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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소환수가 너무 강함-33화 (33/275)

제33화

#33

고블린 부락에서 튀어나온 고블린들은 나를 공격하지 않고 오직 니베라 성을 향해 달려갔다.

갑작스럽게 나타난 수많은 고블린을 어떻게 사냥하고 고블린 족장에게 다가가나 했던 걱정이 말끔하게 사라지자 나는 즉시 움직였다.

“팅고! 범이야! 가자.”

“냐앙!”

“끼에륵!”

나의 외침에 내 소환수들이 우렁차게 대답하며 산을 타고 올랐다.

고블린 족장과의 거리는 대략 5백 미터.

이 간격을 빠르게 줄이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

물론 이걸 그저 두고 볼 고블린 족장이 아니었다.

“막아!”

고블린 족장의 외침에 방금까지 보이지 않던 고블린들이 불쑥 나타나더니 우릴 향해 내려오기 시작했다.

[고블린 Lv25]

어랍쇼.

고블린의 레벨이 높은데? 그렇다면 방금 내 곁을 지나갔던 고블린은 이벤트로 형성된 고블린이라는 것이고, 지금 눈앞에 있는 고블린은 원래 이곳을 지키던 놈들이라는 건가.

후후.

아무렴 어떤가?

그저 내 앞길을 막아선다면 죽여줄 뿐이지.

나는 빠르게 상황을 파악했다.

그러고는 내 앞에 나타난 고블린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서걱.

[고블린을 사냥했습니다.]

-경험치 30을 획득했습니다.

-식탐의 목걸이의 효과로 추가 경험치 60을 획득했습니다.

확실히 레벨이 좀 더 높은 고블린이라 그런지 경험치가 더 들어온다.

좋구요.

경험치가 더 들어오니 기분이 좋아진 나와 다르게 몸은 더욱 화끈하게 달아올랐다.

당장이라도 한 마리의 고블린을 더 쓰러뜨리자고 안달이 난 듯 화끈해지는 기분이었다.

그래 이참에 레벨 한번 화끈하게 올려 보자고.

눈앞에 내 검에 의해 쓰러진 고블린 다음으로 또 한 마리의 고블린이 보였다.

“범이야! 몸통 박치기!”

“냥!”

이미 대기하고 있던 범인지 그대로 고블린을 향해 몸통 박치기를 날렸다.

퍽 하는 소리와 함께 고블린이 그대로 뒤로 벌러덩 넘어졌다.

데굴데굴데굴.

충격으로 넘어진 고블린은 그대로 산 아래로 굴러갔다.

[소환수 ‘범이’가 고블린을 사냥했습니다.]

-경험치 30를 획득했습니다.

-식탐의 목걸이의 효과로 추가 경험치를 90을 획득합니다.

비록 저 멀리 시체가 사라졌지만 한 방에 죽였다는 것을 증명하는 시스템 창이었다.

물론 시스템창이 올라오는 것은 이게 시작이었다.

어느새 밀려 내려오는 고블린이 팅고에게 접근한 것이다.

“끼에륵!”

팅고가 거침없이 내가 준 검을 휘둘렀다.

서서걱.

워낙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팅고였기에 한 번 휘두르는 것만으로도 두세 마리의 고블린의 목을 베어 버렸다.

죽어가는 고블린 덕분에 줄지어 올라오는 시스템 창에 시야가 가려질 정도였다.

“경험치 시스템 창 OFF.”

이럴 땐 잠시 꺼두는 게 예의다.

굳이 볼 필요가 없거든.

내가 시스템 창을 끈 사이에 고블린 세 마리가 나를 향해 접근했다.

“끼엑!”

거친 울음소리와 함께 허공으로 점프하더니 나를 향해 대롱을 휘두르려 했다.

그것을 본 나는 바로 범이에게 부탁했다.

“범이야! 마안!”

“냐앙!”

범이의 눈이 번뜩임과 함께 허공에 떠올랐던 고블린들이 그대로 뻣뻣하게 굳어 버렸다.

마안의 지속 시간은 2초.

하지만 그 2초면 고블린들이 땅바닥에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그대로 산 아래로 굴러가기엔 충분한 시간이다.

“끼에에~.”

나를 향해 공격하려던 고블린 셋이 그대로 산 아래로 굴러떨어졌다.

“자멸은 항상 고맙지.”

멀어져 가는 고블린을 뒤로하고 나는 산을 타고 올라갔다.

“팅고 뚫어!”

“끼에륵!”

거친 포효와 함께 팅고는 방금까지 놀고 있던 한 손에 자신의 전용 무기라 할 수 있는 대롱을 손에 쥐었다.

한 손엔 내가 준 검과 다른 한 손엔 대롱을 쥐고는 그대로 미친 듯이 휘두르기 시작하며 길을 뚫어내기 시작했다.

서서서걱.

퍼버버벅.

양손에 휘둘러지는 두 개의 무기에 고블린들이 추풍낙엽처럼 쓸려갔다.

거의 한 마리의 코뿔소라 해야 할까.

아니지 이쯤이면 불도저지.

“쭉쭉 가자고!”

순식간에 고블린 족장과의 거리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이제 조금만 더 가면 고블린 족장이 사정거리 안으로 들어오게 된다.

그와 동시에 나는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이상하다. 고블린 족장 호위 고블린이 없는데?”

원래라면 고블린 족장은 혼자 다니지 않는다.

고블린 족장을 호위하는 두 마리의 호위 고블린이 있어야 한다.

근데 안 보인다는 것은 뭔가 이상했다.

하나 나는 산을 타고 올라가 고블린 부락의 입구에 들어섰을 때 그 원인을 알았다.

“아…… 저래서 안 보였구나.”

내 시선의 끝에는 고블린 족장이 아니라, 부락 한쪽 구석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유저 여섯 명이 고블린을 상대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고블린 족장을 호위하는 고블린을 비롯해 수십 마리의 고블린이 그곳에 모여 있었다.

저들의 상황은 그리 좋지 않았다.

상당히 지친 얼굴을 비롯해 한 유저는 뒤에 쓰러져 있는 상황이었다.

당장이라도 죽을 수도 있을 법한 상황.

다행이라면 등을 지고 있는 곳이 절벽이라 뒤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며 양옆으로도 고블린이 머무는 움막이 있기에 정면의 적만 상대하면 되는 상황이다.

“리더가 똑똑하네.”

불리한 상황에서 어떻게든 유리한 위치를 점해 자리 잡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지금이 기회다.

고블린 족장의 사냥이 귀찮은 것은 다름 아닌 호위 고블린이 성가시다는 점이다.

그들의 목적은 오직 고블린 족장의 보호.

다른 고블린과 다르게 방패를 들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필드 보스 몬스터인 고블린 족장보다도 체력이 세 배나 많아 성가시다는 점이 있다.

물론 피 통이 큰 만큼 공격력이 상당히 낮은 편이라는 것이 그나마 위안이긴 하다.

저들 덕분에 조금이나마 편해졌다는 생각과 함께 나는 한쪽 구석에 있는 퀘스트 현황판을 슬쩍 보았다.

[대규모 이벤트 메인 퀘스트 현황.]

고블린 처치: 326/1000

고블린 족장 처지: 0/1

기여도 순위

1. 에란겔(52점)

2. 지라스(39점)

3. 폭풍간지훈이(36점)

.

.

.

351.시저(8점)

급작스러운 대규모 이벤트 메인 퀘스트임에도 생각보다 고블린의 숫자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었다.

이곳에서 니베라 성까지의 거리를 생각하면 불과 10분도 안 되는 시간에 3백 마리가 넘는 고블린이 죽었다는 것이다.

당장이야 밀려드는 고블린을 상대한다고 바쁘겠지만, 성으로 향하는 고블린의 숫자가 줄어드는 순간 바로 이곳으로 쳐들어올 유저들이다.

퀘스트의 목표는 밀려드는 고블린과 고블린 족장의 처치니 말이다.

지금 내 순위는 351위.

고블린 족장의 머리통이 기여도가 얼마인지 모르겠지만…… 아마 크지 않을까 싶다.

이번 퀘스트는 무조건 1등 먹어야 한다.

생각해 봐라.

지금 이벤트가 발생한 게 아무리 봐도 나 때문에 생성된 게 아닌가?

그러니 내가 1등 먹어야 한다.

만약 1등을 먹질 못한다면 며칠 밤은 이불 킥을 하며 부들부들 떨다 잠들 게 뻔하다.

나란 놈은 그런 욕심쟁이니까.

그러지 않길 위해서라도 서둘러 움직여야 하는 나다.

“파괴의 가호!”

시작은 역시 버프다.

[스킬 ‘파괴의 가호’를 사용했습니다.]

-모든 파티원과 소환수의 공격력을 30% 상승시킵니다.

“끼에륵!”

팅고가 버프를 받았다는 것을 증명하듯 거친 소리를 질렀다.

“팅고! 무기 스킬 포효!”

그 말에 팅고가 한 손에 들고 있는 대롱을 들고서는 외쳤다.

“끼에에에에륵!!”

[소환수 ‘팅고’가 스킬 ‘포효’를 사용했습니다.]

-포효에 노출된 고블린들이 공포에 질립니다.

팅고의 스킬이 먹혔다는 것을 증명하듯 눈앞에 고블린이 사방으로 도망치기 시작했다.

덕분에 나와 고블린 족장과의 사이에는 아무런 장애물이 없게 되었다.

뻥 뚫린 올림픽대로나 다름없는 모습에 오히려 놀라 하는 것은 다름 아닌 고블린 족장이었다.

“끼엑?!”

방금까지 분노에 휩싸인 고블린들이 기세등등하게 적을 향해 움직이다가 갑작스럽게 줄행랑을 치니 의문이 들 만했다.

하나 어쩌겠는가?

이게 전부 내가 설계한 대로 이뤄진 것을.

이제 남은 건 하나다.

“범이 마안!”

“냐앙!”

범이의 눈이 번쩍이며 고블린 족장을 향해 고정되었다.

[소환수 범이의 스킬 ‘마안’이 발동되었습니다.]

-고블린 족장이 마비에 걸렸습니다.

“꼼짝 못 하겠지? 하지만 어쩌겠냐. 이게 니 운명인걸.”

나는 고블린 족장을 향해 다가가 외쳤다.

“눈높이 교육.”

[스킬 ‘눈높이 교육’을 사용했습니다.]

-격을 비교합니다.

-대상보다 격이 높습니다.

-고블린 족장의 모든 능력치 20% 하락합니다.

고블린 족장이 너프 먹었다.

이제 남은 것은 하나!

“범이야! 냥냥 펀치!”

“냐! 앙?”

범이가 크게 소리치며 달려가려다가 멈칫하곤 나를 바라봤다.

“아! 냥냥 펀치가 아니지. 메가톤 펀치!”

“냐앙!”

이번에는 제대로 스킬 명을 말했고, 범이가 그대로 고블린 족장을 향해 뛰어들더니 가슴 한복판을 향해 주먹을 말아 쥐고는 뻗었다.

[소환수 ‘범이’의 스킬 ‘메가톤 펀치’이 발동되었습니다.]

-근력 수치만큼 추가 대미지를 줍니다.

정상적으로 스킬이 발동되었다는 시스템창과 함께 범이의 주먹이 고블린 족장의 복부에 닿았다.

퍼어어억!

범이의 저 자그마한 주먹이 고블린 족장을 때렸다고 생각할 수 없는 그런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놀란 얼굴로 고블린 족장을 바라보았다.

그곳엔 범이가 우아한 자세로 바닥으로 착지 준비를 하고 있었다.

범이의 표정은 마치 시시한 걸 베어 버렸다는 검사의 얼굴이었는데, 보고 있는 내가 어이가 없을 정도로 도도해 보였다.

그런 범이와 다르게 고블린 족장의 입에서는 끔찍한 비명이 들려왔다.

“끼에에에!”

복부 한복판에 새겨져 있는 흔적은 저 작은 범이의 주먹이 아니라 마치 거대한 공성 추가 가격한 듯 움푹 파여 있는 것을 넘어서 그대로 바람구멍이 ‘뻥’하고 뚫려 있었다.

막말로 저기를 범이가 뛰어넘고도 남을 정도의 엄청난 크기였다.

“어우야…….”

얼마나 아플지 짐작도 가지 않는다.

배에 저렇게 큰 구멍이 뚫리고도 살아남을 수 있을 존재가 있겠는가? 당연히 고블린 족장의 HP는 순식간에 0이 되었고, 그대로 풀썩 쓰러졌다.

[필드 보스 몬스터 ‘고블린 족장’을 쓰러뜨렸습니다.]

-처음으로 필드 보스 몬스터를 클리어 했습니다.

-업적 ‘필드 보스 몬스터를 쓰러뜨린 자.’를 획득했습니다.

-모든 능력치가 +10 추가됩니다.

-필드 보스 몬스터를 한 방에 죽였습니다.

-업적 ‘한 방 컷’을 획득했습니다.

-모든 능력치가 +10 추가됩니다.

-다량의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메인 퀘스트 기여도 500점을 획득합니다.

줄지어 올라오는 시스템 창은 언제나 환영이다.

하물며 그 내용을 보면 어깨가 절로 올라가고 기분이 좋아진다.

고작 필드 보스 몬스터를 쓰러뜨린 걸로 엄청난 보상을 얻었다.

모든 스텟 +20 추가와 함께 무려 세 개의 레벨이 오르지 않았는가? 거기에 추가로 메인 퀘스트 기여도 점수를 봐라.

고블린 족장의 머리통이 무려 500점이다.

단숨에 기여도 1등의 자리를 차지하는 나다.

“크크크. 이게 끝이 아니라는 거지.”

아직 보상은 끝난 게 아니다.

고블린 족장을 도축해서 얻을 아이템과 저 뒤에 숨어 있을 인던, 그리고 메인 퀘스트의 보상까지.

아직 정산할 것이 많이 남았다.

아직 안 먹었는데도 상상만으로도 배가 한가득 차는 느낌이다.

그전에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

먼저 고블릭 족장의 도축.

“도축.”

풀리곤 입자와 함께 사라진 고블린 족장을 대신해서 시스템 창이 무엇을 먹었는지 친절한 게 안내해 주었다.

[고블린 족장을 도축했습니다.]

-분노가 깃든 고블린 가죽 상의를 획득했습니다.

-분노가 깃든 고블린 가죽 바지를 획득했습니다.

-분노가 깃든 고블린 가죽 장갑을 획득했습니다.

-분노가 깃든 고블린 가죽 신발을 획득했습니다.

-고블린 족장의 심장 1개를 획득했습니다.

“어라? 여기서 고블린 풀 세트?”

한방에 고블린 풀 세트 하나를 먹었다.

그것도 네 피스 전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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