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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소환수가 너무 강함-49화 (49/275)

제49화

#49

이오지 광산.

이오지 산에 있는 광석이 매장되어 있는 곳으로 산 전체가 하나의 탄광이다.

탄광에 매설 되어 있는 철광석의 양만 해도 앞으로 몇 백 년은 거뜬하게 버틸 수 있는 매장량을 가지고 있는 곳으로 미르지카 자작령의 주된 수입원이다.

산 자체가 하나의 사냥터인 이오지 광산 사냥터는 하나의 거대한 미궁이라 보면 되었다.

입구부터 시작된 여러 갈래의 길을 시작으로 수십 수백 개의 길이 사방으로 뻗어져 있다.

하나의 미궁이자 미로라 불리는 곳으로 보이는 것이라곤 앞으로 뻗어 있는 길과 방금 지나온 길, 그리고 높은 천장뿐이다.

화면에 표시되는 미니 맵은 고작 코앞의 지도만 보여 주기에 그곳을 돌파하는 것은 오직 플레이어의 실력뿐인 곳이다.

그래서일까.

이오지 광산의 또 다른 이명은 플레이어의 무덤이라고도 불렸다.

“귀환석 챙기라고.”

“귀환석 없으면 거기에 모든 걸 다 버리고 와야 하니깐 꼭 챙겨.”

“식량이 떨어지면 무식하게 버티지 말고 바로 귀환해 버터 봐야 좋을 거라곤 하나도 없으니까.”

“괜히 여기가 무덤이라고 불리는 게 아니야.”

광산 입구에 있는 유저들이 저마다 호들갑을 떨며 각자의 소지품을 겸하는 이유가 있다.

한번 들어가면 절대 출구를 찾을 수 없는 미궁이기에 첫 번째로 그들은 귀환석이 있는지부터 점검한다.

한번 사용하면 사라지는 소모성 아이템이자 하나에 만 골드나 하는 비싼 물건이지만, 길을 잃고 파티원과 떨어졌을 때 유일하게 자신을 살려 줄 수 있는 물건이기에 절대 없어서는 안 될 귀중한 아이템이다.

거기에 한동안 버틸 식량은 물론이고, 각자 스케줄 표를 확인해 사냥터에서 머물 시간과 로그아웃 시간, 그리고 재접속 시간을 꼼꼼하게 체크하며 파티를 구성하고 있었다.

그만큼 한번 들어가면 쉽게 나오지 않는 곳이 바로 눈앞의 이오지 광산이다.

“이유가 있지.”

이들이 이렇게 사냥터에 들어가기 전에 꼼꼼하게 체크하는 이유가 있다.

그 이유는 다름 아닌 이곳의 사냥터가 특별하기 때문이다.

첫 번째로 사냥터 안에는 코볼트 광부들이 즐비하게 나타난다.

커다란 곡괭이를 들고 다니는 코볼트가 광산에 들어온 유저들을 반겨 주며 좋다고 그것을 머리 위로 휘두른다.

평균 레벨은 30~40.

한마디로 이곳 사냥터에서 40레벨까지는 무난하게 올릴 수 있는 사냥터가 이곳이다.

고작 이걸로 이곳이 특별하다고 하면 길 가다다 PK 당해도 할 말이 없다.

이곳이 특별한 이유는 다름 아닌 정예 몬스터인 코볼트 간수가 상당히 많이 등장한다는 점이었다.

코볼트 간수의 레벨은 45.

거기에 코볼트 간수가 드롭하는 코볼트 세트는 100레벨까지 써도 될 정도로 상당한 성능을 가진 아이템이다.

방어구 다섯 부위와 무기까지 합쳐 총 6피스의 세트다.

전부 다 모을시 추가 대미지 상승까지 달려 있는 엄청난 성능의 아이템이다.

이런 이유로 저렙 구간에서 한탕 거하게 해낼 수 있는 곳이 바로 이곳이라는 소리이며, 한 때는 이곳에서 코볼트 세트와 마정석을 모으려는 작업장이 있을 정도였으니 이곳의 인기는 남달랐다.

광산 입구에서 떠들썩하게 각자의 소지품을 검사하던 이들이 하나둘씩 입구로 향했다.

시끌벅적하던 곳에 조용한 적막이 흘렀고, 그 자리에 남은 것은 이제 나 혼자였다.

“들어가기 전에 앞서…….”

저들과 같이 나도 들어가서 퀘스트나 진행해면 되겠지만, 그 전에 들러야 할 곳이 있다.

바로 옆에 있는 하나의 건물.

다름 아닌 신성 교단의 미르지카 자작령 지부였다.

그리고 나는 그곳에 들어섬과 동시에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 * *

신성 교단 미르지카 자작령 지부.

무려 3층짜리 건물에서 나는 가장 꼭대기 층인 3층에 있는 커다란 방에서 한 사람과 독대하고 있었다.

“뵙게 돼서 영광입니다. 형제님. 저는 이곳 지부장을 맡고 있는 이리엘이라고 합니다.”

“플레이어 시저라고 합니다.”

“미리엘 장로님에게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그녀는 우아하게 찻잔을 들고는 입가로 가져가 한 모금 마셨다.

기품 있으면서도 우아한 몸짓이다.

누가 봐도 한눈에 반할 것 같은 미모와 붉은색의 머리카락과 눈동자는 상당히 매력적인 NPC다.

NPC 인기투표에서도 상위권을 차지했을 정도로 아름다운 NPC로 유명한 이리엘이다.

그런 미모의 여인과 차 한잔 하고 있는 이 상황이 다른 플레이어들에게 부러워할 상황이긴 하다.

하나 나는 그러하질 못했다.

‘쩝, 미치겠네.’

지금 내 손은 미세하게 떨고 있었고, 등은 땀으로 축축하게 젖어 가는 중이었다.

거기에 나도 모르게 어떻게 하면 눈앞의 이리엘과 친해질 수 있을까 생각으로 머릿속이 엄청나게 복잡해지고 있었다.

“무슨 일이라도 있으십니까? 형제님?”

“아, 아닙니다.”

아니긴 무슨.

지금 내 머릿속은 반대의 말을 하며 복잡해 미치겠다.

아니 그도 그런 것이 눈앞의 NPC는 훗날 엄청난 존재로 바뀌어 유저들의 눈앞에 나타난다.

성녀 이리엘.

신 아이샤의 딸이라 불릴 정도로 엄청난 영향력을 지닌 존재가 바로 눈앞의 이리엘이다.

이리엘은 신 아이샤의 계시를 받아 성녀가 되어 월오룰의 신성 교단을 이끌어 가는 중요 인물 중 하나이다.

그녀의 장점은 다름 아닌 압도적인 신성력.

스텟으로 표현하자면 내 통솔력과 마찬가지로 MAX란 수치를 가지고 있는 그녀다.

그녀의 신성력 앞에서는 어지간한 마족이나 몬스터는 한 줌의 재가 되어 사라지게 되었고, 그녀가 내려 주는 축복은 여타의 다른 자들이 사용하는 축복과는 질부터가 달랐다.

거기에 수많은 질병과 저주를 해제하는 능력은 가히 신 아이샤가 중간계에 내려오지 않았을까라는 말을 할 정도였다.

자, 그런 그녀다.

근데 내가 지금 친해지려 하려고 하는 이유는 딱 하나다.

그건 바로 회귀 전 눈앞의 이리엘이 한 플레이어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그것도 별 볼 일 없는 평범한 전사 직업을 가진 한 유저였다.

그 유저의 경우, 월오룰을 시작한 계기가 이리엘의 모습을 보고 첫눈에 반해 시작한 것이다.

그 뒤로 이리엘이 움직이는 모든 곳을 따라 움직이며, 그녀가 가는 곳에서 뛰어난 활약은 아니지만 그녀를 지켜 주며 오직 이리엘만을 위해 희생하던 유저였다.

그런 유저에게 감사함을 느낀 이리엘이 그 유저와 계약을 맺게 되며 마왕 세지아르를 쓰러뜨리기까지 함께하게 된 것이다.

‘완전 복이 굴러 들어왔지.’

이리엘은 엄청난 신성력을 가진 존재다.

그런 그녀의 축복 속에 막강한 버프를 받아 사냥하는 그 유저는 엄청난 성장력을 자랑했다.

거기에 이리엘이 걸어 주는 축복은 그 유저 혼자만이 아니라 파티원 전부에게 해당되었고, 그 때문에 여러 길드에서 그 유저를 데려가기 위해 부단히도 노력을 했다.

하지만 그 유저는 이리엘과 단둘이서만 함께하고 싶다고 했고, 내가 회귀하기 전까지 이리엘과 붙어 다니는 별종 유저로 이름을 날렸다.

‘다른 건 모르겠고. 일단 성녀가 될 제목이잖아? 그러니 친해져야지.’

다른 존재도 아니고 성녀다.

그런 존재와 친해질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당연히 나는 어떻게 친해질 수 있을지 고민이 되었고, 그 방법을 떠올리지 못해 안절부절못하고 있는 중이었다.

일단 먼저 퀘스트부터 진행해야 하기에 심호흡 몇 번으로 마구 날뛰고 있는 내 심신을 안정시킨 다음에 말을 꺼냈다.

“미리엘 장로님께 들었습니다. 이오지 광산에 어둠의 힘을 느끼셨다구요?”

“맞습니다. 광산 안에서 어둠의 기운이 흘러나왔습니다. 다만 그게 너무나도 미약하고 딱 한번 뿐인 일이라 저희도 어디서 일어났는지 포착만 한 상황입니다.”

대충 시기상 한 달 정도 된 일이라고 한다.

그동안 신성 교단의 신도들이 열심히 광산을 뒤져 보았지만, 아무런 흔적을 찾지 못했다고 한다.

하물며 조사를 위해 파견 되었던 신도 몇 명이 행방불명이 되는 일이 생겼다고 한다.

벌써 피해자만 열 명이 넘었고, 그들의 행방을 찾기 위해 지금도 신성 교단의 신도들이 광산을 돌고 있다고 한다.

‘오호라. 이거 생각보다 퀘스트가 클지도 모르겠는데?’

딱 봐도 냄새가 났다.

그것은 바로 대박의 냄새다.

평범하게 사냥과 무언가의 흔적을 찾는 퀘스트면 몰라도 NPC까지 끼여 있는 퀘스트다

보상이 가볍지 않았다.

그렇기에 나는 지금까지 얻은 정보를 종합했다.

첫 번째는 미리엘 장로에게 이곳으로 가라는 퀘스트.

두 번째는 두 영지간의 불화로 인해 데닉크 자작에게 퀘스트.

두 퀘스트의 중점은 다름 아닌 이오지 산.

거기에 행방불명이 된 신성 교단의 신도.

홀로 머리를 굴려본 결과 나온 답은 단순했다.

‘그 숨겨진 던전을 찾자.’

뭘 복잡하게 생각을 하고 있는가?

그냥 그 숨겨진 던전을 찾으면 해결되는 것을 말이다.

지금부터 이오지 산의 광산의 사냥터로 향하면 된다.

필요한 건 내 두 다리뿐이다.

“알겠습니다. 그럼 혼자 한번 수색해 보겠습니다.”

일단 대충 방향은 정해졌다.

남은 것은 미궁 속에 들어가서 찾아보면 된다.

눈앞의 이리엘과 친해지는 방법은 당장은 없다.

아무래도 친해지기 위해서는 특별한 이벤트가 발생해야 하는데 지금 당장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미리엘 장로가 준 퀘스트를 성공함으로 이리엘에게 신뢰를 안겨 주는 것밖엔 없다.

“혹시…… 부탁 하나 드려도 괜찮겠습니까?”

갑작스런 퀘스트의 발생을 뜻하는 말.

나는 당연히 가능하다며 해 드릴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해 주겠다며 힘차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러자 그녀는 살며시 미소 지으며 말을 했다.

“혹시라도 저희 교단 사람의 흔적을 찾는다면 부디 그들의 품에서 얻을 수 있는 교단의 증패를 가져와 주십쇼. 어머님의 품으로 보내 드리기 위한 기도를 드리려고 합니다.”

[서브 퀘스트가 생성되었습니다.]

[이리엘 부탁]

난이도: 어려움.

제한: 없음.

내용: 이오지 광산에서 사라진 형제자매들의 흔적을 전해 줘라 0/10

보상: 이리엘과의 친분

특이 사항: NPC 이리엘의 변화

이거다.

뭐 특별한 보상은 필요 없다.

그저 이리엘과의 친분만 있다면 전혀 다른 보상이 부러울 게 없다.

“꼭 전해 드리겠습니다.”

그렇게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난 나다.

“시저 님의 앞길에 축복을.”

그녀의 기도와 함께 나는 그녀의 집무실을 빠져나왔다.

“후, 그럼 시작해 볼까?”

이제 남은 것은 다름 아닌 이오지 광산으로 들어가는 것뿐이다.

나는 그대로 광산으로 향해 들어갔다.

* * *

시저가 이오지 광산으로 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이리엘이었다.

“어머니의 뜻대로 그가 그곳을 향해 움직였습니다.”

아무도 없는 방에서 누군가를 향한 보고를 하는 이리엘이었다.

그 모습은 마치 신 아이샤에게 보고하는 듯했다.

놀랍게도 그런 그녀의 보고에 응답하는 자가 있었다.

-잘했다. 아이야. 그는 세상의 파멸을 막아 줄 자이니 그가 원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을 해 주거라.

“무엇이든 말입니까?”

-무엇이든 말이다.

“알겠습니다. 어머니.”

이리엘은 조용히 시저를 지켜보다가 창문을 닫았다.

그러자 또다시 신 아시야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의 뒤를 따라갈 이들을 꾸리거라. 그리고 그의 뒤를 따라가라. 아이야. 너 또한 마찬가지다.

“알겠습니다. 어머니.”

이리엘은 조용히 아래로 내려갔다.

어머니의 말씀대로 그를 도와줄 인원을 꾸리기 위해서다.

지금 이곳에 있는 가장 강한 이들로 꾸려진 신성 교단 정예 멤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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