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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소환수가 너무 강함-6화 (6/275)

제6화

#06

이 때문에 라온 소프트의 본사에 트럭 시위를 할 정도로 유저들의 반발이 심한 적이 있었다.

나날이 커지는 사람들의 시위와 유저들의 불평 때문일까.

라온 소프트는 결국 너프를 결정했다.

“유저들의 반발이 너무 심했으니까. 사실 꽤 오래 버틴 것이기도 하고 말이야.”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규모의 유저들이 이 정도로 단합력을 보이며 불평불만을 제기하는데 개발 측에서 버틸 재간이 없었다.

하물며 실시간으로 인터넷에 제보되는 서머너 킹의 무분별한 사냥터 독점이라든가, 유저들을 죽이는 모습까지 생중계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너프의 내용은 MAX였던 통솔력의 수치는 그대로 두었지만 한 번에 소환할 수 있는 소환수의 숫자를 제한했다.

그 숫자는 백 마리.

“이미 늦었지만.”

하지만 이미 상위 랭커 수준에 올라간 서머너 킹의 레벨이기에 큰 의미가 없었다.

오히려 자잘한 레벨의 소환수를 제외하고 진짜 레벨 높은 강력한 소환수만 무려 백 마리를 끌고 다녔으니 말이다.

“그와 동시에 놈의 약점이 드러났지.”

서머너 킹을 플레이하는 유저인 박진성의 단점은 다름 아닌 소환사 직업의 단점이라 할 수 있는 소환수를 통제하는 능력이 부족했다.

이런저런 말로 설명하기보단 한마디로 간단하게 말하자면 놈의 게임 재능이 일반인보다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점이었다.

그것을 증명하는 것이 1:1 대인전에서 소환수가 없다면, 놈은 그저 샌드백이나 다름없는 수준으로 게임의 재능이 없었다.

유명한 일화로 놈이 1레벨의 몬스터인 복싱 레빗이라는 기본 몬스터 한 마리를 잡는 데 걸린 시간이 5분 이상 걸린 영상이 올라온 적이 있다.

그것 말고도 개인 방송 중에 소환수의 소환 제한이 걸려 있는 퀘스트라든가, 소환수 없이 클리어 해야 하는 퀘스트를 클리어 하는데 엄청난 시간과 돈을 투자했다.

“그것을 모두가 알게 되었을 때 놈은 능력에 비해 저평가, 그리고 공략법을 찾게 되었지.”

원래 서머너 킹의 평가는 레벨은 낮으나 그 누구보다 강력한 존재이자 랭킹 0위에 올라설 유저라 불렸다.

하나 놈의 실력이 드러나고, 레벨을 보곤 사람들은 이렇게 평가했다.

“본인 실력만 뛰어났으면 진짜 게임을 혼자 다 씹어 먹었을 유저.”

최강의 직업을 가지고 있음에도 최강자의 자리에 올라서지 못할 것이란 평가로 변한 것이다.

“참, 웃픈 이야기지. 한편으론 어이가 없기도 하고 말이야.”

등장할 때만 해도 월오룰 최강의 직업이라 불렸던 서머너 킹이다.

최강이라는 것을 증명하듯 무수한 소환수를 풀어 사냥터와 유저를 씹어 먹던 직업이었다.

오죽하면 너프까지 받았겠는가.

하나 그런 직업을 가지고 있음에도 본인 실력이 부족해 최강의 자리에 올라서지 못하다니 참으로 슬픈 이야기다.

그렇게 서머너 킹의 실력이 만천하에 드러나면서부터 유저들은 점차 그를 상대하는 공략법을 만들 수 있었다.

지금까지는 ‘똥이 무서워서 피하나? 더러워서 피하지’였던 유저들이 마주침과 동시에 바로 서머너 킹만을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물론 백 마리의 소환수를 뚫고 서머너 킹을 공격한다는 것이 어려운 일이나, 죽기 살기로 단 한 명만 공격하자니 틈이 생겨난 것이다.

하물며 소환수보다도 못한 재능을 가진 서머너 킹이다.

그만 집중해서 먼저 공격하면 살기 위해 도망친다는 선택지를 내릴 수밖에 없는 것이 서머너 킹이었다.

“그리고 점차 익숙해진 사람들은 쉽게 공략이 가능해졌지. 물론 그 공략법을 만드는 데 일조한 것이 나고.”

아무래도 길드 랭킹 11위에 있던 검은 손 길드도 서머너 킹에 당한 적이 있다.

서머너 킹은 그 누구든 가리지 않고 공격했으니깐.

당시 나도 서머너 킹에게 당한 적이 있어 공략법을 만들 때 누구보다 빠르게 지원했던 것이 나다.

내가 주로 분석한 것은 서머너 킹의 소환수들의 행동 패턴.

“그런 분야는 내가 월오룰 최고지.”

내가 만들어 낸 서머너 킹의 소환수의 공략과 사람들이 만들어 낸 공략법이 하나로 만들어졌을 때 서머너 킹은 점차 독점하던 자리를 빼앗기게 되었다.

길드의 압박만이 아니었다.

그동안 서머너 킹에게 죽었던 유저들이 공략법을 참고해 공격해 대니 그의 입장에선 여간 성가실 수밖에 없었다.

“공략법이 있다고 한들…… 놈의 강력함은 변함이 없었지.”

수많은 견제 속에서도 서머너 킹은 살아남았다.

강력한 소환수 백 마리를 데리고 자신이 살아남는 법을 익혔다.

게임에 재능이 없는 거지 멍청한 건 아니니까.

계속 당하다 보면 지도 살아남을 돌파구를 찾길 마련이지.

전보다는 원활하진 않지만, 그대로 강력함을 유지하며 사냥터를 누비며 서머너 킹을 플레이하던 박진성이 한순간에 일본으로 국적을 바꿨다.

“시국이 시국인데 말이야! 어!”

월오룰이 한국에서 개발되면서 그것을 부러워하는 일본이 유달리 한국을 향해 지랄발광을 떨던 그 시국에 말이다.

당연히 열 받을 수밖에 없었고, 나뿐만이 아니라 한국의 모든 유저가 놈을 향해 삿대질했다.

무슨 이유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한국 유저와 트러블이 생겼고, 그 과정에서 구해 준 유저가 일본인이었다는 점이다.

그 뒤로 서머너 킹은 그 일본 유저와 함께 다니기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놈이 일본으로 국적을 바꿨더라 하는 과정만 들려왔을 뿐이다.

박진성에서 나카무라 쇼헤이가 된 서머너 킹은 한동안 PK만 일삼았다.

“한국 유저만을 무참히 사냥했지.”

서머너 킹의 타킷은 전부 한국 유저였다.

평범하게 죽이는 것도 모자라 소환수를 이용해 최대한 잔인하고 고통스럽게 죽이는 방법을 찾아내며 놈의 개인 방송을 송출했다.

그 모습에 가장 좋아하던 것은 일본 시청자들이었다.

일본인들이 가지고 있는 반한 감정을 이용해 한국 유저를 무참히 죽이는 방송을 콘셉트로 유지하며 돈을 벌었다.

거기에 어느 정도 PK에 익숙해지자 놈은 돈을 받고 전문적으로 누군가를 죽여주는 콘셉트의 방송도 일삼았다.

참고로 나도 그놈에게 몇 번 죽은 적이 있다.

“기분 더러웠지.”

놈에게 죽을 때마다 조롱과 멸시 속에서 죽어 갔던 게 몇 번인가. 거기에 사망이 일어나는 페널티까지…….

월오룰의 사망 페널티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접속 시간의 제한이다.

무려 24시간 동안 접속 불가.

하루를 꼬박 아무것도 못하고 손가락만 빨아야 한다는 소리다.

“그 시간이면 뭘 하든 효율을 낼 수 있으니 말이다.”

사냥을 하던 채집을 하던 누군가와 수다를 떨던, 캡슐 밖에서 멍하니 접속 시간을 기다리는 것보다 효율 넘치는 일들을 하나도 못하게 된다.

두 번째 페널티.

바로 장비 드롭이다.

하나의 장비도 아니다. 사망 당시 차고 있던 장비를 전부 드롭한다.

무기부터 방어구, 액세서리까지 모조리 드롭하게 되는데, 그동안 피땀 흘려 모은 장비를 한 순간에 잃게 된다는 것이다.

“내가 날린 장비만 얼마냐…….”

진짜 놈 때문에 날린 장비가 몇 개인지 또 생각해도 열 받는다.

이런 사망 페널티 때문일까.

유저를 전문으로 사냥하고 다니는 전문 PK범을 비롯해 그들을 관리하는 길드까지 있다.

유저들의 불만이 많았지만, 개발 업체인 ‘라온 소프트’에서는 PK 또한 게임의 일부라며 관여하지 않았다.

그 덕분에 한동안 PK로 난리가 난 적이 있었지만, 그건 어중이떠중이들의 이야기.

최상위의 유저들에게는 해당 없던 이야기였다.

아무튼. 다시 놈의 이야기로 돌아오자.

소환사라는 직업의 치명적인 세 가지 단점 중에 두 가지를 레전더리 직업의 특성으로 해결할 수 있다.

남은 것은 그 소환수를 컨트롤하는 본인 실력이다.

“그런 서머너 킹이라는 레전더리 직업을 내가 가진다면?”

나는 게임에 재능이 있다.

하물며 월오룰이라는 게임의 지식은 현 시점으로 따졌을 때 그 누구보다 박식하다.

두근두근두근.

지금 내 재능과 지식을 합쳐 레전더리 직업인 서머너 킹을 플레이한다는 것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심장이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재밌겠다.”

그냥 재미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엄청나게 즐거울 것이다.

거기에 아이템 독점을 비롯해 각종 콘텐츠를 이용한 방송 혹은 영상만 올려도 그 수익까지 생각하니 심장이 터질 듯이 뛰어 아플 지경이었다.

“할 수 있어.”

본인 실력이 부족해 결국 최고의 자리에 올라서지 못했던 서머너 킹이이다.

하지만 내가 한다면 달라진다.

월오룰 최강자의 자리를 노려 볼 수 있다는 거다.

“다름 아닌 내가!”

아직 박진성이 게임을 시작하기 전이다.

놈의 이름이 유명해지는 시기는 앞으로 2년 정도 뒤. 그리고 직업을 얻을 시기가 앞으로 1년 정도 뒤다.

지금이라면 내가 그 직업을 가질 수 있기도 하다는 소리다.

“이거 생각지도 못한 복수네?”

박진성이 얻어야 할 직업을 내가 얻는다?

분명 볼 순 없겠지만, 놈이 가져야 할 것을 내가 빼앗는다고 생각만으로도 충분히 복수 하는 것이다.

하물며 박진성은 우리 조국을 배신하고 일본으로 넘어갈 예정인 쓰레기지 않는가?

양심에 가책은 무슨 오히려 나에게 박수를 쳐 주고 싶다.

“이 정도면 내가 애국자지, 애국자여.”

국뽕이 따로 필요한가?

크으.

이게 국뽕이지.

당연하지만 서머너 킹을 획득하는 방법도 알고 있다.

박진성 녀석이 개인 방송에 나와서 다 떠들었으니까.

사실상 이쯤 되면 운명이다.

“박진성. 미안하진 않고, 서머너 킹, 내가 가져야겠다.”

나는 웃으며 레전더리 직업인 서머너 킹이라는 이름을 제외한 나머지 직업들을 전부 지웠다.

그러자 미래에서 보았던 놈의 얼굴들이 하나둘씩 떠올랐다.

사냥터에서 사냥하고 있는 우리 길드원을 무참하게 학살하던 놈이다.

야비한 웃음과 함께 ‘다 너희들이 약해서 죽는 거다.’라며 무참히 죽이던 모습이 떠올랐다.

거기에 국적을 바꾸고 한국 유저만 죽이며 즐거워하는 모습과 바닥에서 길드원과 내가 죽던 과정이 떠올랐다.

나카무라 쇼헤이가 되어 떵떵거리며 살아가는 모습을 월오룰 홈페이지에 올리며 자랑하는 놈이었다.

“회귀 빨이지만 녀석이 엿 먹는다 생각하니깐 기분이 좋아지네.”

이게 다 우리나라, 한국을 위함이다.

직업을 정했으니 다음으로 해야 할 것이 남았다.

“자, 그럼 다음으로…… 이제 기억나는 인던이랑 레전더리 아이템이 숨겨진 곳을 떠올려 볼까?”

나는 내 머릿속에 남아 있는 각종 인던의 위치와 레전더리 아이템이 있는 하나하나 메모장에 기록하기 시작했다.

전부 내 피와 살이 되어 줄 녀석들이 떠오르는 것 그대로 전부 메모장에 기록해 두었다.

시간이 흘러 컴퓨터에서 일어난 나는 시계를 보았다.

“어우야. 벌써 오후네. 곧 있음 효진이가 올 시간이네.”

오후 5시를 가리키는 시계를 본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일단 생각나는 건 전부 정리해 뒀다.

“뿌듯하네.”

여기 적혀 있는 것을 보니 얼마나 감이 벅차오르는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이게 다 내 것이 될 아이들이라 생각하니 말이다.

지금 눈에 보이는 레전더리만 껴도, 사실 유니크 등급 정도의 직업만 선택해도 다 씹어 먹을 수 있는 수준이긴 하다.

“에이 그럴 이유가 있냐?”

기왕이면 레전더리 직업으로 떵떵거리며 남들의 부러워하는 시선을 받으며 평생 잘 먹고 잘 살아야지.

암, 그래야지.

기록은 끝났다.

아마 더 떠오르는 게 있으면 나중에 추가적으로 기록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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