 않게 사냥하는 모습을 보여 줬다.

“컹! 컹!”

그럼에도 코볼트 광부는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서 우리를 향해 달려들었다.

“확실히 유저가 줄긴 했네.”

이제는 코볼트 광부가 출연하는 횟수가 상당히 빈번해졌다.

이렇게 되면 곧 레벨 업을 할 수 있다는 소리다.

“커어엉!”

그 순간 들려오는 커다란 소리.

“아싸! 개꿀!”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코볼트 간수가 나타났다.

[코볼트 간수 Lv.50]

-개체 값을 분석합니다.

-개체 값은 20%입니다.

무려 50레벨의 몬스터.

코볼트 간수는 가슴 높이 정도밖에 오지 않는 코볼트보다 머리 하나는 더 큰 사람과 비슷한 키를 가지고 있다.

간수라서 그런지 거적때기만 걸치고 있는 광부들과 다르게 나름 쇠로 만들어진 갑옷을 착용하고 있었고, 한 손에는 채찍을, 다른 한 손에는 검을 들고 있다.

거기에 나름 잘 가꿔진 근육질의 몸으로 휘두르는 채찍질은 코볼트 광부를 한 번에 쓰러뜨릴 정도로 강력했고, 이곳 광산에서 캔 철광석으로 만든 검이자 재련 기술이 부족해 투박하게 생겼음에도 충분히 위력적인 검을 들고 있다.

“아니, 사실 검이라기보단 몽둥이지.”

날이 서 있지 않으니깐.

그리고 저 검같이 생긴 몽둥이가 팅고에게 너무나도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뺏을까?”

“충!”

나랑 같은 생각인지 팅고가 외쳤다.

그러곤 진짜 탐난다는 얼굴로 바라보기 시작했는데, 이미 눈빛만 보면 저 검이자 몽둥이는 팅고의 물건이고, 그것을 훔쳐 간 것이 코볼트 간수 같았다.

하물며 개체값이 고작 20%다. 포획할 가치도 없는 놈이다.

“커엉? 컹컹!”

우리의 표정 때문인지 코볼트 간수가 상당히 기분 나쁘다는 얼굴로 우리를 바라봤다.

그리고 코볼트 간수의 우렁찬 외침이 이어졌다.

“크어어엉!”

굵고 길게 울어 버리는 울음소리.

그 울음을 끝으로 앞뒤에서 코볼트의 ‘컹! 컹!’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주변에 있는 코볼트 광부를 불러 모은 듯했다.

-코볼트 간수가 주변의 코볼트를 불러 모읍니다.

아이고, 개꿀이네. 알아서 찾아와 주는데 뭐가 문제겠나?

당연히 즐거운 마음으로 사냥해 줄 수밖에 없다.

“가자! 파괴의 가호.”

-스킬 ‘파괴의 가호’를 사용했습니다.

-모든 파티원과 소환수의 공격력을 30% 상승시킵니다.

순식간에 차오르는 힘에 기분이 검을 쥐고 있는 손에 힘이 ‘꽈악’하고 더 들어갔다.

거기에 기분 좋은 시스템창이 떠 올랐다.

-스킬 ‘파괴의 가호’의 레벨이 올라갑니다.

-모든 파티원과 소환수의 공격력을 32% 상승시킵니다.

“유후!”

2%의 상승이지만 그것 또한 무시 못 할 수치다.

“팅고! 믿고 맡긴다. 코볼트 간수를 향해 일기토!”

“추웅!”

팅고가 코볼트 간수를 향해 일기토를 시전 했다.

-소환수 ‘팅고’가 ‘일기토’를 사용합니다.

-대상은 코볼트 간수입니다.

-대상의 모든 능력치를 10% 떨어뜨립니다.

“범이는 나와 함께 주변 코볼트를 사냥하자.”

“냐앙!”

“범이 몸통 박치기!”

“냥!”

내 외침에 범이또한 우렁차게 대답했다.

그리고 코볼트 간수 옆에 있는 코볼트 광부를 향해 몸통 박치기를 날리고서는 그대로 발톱을 휘둘러 난도질을 내어 죽였다.

-소환수 ‘범이’가 코볼트 광부 사냥했습니다.

-경험치가 70을 획득했습니다.

-추가 경험치 210을 획득했습니다.

그 모습에 나는 바로 옆에 있는 코볼트 광부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아무런 기교 없는 깔끔한 베기다.

서걱.

-코볼트 광부를 사냥했습니다.

-경험치가 70을 획득했습니다.

-추가 경험치 210을 획득했습니다.

짭짤하게 들어오는 경험치.

그사이 코볼트 간수를 향해 다가간 팅고가 커다란 함성을 지르며 들고 있던 검을 그대로 휘둘렀다.

“끼에에륵!”

고블린 특유의 울음소리라 기합이 가득 들어간 느낌이라기보단 비명을 지르는 듯한 느낌이었다.

하나 그 특유의 울음소리와 다르게 엄청난 파공성을 일으키며 휘둘러졌다.

까앙!

팅고과 코볼트 간수 간의 싸움이 시작되었다.

“좋아. 이대로 밀어붙여!”

나는 팅고를 계속 주시하며 범이와 함께 주변의 코볼트 광부를 쓰러뜨려 나갔다.

* * *

한편 그 시각, 겔러한과 그의 일행은 자신들에게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몰려드는 코볼트 광부를 사냥하는 유저들을 노리고 있었다.

한두 마리씩 나타나는 코볼트 광부는 그들에게 있어서는 너무나도 손쉬운 몬스터였고, 오히려 느긋하게 코볼트 광부를 사냥하며 천천히 목표물을 향해 다가갔다.

“이야. 재수도 좋은데? 코볼트 간수잖아?”

“이거 일거양득인데?”

“음? 무슨 뜻이야? 번역이 불안정한데.”

“대충 해석된 뜻으론 크다는데?”

“한 번에 여러 이득을 본다는 말이야.”

“아하…….”

월오룰이 아무리 번역이 뛰어나다고 해도 사자성어라든가 몇몇 언어가 번역이 제대로 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

그러다 보니 나타나는 현상인데, 그들은 대충 알아듣고는 멀리 있는 목표물을 보았다.

“뭐 저리 잘 싸운다냐?”

“저 작은 생명체는 머지? 고양이인가? 개쩌는데?”

“소환사였어? 근데 소환사가 저렇게 검을 들고 싸운다는 소리는 못 들었는데?”

“자세가 꽤 안정적이잖아. 소환사가 아니라 검사 계열 아냐?”

“전사는 그 옆에 있는 사람 아냐?”

그들은 놀라했다.

코볼트 간수를 붙잡고 일대일로

팽팽하게 맞서 싸우는 갑옷을 입은 자로도 충분한데, 그 옆에서 검을 휘두르는 유저 한 명과 그 옆에 작은 고양이 한 마리가 싸우는 모습을 보아하니, 상당한 실력자인 것 같았다.

그러던 중에 리더인 겔러한이 놀랍다는 듯 외쳤다.

“미쳤군. 소환사가 검을 들고 싸우는 것도 신기한데, 갑옷을 입은 자는 유저가 아니라 소환수잖아? 그것도 정예 몬스터!”

그제야 그들의 눈에도 갑옷을 입은 자의 이름이 눈에 보였다.

[소환수 팅고 Lv.38]

푸른색의 이름.

그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저 소환수의 가치가 달라지는 상황이었다.

거기에 아무런 색상은 없지만, 29레벨의 ‘소환수 범이’라는 이름까지 발견했다.

그제야 그들은 저들이 어떻게 저렇게 잘 싸우는지 이해가 되었다.

소환사가 소환수를 저 정도 레벨까지 끌어올렸다는 것은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다는 것이다.

“존경한다. 하지만…….”

뒷말은 필요 없다.

그들은 이미 결심했다.

눈앞의 목표물이 상당한 실력의 소환사라는 것은 안다.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거기에 다섯 명이나 되는 인원과 지금까지의 레벨과 장비 세팅을 생각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하물며 그들은 당당하게 정면으로 맞서 싸우는 것이 아니라 뒤에서 습격할 것이니, 당연히 성공할 확률은 높다.

“준비하지.”

당장에라도 달려들 준비했다.

저마다 무기를 꺼내 들고 신호가 떨어지면 계획대로 움직이기만 하면 된다.

노리는 타이밍은 코볼트 간수가 쓰러지고, 싸움이 끝났다고 방심했을 무렵이다.

그들은 그 때를 조심스럽게 기다렸고, 소환수인 정예 몬스터가 검을 찔러 코볼트 간수의 가슴을 꿰뚫었을 때였다.

“지금이다.”

그들은 빠르게 뛰어나갔다.

첫 번째 목표는 소환사. 그다음으로 소환수인 정예 몬스터다.

소환사가 죽을 경우 소환수는 잠깐의 시간을 두고 역 소환된다.

그때의 소환수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하니 있게 되는데, 그때를 노력 정예 몬스터까지 쓰러뜨릴 계획이었다.

“죽어!”

누군가의 외침과 함께 순식간에 거리를 좁혀 소환사에게 다가갔다.

휙.

‘죽어’라는 외침 때문일까? 눈앞의 소환사의 고개가 돌려지더니 겔러한과 일행을 바라보았다.

당연히 놀란 표정으로 변할 것이라 생각했던 PK범들이 검을 휘둘러 소환사를 베려는 찰나였다.

“범이야. 마안!”

“냐앙!”

정면에서 고양이의 황금빛 눈에서 빛이 났고, 겔러한과 그의 일행은 그 자리에서 굳어 버리고 말았다.

철퍼덕, 쿵.

소환사를 향해 달려갔던 다섯 명이 굳어 버린 다리로 인해 관성을 이기지 못하고 그대로 바닥으로 넘어졌다.

그런 그들의 머리 위해 들려오는 목소리에 그들은 알았다.

“상식적으로 뒤에서 몬스터가 나타나지 않는데…… 의심 안 하면 X신이지.”

자신들이 함정을 파고 기습 공격을 한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함정에 빠졌다는 것을 말이다.

“무, 무슨 소릴.”

누군가 발뺌하려는 외침이었다.

하나 목표물은 생각을 굳혔는지 툭하고 한마디 던졌다.

“그냥 죽어. 쓰레기들.”

그들이 기억하는 마지막 화면은 그게 전부였다.

어느새 다가온 정예 몬스터가 검을 들어 그들을 향해 수직으로 내려찍었기 때문이었다.

부우웅.

그게 그들이 마지막으로 들은 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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