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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소환수가 너무 강함-35화 (35/275)

제35화

#35

월오룰의 커뮤니티 사이트인 월오룰 인벤은 급작스런 대규모 이벤트 메인 퀘스트 때문에 실시간으로 불타오르고 있었다.

-아니! 지금에 와서 대규모 이벤트 메인 퀘스트? 그것도 니베라 남작의 성에?

˪이게 머선 129?

-지금 그쪽에 있는 유저들 난리 났다고 합니다.

˪실시간 방송 보는데 고블린이 개같이 몰려온다던데요?

˪평소 알던 고블린보다 더 강하대요. 만만하게 볼 일이 아니랍니다.

˪방금 로그아웃했는데 다시 들어갑니다.

급작스러운 대규모 이벤트 메인 퀘스트 소식에 놀라는 것은 당연했다.

월오룰이 오픈한 지 1년이 넘은 시점이다.

지금까지 그 누구도 발견하지 못한 메인 퀘스트이며 아주 작은 실마리도 찾지 못했던 것이 바로 월오룰의 메인 퀘스트였다.

그런 메인 퀘스트가 갑작스럽게 발견된 것은 물론이고, 대규모 이벤트가 되었으니 모두가 놀랄 만도 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 사이트가 마비될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월오룰을 플레이하는 유저들은 물론이고, 월오룰을 방송으로 시청하는 시청자까지 모두 이번 이벤트에 주목할 수밖에 없었다.

월오룰 최초의 메인 퀘스트이자 대규모 이벤트가 열렸다.

퀘스트가 열렸다는 것은 즉, 보상도 있다는 것!

지금 모두가 기대하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이번 퀘스트에서 어떤 보상이 내려질지에 집중하고 있었다.

[대규모 이벤트 메인 퀘스트를 종료합니다.]

-정산을 시작합니다.

정산을 알리는 시스템 창에 게임을 접속해 있는 사람은 물론이고, 화면으로 시청하고 있는 사람들까지 전부 입을 다물고 기대감을 부풀린 얼굴로 숨죽여 시스템 창이 떠오르는 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대규모 이벤트 메인 퀘스트를 성공적으로 완료했습니다.

-정산을 시작합니다.

-참가자 전원에게 랜덤 스킬 뽑기권 지급합니다.

-기여도 정산을 시작합니다.

-1등. 플레이어 ‘시저’ 님에게 확정 레전더리 스킬 뽑기권을 지급합니다.

-2등. 플레이어 ‘에란겔’ 님에게 확정 유니크 스킬 뽑기권을 지급합니다.

-3등. 플레이어 ‘폭풍간지훈이’ 님에게 확정 레어 스킬 뽑기권을 지급합니다.

-고블린 족장을 처치한 플레이어 ‘시저’ 님에게 확정 레전더리 뽑기권을 지급합니다.

시스템 창은 더 이상 나타나지 않았다.

“…….”

하나 그 순간 월오룰에 접속해 있는 그 어떤 유저는 물론이고, 시청자들까지 전부가 잠시나마 침묵하게 만드는 순간이었다.

그들은 알았다.

대규모 이벤트 메인 퀘스트의 참가가 어떤 의미인지 말이다.

그리고 이번에 참가한 유저들 중에서 시저라는 유저가 가장 대박을 터트렸다는 것을 말이다.

무려 확정 레전더리 스킬 북 두 권.

이 두 권의 스킬 북이 가지는 의미는 하나였다.

괴물 신인의 등장.

그리고 가장 바빠진 곳은 다름 아닌 니베라 성에 있는 스카우터들이었다.

“빨리! 시저라는 유저를 찾아내!”

“당장. 얼마를 불러서라도 붙잡는다.”

“절대 양보 안 합니다.”

“누가 할 소리를!”

그들의 불꽃 튀는 신경전이 시작되었다.

당장이라도 시저라는 유저가 나타나면 모두를 쓰러뜨리는 한이 있더라도 가장 먼저 붙잡겠다는 듯 몸을 풀기 시작하거나, 무기에 손을 가져가는 스카우터들도 있었다.

그들의 영입 전쟁은 이제 막 스타트 지점에 도착했을 뿐이었다.

* * *

강렬하고도 달콤한 시스템 창이 끝났다.

멍하다.

이게 진짜인가 싶다.

나도 모르게 손을 들어 뺨을 꼬집어 봤다.

“아얏.”

고통이 느껴진다.

가상 현실 게임이지만 통각 시스템이 존재했고, 그 시스템의 영향으로 나에게 고통이 찾아온다.

물론 이 고통은 아주 미약하다.

월오룰에서 겪는 온갖 고통은 캡슐에 누워 있는 사람에게 영향을 주게 마련이니까.

자세한 원리는 모르지만, 일정 이상의 큰 고통에 관해서는 느끼지 못하게 만들고, 이렇게 스스로가 내는 고통의 경우 미약하게 느낄 수 있다.

아무튼 그 고통 덕분에 나는 이게 꿈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거기에 진짜 시스템창이 말하는 플레이어 시저라는 유저가 나라는 것을 알려 주는 듯 옆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였다.

“추, 축하드립니다!”

바로 앞에서 방금까지 대화를 나누던 집사길마의 축하의 인사였다.

그것을 시작으로 그의 길드원 모두가 나를 향해 축하의 인사와 함께 경외심이 가득한 눈을 보내왔다.

“축하드립니다!”

“대박입니다! 무려 레전더리 스킬 뽑기권이라니요!”

“저희를 구해 주실 때부터 알아 뵙습니다.”

“암! 고블린 족장을 쓰러뜨리실 때 저는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얼떨떨해하던 나를 더욱더 정신없게 만드는 그들이었다.

그런데도 그들의 말에서 진심으로 나를 축하해 준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기에 고마움을 표했다.

“감사합니다.”

정말이지 가슴이 벅차올랐다.

이렇게까지 나를 인정하고, 모두의 축하를 받는 것이 몇 년 만인지 정확하게 기억도 나질 않는다.

개국공신으로 불릴 시절에만 느낄 수 있었던 그 감정을 오랜만에 느꼈다.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살짝 붉어지려는 것을 느꼈을 때였다.

“냐앙.”

어느새 내 곁으로 다가온 범이가 나를 향해 앞발을 들고는 안아 달라고 하고 있었다.

정말이지.

이 녀석은 내가 감정의 변화를 느낄 때마다 이렇게 즉각 반응해 준다.

고맙다는 말밖에 나오질 않았다.

“고마워, 범이야.”

나는 범이를 들어 안아 주었다.

범이는 그런 내 품에서 편한 자세를 잡더니 그대로 잠을 청하듯 고개를 파묻고는 조용히 눈을 감아 버렸다.

마치 자신이 할 일은 다 해 줬으니 알아서 하라는 듯한 모습이다.

그 배려에 감사할 뿐이다.

‘자, 그럼 이제 할 것은 팅고의 진화와 스킬 뽑기권을 확인할 시간인가?’

지금 내 인벤토리에 메인 퀘스트 보상으로 들어온 세 개의 스킬 뽑기권과 함께 팅고를 진화시킬 고블린 족장의 심장이 있다.

얼른 이것들을 사용해 보고 싶지만, 당장은 눈앞에 있는 이들이 문제라 쓸 수가 없다.

‘거기에 상태창 정리도 해야지.’

이번에 레벨 업을 통한 보너스 스텟도 정리도 해야 하고, 새로운 스킬도 확인해야 하고 이것저것 할 일은 많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눈앞의 이들을 보내야 한다.

어떻게 하면 이들을 떨어뜨릴까 하며 고민하는 중이었는데, 놀랍게도 그들은 이미 떠날 준비가 되었는지 나를 향해 다시 인사를 하는 것이었다.

“덕분에 저희가 살 수 있었습니다. 이 은혜는 나중에 어떻게든 갚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길마의 말에 이어 길드원의 인사였다.

그리고 그들은 미련 뚝뚝 떨어지는 눈빛으로 범이를 바라보고 있었다.

미련 가득한 시선에 눈길 한번 줄 법도 한데 범이는 얼굴을 제 몸에 파묻고는 한 번을 들 생각이 없어 보였다.

“저런 도도한 맛이 있어야 고양이지.”

“맞아, 맞아.”

“너무 사랑스럽다.”

“넌 부럽다. 한번 안아도 봤으니.”

유일하게 품에 안아봤던 여성 유저가 마치 꿈을 꾸는 소녀의 얼굴이라고 해야 할지, 동경하던 연예인을 눈앞에 두고 바라보는 시선이라고 해야 할지 모를 법한 얼굴로 범이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범이 님의 팬클럽이라도 만들어야겠어요.”

지금 뭐라 하는 거야.

어이구야.

진짜 이러다가 범이 팬클럽까지 생기겠네.

살다 살다 소환수 팬클럽이 생긴다는 소린…… 아! 있었지.

그래 회귀 전에 소환수의 팬클럽이 두 개나 존재했다.

하나는 범이가 빼앗은 마안의 주인이 엘리스의 해피라든가, 평범한 노멀 소환사 직업을 가진 유저 중 한명인 웨이홍의 소환수인 판다가 있었다.

엘리스의 해피의 경우 늑대의 모습을 하고 있었는데, 덩치가 커 어지간한 성인 셋은 등에 태우고 다닐 정도로 커다란 녀석이다.

하지만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순한 인상은 물론이고, 애교가 넘치는 걸로 유명한 해피라 엘리스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해피다.

웨이홍의 경우 소환수가 곰이었는데, 평범한 곰이 아니라 놀랍게도 정예 몬스터인 곰이었는데, 놀랍게도 생긴 것이 판다와 똑같이 생긴 소환수였다.

몬스터임에도 실제 판다와 성격이 비슷했는데, 성격이 온순한 편이며 행동이 상당히 애교스러운 소환수이지만 전투에 들어가는 순간 그 모습이 180도로 바뀔 정도로 흉포한 놈으로 바뀌는 녀석이었다.

아무튼 저 두 소환수의 경우 팬클럽이 있었다.

듣기로는 저 두 소환수의 주인인 두 사람의 경우, 방송 수입도 수입이지만, 소환수를 바탕으로 하는 캐릭터 상품, 즉 굿즈를 만들어 파는 수익이 엄청나다고 들었다.

‘년 수익이 중견 기업의 수익이라 들었는데.’

그때 당시 일부 유저들이 게임의 소환수보다 돈을 못 번다며 신세 한탄하는 글을 볼 수 있을 정도로 소환수의 인기는 상당했다.

이대로 시간의 흐름이 흘러간다면 엘리스의 해피와 웨이홍의 판다. 양대 산맥에 우리 범이가 추가될 수도 있다는 소리다.

‘에이. 뭐 그렇게까진 안 바라고.’

그래도 뭐 기대가 아주 안 되는 건 아니다.

정말 만들어지면 엄청난 돈을 만질 수 있으니까.

기대는 할 수 있잖아? 안 그래?

벌써 신난 심장에게 조용히 하라고 외친 다음에서야 나는 다시 그들을 바라보았다.

“저. 길마님.”

“네. 시저 님.”

“나중에 절 좀 도와주시겠습니까?”

갑작스럽게 내가 도와 달라는 게 있다고 하니 어리둥절한 얼굴의 길마와 길드원이었다.

“혹시…… 제가 마을에 갈 때 사람들의 이목을 좀 끌어 주시겠습니까?”

“아…….”

내 말에 길마가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그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곳 니베라 성에 머물고 있는 스카우터들을 말이다.

그들을 직접 겪어 보진 않았더라도 소문은 어느 정도 들었을 것이니 내가 얼마나 피곤해질지 예상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친구 등록해 주시면 나중에 연락을 드리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저희를 구해 주셨는데 그 정도는 당연히 도와 드려야죠.”

그렇게 길마와 친구 등록을 마치고 그들이 산에서 내려가는 뒷모습을 배웅해 줬다.

내가 여전히 이곳에 남는 것엔 그들의 의문을 품지 않았다.

당장 이곳에 쓰러져 있는 고블린의 숫자만 수십 마리다.

이곳에 있는 고블린을 도축해서 전리품을 챙겨 간다고 생각하는지 오히려 ‘도와 드릴까요?’라는 말을 했을 정도였다.

그렇게 그들이 사라지고 나서야 나는 소환수 창과 인벤토리 창을 열었다.

“팅고 소환.”

“끼에륵!”

내 부름에 나타난 팅고였다.

그 팅고에게 나는 고블린 족장의 심장을 꺼내었다.

두근두근두근.

놀랍게도 심장은 살아 있는 것처럼 뛰고 있었다.

손에 쥐고 있자니 기분이 묘한 것을 넘어 조금은 섬뜩했다.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닭살에 나는 서둘러 팅고에게 던져 주었다.

“먹어라.”

“끼에륵!”

내가 던져 주는 고블린 족장의 심장을 보더니 팅고가 흥분하며 그것을 받아 들었다.

그러고는 일말의 망설임 없이 팅고는 그 심장을 입으로 가져가 그대로 한입 강하게 깨물었다.

푸슛!

고블린 족장의 심장이 팅고의 이빨에 반으로 찢기며 사방으로 녹색의 피가 뿜어졌다.

순식간에 팅고의 입을 비롯해 전신을 녹색으로 물들였는데, 살짝 보기 흉했다.

나도 모르게 절로 눈가를 찌푸리는 모습에 고개를 돌리려고 했는데, 그러하질 못했다.

눈앞에 시스템 창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소환수 ‘팅고’의 진화 조건을 모두 충족하셨습니다.]

-소환수 ‘팅고’가 진화합니다.

드디어 본격적인 팅고의 진화를 알리는 시스템 창이었다.

파아아앗!

팅고의 몸에서 강한 빛이 뿜어져 나왔고, 그 빛은 팅고의 전신을 감싸더니 뿜어져 나올 때와 마찬가지로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리고 눈앞에 등장한 팅고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팅고 상태창.”

이름: 팅고.

계열: 몬스터 홉 고블린 워리어

등급: 유니크

레벨: Lv35

스텟: 근력60 민첩40 체력30 지식7 지혜7

충성도: 100

진화 가능

사용 가능한 스킬: 포효 Lv1, 일기토 Lv1.

뭐냐. 이 훌륭한 소환수는?

진짜 방금 그 팅고 맞아?

내 눈을 의심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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