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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소설의 주인공이 성좌였다-48화 (48/206)

제48화

아무래도….

스킬 매력 발산의 효과가 처음으로 먹혀든 것 같았다.

어째서인지는 알지 못했지만, 진선미가 나의 전력에 도움이 된다면 그것도 괜찮았다.

진선미가 나에게 호감을 느끼고 이야기가 잘 풀린다면, 무법 집단인 ‘마성교’는 자연스럽게 와해 될 것이고 그에 따라 나의 전력은 한층 더 강해질 수 있었다.

전투력만 놓고 본다면 안재훈이나 권민재의 선에서 쉽게 처리가 가능한 진선미였지만, 그녀의 독은 강력했다. 무림계 게이트에서 만독불침을 얻지 못했다면 몸 성히 끝나지 않았을 정도로.

물론, 독이 발동되기 전 한순간에 죽인다면 해결되는 문제였지만….

지상으로 내려온 진선미가 두 눈을 반짝이며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뭘 봐요?”

“네? 그….”

진선미의 미모는 아름다웠다.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부담스럽게 느껴졌지만, 진선미의 미모에 서로 한참을 마주 보고 있었다.

아차. 정신 차려야지.

아무 말 없이 그윽한 표정을 지으며 나를 바라보던 진선미가 입을 떼기 시작했다.

“저….”

“할 말 있어요?”

“당신…. 강하군요. 정말 마성교에 들어 올 생각이 없습니까?”

“내가 더 강한데 당신 밑으로 들어오라고?”

“……그렇죠? 그럼…….”

서로 죽일 듯이 싸우던 것도 잊은 채 두 볼에 홍조가 가득한 진선미는 마치 할 말이 있지만 부끄러워 말하지 못하는 듯 몸을 배배 꼬고 있었다.

똥 마려운 강아지도 아니고 왜 저래?

무언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게 분명했지만, 궁금하지 않았다.

나의 목적을 이루는 것만 해도 정신이 없었다.

“할 말 없으면 죽여도 됩니까?”

“네? 아니요……. 죽이시게요…?”

“네. 죽여야죠. 당신이랑 마성교는 사람들한테 거악이거든요.”

“아…….”

진선미의 표정에서 뭔가 아쉽다는 표정이 물씬 드러나 있었다.

- 주인. 아무래도 살려 놓는 게 좋지 않겠는가?

- 이유는?

나 또한 사역된 윤문과 같은 생각이었다.

굳이 이유를 물은 것은 윤문의 생각을 들어 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 아무래도……. 형님과 내가 살던 세계는 나의 손으로 멸망에 빠트렸지만, 저 ‘사라진 세계의 독미’라는 자가 성좌로 있듯, 나의 형님도 어딘가에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말이야.

정확하게 나는 윤문과 같은 생각이었기 때문에 더 이상 묻지 않았다.

- 너. 스승님 만나면 대가리부터 박고 사죄해라. 알겠지?

- 아….

이 장소에 남은 마성교는 이미 진선미의 독에 녹아 죽거나, 멀리 도망가고 없었다.

혼자남은 진선미는 자신이 죽을까 두려움에 몸을 덜덜 떨면서도 나에게 할 말이 있는 듯 도망갈 생각이 없어 보였다.

“당신. 나랑 같이 갈래요? 물론, 당신의 마성교는 해제해야 합니다. 싫으면 그냥 죽는 좋은 방법도 있구요.”

순순히 따라오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내 생각과는 다르게 진선미의 표정은 환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네? 네!!! 그렇게 할게요…!!!”

"뭘요?"

"가… 간다구요!!"

‘나의 독을 이겨낸 남자는 네가 처음이야!!’라고 하는 듯, 갑작스레 밝아진 표정의 진선미가 우렁차게 대답했다.

아무래도 나를 향한 진선미의 호감은 진짜인 것 같다.

하하…. 독을 이겨내서인지, 매력 발산 때문인지 모를 상황이었다. 뭐…. 아무렴 어때.

“그럼…. 일단 마성교 사람들을 모으세요. 이동은 그다음입니다.”

“네!!”

말은 잘 듣네.

* * *

“사람들을 다 모았어요!”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 진선미가 마성교의 교도들을 한곳에 모아 나를 불렀다.

엄청난 수였다.

“하…? 이 정도면 나 혼자서는 무리였겠는데…?”

충분히 강해진 나는 현재 한국에서 나를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다구리에 장사 없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이 정도의 수라면, 전력을 다 해도 꽤 힘들 것 같았다.

다행이다. 진선미와 저 인원 전부가 덤벼들었으면 답도 없었겠어.

진선미가 모은 부산 지역의 마성교 교도들은 수만에 이르고 있었다

“그럼…. 마성교는 오늘로 끝입니다. 당신이 확실하게 전달하세요.”

“네! 저만 믿으세요!!”

“참, 저놈 조심하세요.”

“부교주…?”

“네. 뭐, 아무튼.”

한 사람을 콕 찍어 조심하라는 나의 말에 의아한 표정을 짓는 진선미였지만 자신의 힘으로 자신의 강함으로 부산 지역을 차지했다는 자신감 덕분인지, 당당하게 앞으로 나섰다.

진선미는 강했다.

하지만 그의 강함은 단신으로 한 개의 지역을 차지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었다.

살상력이 높은 독을 사용했지만 도와주는 이 없이 수만에 이르는 저 사람들을 모아낸 것은 부교주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한 행동이었다.

“생긴 것도 재수 없게 생겼네. 저 새끼는 꼭 조지고 가야겠다.”

부산 지역 모든 악의 근원.

진선미의 강함과 강력한 독을 등에 업고 권력을 휘어잡은 사람.

마성교의 실세. 부교주

정확하게 교주는 진선미였지만, 사람 대부분은 이 사람의 명령에 따르고 교주에 충성하는 척만 했을 것이다. 그 때문에 내가 본 ‘명’에서 마성교의 교도들은 부교주를 등에 업고 죄악을 저질렀고, 바지사장이나 다름없는 진선미는 그들의 죄악에 관심이 없었다.

어째서 교주가 되었는지, 어째서 말도 안 되는 사이비 집단의 교주를 맡게 되었는지 이유는 알지 못했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문제 될 것이 없었다.

이미 내 쪽으로 마음을 돌린 진선미였기 때문에 이유야 천천히 물어보면 될 일이었다.

“아무래도 그냥 보내 줄 생각은 없는 모양이네.”

- 내가 봐도 그렇군. 주인이 말한 저놈…. 기운을 한곳에 모으고 있다.

“알아.”

스릉-

나는 용광검을 천천히 빼 들어 앞으로 걸어 나갔다.

공격에 당한다고 한 방에 죽지야 않겠지만, 당장 이동해야 하는 나에게 있어 진선미의 부상은 걸림돌이 될 게 뻔했다.

저벅.

저벅.

마성교 부교주의 몸에서 풍기는 기운만 봐도 곧 공격이 이어질 것 같았다.

이미 커질 대로 커지긴 했지만, 진선미가 없는 마성교는 얼마 가지 않아 타 세력에 의해 무너질 것이었다. 그래서인지 부교주는 진선미를 최대한 말로 타이르고 있었다.

진선미와 그의 배후성인 성좌, ‘사라진 세계의 독미’가 사용하는 독은 그만큼 효율이 좋은 스킬이었다.

물론…. 협박용으로.

“교주여, 어찌 저 간악한 놈의 말에 놀아나는 것입니까!?”

“시끄러워요. 당신이 교주 하면 되잖아요?”

“아아…. 교주께서 우리를 버리셨다…!!”

당당하게 마성교를 떠나겠다는 진선미의 말에 부교주와 교도들은 절망에 빠진 듯 자신들이 아닌, 진선미를 몰아붙이고 있었다.

“절 보내 주세요!! 교주는 부교주가 이어서 하면 되지 않나요!?”

“아닙니다. 저희의 교주는 영원히 당신입니다. 당신이 기어코 저희를 저버리겠다면…….”

“……!?”

말은 그럴싸했다. 당신을 영원히 모시겠다는 둥 당신이 없으면 안 된다는 둥.

하지만 부교주가 이런 연기를 하면서도 진선미를 잡는 이유는 한 가지였다.

진선미의 힘으로 더 이상 세력을 불릴 수 없음과 자신만으로는 마성교를 유지할 수 없었기 때문.

“아아…!! 교주께서 저 간악한 놈의 말에 속아 우리를 저버렸다…!! 이대로 교주를 보낼 수 없다. 전원 저놈과 교주를 잡아라…!!!”

“역시…. 저 새끼들은 말이 안 통해.”

부교주의 말에 마성교 부교주와 수만의 교도들이 일제히 병장기를 꺼내 들고 진선미를 향해 걸어 나오고 있었다.

음……. 수가 많은데…. 튈까…?

‘영혼 소환’

스스스스-

“응…? 주인…?”

전력을 다해 뒤엎는다면 지지는 않겠지만, 나 또한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나는 곧바로 윤문을 소환했다. 아직 본래의 힘을 찾지 않았지만 나에게 사역된 영혼 상태의 윤문이었기 때문에 마력 소모만 신경 쓴다면 윤문은 죽지 않을 것이었다.

“왜? 너도 이제 밥값 해야지?”

“아니…. 난 아직 힘이….”

“닥쳐.”

자신을 향해 몰려드는 교도들의 모습에 당황한 진선미가 내 쪽으로 몸을 빼냈다.

“내 뒤에서 사정없이 날려요.”

“뭐…. 뭘요…?”

“나한테 쓴 독이요.”

“아…!! 네!!”

“주인. 나는 무얼 하면…?”

“뭘 물어봐. 넌 몸빵이지.”

“응…?”

“가라. 윤몬!!!”

사역된 윤문이었기에 명령을 거절하지 못한 채 앞으로 나서 마성교를 막아서기 시작했다.

“응? 안 아픈데…?”

“너 영혼이잖아.”

“아…?”

무언가를 깨달은 윤문이 마성교를 향해 소리치며 달려들었다.

자신의 형을 시기하며 그의 무공을 본떠 만든 ‘천마 신공’을.

“크하하하하하!!!! 다 덤벼라. 이 조무래기들아!! 나 천마 신교 윤문이야!!! 내가 천마다!!!”

“미친놈이…??”

이중인격이라도 되는 듯 윤문은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웃으며 자신의 무공을 사용해 마성교의 교도들을 초토화시키고 있었다.

강함을 회복하지 못했다고는 해도 윤문은 한 세계를 멸망시킨 천마 신교의 교주 ‘천마’였다.

그리고….

스스스-

촤르륵.

나의 뒤편에서 지팡이를 휘휘 저으며 진선미가 독을 배출해내기 시작했다.

나에겐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는 독을.

하지만 마성교는 달랐다.

저 독에 닿거나 들이마시면 온몸이 녹아내리거나 호흡을 못 해 죽어 나가게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저 많은 인원을 상대로 싸우기엔 최적의 스킬이었다.

하지만…….

마성교의 교도들의 인원수는 수만에 이르렀기 때문에 나와 윤문 그리고 진선미만으로는 아직도 끝이 보이질 않았다.

“거참……. 더럽게 많네.”

“헉…. 허억…. 콜록. 콜록.”

“크하하하하하. 나는 거뜬하다!!”

“넌 내 마력으로 거뜬한 거고….”

거친 숨을 몰아쉬는 진선미와는 다르게 나의 마력이 있는 한 전투에서 무리가 없는 윤문은 여전히 활력이 넘쳐 보였다.

그렇다고는 해도 모든 스킬에는 그에 맞는 리스크가 있는 법이었다.

나의 마력은 점점 줄어들고 있었고, 조금은 진했던 윤문의 전신은 조금씩 흐려지고 있었다.

“야. 적당히 맞아. 너 그러다 곧 사라진다.”

“음…?”

영혼 상태였기 때문에 자신은 죽지 않으리라 판단한 윤문이었지만, 나의 말에 자신의 몸을 훑어본 윤문이 그제서야 정신을 바짝 차리기 시작했다.

“하하하……. 이거 조금 위험한데…?”

“조심해. 여차하면 소환 해제할 거니까.”

“알겠다. 주인.”

영혼 소환은 최근에 얻은 스킬이었고 정확하게 이 스킬에 대해서 몰랐기에 영혼 소환된 윤문이 어떤 식으로 데미지를 입고 어떤 식으로 강해지고 어떤 식으로 유지가 되는지에 대해서 아는 바가 없었다.

그래서인지 이 상태로 계속 공격에 당한다면 소환이 해제되는지 영혼의 소멸로 이어지는지는 나조차도 알 수 없었다.

‘명’에서 좀 나왔으면 좋으련만. 도움이 하나도 안되는 특전이네! 정말…!!

본격적으로 앞으로 나선 나는 진선미를 향해 오는 공격을 적절하게 방어하며 광범위한 스킬을 날려 대며 마성교를 집어삼키기 시작했다.

수만의 영혼을 흡수하면 나는 그만큼 또 강해질 것이기 때문에.

크큭.

수만의 영혼을 흡수할 생각에 실소가 터져 나왔다.

어느새 나의 인간성이 사라지기라도 한 것인지, 수많은 사람을 죽일 생각에 그들이 나의 힘을 키워 주는 경험치 정도로만 느껴지는 것이 두렵지만 재밌다고 생각했다.

“그럼…. 빨리 끝내고 아저씨한테 가야겠다. 게이트도 클리어해야 하고 할 게 많거든.”

“저…. 저 간악한 놈을 먼저 죽여라…!!! 저놈이 악이다!!"

“너희는 주둥아리 빼면 아무것도 없지? 이제 죽자. 사이비 새끼야.”

초속 비행을 사용해 공중에 뜬 나는 수만의 인원들을 쓸어버리기 위해서 스킬을 사용했다.

[스킬 [선인의 격 VL.1]을 사용합니다.]

[10분간 모든 능력치가 230% 상승합니다.]

“쿨타임 돌았다. 개자식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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