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화
#17
스킬창.
[고유 특성]
-우리는 모두 친구.
-왕의 아래 모두가 평등하니!
자 여기까지는 내가 아는 서머너 킹의 고유 특성이다.
정확하게 박진성에게 들었던 이야기이자, 놈이 신나게 떠벌렸던 그 고유 특성이다.
소환사와 소환수가 경험치를 똑같이 먹게 해 주는 사기 스킬인 ‘우리는 모두 친구’와 통솔력을 MAX로 올려 주는 ‘왕의 아래 모두가 평등하니!’ 특성이다.
“근데…… 그 아래 있는 고유 특성은 뭐야?”
내가 놀라는 것은 분명 두 개밖에 듣지 못했던 고유 특성이 추가로 더 있다는 것이다.
[고유 특성]
-환수계 이동
-완벽한 포획
놀랍게도 두 개의 고유 특성이 더 있었다.
이것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스킬을 눌러보면 자세한 설명이 나온다.
방금까지 범이를 긁어 주던 손을 멈추고 앞으로 뻗었다.
“냐앙!”
내 손길이 멈춘 게 싫었는지 범이가 살짝 울었다.
“아, 미안미안. 이것만 확인해 보고 해 줄게.”
나는 범이에게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스킬창에 있는 내가 모르는 고유 특성을 눌러 보았다.
그리고 다시 손을 들어 범이의 목덜미를 긁어 주며 읽었다.
“허…… 이게 말이 돼?”
나는 입을 벌리고 멍하니 잠깐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환수계 이동 Lv1(고유 특성)>
-게임 시간으로 한 달에 한 번 환수계로 이동할 수 있다.
-환수계에 이동할 경우 한 번에 한 마리만 포획할 수 있다.
-스킬의 레벨이 오르면 오를수록 환수계로 이동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든다.
-현재 가능한 횟수 1/1
<완벽한 포획 Lv1(고유 특성)>
-게임 시간으로 한 달에 한 번 100% 확률로 포획이 가능하다.
-스킬의 레벨이 오르면 오를수록 포획 가능한 숫자가 늘어난다.
-현재 가능한 횟수 1/1
아니 진짜.
미친 거 아니냐고?
서머너 킹. 이거 너프 먹을 만했는데? 이게 말이냐 빵구냐.
자 봐라.
일단 환수계 이동.
이건 말을 할 필요가 없다.
환수계란다.
그렇다면 그곳엔 수많은 환수가 살고 있다는 것이 아닌가? 그곳에서 한 달에 한번 가서 한 마리를 포획 할 수 있다고 한다.
만약에 말이다.
내가 거기서 엄청나게 무시무시한 녀석을 포획한다 생각해 봐라.
기존에 있는 고유 특성 ‘우리는 모두 친구’와 ‘왕의 아래 모두가 평등하니!’가 있다.
그 엄청나게 무시무시한 녀석을 소환하는데 통솔력은 부족하지 않을 것이고, 경험치도 똑같이 먹을 것이니 내 성장력은 엄청날 것이다.
포획?
그건 문제가 될 것이 없다.
‘완벽한 포획’이라는 고유 특성 때문에 나는 한 달에 한 번 무조건 포획이 가능하다.
“그냥 강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진 거잖아?”
미쳤네. 서머너 킹.
이런 미친 직업을 가지고 본인 능력이 부족해서 박진성은 평가를 낮게 받았다.
아니.
오히려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제이스의 말에 따르면 놈은 완전한 서머너 킹이 아니라 반쪽짜리에 불과했다.
아마 내가 모르는 저 두 개의 고유 특성이 없겠지.
거기에 첫 소환수를 뽑는 것 또한 도움을 받지 못했겠고.
만약 놈이 진짜 서머너 킹이 되어서 월오룰을 플레이했다고 생각하니 아마 그때보다 더한 지옥이 펼쳐지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놈은 도움을 받지 못했고, 진정한 서머너 킹이 되질 못 했다.
그에 비해 나는 완전한 서머너 킹이자 제이스의 도움을 받았다.
그러니 한마디로 끝내자.
서머너 킹 만세!
“그럼 바로 실행해 봐야지.”
아니 생각해 봐라.
지금 눈앞에 한 달에 한 번밖에 쓸 수 없는 스킬을 가지고 있다.
쿨 타임이 한 달이다.
그렇다면 얼른 써 줘야 한다.
그대야 쿨타임이 적용되어 1분 1초라도 더 빨리 사용할 수 있으니 말이다.
“환수계 이동!”
나는 스킬을 사용했다.
환수계가 어떨지 너무나도 기대되어 두근거리는 심장을 느끼며 눈을 감았다가 떴다.
“응?”
놀랍게도 나는 환수계로 이동되지 않았고, 방금까지 내가 서 있던 그 자리에서 있었다.
이동 대신 눈앞에는 한 줄의 시스템 창이 떠올라 있었다.
안전지대에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아하. 사용에 제한이 있구먼.”
이건 몰랐네.
얼른 안전지대로 향해야겠다.
이곳에서 가장 가까운 안전지대는 뭐 한센 마을이니 조금만 서두르면 된다.
“냐앙!”
범이의 우렁찬 소리와 함께 나는 다시 앞으로 향해 걸었다.
* * *
안전지대인 마을에 들어섬과 동시에 환수계로 이동하려고 했던 내 계획은 물거품이 되었다.
그 이유는 다름 아닌 촌장이 직접 마을의 입구에 서 있었기 때문이었다.
“촌장님?”
내가 놀라는 이유는 두 가지였다.
하나는 촌장이 집 밖으로 나와 나를 마중하고 있다는 점이었고, 두 번째는 저기 조금 떨어진 곳에서 몇 유저들이 모여 있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그들의 웅성대는 소리가 들려왔다.
“뭐야? 촌장이 왜 밖에 나와 있어?”
“그거 때문에 퀘스트 진행이 안 되고 있잖아. 환장하겠네.”
“그딴 건 중요하지 않고. 중요한 건 월오룰이 오픈하고 처음 있는 일 아냐?”
“지금 촌장이 집 밖으로 나와 누군가와 만나고 있는 모습을 보여 드리고 있습니다. 합성이냐고요? 실시간 라이브인 거 안 보이세요?”
“꺅!! 뭐야? 저 고양이 너무 귀엽잖아?”
주변에서 구경하는 이들이 저마다 지금의 상황이 무슨 일인지 궁금해하고 있었다.
하물며 누군가는 방송 중이지 않는가? 전혀 예상치도 못한 일이다.
“그분은 떠났는가?”
놀랍게도 촌장은 제이스가 떠났다는 것을 예상이라도 한다는 듯 나에게 물었다.
“그렇습니다.”
나는 사실대로 대답해 주었다.
그러자 촌장은 알겠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와 동시에 나에게 저번에 했던 그 말을 했다.
“밖으로 나가 토끼 열 마리를 잡아 오게.”
그와 동시에 시스템창이 떠올랐다.
[퀘스트가 생성되었습니다.]
[촌장의 심부름]
난이도: 쉬움
제한: 없음.
내용: 토끼 열 마리를 잡아 와라.
보상: 3골드, 경험치. 촌장의 특별한 선물.
놀랍게도 다시 촌장의 심부름 퀘스트가 생성되었다.
그것도 추가 보상이 있는 상태로 말이다.
“알겠습니다.”
나는 알겠다는 말과 함께 그 자리를 피하듯 뛰었다.
아직 사람들의 주목을 받을 이유가 없거니와 굳이 다른 사람들과 연관되어 좋을 것도 없었다.
나는 서둘러 유저들 사이로 파고들었다.
“뭐야?”
“저기요!”
나를 향해 물어보고 싶은 게 많은지 붙잡으려는 사람들이었다.
하나 그럼 뭐 하는가. 내 스텟의 민첩의 수치는 30을 넘어섰다.
이곳에 있는 유저들의 대부분이 아직 1레벨이다.
월오룰의 캐릭터는 스테이더스를 기반으로 움직여진다.
당연히 내 움직임을 따라오기 벅차다.
나는 유유히 그곳에서 빠져나왔다.
한참을 이동해 인기척이 없는 조용한 곳에서 나는 나지막이 외쳤다.
“환수계 이동.”
파앗!
빛과 함께 나의 몸이 붕 떠지는 기분과 함께 시야가 검은색으로 물들었다.
* * *
시야가 천천히 밝아진다.
하나 조금씩 떠지는 눈과 다르게 내 귀에는 확실하게 들려오는 소리가 있다.
콰아아아아!
강렬하고 시원한 물줄기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듣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뻥’하고 뚫리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 기분을 느끼며 눈을 뜨고 앞을 바라보자 나는 자연스럽게 감탄사가 흘러나올 수밖에 없었다.
“와…….”
내 눈앞의 모습은 흡사 무릉도원이 있다면 이곳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환상적이면서 아름다운 곳이 보였다.
귀로 먼저 들었던 떨어지는 물줄기는 저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커다란 폭포였다.
듣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속이 뚫리는 기분인데, 직접 눈으로 보니 그 기분은 배로 커져갔다.
그런 폭포 아래로 흐르는 물줄기는 저 멀리 보이는 숲속으로 이어졌다.
숲속의 나무는 얼마나 굵고 높은지 높이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커다랬다.
바닥에는 이름 모를 수많은 꽃과 함께 풀들이 자라 있었는데, 사람의 손길이 전혀 거치지 않은 듯 보였다.
“이게 자연의 아름다움이지.”
하나 그 모습이 전혀 이질적이거나 어색하지 않았다.
오히려 진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라 생각이 들었고 오히려 더 아름다웠다.
나도 모르게 멍하니 주변을 구경하게 되었다.
“좋다…… 이런 데서 사는 것도 나쁘지 않을 텐데…….”
물론 이런 곳이지만, 전기가 들어와야 하고 인터넷이 빵빵하다면 말이다.
이미 나는 현대 문명에 길들어진 몸이니까. 이미 나란 놈은 글렀다.
그렇게 주변을 구경하며 홀로 상념에 잠기려 할 때 정신을 깨워 주는 것은 다름 아닌 시스템 창이었다.
[환수계로 이동했습니다.]
-유저 최초로 환수계로 이동했습니다.
-업적 ‘환수계 발견 자’를 획득했습니다.
-환수와 친밀도가 상승합니다.
-환수계에 첫 방문했습니다.
-첫 방문으로 인한 이벤트가 발생했습니다.
-특별한 환수가 존재합니다.
-환수가 등장합니다.
줄지어 올라오는 시스템 창이 끝나자 눈앞에 수많은 환수들이 나타났다.
“어우야…….”
나는 그 자리에서 굳어 버릴 수밖에 없었다.
수많은 환수가 한순간에 나타나더니 나를 향해 바라보고 있는 것이었다.
환수의 종류는 엄청나게 많았다.
대략 백 마리 안 되는 숫자라 할까? 거기에 생긴 모습은 물론이고 덩치까지 전부 제각각이었다.
거기에 기본적으로 뿜어내는 기세 또한 남다른 환수가 몇 섞여 있었는지 나를 압박하는 기운이 느껴졌다.
“여기서 어떻게 골라.”
문제는 여기서 어떤 환수를 고르냐가 문제다.
눈앞에 보이는 숫자만 대략 백 마리.
내가 앞서 말했다시피 소환수를 고르는 것은 신중할 수밖에 없다.
태생, 진화가능, 기본 능력치.
이 세 박자를 고루 갖춘 놈을 찾아야 한다.
그게 아니면 그냥 대놓고 엄청나게 강한 녀석이든 말이다.
“그래야 앞으로 사냥이랑 내 성장이 편하니까.”
매우 중요 포인트다.
앞으로의 미래를 생각해서 말이다.
과연 어떤 놈이 좋을까 환수들을 하나하나 살펴보았다.
“기왕이면 멋있는 놈이면 좋은데 말이지.”
개인적인 희망 사항이다.
아무래도 귀여운 범이가 있다 보니 이번에는 멋있는 놈이었음 좋겠다.
그게 아니면 범이와 같이 합을 맞췄을 때 시너지가 좋은 놈이면 더 좋을 것 같았다.
눈앞에 수많은 환수들 중에 눈에 들어오는 환수는 많았다.
“아씨…… 고르기 힘드네…….”
그도 그런 게 어지간한 환수는 다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한참을 둘러보던 중에 나는 저기 한가운데 있는 알을 발견했다.
“응? 왜 혼자 알이지?”
지금 눈앞에 보이는 환수들과 다르게 유달리 딱 혼자만이 알의 상태로 있는 것이 보였다.
뭐라 할까.
혼자 알이다 보니 자꾸 신경이 쓰인다고 해야 할까? 그곳에서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괜찮을까? 범아?”
나는 여전히 내 팔에서 꼼짝도 안하고 식빵을 굽고 있는 범이에게 물었다.
방금까지 자고 있었던 것인지 졸음이 섞인 목소리로 대답했다.
“냐아앙…….”
마치 그러든지 말든지 라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런데도 나는 이상하게 자꾸 끌리는 저 알이 탐이 났다.
“그래. 저걸로 하자.”
나는 이내 결정했고, 알을 향해 다가갔다.
그러자 주변에 있던 환수들이 양옆으로 갈라지더니 길을 만들어 주었고, 쉽게 알에 접근할 수 있었다.
그리곤 나는 외쳤다.
“완전한 포획.”
스킬이 발동됨과 동시에 시스템창이 떠올랐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알을 포획했습니다.]
-환수계에서 포획을 완료했습니다.
-원래 세상으로 돌아갑니다.
시스템의 알림과 동시에 시야가 차단되었다.
몸이 붕 뜨는 기분과 함께 다시 감각이 돌아왔을 때는 환수계가 아닌 한센 마을로 이동했다.
“음…… 뭔가 아까운 기분이 드는 것 같지만 괜찮겠지?”
나는 손에 들고 있는 알의 상태창을 띄워 보았다.
이름: 정체를 알 수 없는 알
등급: 신화
계열: ???
레벨: Lv???
스텟: 근력??? 민첩??? 체력??? 지식??? 지혜???
충성도: 0
부화도: 0%
성장 가능
진화 가능
거래 불가.
뭐야.
신화 등급?
실화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