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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소환수가 너무 강함-22화 (22/275)

제22화

#22

-육식 토끼 굴에 입장했습니다.

[육식 토끼 굴]

난이도 : 보통

최대 입장 수 : 5명

입장 조건 : 10레벨 이하

공략 조건 : 던전 내 모든 육식 토끼를 제거해라.

인던에 입장하자 친절하게 떠올라 있는 시스템 창이다.

“육식 토끼라…… 아마 선공에 공격력도 있겠군.”

회귀 전에는 들어 본 적도 사냥해 본 적도 없는 몬스터다.

그런데도 예상이 가는 것은 그만큼 내가 월오룰에 고였다는 증거.

“그 정도로 게임을 했으면 어느 정도 짐작 가잖아?”

십 년이다.

무려 십 년을 월오룰을 하지 않았는가? 그동안 봐 왔던 몬스터만 생각해도 대충 짐작 간다.

저렙 사냥터에서 흔히 보게 되는 고블린이나 오크만 봐도 나중엔 앞뒤로 수식어 하나 달고 더 강해져서 나타난다.

고블린 전사라든가, 홉 고블린이라든가 등등 말이다.

어후 지겨워.

저놈의 오크는 나중에 몇 번이나 우려먹으니 오크에 오만 봐도 토가 쏠린다.

거기에 레벨을 올리려면 죽어라 사냥하다 보니 나중에는 사냥하는 오크 중에서 누가 더 잘생겼는지 평가 할 수 있을 정도로 지겹게 본다.

아무튼 그런 경험에 따라 지금의 인던도 짐작이 간다.

토끼에 육식이라는 단어가 붙었으니 초보자 사냥터에 있는 토끼가 좀 더 강해지고 선공도 할 것 같았다.

“뭐, 그렇다고 문제 될 건 없지. 안 그래 범이야?”

“냐앙!”

내 말이 맞는다는 듯 맞장구치는 범이다.

나는 다시 검집에 있던 검을 뽑아 들었다.

범이도 언제든 움직일 수 있도록 날카롭게 발톱을 뽑아냈다.

“가자!”

인던은 토끼 굴이라는 이름에 맞은 동굴로 되어 있었다.

동굴 속이라 어두컴컴할 거라 예상했던 것과 다르게 벽에 붙어 있는 돌에서 빛이 일어나 주변을 밝혀 주었다.

그렇다 하더라도 환한 대낮의 사냥터와 다르게 볼 수 있는 시야가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지금 딱 현실 시간 때와 비교하자면 해가 지고 있는 저녁 시간 때라 보면 된다.

시야도 줄어들었는데 동굴이라 삐죽삐죽 튀어나온 돌이라든가, 고르지 못한 바닥 때문에라도 신경을 많이 써야 했다.

“냐앙~!”

그런 나와 다르게 범이는 이리저리 몸을 날리며 전혀 꺼릴 것 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역시 고양이.

야행성에 가깝다는 고양이라 그런지 시야가 줄어든 곳에서도 잘만 움직였다.

그 모습에 나도 모르게 귀여워 미소 지으며 잠깐 바라보며 걸었다.

이네 얼마 가지 않아 눈앞에 한 쌍의 붉은색이 보였다.

[육식 토끼 Lv7]

눈앞에 선명하게 보이는 육식 토끼의 정보였다.

그와 동시에 육식 토끼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아따 실하네.”

실하다는 표현이 맞게 육식 토끼의 덩치는 흔히 사람들이 알고 있는 토끼의 덩치를 월등하게 넘어섰다.

내 키가 185인데 거의 허리까지 오는 덩치였다.

아 물론 쫑긋 서 있는 귀를 포함한 크기지만, 그렇다고 해도 상식을 넘어선 크기다.

“뀨잇!”

이상한 울음소리를 내더니 그대로 깡충깡충 나를 향해 달려오기 시작하는 육식 토끼였다.

“어우야. 묵직하네.”

덩치가 있다 보니 한번 뛰었다가 착지할 때마다 쿵쿵하고 동굴을 울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때문일까. 동굴 속 저 멀리서 들려오는 육식 토끼의 괴상한 울음소리였다.

아무래도 동굴을 울리는 저 쿵쿵 소리가 동료를 부르는 듯하다.

“빠르게 처리해야겠군.”

아무래도 조금만 지체했다간 우르르 몰려드는 육식 토끼를 상대해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니 얼른 눈앞의 육식 토끼의 정보를 캐야 한다.

처음 보는 몬스터의 패턴을 캐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래야 사냥의 효율이 올라가니까.

그러기 위해서는 직접 부딪쳐 맞서 싸워 보면 가장 빠르게 알 수 있다.

하물며 나는 이제 소환사가 아닌가?

나 대신 맞서 싸워 줄 소환수가 있으니 옆에서 빠르게 정보를 정립하면 된다.

“범이야. 물어뜯기.”

육식 토끼의 레벨은 7.

초보자 사냥터의 토끼의 레벨인 1~3레벨인 것을 생각하면 대충 두세 배쯤 강하겠지.

일당 방어력과 체력이 얼마나 되나 보기 위해 범이에게 물어뜯으라고 시켰다.

“냥!”

우렁찬 울음소리와 함께 빠르게 움직이던 범이가 순식간에 토끼의 목을 물어뜯고는 유유히 바닥에 착지했다.

[육식 토끼를 사냥했습니다.]

-경험치가 20을 획득했습니다.

-추가 경험치 20을 획득했습니다.

“어라?”

놀랍게도 원샷.

Lv7짜리 몬스터도 한 방에 죽이는 범이였다.

상당히 당황스럽지만, 뭐라 할까. 이해가 되었다.

나랑 범이랑 이곳에선 상식을 넘어선 파괴자라는 것을.

이건 뭐 결론이 나왔다.

“이것저것 재고 따질 것도 없네.”

그냥 쓸어버리면 된다.

나랑 범이 둘이서면 그냥 압도적인 학살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한 마리당 40의 경험치.

지금 9레벨이니 10레벨까지는 금방일 것 같았다.

쿵쿵쿵쿵.

저 멀리서 들려오는 쿵쿵 소리.

저건 육식 토끼가 이곳을 향해 달려오고 있다는 증거다.

대충 들려오는 소리는 두어 마리가 아니라 최소 열 마리는 넘을 것 같았다.

그럼 뭐해.

한 방일 텐데.

알아서 죽으러 와 준다는데 감사할 뿐이다.

아직 도착하기엔 시간이 남은 상황이라 나는 육식 토끼를 향해 튜토리얼 마을에서 배웠던 스킬을 사용했다.

“도축.”

팟 하는 소리와 함께 시스템 창이 떠올랐다.

[육식 토끼를 도축했습니다.]

-토끼 고기 1개를 획득했습니다.

오. 이건 범이에게 줄 간식으로 딱 맞겠는데?

나는 인벤토리에 들어온 토끼 고기를 꺼냈다.

범이의 덩치에 절반에 달하는 토끼 고기를 범이에게 주며 말했다.

“범이야 먹을래?”

“냥!”

범이가 내 발밑으로 쪼르르 달려오더니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면서 대기했다.

빨리 달라는 듯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 너무나도 귀엽다.

“자.”

내가 토끼 고기를 주자 범이는 좋다고 바로 그 자리에서 씹어 먹었다.

에고, 귀여운 것.

누구 소환수인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사랑스럽냐. 복 받았네 그 소환사.

범이는 토끼 고기를 게 눈 감추듯 빠르게 먹어치웠다.

그러고는 만족하는지 간질간질한 울음소리와 함께 내 다리에 제 머리를 비비기 시작했다.

“더 나오면 줄 테니까. 열심히 사냥하자.”

“냥!”

내 말을 찰떡같이 알아듣고는 앞을 향해 바라보며 언제든 뛰어들 수 있게 몸을 웅크리고 자세는 잡는 범이다.

큭큭큭.

어쩜 이리 말을 잘 알아들을까.

거기에 식성도 있는지 제 몸에 절반을 먹고도 부족한지 저러는 게 귀엽기만 하다.

“이제 알에서 태어날 애만 좋은 애면 완벽하겠네.”

정체를 알 수 없는 알이 얼른 부화했으면 좋겠다.

언제 태어날지 모르겠다만 얼른 태어났으면 좋겠다.

“뀨잇!”

인벤토리에 잠들어 있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알을 바라보던 사이 육식 토끼들이 도착했다.

“오랜만에 손맛 좀 보자고.”

나도 검을 들어 육식 토끼를 향해 겨누었다.

달려오는 육식 토끼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서걱!

정확하게 육식 토끼의 머리를 노리고 휘두른 검은 이렇다 할 저항 없이 깔끔하게 목을 베어 버렸다.

[육식 토끼를 사냥했습니다.]

-경험치가 20을 획득했습니다.

-추가 경험치 20을 획득했습니다.

그와 동시에 범이를 보며 외쳤다.

“범이 몸통 박치기!”

당장이라도 뛰어들 자세를 하고 있던 범이가 총알같이 뛰어올라 그대로 육식 토끼를 향해 몸을 날렸다.

퍽! 하는 소리와 함께 올라온 시스템 창이다.

[소환수 범이가 육식 토끼를 사냥했습니다.]

-경험치가 20을 획득했습니다.

-추가 경험치 20을 획득했습니다.

올라오는 시스템 창을 무시하고 범이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몸통 박치기를 끝내고 바닥으로 착지하려는 범이를 향해 육식 토끼가 그대로 몸을 날리는 것을 발견했다.

“어허, 어딜 감히.”

나는 검을 뻗어 날아오는 육식 토끼를 향해 검을 내질렀다.

푸욱!

검이 깔끔하게 육식 토끼의 머리를 꿰뚫었다.

한 방에 죽었다는 것을 알리는 시스템창을 무시하고 어느새 다시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는 범이에게 외쳤다.

“범이 물어뜯기!”

범이는 조금 떨어진 곳에서 나를 향해 뛰어오는 토끼를 향해 달려가 그대로 목을 물어뜯었다.

“뀨잇!”

고통에 찬 육식 토끼의 비명이 들렸다.

거기서 끝이 아니다.

바로 옆에 또 한 마리의 육식 토끼가 있다.

“범아! 손톱으로 할퀴어 버렷!”

내 외침에 육식 토끼를 향해 날카로운 손톱을 뽑아내더니 그대로 몸통에 선명한 자국을 만들어 냈다.

[소환수 범이가 육식 토끼를 사냥했습니다.]

-경험치가 20을 획득했습니다.

-추가 경험치 20을 획득했습니다.

[소환수 범이가 육식 토끼를 사냥했습니다.]

-경험치가 20을 획득했습니다.

-추가 경험치 20을 획득했습니다.

이번엔 확실한 사냥.

거기에 시스템 창은 그게 끝이 아니었다.

[소환수 ‘범이’가 스킬 ‘할퀴기’를 습득했습니다.]

할퀴기 Lv1

등급: 노멀

엑티브 스킬

날카로운 발톱을 이용해 적을 할퀸다.

재사용 대기 시간: 10초

소모MP: 10

예스.

그 와중에 스킬 하나 더 익힌 범이.

하물며 이 할퀴기 스킬은 조금 특별한 스킬이자 동물형 소환수를 가지고 있는 이들에겐 필수적으로 익히는 스킬이다.

“할퀴기 스킬을 배움으로 다른 스킬을 배울 수 있는 방향성이 열리거든.”

한마디로 말하자면 할퀴기 스킬의 경우 다른 스킬을 배울 수 있게 해 주는 선행 스킬이라는 것이다.

마구 할퀴기라든가, 마구 찌르기 같은 레어 등급의 스킬로 말이다.

운이 좋으면 유니크 등급의 마하 찌르기 같은 엄청난 스킬을 배울 수도 있으니 어찌 보면 필수 스킬을 익힌 것이라 할 수 있다.

크…… 똑똑한 소환수 하나 잘 얻어서 편하네.

나중에 상으로 토끼 고기 많이 챙겨 줘야겠다.

물론 그건 사냥이 끝나고다.

아직 눈앞에는 다섯 마리의 육식 토끼가 이쪽을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얼른 끝내자.”

다시 범이와 함께 육식 토끼를 향해 공격했다.

* * *

“뀨잇!”

서른 마리째의 육식 토끼가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그와 동시에 나와 범이의 몸에서 빛이 일어났다.

“으아! 드디어 10렙이다!”

“냐앙!”

레벨이 오를 때의 이펙트라는 것을 알기에 나는 소리쳤고, 그와 동시에 시스템창이 줄지어 올라왔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10레벨을 달성했습니다.

-스킬 뽑기 권이 생성되었습니다.

-소환수 ‘범이’이(가) 레벨이 올랐습니다.

-10레벨을 달성했습니다.

-스킬 뽑기 권이 생성되었습니다.

“크. 기다려 왔던 그 순간이구나.”

드디어 뽑기를 할 시간이다.

내가 얼마나 기다려 왔던 순간인가.

이 뽑기 때문에 레벨을 올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후…… 일단 나보다 범이 먼저 해 볼까?”

보통 같았으면 소환수의 스킬 뽑기보다 소환사, 즉 본인의 뽑기를 먼저 할 것이다.

왜냐고?

보통의 소환사의 경우 소환수를 자주 바꾸게 되니 말이다.

생각해 봐라.

고블린을 소환수로 데리고 있다가 다음 사냥터인 흑곰을 상대해 봐라.

고블린은 그 자리에서 무참하게 찢어발겨 죽여 버린다.

물론 죽은 소환수야 일정 시간이 지나면 다시 소환할 수 있다.

하나 그 시간에 흑곰을 포획해서 사냥하는 게 훨씬 빠르고 사냥 또한 안정적으로 사냥이 가능하다.

그러다 보니 자주 소환수를 바꾸는 소환사들의 입장에서 당장 소환수보다 본인의 스킬이 더 궁금해지는 게 정상이다.

“킹치만, 나는 다른걸.”

그런 소환사들과 다르게 나는 태생부터가 다른 소환수를 데리고 있다.

이미 태생부터가 레전더리에 진화까지 가능한 엄청난 소환수 범이를 말이다.

당연히 범이의 스킬이 궁금해질 수밖에 없는 노릇.

그렇기에 나보다 소환수인 범이의 스킬 뽑기권부터 사용할 생각이다.

“그럼 범이부터 뽑아 볼까?”

나는 범이를 바라보며 그렇게 말했다가 화들짝 놀랐다.

“응? 범어 언제 이렇게 컸어?”

놀랍게도 손바닥보다 조금 컸던 범이가 놀랍게도 내 팔뚝만 한 덩치로 커졌다.

고양이로 치면 거의 성묘의 수준이 아닐까 싶었다.

분명 방금까지 아깽이었는데 레벨이 오르면서 성묘가 되어 버리다니.

이건 뭐 성장이 빨라도 너무 빠른 거 아닌가 싶었다.

“냐앙?”

범이는 왜 그러냐는 듯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뭐지. 범이는 못 느끼는 건가? 커진 것을? 아니면 그냥 자연스럽게 받아들인 건가.

대화를 주고받을 수 없으니 어쩌겠는가. 그러려니 넘어가야지.

“아냐.”

나는 그렇게 말하고는 다시 시선을 돌려 인벤토리 창에 있는 범이의 스킬 뽑기권을 사용했다.

[소환수 범이의 스킬 뽑기 권을 사용했습니다.]

시스템창의 알림과 함께 눈앞에 백 개의 구슬이 나타났다.

“오오!”

백 개의 구슬이 나와 범이를 둘러싸는 모습은 장관이었다.

하나같이 무지갯빛을 뿜어내고 있는 구슬이기에 토끼 굴 안은 갑작스럽게 밝은 빛으로 가득했다.

덕분에 주변에 뭐가 있는지 훤히 보이는 상황이라 죽은 육식 토끼의 사체가 보였다.

비위가 상할지도 모르는 모습이라 애써 무시하며 구슬들을 바라보고 있을 때였다.

“냥!”

갑자기 범이가 소리치며 내 몸을 타고 올라가더니 머리 위에서 그대로 점프를 해 버린 것이다.

“범이야?”

무슨 상황인지 몰라 어리둥절하고 있을 때 허공으로 점프한 범이가 입을 벌리더니 그대로 구슬 하나를 집어삼켜 버리는 것이다.

그리고 떠오르는 시스템 창이었다.

[소환수 범이가 스킬을 선택했습니다.]

-스킬을 익혔습니다.

-레전더리 스킬 ‘마안’을 익혔습니다.

“미, 미친!”

범이가 레전더리 스킬을 물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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