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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소환수가 너무 강함-50화 (50/275)

제50화

#50

미르지카 자작령의 이오지 광산의 코볼트 광부의 패턴은 단순하다.

“컹! 컹!”

우렁찬 소리와 함께 들고 있는 곡괭이를 휘둘러 유저를 노린다.

그 동작은 매우 커다랗고, 눈에 훤히 보이는 가슴팍은 물론이고, 언제 곡괭이가 휘둘러질지 눈에 뻔히 보일 정로도 빠르지도 않다.

자, 이런 코볼트를 상대하는 데 어려움이 있냐고 물어본다면 나는 없다고 말한다.

“내 스텟이니까. 그리고 내가 가지고 있는 노하우가 있으니까. 그리고 작업장에서 해 온 경력이 있으니까.”

내가 작업장 아르바이트 초기 당시에는 이곳에서 죽어라 사냥했던 나다.

거기에 코볼트 세트 한 피스당 떨어지는 수당이 무려 20%다.

한 피스 당 백만 원이라는 소리.

물론 이것은 아주 운이 따라야지만 얻을 수 있는 기회기도 하다.

당시 내가 먹은 코볼트 세트는 총 두 부위.

하나는 아르바이트 근무 중에 먹은 거라 백만 원이 떨어졌고, 다른 하나는 개인적인 시간을 이용해 하나 먹었다.

그래, 내가 사장님에게 찔러 주었다는 아이템이 바로 저 코볼트 세트 중 한 부위다.

물론 공짜가 아니다.

절반값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넘겨주었고, 그 뒤로 나는 사장님의 이쁨 속에서 작업장 아르바이트를 편하게 했었다.

뭐, 그건 중요한 이야기는 아니고.

계속해 봐야 내 낮만 간지러워지는 이야기니 넘어가자.

아무튼, 이곳 이오지 광산 사냥터는 내게 매우 익숙한 곳이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남들과 다른데 여기에 한 또 추가적으로 알고 있는 것이 있다.

“회귀 빨 만세.”

다름 아닌 미래 정보 지식.

지금이야 이곳 이오지 광산 사냥터에 대해서 사람들이 잘 모르고 한창 연구 중이지만, 몇 년 만 지나면 이곳 사냥터에 대한 효율적으로 사냥하는 공략법이 나온다.

그의 이름은 타미르.

원래 직업이 미지의 세상을 탐험하며 아무도 찾지 않는 숲속에서 생존하는 영상을 찍어 너튜브에 공개하던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월오룰의 세상에 관심을 두었고, 이오지 광산에 대해서 호기심이 생겨, 그의 레벨 30에 이곳에 입성해 100레벨이 될 때까지 오직 이곳만 탐험하고 다녔던 그였다.

그로인해 이곳 미궁이자 미로 속을 돌아다니는 방법을 찾아내었고, 마침내 그의 방송 마지막 날에 발견한 한 인던으로 인해 단숨에 시청자 숫자가 백만을 돌파했다.

그가 방문한 인던은 특별했다.

인던이라 해서 그는 나타날 몬스터에 대비해 조심스럽게 이동했다.

하나 인던에는 몬스터 한 마리 나오지 않았다.

거기에 인던의 클리어 조건이 무사히 빠져나가는 것이고 말을 했던 그였다.

한참을 긴장하며 움직이던 그였고, 마침내 실험실 같은 곳에 도착했다.

그 순간 어디선가 들려오는 쩌렁쩌렁한 소리에 타미르는 화들짝 놀랐고, 그곳으로 시선을 두었을 땐 Lv???의 무언가가 타미르를 향해 달려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절대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안 타미르는 눈에 보이는 것 아무거나 하나 손에 쥐고는 그대로 포털이 있는 곳으로 몸을 날렸고, 그대로 이오지 광산 입구로 이동하게 되었다.

손에 꼭 쥐고 있던 물건은 다름 아닌 레전더리 아이템, <탐지의 반지>였다.

말 그대로 모든 것을 탐지해 주는 반지로, 희귀한 약초라든가, 숨겨진 인던 등을 발견하게해 주는 반지로, 그 정보를 팔아 단숨에 부자가 된 유저다.

나 또한 심심할 때 그의 영상을 봤던 애청자로서 이곳 미궁에 대한 정보라든가, 특별한 약초와 인던의 위치를 알고 있는 것이다.

문뜩 그의 방송을 떠올려보자 이제야 이해가 되는 게 있었다.

“그때 당시엔 인던이 특이하다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네.”

그때의 실험실에는 사람의 시체라 볼 수 있는 것과 정체를 알 수 없는 물건들뿐이었다.

거기에 레벨을 알 수 없는 누군가까지.

대충 지금 가지고 있는 정보를 종합해 보면 하나였다.

“마신교네.”

지금 이 미궁에서 어둠의 힘은 마신교의 힘이다.

미르지카 자작령과 튜벨란 백작을 혼란스럽게 만든 것도 마신교다.

그렇기에 튜벨란 백작이 어둠의 힘을 받아 레이드 보스가 된 거다.

이곳에 있는 그 알 수 없는 레벨을 가진 자 또한 마신교의 인원이다.

생각의 정리를 마친 나는 크게 웃었다.

“하하하하. 이거 대박인데?”

생각도 못한 숨겨진 월오룰의 스토리를 알게 되었다.

아마 누구도 모를 이야기를 나 혼자서 알게 된 것이 너무나도 기뻤다.

그리고 너무나도 흥미로웠다.

앞으로 일어날 대규모 보스 레이드라든가, 이벤트가 모두 여기서 시작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 말이다.

아마 메인 퀘스트가 이것과 관련되어 있지 않을까 할 때 시스템 창이 반응했다.

[메인 퀘스트에 근접했습니다.]

정답이었다.

후후후.

이거 진짜 아무도 몰랐던 메인 퀘스트를 돌입하는 그 순간이라는 것이 너무나도 흥분되었다.

전신으로 찾아오는 전율에 나도 모르게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만큼 짜릿했다.

“냐앙?”

“주인님?”

홀로 크게 웃으며 즐거워하는 나를 바라보는 범이와 팅고였다.

코볼트의 사냥은 팅고와 범이 둘이서 하고 있었다.

둘 다 코볼트의 피로 전신이 얼룩덜룩하다.

“아냐. 계속 가자고.”

나는 둘에게 아무런 일이 아니라는 듯 제스처를 보냈다.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는 둘의 뒤를 따라가는 나는 코볼트의 시체에 도축 스킬을 사용하며 전리품을 챙겨 담았다.

사실 전리품이라 해 봐야 간간이 나오는 코볼트의 뼛조각과 한 마리당 하나씩 드롭 되는 코볼트의 한쪽 귀다.

한쪽 귀가 뭐 중요하나 싶겠지만, 이것은 코볼트를 사냥했다는 증거이고, 나중에 미르지카 용병 길드에 찾아가 귀 열 개당 1골드씩 받을 수 있는 중요 수입원이다.

그런 와중에 갈림길이 나올 때마다 나는 바로 위의 천장을 보았다.

천장 위는 아무것도 없다.

굳이 있다면 주변을 밝혀 주는 발광석 정도? 거기 주변은 물론이고 동굴 벽 전역에 자라 있는 이끼들이다.

그 이끼들을 유심히 바라보는 나는 방향을 정했다.

“왼쪽으로.”

탐험가 타미르가 발견한 방법.

그것은 갈림길의 천장에 있는 이끼가 가장 적은 쪽으로 향하는 것이다.

나는 그 지식을 이용해 앞으로 쭉쭉 나아갔다.

* * *

평소보다 이른 시간에 접속을 종료 했다.

“미궁을 통과하는 데 하루 이틀로 끝나는 게 아니니깐 말이야.”

굳이 무리해서 오랜 시간 동안 플레이하며 할 필요가 없다.

중요한 것은 미궁 속에서 얼마나 레벨 업을 하냐와 코볼트 세트를 몇 부위나 먹느냐가 중요하다.

오늘 네 시간을 미궁 속을 돌아다녔지만 수확은 없다.

이유가 있다.

내가 걸어간 네 시간의 거리는 이미 나보다 일찍 들어간 유저는 물론이고, 한참 먼저 들어간 유저들이 한바탕 쓸고 지나간 거리라 보면 된다.

그러니 내일부터 더 깊숙한 곳으로 들어갈 것이고, 그때부터는 정신없이 코볼트를 사냥하게 될 예정이라는 소리다.

수확은 내일이나 되어야 하나둘 얻을 것이다.

조급할 필요가 없다.

그러니 나는 아직 여유가 있다는 소리다.

“그나저나 뭘 입고 나가지.”

지금 나는 옷장의 옷들을 보며 고민에 빠졌다.

앞으로 한 시간 뒤에 사람을 만날 예정이다.

그 사람은 다름 아닌 편집자.

냥집사들 길드의 길마가 소개해 준 사람이다.

게임을 접속하기 전에 연락을 했고, 마침 두 정거장 정도 떨어진 곳에 살고 있는 것을 듣고는 가운데 위치한 카페에서 만나기로 했다.

“그나저나 효진이 학교 근처기도 하네. 겸사 외식이나 할까.”

효진이가 좋아하는 야채곱창집이 있다.

겉으로 보나, 내부 인테리어를 보나 상당히 오래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로 허름하긴 하나 맛 하나는 전국 최고라 불리는 집이 있다.

그리고 나중에 이집 딸내미가 월오룰에서 꽤나 유명해져 가게가 있던 건물을 통째로 사 버리곤 인테리어를 확 바꿔 최신식의 가게로 바뀔 예정인 곳이기도 하다.

우리 남매야 워낙 단골이라 가면 서비스도 많이 받았다.

내년부터 단골이 되든 지금부터 되든 맛집인 것은 변함이 없기에 다녀올 예정이다.

일단 그건 효진이랑 이야기해 보고 결정하면 되고 지금 중요한 것은 편집자를 만나는 일이다.

쏴아아아.

떨어지는 물줄기에 깨끗하게 몸을 씻어내곤, 옷을 꺼내 입었다.

한껏 꾸며 입고 나가고 싶지만, 옷이 별로 없는 걸 보곤 한숨을 쉬었다.

“쩝, 이번 쇼핑에 돈 쫌 써야겠네.”

걸려 있는 옷이라곤 청바지 세 개와 체크무늬 난방, 후드 티 몇 개가 전부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걸로 어떻게 차려 입는 게 불가능한 수준.

그나마 평범하게 후드 티 하나와 청바지에 운동화를 신고서는 약속 장소로 향했다.

계약서의 경우 상대 쪽에서 노트북을 가져와 그 자리에서 작성하기로 했기에 걱정은 없다.

요즘 세상이 워낙 좋아진 것은 물론이고, 방송을 하는 사람과 편집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서 인지 기본 계약서 양식이 인터넷에 찾아보면 있다.

그것을 가지고 서로 조율해 작성하기만 하면 되니 얼마나 간단한가.

참 좋은 세상이야.

나도 모르게 흘러나오는 콧노래는 귀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를 따라 흘렀다.

거기에 오랜만에 쐬는 바깥 공기에 절로 기분이 좋아지며 발걸음조차도 경쾌하게 느껴졌다.

느긋한 마음으로 주변을 둘러보며 천천히 걸어간 끝에 도착한 한 카페다.

먼저 도착한 나는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주문하고 그것을 들고는 창가 쪽에 자리 잡아 앉았다.

그리고 주변에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보기를 잠깐 누군가 나를 향해 다가오는 것을 보았다.

“시저 님?”

“비기너 님?”

나는 놀라했다.

아이디를 보고 초보자 코스프레나 하는 남자라고 생각했는데, 놀랍게도 여성분이었다.

‘그것도 상당한 미인…….’

진짜다.

검은 긴 생머리에 뚜렷한 이목구비, 거기에 눈물점이 매력적인 여성분이었다.

가녀린 팔에 들려 있는 노트북이 세상 무거워 보일정도이며, 새하얀 피부는 티 없이 맑고 깨끗했다.

거기에 화장도 하지 않은 듯한 모습과 단정하게 차려입은 오피스룩이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분이었다.

“앉으시죠? 마실 건 어떤 걸로 드시겠어요?”

“아, 제가…….”

“노트북도 가져와 주셨는데, 이 정도는 제가 사겠습니다.”

“그럼, 캐러멜마키아토로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녀의 몫의 커피를 들고서 자리에 돌아가니 이미 펼쳐져 있는 계약서였다.

비어 있는 부분이 많은 기본 양식을 보며 우리는 서로 맞는 타협점을 찾아갔다.

타협점이라 해 봐야 영상의 수익 비율과 주로 어떤 영상을 올릴지에 대한 것들이었다.

“기본 수익은 7: 3으로 하시는 게 어떨까요? 그리고 거기에 추가 수당이 들어올 경우도 마찬가지로 배분하는 게 좋을 것 같네요.”

그녀의 말이었다.

“아…… 예…….”

나도 모르게 수긍했다.

지금 나는 매우 불편하다.

바로 옆에 붙어서 작은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는 나와 그녀였다.

뭐라 할까.

은은하게 느껴지는 그녀의 향수에 나도 모르게 취하는 것 같았다.

거기에 사근사근 말하는 말투에 정신이 혼미해지는 기분이다.

‘사무적, 사무적으로 나가야 한다.’

나는 필사적으로 정신을 차렸다.

무엇보다 이게 돈이 걸려 있다는 것을 생각하니 흔들렸던 정신머리가 다시 찾아오게 되었다.

“일단, 잠시만요.”

“네.”

나는 정신을 차리기 위해 휴대폰 배경 화면인 범이의 모습을 보았다.

식빵 굽는 자세로 하품하는 범이의 모습.

이걸 보고 있자니 마음이 편안해졌다.

‘접속하면 바로 구운 생선이다. 절대적으로 아끼려 했던 녀석을 줘야겠다.’

이정도면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을 했다.

“어머. 범이 님 사진이네요. 귀여우셔라.”

불쑥 내 시선 앞으로 머리 하나가 다가오며 들려오는 목소리였다.

“그럼요. 우리 범이가 최고 귀엽죠.”

나도 모르게 흘러나온 말.

내 자식이나 다름없는 범이다. 비록 온라인상이지만 이미 나에게는 너무나도 소중한 가족이다.

순간 팅고가 떠올랐다.

‘팅고? 미안. 넌 든든한 내 소환수야.’

어쩔 수 없다.

팅고는 든든한 소환수다.

“이것 말고도 귀여운 사진이 몇 개 있답니다. 조만간 팬 카페에 올라올 겁니다.”

내 말에 갑작스럽게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며 기대에 가득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는 그녀였다.

“먼저 볼 수 없을까요?”

그 말에 나는 괜찮다 생각했다.

뭐 어차피 내 폰으로 보는 거니까.

그래서 범이 사진을 보여 줬다.

“꺅! 귀여워.”

한 장 한 장 넘어갈 때마다 반응하는 그녀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갔다.

그녀의 반응과 모습에 나오는 입꼬리가 아니었다.

내 자식 자랑에서 나오는 자연스러운 모습이었다.

“실제로 만나 보면 더욱 매력이 넘치는 아이입니다.”

내 말에 조만간 접속해서 한번 보고 싶다는 말을 하는 그녀였고, 기회가 된다면 그리하겠다고 약속을 하는 것으로 사진을 보는 것을 마무리했다.

이어지는 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뭐 조율이라 해봐야 기본적인 양식만 따라가도 문제는 없으니깐.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시저님.”

“저야 말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비기너님.”

악수를 끝으로 자리에 일어난 우리 둘이었다.

그리곤 난 큰일 났음을 알았다.

먼저 노트북을 챙겨간 그녀의 뒤로 발견한 효진이 때문이다.

대충 보니 한 시간을 기다린 것 같다.

아씨. 어떻게 풀어주지.

아무래도 쉽게 풀릴 것 같진 않아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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