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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소환수가 너무 강함-32화 (32/275)

제32화

#32

“오우거 조련사 웰리스의 소환수인 트윈 헤드 오우거의 메인 스킬인데…… 이걸 또 뺏어 오네.”

어이쿠야.

이거 웰리스에게 너무 미안해지는 순간이다.

안 그래도 내가 업적을 뺏은 것도 모자라 이번에는 그의 주력 소환수인 트윈 헤드 오우거의 스킬마저도 뺏어 왔다.

“거, 미안하게 됐수다.”

나는 서둘러 사과했다.

이번에는 3초 안 지났으니까 인정이다.

정작 본인이 없다고?

아 몰라.

난 했다고.

아무튼 저 메가톤 펀치라는 스킬은 상당히 좋은 스킬이다.

특히 지금의 범이에겐 너무나도 안성맞춤이고.

<메가톤 펀치 Lv1>

액티브 스킬.

-전방의 적을 향해 강력한 일격과 함께 사용자의 근력 수치만큼 추가 데미지를 준다.

재사용 대기 시간: 1시간

소모MP: 100

이거 봐라.

레전더리에 맞게 엄청난 스킬이지 않는가?

웰리스의 경우 트윈 헤드 오우거라는 몬스터이기에 이 메가톤 펀치라는 스킬이 엄청났다.

근력 하나는 짱짱인 오우거니까.

대신 다른 스텟이 낮아 성장하는 데 힘들다곤 하지만, 내가 신경 쓸 일은 아니지 않은가?

아무튼 이 스킬을 보는 순간 나는 하나 떠오른 것이 있다.

“범이가 마안을 쓰고, 내가 눈높이 교육을 시전 한 다음, 파괴의 가호를 받은 범이가 메가톤 펀치를 날린다? 뭐 이건 끝났네.”

이거야말로 원콤트리다.

이쯤이면 오히려 고블린 족장이 불쌍해진다.

마비 걸린 것도 모자라. 나로 인해 너프 먹고, 공격력이 상승한 범이의 일격 필살 펀치라니.

고블린 족장이 아니라 고블린 족장 할아버지가 와도 원콤이다.

“쌰이타마도 아니고…… 이거 참…….”

기부니가 좋아지네.

우리 범이가 최고야 최고.

“자, 그럼 이번엔 내 차례인가?”

나는 인벤토리 창에 스킬 뽑기 권을 들고는 외쳤다.

“스킬 뽑기 권, 사용.”

시스템 창이 응답했다.

[스킬 뽑기 권을 사용했습니다.]

또 한 번 백 개의 무지갯빛 구슬이 나타났다.

이번에도 범이에게 물어볼까 싶어 범이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범이는 슬쩍 허공에 있는 구슬을 바라보더니 이내 고개를 제 몸에 파묻었다.

마치 아무거나 뽑으라는 듯한 신호.

그래? 그렇다면 아무거나 뽑는다.

나는 오랜만에 뽑기 할 생각에 두근거리는 심장을 움켜잡았다.

뭔가 이번에는 오직 내 선택으로 결정된다 생각하니 조금 불안한 듯 오른손이 살짝 떨렸다.

괜찮아.

이미 지금까지 운이 좋았으니까 한 번쯤은 미끄러져도 문제없다고.

나에겐 소환수들이 있잖아.

홀로 내 마음을 추스르며 한번 눈을 감아 심호흡을 하며 진정한 다음 눈을 뜨고는 선택했다.

“이걸로 선택하지.”

나는 제일 먼저 내 눈에 보였던 구슬이자 바로 앞에 있는 구슬을 선택했다.

-스킬을 선택했습니다.

-스킬을 익혔습니다.

-레전더리 스킬 ‘치유의 빛’을 익혔습니다.

치유의 빛?

설마!

나는 바로 스킬 창에 있는 치유의 빛의 상세 정보를 확인했다.

<치유의 빛 Lv1>

등급: 레전더리

엑티브 스킬

-스킬 사용 시 치유의 기운을 머금은 구슬을 생성합니다.

-타깃을 지정해 구슬을 보낼 수 있습니다.

-한번에 30%의 체력을 회복시킵니다.

-스킬의 레벨이 올라갈수록 %가 상승합니다.

-치유의 구슬은 스킬 레벨에 따라 개수가 정해집니다.

-현재 한 번에 생성되는 구슬의 숫자 0/1

-오직 소환수로 등록되어 있는 존재만이 가능합니다.

재사용 대기 시간: 10분

소모MP: 100

이번에는 놀랍게도 다름 아닌 소환수를 치료하는 구슬을 만들어 내는 스킬이다.

“이건 뭐. 알아서 사기 캐릭터가 되라고 밀어주는 격이잖아?”

아니, 이젠 하다못해 내가 알아서 소환수를 치료하라고?

귀찮게 말이야.

어!

“감사합니다.”

나는 진심으로 고개 숙여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이거면 앞으로 소환수가 죽을 걱정은 덜한 것 같다.

비록 아직 스킬 레벨이 1이라 한 개의 구슬밖에 생성 못 하지만, 걱정은 없다.

스킬을 계속 사용하다 보면 스킬 레벨이 알아서 올라가니까.

앞으로 쿨타임이 될 때마다 사용해야겠다.

그래야 얼른 스킬 레벨이 올라갈 테니까.

“아이 좋아. 아이 행복해.”

혼자 좋아하며 신나 하고 있을 때였다.

“끼엑! 인간! 끼엑! 죄악의 힘을 품었구나!”

갑작스러운 소리에 화들짝 놀라며 고개를 들어 목소리의 주인을 찾기 위해 두리번거리자 저 멀리 부락의 입구라 할 수 있는 곳에 서 있는 한 고블린을 볼 수 있었다.

[고블린 족장 Lv35]

눈앞에 사냥감이 스스로 나타났다.

어? 근데 고블린 족장이 말을 할 수 있었던가?

내가 의아할 때 고블린 족장이 한마디 더 던졌다.

“끼엑! 너를 죽이고. 끼엑! 죄악의 힘을 가지겠다!”

그와 동시에 고블린 족장이 들고 있던 지팡이를 땅에 ‘쿵’하고 찍었다.

[니베라 영지에 있는 모든 고블린들이 분노에 휩싸입니다.]

-고블린의 모든 능력치가 10% 증가합니다.

갑작스럽게 떠오른 시스템창.

그걸 본 순간 나는 알았다.

‘아 X벌, 꿀 빨기 글렀네.’

아무래도 이번 토벌이 쉬울 것 같진 않았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저 멀리서 커다란 소리가 들렸다.

“끼에에엑!!!”

고블린 부락이자 산등성이에서 고블린의 엄청난 괴성이 들려왔다.

한두 마리가 소리친 것이 아니라는 듯 산을 쩌렁쩌렁 울리는 괴성에 가장 먼저 반응을 보인 것은 다름 아닌 숲속에 사는 새들이다

푸드득! 째짹!

이름 모를 수많은 새가 순식간에 날개를 펼쳐 하늘 위로 솟구쳤다.

당장이라도 이곳을 벗어나야 한다는 듯 처절한 날갯짓과 함께 겁에 질린 듯한 울음소리와 함께 말이다.

단순한 괴성이 아니었다.

마치 분노에 휩싸인 고블린들이 당장이라도 분을 풀기 위해 뿜어내는 살기였다.

그 증거로 지금 내 몸엔 우수수 닭살이 솟아올랐다.

거기에 쭈뼛쭈뼛 서 있는 솜털까지, 지금 나는 단숨에 긴장하게 되었다.

“그르르…… 냐앙!”

범이도 순간 흠칫했는지 꼬리가 평소보다 두 배는 커져 낮게 자세를 취하더니 언제라도 달려들 수 있게 준비했다.

“끼에륵! 끼엑! 끼엑!”

하나 놀랍게도 유일하게 팅고는 호기롭게 포효를 질렀다.

당장이라도 고블린 족장과 싸우고 싶다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 모습에 내가 어이가 없어서 물었다.

“뭐냐, 너는. 안 무섭냐?”

“끼엑! 끼엑! 끼에륵!”

뭐라 하는 알 수 없는 팅고의 대답.

하나 그 대답 속에서 느껴지는 감정은 하나였다.

싸운다.

이긴다.

그리고 진화한다.

뭘까.

나는 그렇게 들렸다.

“뭐야. 너 진화 조건이 고블린 족장을 사냥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는 거야?”

“끼엑!”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는 팅고였다.

놀라웠다.

두려움에 떨지 않고 자신의 진화를 위해서 싸우려는 저 투지가 말이다.

이쯤 되면 눈앞의 팅고는 평범한 홉 고블린이 아닌 거 같다.

그리고 왠지 느낌이 들었다.

팅고와 이곳에서만 함께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도 쭉 같이할 것 같다는 느낌이 말이다.

“그래. 진화를 위해서 싸우자.”

“끼엑!”

“근데, 너는 고블린 족장을 상대하는 게 아니야.”

“끼엑?”

내 말에 홉 고블린이 의아하다는 듯 쳐다보았다.

나는 웃으며 말했다.

“형이 구해 줄 테니, 주변의 고블린을 사냥해.”

“끼엑! 끼에륵!”

당당하게 제 가슴을 두드리며 맡겨 달라는 듯한 팅고의 행동에 나는 슬쩍 웃었다.

“자, 그럼 범이야 가 볼까?”

“냐앙!”

범이도 준비되었다는 울음소리에 나는 검을 뽑아 들었다.

스르릉, 챙.

자 그럼, 손맛 좀 봐 볼까?

내가 검을 쥐며 고블린 족장을 바라보았다.

그런 내 모습을 보던 고블린 족장이 갑자기 어깨를 들썩이며 낄낄거리며 웃으며 소리쳤다.

“끼엑! 마왕 세지아르 님이시여. 끼엑! 당신의 힘을 빌리고자 이 미천한 몸이 갈망하옵니다.”

고블린 족장의 입이 떠들면 떠들수록 이상한 비명 따위는 없어지고 대신 인간이라도 된 듯 깨끗하고 깔끔하게 말을 하기 시작했다.

“당신의 힘을 가지고 이 세상의 파멸을 선사하니. 부족이여! 눈앞의 인간들의 성을 공격하라!”

고블린 족장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산등성이에서 순식간에 수백 개가 넘는 고블린의 머리통이 보였다.

“히익!”

전부 시뻘건 눈을 가지고 마치 광기에 물든 듯한 표정으로 몸에는 시커먼 오라를 뿜어내기 시작하는 고블린이었다.

“쿵!”

고블린 족장이 지팡이를 내려치자 고블린들이 그 자리에서 또 한 번 괴성과 함께 산을 타고 내달리기 시작했다.

“끼에에엑!!!”

당장 수백 마리가 넘는 고블린이 산에서 내려오는 것도 엄청나게 놀랄 일인데, 문제는 눈앞에 떠오르는 시스템 창 때문에 더욱 놀랄 수밖에 없는 나는 자연스럽게 욕설을 내뱉었다.

[이벤트가 발생했습니다.]

-대규모 이벤트 메인 퀘스트가 생성되었습니다.

[고블린 부락의 역습]

난이도: 어려움.

제한: 니베라 남작령에 있는 모든 유저

내용: 고블린 부락의 고블린 족장이 분노했습니다.

니베라 남작령을 무너뜨리기 위해 모든 고블린을 니베라 성으로 향했습니다.

-밀려드는 고블린을 처치해라.

-고블린 족장을 처치해라.

보상: 기여도에 따른 차등 보상.

특이 사항: 강제 퀘스트입니다. 거절할 수 없습니다.

X발. 뭐야? 여기서 대규모 이벤트 메인 퀘스트?

회귀 전에도 본 적 없던 대규모 이벤트 메인 퀘스트가 생성되었다.

* * *

니베라 남작의 성에서 지내고 있던 모든 유저들은 갑작스러운 시스템 창에 화들짝 놀라 했다.

“이게 뭐야?”

“미친! 갑자기 이게 무슨 날벼락이야?!”

모두가 화들짝 놀라는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마을에 있는 유저라면 사냥을 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 자신의 볼일을 보고 있는 게 정상이니 말이다.

전리품을 처리하든, 물품을 사기 위해 대장간을 둘러보든, 사냥을 위해 파티를 구성하든 말이다.

그런 그들에게 갑작스럽게 줄지어 올라오는 시스템창은 당황스럽게 만들기 충분했다.

하지만 그 내용을 본 유저들의 반응은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다.

“이벤트 퀘스트? 메인 퀘스트라고?!”

“뭐야! 대규모 이벤트 메인 퀘스트라니 누가 하고 있는 거야?”

갑작스런 메인 퀘스트의 등장.

월오룰이 오픈한지 일 년이 넘은 지금의 시점에 처음으로 등장하는 메인 퀘스트였다.

지금 선발대라 할 수 있는 랭커들이 있는 곳은 이곳에서 한참 떨어진 곳.

이미 랭커들은 메인 퀘스트를 찾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는 지금 시점에 갑작스럽게 초보자 사냥터라고 할 수 있는 니베라 성에서 메인 퀘스트가 생성되었다는 것은 엄청난 소식이었다.

니베라 성에 있는 유저들은 메인 퀘스트가 생성된 것도 된 것이지만, 가장 중요시 여기는 것은 하나였다.

“지금 이곳으로 고블린이 쳐들어온다는 거잖아?”

“그걸 막는 것이 메인 퀘스트고.”

“야, 보상! 보상을 보라고!”

“기여도에 따른 차등 보상이라면…… 우리도 가능성이 있다는 소리다.”

“뭐해? 빨리 장비 챙겨!”

갑작스런 이벤트 발생에도 유저들에 눈에 보이는 것은 오직 보상이었다.

기여도에 따른 차등 보상.

한마디로 노력만 한다면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비록 정확한 보상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유저들은 본능적으로 알았다.

메인 퀘스트의 보상이, 그것도 이런 대규모 이벤트에서 보상이 구릴 것이라곤 그 누구도 생각하지 않았다.

“가즈아!!!!!!”

유저들은 서둘러 고블린 사냥터로 향하는 성문이 있는 동남쪽으로 향했다.

그리고 유저들은 도착과 함께 저 멀리 사냥터에서 성벽이 있는 방향으로 달려오는 고블린 무리를 볼 수 있었다.

“헐…… 저게 다 고블린이라고?”

“와 엄청나네.”

진짜 개미 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엄청난 숫자의 고블린이 미친 듯이 성벽을 향해 달려오고 있는 중이었다.

월오룰이 오픈하고 1년하고도 며칠 지난 시점.

메인 퀘스트이자 대규모 이벤트가 처음으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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