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화
엄청난 속도로 돌진해 오는 나를 보자, 전투 중이던 모두가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겁에 질려, 도망간 것이 아니었나?”
“말을 참, 쓰레기처럼 하시네? 개념은 안 키우시나 봐?”
도발하는 나를 보며, 천마가 피식 웃고 있었다.
아무래도…. 도발은 먹히지 않는 것 같았다.
“스승님의 동생이라는데…. 내가 선택지를 줄게. 골라 볼래?”
“크크크. 그래, 말해 보아라. 그것이 네놈의 선택지가 될 수도 있으니.”
“1번 그냥 맞는다. 2번 혁명적으로 맞는다. 어때, 마음에 들어? 나는 드는데.”
“크하하하. 그 스승의 그 제자라더니, 네놈들에게 딱 어울리는구나.”
“내가 좀. 배움이 빨라서 말이야.”
이미 강해질 대로 강해진 천마의 앞에서 시간을 끌 필요는 없었다.
이야기의 흐름은 어느새 막바지에 치달았고, 천마는 이미 이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을 뛰어넘는 강함을 가지고 있었다.
“이놈, 문아. 정신 차리거라!!”
“형님. 전, 제정신입니다.”
“마공에 손을 대지 말라고, 그렇게 언질을 줬는데….”
“수단 방법을 가리지 말고 강해지라던 사람은 형님 아니었습니까?”
“내 말은….”
윤민이 말꼬리를 흐리자, 나는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스승님. 저런 놈은 맞아야 정신 차립니다. 그만 하세요.”
“…….”
전장의 모든 사체의 능력치를 흡수한 나는 상당히 성장해 있었다.
스킬 [용사의 패기 LV MAX]의 효과로 10분간 모든 능력치의 상승이 200% 이루어졌고, 특히 선인의 기운은 버프 스킬의 효과를 50%나 증대시켜 주었다.
파직-
파지직.
푸른색의 아우라가 점점 짙어지더니, 내 주변으로 노란 스파크가 튀기 시작했다.
용사의 패기와 선인의 기운으로 능력치의 총합이 5만을 넘어서고 있었다.
“전이랑은 다를 거야.”
[스킬 [화안금정 LV.3]을 발동합니다.]
[스킬 [속성 부여 LV MAX]을 발동합니다.]
[용광검에 화(火), 수(水), 목(木), 토(土) 네 가지 속성을 부여합니다.]
지이잉-
파앗!!!
기존에도 강력한 효과를 가진 용광검이었지만, 네 가지 속성을 한 번에 부여하자 곧 용광검이 희미한 진동을 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화안금정의 효과로 왼쪽 눈이 금빛으로 번쩍이고 있었다.
이로써 사용 가능한 버프를 모조리 사용한 나는 한 걸음씩 천마에게 다가섰다.
“짐작은 했다만……. 네놈은 이곳의 사람이 아니구나.”
“뭐?”
“나에게 접근한 그놈들도 그랬지.”
“접근? 누굴 말하는 건데?”
“아아, 그런 게 있다. 네놈은 몰라도 되는. 곧 죽을 놈이 알아서 무얼 하겠는가?”
궁금하게… 대답 안 해 줄 거면 말을 말든가….
“야, 네 이름이 문이냐? 스승과 성이 같을 테니. 윤문?”
“그렇다만?”
나는 천마를 노려보며 말했다.
“2번으로 골랐다. 혁명적으로 처맞자.”
[스킬 [강렬한 눈빛 LV MAX]을 강하게 발동합니다.]
[스킬 [매력 발산 LV.3]을 강하게 발동합니다.]
“크크크하하하하. 역시 네놈은 미친놈이 맞는 것 같군. 내게 발견되었다면 먼저 제자로 삼아 주었을 텐데, 아쉽게 되었구나.”
“미안한데, 내가 싫거든?”
“그런가?”
단호하게 거절하는 나의 말에 천마가 내심 아쉽다는 표정을 지었다.
매력 발산의 효과인가…?
“시간 없으니, 빨리 끝내자고.”
용사의 패기의 유지 시간은 10분.
이 시간 안에 끝내야 했다.
그나저나, 성좌들은 어딜 갔길래 하나도 안 보이는 거야?
나의 배후성을 포함해 당나라의 고승과 나를 따라다니는 여러 성좌들이 한참 동안 안 보여 궁금했지만, 잠시뿐이었다. 내게는 다른 생각을 할 여유는 없었다.
츠아아- 스악!!
빠르게 치고 나가 용광검을 휘둘렀다.
틈을 줄 생각은 없었기 때문에, 무쌍 난무와 윤민의 검술을 사용해 공격했다.
“크하악…!!!”
나의 거센 공격에 천마의 반격이라도 날아오면, 태극검을 사용해 공격을 흘려내었다.
그리고.
화안금정의 효과로 빈틈에 용광검을 질러 넣었다.
푸욱-!!!
“이 소협, 대단하군. 홀홀홀.”
“저분은 천마 신교의 교도들과 싸울 때….”
“어린 나이에 대단한 무공이야. 대단해!!”
몰아치는 나의 공격에 천마의 복부에 용광검이 박혀 들어가자, 무림의 초절정 고수들이 나를 보며 한마디씩 보탰다.
“크크크크크큭…….”
“뭐야? 뒤질 때 되니까 미친 거야?”
“이 정도는 돼야지. 크크크크.”
“미친 거 맞네.”
천마가 자신의 복부에 박힌 용광검을 뽑아 나에게 던졌다.
푸슛.
검을 뽑아 낸 자리에서 엄청난 양의 피가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크흑…!”
죽어 가는 천마의 모습을 본 윤민이 굉장히 애처로운 표정으로 자신의 친동생 천마를 바라보고 있었다.
“문아….”
천마는 애처로운 눈빛의 윤민에게 말했다.
“형님을 죽일 힘이었습니다. 그래도 형님의 제자 놈에게 쓰는 것은 괜찮겠지요.”
“!?”
천마가 천천히 공중으로 뜨더니, 곧 그의 몸에서 이상한 현상이 일어났다.
복부의 출혈이 멎으며, 상처가 아물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전신에서 새까만 아우라가 일렁이더니 천마는 그 힘을 모두 흡수하기 시작했다.
쿠르릉- 크릉.
모든 아우라를 흡수하자, 곧 천마의 주변에 검은 벼락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쿠쾅!!!!
쾅!!!
“크하하하하. 이것이 힘이구나!!! 달콤하구나. 아주 달콤해!!!”
“미친놈이…!!”
“네놈과 같은 검으로 상대해 주도록 하지. 순식간에 죽지 않기를 바라마.”
“너 아가리 파이터냐? 시간 그만 끌고 빨리 덤벼.”
“크크큭…. 좋다.”
모든 힘을 갈무리한 천마가 지상으로 내려왔다.
촤랑!!
천마는 자신의 손에 검은 아우라를 조금 모았고, 그 아우라는 검의 형상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마… 기…? 그걸 네가 어떻게…?”
“오…. 이걸 아는가? 그놈들이 내게 준 힘에 포함되어 있었지. 역시, 네놈은 그놈들과 연관이 있는 놈이로구나.”
천마가 말하는 ‘그놈’은……. 관리자일 게 분명했다.
이것은 감이 아닌 확신이었다.
신들에게 ‘신기’가 있고, 선인들에게 ‘선기’가 있다면, 관리자들에게는 ‘마기’가 있었다.
나조차도 ‘명’에서 관리자들과의 충돌이 없었기에 정확한 기능을 알 수는 없었지만…….
내가 이를 아는 것은…. ‘명’에서 나를 관리자로 스카우트하기 위해 단 한 번, 마기를 꺼내 보여 준 적이 있기에 어렴풋이 알 뿐, 저 무기가 마기라는 것과 관리자들이 사용하는 무기라는 것을 제외하고는 아는 정보가 없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관리자씩이나 되는 놈들이 하찮은 무기를 사용하지는 않을 거라는 것.
저건…. 적어도 선기 이상이야…. 조심해야겠어.
[스킬 [냉정 LV MAX]의 효과가 강하게 발동합니다.]
마기를 본 순간 겁이라도 났는지, 자동으로 발동하는 냉정이 발동했다.
그리고 나는 생각할 수 있었다.
이곳에 들어와 20일간, 나는 갱신 할 수 있는 나의 ‘명’을 갱신하지 않았다.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함도 있었지만, 3일마다 갱신을 하게 되면 얻게 되는 정보의 수가 적을 수도 있었고, 갱신했는데도 변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
지금 해…? 말아…? 아직은 변한 게 없을 텐데….
불안했다.
갱신했는데도, 변한 게 없을 수도 있다는 불안함.
내 고생들이 허투루 돌아가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함.
나의 ‘명’에서 나는 변함없이 죽게 될 것이라는 불안함.
겁먹지 말자. 잘해 왔잖아.
천마는 나에게 다가오며 말했다.
“겁먹었는가? 그렇겠지. 형님의 제자인 만큼 고통 없이 죽여 주도록 하지.”
쿠콰쾅!!!!!
마기를 소환한 천마가 자신의 무공을 섞어 공격하기 시작했다.
엄청난 위력.
지상의 모든 것이 파괴될 정도의 위력이었다.
풀과 나무는 녹아 없어졌고, 거대한 바위는 먼지가 되어 사라졌다.
“이런, 미친……!!!”
“이 소협!!! 도와주겠네!!!”
“다시 보네요. 이 소협.”
“여전히 아름답습니다. 아니, 이게 아니지. 여러분, 조심하셔야 합니다!!”
“풋…. 조심하세요. 이 소협.”
“네…. 네.”
아미파 대사저의 미모에 잠시 말이 헛나왔지만, 정신을 차리고 무림의 고수들과 천마를 상대하기 시작했다.
이들과 함께라면 가능성이 전혀 없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
“공격들 하시지요.”
천마의 말에 공격할 틈을 보이던, 무림의 고수들이 한 번에 달려들었다.
푸확-!!!
순식간이었다.
마기를 사용한 천마의 단 한 번의 휘두름으로 8대 고수 중 절반이 쓸려 나가 죽고 말았다.
“미친…. 뭐 저래? 돈 거 아니야?”
“제자야. 내가 빈틈을 만들겠다. 한 번뿐이니, 잘 보아라.”
“스승님….”
“삼풍아 이놈아!! 늙어서 몸이 잘 안 움직이는 것이냐?”
“홀홀홀, 겉모습만 젊은 네놈이 할 소리인가?”
“크하하하. 후배들에게 질 수는 없지.”
장삼풍과 윤민이 천마를 향해 공격했다.
윤민은 공격을, 장삼풍은 태극검을 사용해 공격을 흘리기 시작했다.
저 정도로 강해진 천마의 공격을 늙은 몸으로 흘리고 막아 내는 장삼풍이 대단해 보였다.
뭐지…? 저 정도라고…?
장삼풍의 공격은 강하지 않았다.
의아함이 든 것도 잠시. 장삼풍이 나에게 들으라는 듯, 말을 하기 시작했다.
“세상 살아가는 이치는 음이 아니요, 양도 아니니. 이렇게 돌아가는 원리 속에 태극의 묘리가 작용하고 태극은 곧 무극으로 이어지니, 세상 살아가는 이치가 텅 비었구나.”
“노인네가 미친것이냐!?”
“음과 양은 하나이자, 다른 것. 이것이 태극의 묘리.”
지이잉-
장삼풍이 검을 놓고 두 손을 합장하자, 두 손에서 이들이 내공이라 불리는 무언가 모이기 시작했다. 내 눈에는 확실하게 보였다.
저것은 마력이었다.
그리고 이 순간을 기다렸다는 듯 윤민이 공격을 퍼붓기 시작했다.
“받거라. 문아.”
느렸다.
아주 천천히. 천천히. 장삼풍의 두 손이 천마를 향해 다가갔다.
“노인네!!! 그따위 느린 공격을 누가 맞겠는가!?”
장삼풍의 두 손에 모인 마력이 천마를 향해 날아갔다.
슈아아-
느린 것이 아니었다.
느려 보일 뿐.
스으윽-
“아니…?”
장삼풍의 공격이 천마에게 닿자, 마력의 덩어리는 곧 천마의 몸속으로 흡수되었다.
꽈득!!! 까드드득!!!!
“크…. 크아아아아아!!!!!”
두 눈으로 보고 있음에도 믿기지 않았다.
120살이 넘은 늙은 장삼풍의 공격이 천마에게 큰 데미지를 주고 있었다.
이 순간을 기다린 듯, 윤민이 자신의 모든 내공을 쏟아 공격했다.
“안아!!!! 지금이다!!!”
넋 놓고 구경만 할 수는 없었다.
게이트의 클리어가 코앞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공격에 마력을 실었다.
지금 당장은 윤민의 파천 신공이 내가 할 수 있는 최강의 공격이었다.
쿠콰콰콰쾅!!!!!!!
파천 만뢰공.
만 개의 번개가 하늘에서 쏟아졌다.
단 한 사람.
천마에게로.
쾅!!!
콰콰콰쾅!!!!
무자비한 공격에 천마가 정신을 차릴 틈도 없었다.
“크하악…!!! 이대로 죽을 것 같으냐…!!!”
상황이 급박해진 천마는 죽을 수 없다는 듯, 소환한 마기를 포함해 남은 모든 힘을 끌어모으기 시작했다.
“죽어라!!!”
깊고 어두운 검은색의 아우라가 강하게 퍼지더니, 그 힘을 이용해 천마 신공의 최종식을 펼친 천마였다.
“컥…. 커 헉….”
“쿨럭…. 쿨럭….”
“다들 괜찮으십니까…!?”
가까스로 공격을 막아 낸 나와 달리, 가장 근접해 있던 장삼풍과 윤민은 죽어 가고 있었다.
“장 진인…. 스승님…!!!”
무림 8대 고수 중, 남은 4명의 고수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큭……. 크하하하하하하!!!!!! 내가 이겼다!!! 윤민 네놈을 내가 이겼다 이 말이야!!!”
“문아……. 쿨럭….”
윤민의 입에서 엄청난 양의 핏물이 뿜어져 나왔다.
“형님. 제가 이 순간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아십니까!? 형님보다 약하다는 이유로 천대받고 형의 재능을 따라잡지 못한다는 이유로 모두에게 외면받으며, 사랑받지 못한 이 기분을 아십니까?”
“문아….”
이야기를 들어 보니, 알 것 같았다.
굴욕감에 빠져 자신의 형을 시기하고 피해망상에 찌든, 찌질한 동생이 천마라는 것을.
그리고 윤민은 그런 동생을 위해 은거한 것이라는 것을.
“문아…. 내가 잘못했다. 내가 너무 못나서 너를 이렇게 몰아붙이게 한 것이야….”
“형님을 죽임으로써, 이제 무림의 모두가 나를 우러러볼 것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넌 미친놈이다. 그게 그렇게 중요해? 네놈에게 목숨 바친 천마 신교들은 아무것도 아니냐?”
“삼자는 빠지거라!!! 형님!!! 제 손에 죽어 주십시오!!!”
천마는 자신의 몸과 입에서 흐르는 피를 닦으며, 윤민에게 다가갔다.
이 순간을 기다리기라도 한 듯, 윤민이 눈을 감고 천마의 공격을 받을 준비를 했다.
“스승님…!!!”
젠장, 발이……!!!
어찌나 강했던지, 천마의 공격에 발이 움직이지 않았다.
퍽!!! 퍽퍽!!!! 퍽!!!
좀 움직여라!!! 하체 부실도 아니고 매번 왜 이래!!!!
주먹을 쥐어 허벅지를 미친 듯이 때렸다. 단 한 번이라도 움직여 주길 바라면서.
지이잉-
“잘 가시오. 형님. 무림 지존은 이제 제가 맡겠습니다.”
“문아. 행복하거라.”
동생을 위한 형의 희생이었을까?
윤민의 표정이 평온해 보였다.
하지만.
그의 평온함은 곧 깨지게 되었다.
촤악!!!!
푸확!!
천마의 손날이 윤민의 목을 베려는 순간.
아미파 대사저가 끼어들어 천마의 공격을 대신 맞았다.
“큭…. 당신은…. 무림 지존, 파천입니다. 이자에게 죽으면 안 됩니다…!!!”
“낭자는…….”
“방해하지 말아라!!!”
쾅!!!!
아미파 대사저가 귀찮다는 듯, 저 멀리 날려 버린 천마는 다시 손을 들었다.
“하찮은 벌레 따위가 어딜 감히…!!!”
다시 한번 천마의 공격이 윤민을 향해 쏟아지려 할 때였다.
움직인다.
꽝!!!!!
나는 최대한의 속도를 내 천마의 공격을 겨우 막아 냈다.
“헉…. 허억….”
“방해하지 말란 말이다!!!”
분노한 천마의 공격은 더욱 거세져, 나를 저 멀리 날려 버리고 말았다.
쿠당탕!!!!
체력이 다하자, 더 이상 일어날 힘이 없었다.
“형님, 아무래도 모두를 죽이고 형님은 마지막에 죽여 주도록 하죠.”
“하지 마!!!!”
“크크크크큭.”
푸확!!!
천마는 빠른 경공을 사용해 바닥에 널브러진 무림 8대 고수를 죽여 댔다.
“크크크크큭……. 이 사람은 형님의 친우분이셨죠?”
“하……. 하지 마…!!! 그러지 말아라. 문아…!!!”
푸욱!!!
“컥……. 애송이…!!”
내공을 실은 천마의 손날은 흉기 그 자체였다.
장삼풍마저 천마에게 당하자, 윤민의 눈에서 피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제발…. 문아…. 하지 말거라…. 나만 죽이면 되지 않느냐…!!!”
윤민의 말을 무시한 천마가 마지막 생존자인 아미파 대사저에게 이동했다.
아주 조금…. 희미하게 숨 쉬는 대사저의 목숨은, 굳이 공격하지 않아도 죽기 일보 직전이었다.
“죽어라!!”
천마는 자신의 손날을 사용해 대사저를 향해 강하게 그어 냈다.
스걱.
툭.
천마의 손날이 대사저에게 닿을 때 나는 그 앞을 막았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천마의 공격에 대신 당했다.
“끄…. 끄아아아아악!!!!!!!”
“크크크큭…. 웃기는 놈이로구나. 자신의 왼팔을 버리다니.”
살릴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자신의 목숨을 걸고 윤민을 구한 것이 고마웠다.
이들이 인형극의 인형들이라 할지라도 살리고 싶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내게는 하찮은 인형들이 아니었다.
왼팔이 날아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지만…. 후회는 없었다.
그저…….
그냥…….
살리고 싶었다.
이곳에서 사라져도 다시 이야기를 반복할 텐데 뭐 하러? 라고 하면 할 말이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나의 스승이 되어 준 윤민과 스승을 위해 죽어 가는 대사저를 살리고 싶었다.
“헉…. 허억….”
잘린 왼팔의 고통에 두 무릎을 꿇고 몸부림쳤다.
[스킬 [냉정 LV MAX]가 강하게 발동합니다.]
[스킬 [냉정 LV MAX]가 강하게 발동합니다.]
[스킬 [냉정 LV MAX]가 강하게 발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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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은 엄청났지만, 왼팔을 잃었다는 것도 냉정의 효과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나였다.
나에겐 오른팔이 남아 있었다.
“안아…. 괜찮으냐…!!! 어찌 이런…!!!”
“괜찮습니다…. 스승님은…?”
“난 괜찮다…!!! 어서 지혈을….”
어느새 다가온 윤민이 점혈을 해 잘린 어깨에서 터져 나오는 피를 지혈했다.
“크크크하하하하하!!! 이 어찌나 하찮은 존재란 말이냐? 신파극은 이쯤 하자꾸나.”
아무래도 바뀐 ‘명’에서 나는 이 게이트에서 죽을 ‘명’이었나 보구나… 미리 봐 둘 걸 그랬나…?
“우선은 네놈부터!!!!”
천마의 마지막 공격이 나의 목을 향해 날아왔다.
더 이상 공격을 막을 힘이 없었다.
모두들 미안합니다. 아린이… 데리러 못 가겠구나….
삶을 포기한 채, 눈을 감으려는 순간이었다.
푸욱!!!푹푹!!!!
푹!!!
“컥…. 커 헉…!!! 누구냐…!!!”
여러 발의 화살이 엄청난 기세로 천마의 몸을 꿰뚫기 시작했다.
[성좌, <재미로 삶을 반복하는 자>가 오래 기다렸다, 말합니다.]
[성좌, <미로 삶을 반복하는 자>가 이럴 줄 알았다고 말합니다.]
[성좌, <재미로 삶을 반복하는 자>가 후원자의 왼팔을 말없이 바라봅니다.]
“당신…!!”
[성좌, <당나라의 고승>이 다섯째 제자의 왼팔을 바라봅니다.]
[성좌, <사계절을 사랑하는 선녀>가 눈물을 글썽입니다.]
[성좌, <달과 순결의 상징>이 당신을 응원합니다.]
[성좌, ,작은섬의 대영웅>이 자신의 가슴팍을 치며 흥분하기 시작합니다.]
[성좌, <검은 날개를 가진 밤의 여왕>이 안쓰러운 눈으로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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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보이지 않았던, 나의 배후성과 성좌들이었다.
성좌들이 한참을 안 보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나를 구하기 위해서 시선을 돌려, 연관된 사람에게 위기를 알린 것.
그리고.
이 화살을 쏜 사람의 정체를….
나는 알고 있었다.
“하하……. 기가 막힌 타이밍이네요. 도은 씨, 영광 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