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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소환수가 너무 강함-41화 (41/275)

제41화

#41

듀스델 백작령에 언데드가 나타났더라.

이건 내가 알고 있던 미래 지식과 달라졌다.

앞서 말했듯이 평범한 사냥터인 듀스델 백작령이다.

그런 곳에 언데드가 출몰했다라.

뭔가 수상한 냄새가 났다.

내 얼굴을 읽어서 그런지 볼드모드가 웃으며 나에게 말해 주었다.

“아직 많은 양의 언데드가 아니네. 단지 언데드가 된 사람이 발견되어 조사 중이지 심각한 것은 아니네.”

“아…….”

내 심각한 얼굴을 읽은 볼드모드의 말이었다.

그와 동시에 부가 설명을 해 주었는데, 발견된 언데드도 죽은 상태에서 발견되었기에 이제 겨우 조사에 들어가는 수준이라고 한다.

다만 언데드는 흑마법사와 마왕과 연된되어 있는 일이니 철저한 조사가 이뤄질 예정이라며 걱정하지 말라했다.

보통 여기까지 이야기를 들으면 그렇구나 하고 넘어가겠지만, 나는 달랐다.

‘아무리 생각해도 뭔가 있다는 느낌밖에 없는데 말이야.’

미래 지식엔 듀스델 백작령에 언데드가 나왔다는 이야기는 없었다.

근데 지금은 언데드가 나타났다.

그것도 정체를 알 수 없는 알의 세 번째 조건이 공개됨과 동시에 말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듀스델 백작령에 무언가 위기가 찾아오고 있음을 알리는 시스템 창이었다.

간단히 넘어갈 문제가 아니라는 소리다.

“아직 자네가 가기엔 먼 거리니 큰 걱정 말게나.”

사실 맞는 말이긴 하다.

아직 나에겐 아주 멀리 있는 사냥터다.

물론 마음먹고 달린다면 금방 갈 순 있겠지만, 챙겨 먹을 건 챙겨 먹어야 하니까.

단순히 정체를 알 수 없는 알 때문에 그곳으로 직진하기에는 손해가 막심하다.

아깝잖아.

두 영지 사이에 내가 목표로 두고 있는 곳이 최소 네 곳이다.

하나는 아무도 개척하지 못했던 호수 너머의 사냥터와 두 영지에 있을 필드 보스 몬스터나 정예 몬스터가 대표적인 예다.

물론 100% 확실하게 만난다고 할 순 없지만, 그래도 사냥터 한 바퀴는 돌아 봐야 하지 않겠는가? 거기에 아직 내 레벨을 생각하면 사냥은 필수. 거기에 얻을 건 다 얻어야 하는 법이다.

괜히 내가 못 챙겼다가 남이 먹었다고 생각하면 배가 아프다.

사촌이 땅을 샀다 해도 그것보단 훨씬 더 아플 꺼다.

결론을 내리자면 차근차근 한 걸음 한 걸음 가는 것이 정답이라는 소리다.

“다시 본래 이야기로 돌아오지. 사실 자내를 부를 이유가 있다네.”

볼드모드가 다시 원래 이야기로 돌렸다.

“플레이어들에게는 특별한 힘, 즉 신 아이샤 님의 힘을 빌려서 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네. 맞는가?”

“맞습니다.”

게임 시스템을 말하는 것을 알고 있기에 맞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볼드모드가 흡족하다는 얼굴로 말을 이었다.

“그 특별한 힘을 가지고 있는 이들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네. 그 일을 부탁할까 싶네.”

“저희 신성 교단에서도 특별한 곳을 발견했습니다. 하지만 형제들의 능력으론 조사조차도 불가능합니다. 저희도 그곳에 대한 조사를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결국 내가 이 자리에 불려온 이유라고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저 두 사람의 부탁이다.

신성 교단과 마탑에서 조사 중인 죄악의 힘과 대선의 힘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NPC들로 불가능한 조사, 즉 유저가 필요한 곳의 조사를 하는데 도와 달라는 것이다.

하물며 이게 평범한 부탁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는 시스템 창이 떠올랐다.

[신성 교단 미리엘 장로에게서 협조 요청이 왔습니다.]

-승낙하시겠습니까? Yes or No.

-진리의 마탑 볼드모드에게서 협조 요청이 왔습니다.

-승낙하시겠습니까? Yes or No.

-승낙 시 퀘스트가 발생합니다.

-거절 시 아무런 일이 생기지 않습니다.

이건 뭐.

누가 봐도 당연히 수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퀘스트가 발생한다.

그것도 다른 사람도 아니고 신성 교단의 장로와 진리의 마탑주에게서 생겨나는 퀘스트다.

당연히 이건 받아야 한다.

나도 안다.

머릿속으론 똑똑히 저 두 사람이 주는 퀘스트니 어려울 거다.

하지만 그럼에도 지금 뛰고 있는 심장은 어려운 만큼 대단한 보상이 들어올 것이란 걸 알고 있다.

월오룰의 퀘스트는 난이도가 어려울수록 보상은 더욱 빵빵하다.

그걸 알고 있기에 마구 뛰는 심장과 기대감으로 가득 부풀어 오르는 가슴이었다.

나는 수락했다.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도와 드리겠습니다.”

아마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대답이 아닐까싶다.

무조건 전폭적으로 저들을 도와주고 싶지만, 그러기엔 아직 내가 부족한 점이 너무나도 많다.

회귀 전의 서머너 킹의 힘을 가지고 있으면 모르겠으나, 지금은 겨우 초보자 딱지를 뗀 수준이다.

“그래. 그거면 되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형제님.”

내 대답에 흡족하다는 듯한 얼굴의 두 사람이었다.

그와 동시에 그 둘은 바로 퀘스트를 내려 주었다.

첫 번째 퀘스트는 볼드모드였다.

“다음 영지인 데닉크 자작령에 있는 시이라 호수를 아는가? 그 너머에서 이상한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는 이야기가 있네. 그곳의 조사를 부탁해도 되겠는가?”

“하겠습니다.”

[퀘스트가 생성되었습니다.]

[시이라 호수 너머를 조사하라]

난이도: 어려움.

제한: 볼드모드에게 부탁받은 자.

내용: 시이라 호수너머의 이상한 기운을 조사하라.

보상: 명성 +1000

내가 퀘스트의 내용을 확인하려고 하기도 전에 미리엘 장로의 퀘스트가 떨어졌다.

“미르지카 자작령에 있는 이오지산에 어둠의 힘을 형제들이 느꼈다고 합니다. 저희 지부의 형제들에게 도움을 주실 수 있습니까?”

“알겠습니다.”

[퀘스트가 생성되었습니다.]

[이오지 광산을 조사해라.]

난이도: 어려움.

제한: 미리엘 장로에게 부탁받은 자.

내용: 이오지 광산에서 뿜어져 나오는 어둠의 힘을 조사해라.

보상: 명성 +1000

순식간에 두 개의 퀘스트를 받았다.

두 사람은 할 말을 마쳤다는 듯 비어 있는 찻잔에 다시 차를 채워 음미하기 시작했다.

그사이에 나는 빠르게 두 개의 퀘스트를 확인했고, 슬쩍 웃을 수밖에 없었다.

‘좋다. 오히려 목적지가 확실하게 잡혀서 따로 계획을 짤 필요가 없겠네.’

일단 볼드모드가 말한 시이라 호수의 경우, 앞서 말했던 호수 너머의 미공략 사냥터였다.

호수에 머물고 있는 수중 몬스터들 때문에 갈 수 없던 곳이자 그 누구도 가 보지 못했던 사냥터에 갈 생각이었는데, 퀘스트까지 발생했으니 더욱 이득이었다.

그리고 다음으로 미리엘 장로가 조사라하는 곳의 경우 레전더리 아이템을 얻기 위해 들려아 하는 인던이 있는 곳이다.

어차피 가야 하는데 퀘스트가 생성되었고, 신성 교단의 특성상 나 혼자가 아니라 최소한의 인원이나 도움을 줄 무언가를 줄 것이다.

‘근데 명성은 뭐지?’

문제는 퀘스트 보상인데, 명성이란 수치는 나도 잘 모르는 시스템이다.

내가 아무리 미래 지식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내가 알고 있는 것에 대한 지식이지 이렇게 뜬금없는 게 튀어 나올 줄을 몰랐다.

따로 조사해 봐야 할 것 같다.

나는 대충 머릿속에서 정리가 끝났음에 고개를 들어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이것을 가져가게.”

볼드모드가 나를 향해 내미는 것은 다름 아닌 하나의 반지였다.

“나를 뜻하는 반지네. 그것을 보여 주면 어지간한 이들은 도움을 줄 걸세.”

“저희 신성 교단을 뜻하는 반지도 드리겠습니다.”

순식간에 두 개의 반지가 내 손에 들렸다.

<진리의 마탑 반지>

등급: 유니크

내구력: 파괴불가.

지식 스텟 +10

지혜 스텟 +10

-진리의 마탑 마탑주인 볼드모드를 상징하는 반지다.

-계정 귀속.

<신성 교단의 반지>

등급: 유니크

내구력: 파괴불가.

신성력 +10

-신성 교단에 속해 있는 장로급만이 낄 수 있는 반지다.

-계정 귀속.

두 개의 반지의 옵션을 보고는 충분히 이해했다.

사실 반지 하나당 저 정도의 스텟이면 충분한 양이며, 더욱 중요한 건 저 반지로 인해 마탑과 신성 교단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할 말은 다 했고, 받을 건 다 받았으니 이제 일어날 시간이다.

“그럼 가 보겠습니다.”

내 말에 니베라 남작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하지. 정말로 고맙네.”

“아닙니다. 오히려 축하를 받으셔야 할 일입니다.”

“원하는 곳까지 마차로 배웅하라 말하겠네. 편하게 가게나.”

니베라 남작의 배려에 나는 살짝 감동을 받았다.

원하는 곳까지란다.

그렇다면 내 선택지는 딱 하나다. 퀘스트 목적지인 시이라 호수 근처까지 부탁했다.

니베라 남작은 흔쾌히 수락했고, 마지막으로 볼드모드와 미리엘 장로에게 꾸벅 인사를 하고 응접실을 나왔다.

크크크.

이거 완전 개꿀이네.

원래 가려는 곳에 생겨난 퀘스트.

그리고 아직 정체를 알 수 없는 보상까지.

이 모든 것이 나를 위해 마치 준비되어 있는 것 같았다.

‘이게 꽃길인가?’

회귀전의 나는 불꽃 길을 걸었다.

매일같이 일어나는 경쟁은 물론이고, 누군가를 쓰러뜨리지 않는 이상 내 앞길은 막혀 있는 그런 세상에서 죽자 사자 노력하고 철저하게 나를 굴렸다.

하나 지금의 나는 내가 가는 길에는 꽃들이 만연하게 활짝 피어 반겨 주는 것 즐거웠고, 모든 일이 술술 풀리고 있었다.

정말이지 기분이 좋아질 수밖에 없었다.

“성벽 너머 사람의 적은 곳까지 안내하겠습니다.”

“부탁드리겠습니다.”

나는 그렇게 마차에 올라탔고, 마지막으로 니베라 남작의 성에 있는 아름다운 정원을 눈에 담았다.

* * *

플레이어 시저가 떠나난 응접실.

앉아 있는 세 사람은 조용한 침묵을 유지했었다.

잠깐의 대화 동안 여러 가지 일이 있었다.

그것을 복기하는 동안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침묵이었고, 가장 먼저 깬 것은 다름 아닌 볼드모드였다.

“어떻게 보는가?”

그의 질문은 두 사람에게 향한 것이다.

하나 그 대답을 듣기 전에 자신의 생각을 먼저 말하는 그였다.

“이 늙은이가 보기엔 다른 플레이어와 다른 것 같아. 마치 뭐라 할까 초식 동물들 사이에 숨어 있는 맹수라고 할까…….”

그의 말에 수긍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는 니베라 남작이었다.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하물며 두 분이서 부탁하는 일을 망설임 없이 받더군요.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말입니다.”

“그래서 수상해…….”

마음에 안 든다는 듯한 얼굴의 볼드모드였다.

하나 그런 그의 얼굴을 편안하게 만드는 것은 다름 아닌 미리엘 장로였다.

“이곳으로 오기 전에 어머니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오오!”

“그게 정말이십니까?”

볼드모드, 니베라 남작이 차례로 놀라했다.

어머니의 목소리를 들었다는 것은 신탁을 받았다는 것, 혹은 그에 준하는 뭔가 필요한 지시를 받았다는 것이다.

그 내용은 이곳 브리타니아 대륙에서는 매우 중요한 일이었다.

“시저 형제님을 믿으라고 하셨습니다.”

그 말에 볼드모드가 탄식을 내뱉으며 말했다.

“허허, 그 말을 진작 해 주면 좋았거늘…….”

그랬다면 필요한 물품을 몇 가지 지원해 줄까 싶었다.

당장 그가 들고 있는 지팡이만 해도 마법사라면 누구라도 탐을 내는 물건이다.

그게 아니더라도 그의 아공간 주머니에는 각종 물건들이 잠들어 있었다.

세상 밖에 풀리면 순식간에 금화 수천만 개는 받아 낼 물건들이 말이다.

그 모습에 미리엘 장로가 조금은 의아한 얼굴로 말했다.

“어머니께서 말씀하시길 그를 믿되 불필요한 지원은 하지 말라 하셨습니다.”

“그게 무슨!”

신 아이샤의 말은 이러하다.

믿어라. 그러나 그가 원하기 전에는 도움을 줄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신탁의 내용이 조금 아이러니하기에 지금까지 입을 다물고 있었다는 미리엘 장로였다.

“이 모든 것은 어머니의 뜻이니 저희는 따를 뿐입니다.”

미리엘 장로의 경건한 성호와 함께 잠깐의 기도문이 읊어졌다.

그 기도를 듣는 볼드모드는 먼 곳을 응시했다.

그리곤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을 나지막이 말했다.

“그를 믿데 지원은 하지말라라…… 시저가 스스로 성장하길 바라는 것 같군.”

볼드모드의 말에 미리엘 장로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제 생각도 그러합니다.”

그 말에 왠지 모르게 플레이어 시저가 떠난 길이 순탄하지 않을 거라 생각 들었다.

시저를 생각하고 있자니 머릿속에서 마법의 근원이라 할 수 있는 사대 원소 중 하나가 떠올랐다.

활활 타오르는 불.

지금 그의 머릿속에서 그려지는 시저는 그러한 존재였다.

“뜨겁군.”

볼드모드의 말에 그 자리에 있는 두 사람은 의아하다는 얼굴로 변했다.

하나 볼드모드는 그들의 의문을 풀어 주지 않았다.

대신 자리에서 일어나 지팡이를 휘둘렀을 뿐이었다.

위이이잉.

지팡이가 휘두른 자리에 생겨난 포털.

그곳을 향해 움직이려던 볼드모드가 작별의 인사를 건넸다.

“그럼 다음에 보세.”

그의 말에 남은 두 사람이 인사했다.

“곧 찾아뵙겠습니다. 형제님.”

“저 역시 이곳의 일을 마무리하고 수도로 가겠습니다.”

볼드모드는 그대로 포털을 향해 몸을 움직였다.

순식간에 사라진 볼드모드였고, 미리엘 장로도 일어난 김에 신성교단으로 향했다.

홀로 남은 니베라 남작은 조용히 혼잣말을 했다.

“그나저나 보상은 뭘 줘야 하는 거지.”

그에게 있어서 가장 큰 숙제가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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