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가 읽은 소설의 주인공이 성좌였다-1화 (1/206)

제1화

episode(1) 운명

즐겨 읽던 소설이 있었다.

‘환생자의 재림’이라는 소설.

이 소설의 주인공은 제목답게 죽게 되면 전생의 모든 기억을 가지고 환생했다.

인간에서 인간으로 환생하는 것이 아니었다.

주인공의 시작은 개미였다.

몸만 개미였을 뿐 자아는 인간이었다.

환생은 늘 같지 않았다.

인간으로의 환생은 자주 있었지만, 최상위 포식자에서 죽은 뒤의 환생은 늘 최약체였다.

다시 개미로.

그리고 다시 인간으로.

작가는 약속이라도 한 듯, 무려 10년간 매일 저녁 7시가 되면 글을 올렸다.

독자인 나는 항상 첫 번째로 읽는 최초이자 마지막의 독자였다.

무려, 3,649편

내가 이 소설을 읽은 이유는 단 한 가지였다.

어떤 삶을 새로 시작하든 주인공의 삶은 늘 최선이었다.

허투루 보내는 세월 따위는 없었다.

항상 전력을 다했고, 자신의 모든 것을 걸어온 삶을 살았다.

무려 10년의 시간을 하루도 쉬지 않은 채 연재를 이어 온 것에 대한 이유는 알 수 없었다.

한 명의 독자인 나를 위한 것인지, 완결을 내고 말겠다는 본인의 오기였는지는 잘 모르겠다.

드디어 오늘이 마지막 회인가?

아니, 에필로그나 외전 같은 게 있을 수도 있으니 몇 개월은 더 걸리려나?

나름대로 정이 생겼는지, 조금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쉬움도 잠시.

친구들을 만나러 한껏 멋지게 차려입은 나는 이동 중에 스마트폰을 켜 보았다.

슬슬 올라올 텐데?

[띠링! 새 글이 업데이트되었습니다.]

오, 올라왔네.

3649화의 마지막은 주인공이 인간으로 환생하는 시점에서 끝이 났다.

단 1화 만에 인간으로 환생한 주인공이 어떤 행동을 취할지, 완결은 어떻게 날지 궁금했다.

마지막 화를 보기 전 주인공의 여정을 떠올려 보았다.

이 소설 속 주인공의 멘탈은 강했다.

성격은 개차반이었지만, 어떻게 환생을 해도 자신의 동료는 잘 챙기는 것이 바로 주인공이었다.

그리고 온전한 기억을 가지고 다시 태어나 최선의 삶을 살았다.

마지막 화를 열어 보기 전 묘한 기분이 들었다.

긴장되는 순간이구만…!!

‘환생자의 재림’ 속 주인공은 계속된 환생 속에서 온갖 종류의 종족으로 태어났다.

이세계의 드래곤으로 태어나 브레스를 뿜기도 했고 모기로 태어나 인간의 피를 빨아먹다가 손바닥 하나에 처절한 죽음을 맞이하기도 했다.

주인공의 매 순간은 진심이었다.

하찮은 모기로 태어났음에도 그 삶을 온전히 살아 보고자, 인간의 피를 빨기 위해 도전한 것이었다.

물론 피를 빨아 자신의 배를 채우는 것은 실패하고 말았지만.

그것이 개미든 드래곤이든 사람이든.

이 소설을 보며 나도 열심히 살겠다는 마음을 먹었지만 실제로는 그러질 못했다.

매번 최선을 다해서 살아온 주인공의 삶은 멋있어 보였다.

그것이 이 소설을 읽은 이유였다.

이 멋있는 삶과 최선을 다한 삶의 끝에는 뭐가 있을까?

나는 곧 긴장된 마음으로 스마트폰의 화면을 바라보았다.

제목이 조금, 마음에 들지 않았다.

[3650화 새로운 시작.]

설마… 3649화에 인간으로 환생해 놓고 3650화에 새롭게 시작하겠다고?

에이, 진짜 미친놈이 아니고야 그렇게 글을 쓰겠어?

끼이익- 쾅!!!!!!

손가락을 스마트폰에 가져다 마지막 화를 누르는 순간, 나의 시야는 이리저리 튀기 시작했다.

* * *

“커…. 커억…. 콜록. 콜록.”

분명히 택시를 타고 이동 중이었다.

스마트폰에 집중하고 있어 앞을 보지는 못했지만, 내가 타고 있는 택시를 무언가가 들이박은 것 같았다.

나는 택시에서 겨우겨우 기어 나왔다.

“아저씨…. 이봐요…. 정신….”

화르륵-

택시의 엔진 쪽에서 불이 붙었다.

이미 한쪽 다리와 오른팔은 움직이지 않았고, 머리에서 나는 출혈은 엄청났다.

“이렇게 죽는 건…….”

모든 순간이 후회스러웠다.

나라는 인간은 매사에 대충이었다.

더 열심히 살걸.

더 잘해 볼걸.

눈꺼풀이 무거워지기 시작했다.

억지로 힘을 줘 떠 보려 했지만, 불가항력이었다.

스르륵….

[재미로 생을 반복하는 성좌(星座)의 삶을 모두 보았습니다.]

희미해져 가는 의식 속에서 누군가 말하는 게 들렸다.

전자음 같은 여성의 목소리.

[멸망이 시작됩니다.]

[모든 성좌(星座)들이 현계(顯界)를 주시합니다.]

[시스템의 각성이 시작됩니다.]

[성좌(星座)의 삶을 들여본 자의 특전으로 자신의 ‘명’을 볼 수 있습니다.]

[특전의 추가 효과로 당신의 시간이 하루 전으로 되돌려집니다.]

화악-!!

* * *

‘여긴…. 천국? 지옥…?’

새까만 어둠 속에서 의식이 천천히 깨어나며 눈을 떴다.

가장 먼저 시야에 들어온 것은 내 방의 천장이었다.

분명히 죽었다고 생각할 정도의 사고였다.

의식을 잃는 순간, 나는 죽었다고 확연하게 느꼈다.

하지만….

이게… 꿈… 일 리가 없지. 죽은 사람이 어떻게 꿈을 꿔?

몸을 일으켜 습관적으로 스마트폰을 손에 쥐었다.

2021년 10월 7일 목요일

오후 2시 37분

…….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나 싶은 마음에 눈을 비벼 보았지만, 화면은 변하지 않았다.

그렇다.

어제만 해도…….

아니, 사고가 일어난 날은 10월 8일 금요일 저녁 7시였다.

나는… 하루 전으로 타임 슬립하게 된 것이었다.

말이나 되는 상황인가 싶었다.

나는 당황하지 않고 영화나 소설 속에 등장하는 타임 슬립에 관한 내용을 떠올렸다.

‘그래…. 그럴 수 있어.’

애써 마음을 침착하게 먹으며, 나 자신을 달랬다.

그리고 정신을 차리기 위해서 평소와 같이 몸을 씻어 냈다.

* * *

군대를 전역하고 나서는 마땅히 할 일이 없었다.

덕분에… 현재의 나는 백수였다.

느지막이 군대에 다녀온 나의 나이는 26살.

이안. 이것이 내 이름이었다.

정신을 차리려 차디찬 얼음물을 들이켰다.

벌컥. 벌컥.

“후아!!! 조온나 차갑네!!!!”

덕분에 정신이 확 들었다.

과음한 다음 날 시원한 물을 마시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정신이 바짝 든 나는 스마트폰을 켜 ‘환생자의 재림’이라는 소설을 켜 보았다.

“어라?”

이 소설은 정확히 저녁 7시에 올라오는 소설이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사고가 나기 전에 본 화면과 달라진 것이 없었다.

하루 전으로 돌아왔는데, 마지막 화가 그대로 있다고…?

[3650화 새로운 시작.]

……???

도대체 뭐가 뭔지 알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나는 곧 ‘환생자의 재림’이라는 소설의 마지막 화인 3650화에 손가락을 가져다 댔다.

그때였다.

번쩍!!!

삐이이---

눈앞이 새하얀 빛으로 물들며, 귀에서 이명 현상이 일어났다.

당황한 것도 잠시.

죽기 직전 분명히 들었다고 생각한 전자녀의 음성이 들렸다.

[‘명’을 보시겠습니까?]

[수락] / [거절]

‘……명…?’

문뜩, 죽기 직전 들었던 전자녀의 목소리가 정확하게 생각났다.

단 한 번도 운명이니 종교니 믿어 본 적이 없는 나였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달랐다. 어째서인지 수락을 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수락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는 기분이 들었다.

수락.

생각으로 수락한다는 의사를 표현하자, 곧 빛이 몸속으로 빨려 들어오기 시작했다.

화악-

“크…. 크하아악…….”

나도 모르게 신음이 터져 나왔다.

빚이 내 몸속으로 빨려 들어오자, 죽기 전 나의 삶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듯 내가 본 적이 없던 삶들이 순식간에 내 머릿속에 각인되기 시작했다.

시스템, 몬스터, 게이트, 성좌 그리고 동료들.

내가 겪었지만, 나는 겪어 보지 못한 이야기였다.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 싸웠고, 누군가를 죽이기 위해 싸웠다.

하루하루가 고통의 연속이었다. 동료를 잃었고,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다.

기억 속의 몬스터는 영화에서나 볼 법한 괴수들이었고, 책에서나 읽던 신화 속의 존재와 소설이나 만화에서만 보던, 이세계의 존재들이 내 기억을 헤집고 있었다.

무엇보다 확실하게 깨달은 것은……

내가 읽은 ‘환생자의 재림’속 세계관이었다.

나는… 이 모든 기억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치는 힘 없는 인간이었다.

“웁…!!”

목 아래에서부터 무언가가 역류하기 시작했다.

나는 재빨리 화장실로 뛰어가 변기를 끌어안았다.

“우웨엑…!! 커 헉…. 헉…. 허억….”

헛구역질을 몇 번을 반복하고 나서야 토악질이 멈추기 시작했다.

“헉…. 허억…. 아 X발 죽겠네…. 이게 도대체 무슨….”

나는 곧, 차가운 물로 얼굴을 씻어 내며, 이 모든 상황을 하나하나 파악하기 시작했다.

내가 겪지 않은 이 기억들은 곧 내가 겪게 될 ‘명’이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깨달았다.

[스킬 [냉정 LV.1]을 획득하였습니다.]

스킬 명 : 냉정 LV.1

스킬 설명 : 어떤 순간이 와도 냉정하게 상황을 인지하고 파악할 수 있습니다.

# LV이 상승할수록 찰나의 순간에도 냉철한 판단이 가능해집니다.

“……”

당황스러운 건 매한가지였지만, 스킬 덕분인지 금세 침착함을 되찾을 수 있었다.

나는 곧 모든 상황을 하나씩 연결해 가며 생각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깨달을 수 있었다.

본래 이 세상은 소설이 완결 나는 시점인 3650화에 변할 예정이었다. 어째서인지 나는 ‘환생자의 재림’이라는 소설을 읽었고, 곧이어 그게 한 성좌(星座)의 이야기였음을 알 수 있었다.

그 이야기를 읽음으로써, 내 미래의 ‘명’을 알 수 있는 특혜를 받은 것이었다.

이유까지는 몰랐다.

하지만 한 가지만은 확실하게 알 것 같았다.

나는 동시에 시작하는 그 누구보다 효율적인 특혜를 받은 것이다.

미래를 안다는 것은 그만큼 메리트가 큰 것이었다.

이건 현실이다.

세상은 변한다.

내일이 아닌, 오늘 저녁 7시에.

나는 급하게 옷을 챙겨 입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 기억을 훑어, 시스템을 사용했다.

사용하는 방법은 이미, ‘명’에서 보았기에 어렵지 않았다.

‘정보창’

LV.1 – 이안 / 26살

힘 - 6 / 99999

민첩 – 9 / 99999

마력 – 3 / 99999

체력 - 11 / 99999

LV 포인트 - 0

각성 등급 - 미확정

전용 특성 – 없음

배후성 – 없음

성흔 - 없음

시드 - 0 seed

역시 뜨는구나. 이걸로 확실해졌어.

능력치는 정말이지……. 말을 할 수 없었다.

이게 사람인가, 벌레인가 싶을 정도의 능력치였다.

[스킬 [냉정 LV.1]이 자동으로 발동됩니다.]

……벌레라고 당황하지 말라는 거야, 뭐야?

현재 가장 정확하게 알 수 있는 건, 세상이 변했다는 것과 ‘환생자의 재림’ 속 세계관이 현실이 되었다는 것.

그리고….

‘환생자의 재림’속 주인공이 겪어야 할 3650화 이후의 이야기를 내가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내가 본 ‘명’이 사실이라면, 나는 그 ‘명’을 바꿀 필요가 있었다.

그런 식의 개죽음은 사양하겠어.

이용해 주겠어. 내가 죽는 그 순간까지도…!!

‘명’을 본 나는 곧 모든 걸 이용하기로 마음먹었다.

시간은 5시가 가까워지고 있었고, 곧 대격변이 시작될 것이었다.

준비할 것은 한 가지였다.

나 자신을 지킬 만한 무기를 구하는 것.

현재 상황에선 엄청난 무기를 구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생각나는 무기는 있었다. 부엌으로 이동한 나는 식칼을 뽑아 들고 날카롭게 갈아대기 시작했다. 이것으로 ‘미션’을 헤쳐나가기란 어렵기 그지없겠지만 지금 당장 이것보다 좋은 무기는 없을 거로 생각했다.

삭- 삭-

식칼 두 개를 최대한 날이 서게 갈았다.

‘아이템 창.’

아이템 창을 연 나는 식칼을 바로 집어넣었고,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비상식량과 미리 구매해 놓은 생수 그리고 온갖 식기와 의류를 때려 박기 시작했다.

기억에서 이미 본 장면이었지만, 신기하게도 이 아이템 창은 끝을 알 수 없는 아공간이라도 되는 듯 모든 걸 받아들이고 있었다.

앞으로도 두고두고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모든 준비가 끝나자, 나는 생각하기 시작했다.

곧 있을 대격변이 일어나면, ‘히든 피스’를 얻는 것은 중요한 일이었다.

‘명’에서의 나는 아무런 히든 피스 없이 시작해 처절하게 살아남기 바빴다.

그리 강하지도 않았고,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그저 그런 삶이었다.

하지만.

히든 피스를 얻어 시작하게 된다면, ‘명’을 바꾸는 데 있어서 큰 도움이 될 것이었다.

모든 준비가 끝난 나는 집을 나서 이동하기 시작했다.

‘명’에서의 내가 그런 비참한 운명을 맞이할 것이라는 게 화가 났다.

매사에 대충인 내가 어째서 그런 운명을 맞이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내 기억 속에 각인된 ‘명’이란 기억은 절대 허투루 볼 것이 아니었다.

모든 걸 바꿔 주겠어. 그리고 나는 살아남는다.

내 목표는 정해졌다.

대격변이 일어난 세상에서 살아남는 것.

그리고… 나의 ‘명’을 비트는 것.

사람의 인생에는 명과 운이 있다고 했다.

'명'은 하늘이.

'운'은 사람이 직접 정하는 것.

내가 바꿀 수 있는 ‘운’을 하늘이 정한 ‘명’을 바꾸는 데 힘쓰겠다 다짐했다.

* * *

얼마쯤 이동했을까. 나는 게이트가 열릴 것으로 생각한 장소에 도달해 있었다.

현재 시각은 저녁 6시 30분. 남은 시간은 30분.

마침 퇴근 시간이 겹쳤기에 준비가 되지 않은 사람들은 모두 죽을 것이 뻔했다.

그런 것도 모른 체 사람들은 평화로웠다.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내가 이곳에서 곧 아포칼립스가 일어난다고 하면 믿어 주는 사람이나 있을까 싶었다. 아무리 솔직하게 말하고 애원한들 믿어 주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을 것이었다.

저 어린아이들은 불쌍하긴 하네….

‘명’을 봄으로써 나의 세계관은 이미 변했다.

내가 살던 세상은 더 이상 없었다.

저 아이를 불쌍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내 동정이었고 모든 사람을 살리자는 생각은 내 자만이고 오만일 것이 분명했다.

스킬 [냉정]의 발동으로 불쌍하다는 생각도 금방 사라지고 말았다.

나는 손목에 찬 시계를 들여다보며, 시간을 체크하기 시작했다.

이 장소에서의 ‘히든 피스’는 무조건 얻는 것이 좋았다.

초반의 게이트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무기였다.

무려 성장형이었다.

등급이 존재하는 다른 무기와는 다르게 이 무기만큼은 내가 강해짐으로써 같이 성장하는 무기.

그 한계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은 검이었다.

그러나 하나 확실한 건… 마지막까지 성장하게 된다면, ‘신기’에 다다를 수 있는 무기였다.

이곳을 제외한 초반부에 얻을 수 있는 ‘히든 피스’인 성장형 무기는 총 세 가지였다.

내 명을 이미 훑어본 나는 후에 이곳에서 성장형 무기 중 한 가지를 얻을 수 있었다는 이야기를 떠올렸다.

내 선택이 옳기를 바라며, 곧 시간이 되었다.

[대격변이 시작됩니다.]

[게이트가 생겨납니다.]

[게이트의 종류는 네 가지입니다.]

지이이잉-

파앗!!!

시스템의 알림과 함께 하늘이 어두워졌다.

하늘을 올려다보니, 엄청난 크기의 게이트가 시야에 보이는 하늘 전체를 감싸고 있었다. 그 모습은 마치 소용돌이 같았다. 모든 구름이 새까맣게 변해 중심지를 제외한 주변을 돌고 있었다.

하지만 당장 하늘에 있는 게이트가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나는 곧 주변을 둘러보았다.

어디야. 어디지?

분명히 이곳에 나타날 것이라 생각했기에 나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빨간색의 게이트를 찾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불안에 떨기 시작했다.

“저게 뭐야…?”

“무서워….”

사람들은 하늘에 떠 있는 거대한 게이트를 바라보며 공포에 떨었다.

지금 중요한 것은 성장이었다.

공포에 떨 시간은 없었다.

찾았다!!!

나는 곧 근처에서 빨간색 게이트를 발견할 수 있었다.

대격변이 일어난 직후 게이트는 색상으로 구분이 가능했다.

내가 들어갈 이곳은 ‘G’급의 최하급 몬스터 게이트였다.

[게이트에 입장합니다.]

[이곳의 등급은 ‘G’등급입니다.]

[클리어 조건 - 지도자 격 몬스터인 ‘홉 고블린’을 처치하십시오.]

지금까지는 순조로웠다.

지금 이 방법이 모든 것의 시작에 있어 가장 무난한 스타트였다.

소지품 창에서 식칼 두 개를 꺼내 들었다.

[성좌, <재미로 삶을 반복하는 자>가 관심 있게 지켜봅니다.]

음…? 이 자는 내가 죽기 전……. 일단, 고블린부터 신경 쓰자.

나에게 스킬은 없었다.

그렇다고 쓸 만한 무기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이 식칼을 이용해 고블린을 사냥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고블린은 대격변 중 가장 약한 몬스터.

이 고블린 한 마리라도 죽이지 못한다면, 나는 무엇을 한들 성공하지 못할 것이 분명했다.

무섭기는 했지만, 스킬 냉정의 효과로 차분하고 냉정하게 상황을 인지할 수 있었다.

게이트 내에는 직접 들어온 나와는 다르게 근처에 있다 빨려 들어온 사람들도 더러 있었다.

하지만 이 사람들을 살릴 생각은 없었다. 나의 ‘명’을 보지 않았더라면 분명 사람을 살리겠다는 둥 그런 소릴 하며 앞으로 나섰을 것이 분명했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나는… 영웅이나 주인공이 아니었다.

그저, 살아남기 바쁜… 살고 싶은 한 명의 인간이었다.

불안에 떨며 움직이지 못하는 사람들과는 다르게 앞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 이봐!?”

“그곳에 있어도 누가 구해 주지 않을 겁니다.”

저벅. 저벅.

자신의 ‘운’은 스스로 개척하는 것.

운명을 본 나는 한 번 실패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지금부터는 다른 방법으로….

무작정 앞을 향해 걸어 들어오자, 드디어 이 게이트 속의 고블린을 볼 수 있었다.

고블린의 크기는 평균적인 성인 남성보다 절반은 작아 보였다.

한 손에는 자신의 몸에 맞는 적절한 크기의 몽둥이를 들고 있었고, 그들이 뱉어내는 울음소리는 굉장히 거슬리고 듣기 싫었다.

“키케케케켁”

“X벌…. 막상 보니까 조온나 쫄리네.”

어느새 스킬 냉정의 효과가 다 했는지 겁이 났다.

아니, 스킬 냉정은 두려움까지 없애 주지는 않는 것 같았다.

상황 자체를 냉정하게 바라보고 차분하게 생각할 수 있는 스킬일 뿐.

[스킬 [냉정 LV.1]이 자동으로 발동됩니다.]

없는 것보다는 나았다.

두려움은 있었지만, 냉정의 발동으로 고블린을 죽일 방법에 대해서 차분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고블린의 수는 총 셋.

이게 전부가 아닌 것이 분명했지만…….

지금 당장은 튜토리얼 정도로 생각하기로 했다.

“키키케케켁!!!”

“번역 스킬은 없나? 뭐라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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