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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에 미친 총각-210화 (210/225)

〈 210화 〉 감비로운 숲속생활(1)

* * *

미준은 그녀를 안고 웅덩이 주변의 길쭉한 바위에 그녀를 기대 세웠다. 그녀의 속옷을 단숨에 내리고 자신의 물건을 노출시켰다.

“무서워.”

미준의 양물을 직접 본 공주는 눈을 똥그랗게 트고 겁에 질린 것 같았다. 미준은 그녀를 번쩍 안아 한쪽 손으로 오른쪽 다리를 끌어올렸다.

미준의 엉덩이가 그녀의 중심을 치켜 올리자 그녀의 입은 찢어지는 듯 비명을 질렀다.

“아파!”

다시 미준은 그녀를 압박했다. 아니 공격했다.

그녀의 입에서는 탄성인지 비명인지 입을 쩍쩍 벌리며 소리를 질렀다.

한참 후에야 그녀의 두 팔이 미준의 목을 감고 달라붙었다.

“흐윽, 흑, 흑, 아흑.”

미준의 동작에 반주를 맞추듯이 그녀의 신음 소리가 반복되었다.

“으으, 으엉.”

“흐엉, 흐응.”

빠르게 움직이는 미준의 율동에 맞춰 결국 그녀도 미준의 머리를 쥐어뜯을 것 같더니 꼴깍꼴깍 자지러지고 있었다.

그리고는 한참동안 가만히 있었다.

잘은 모르겠지만 미준의 양물이 그녀의 몸속 깊이 자신의 것을 분출한 것이 분명해 보였다.

사실 나도 잘 모르겠다.

그저 짐작만 할 뿐이다.

얼마간 시간이 지나자 그들은 다시 작은 바위 위에 나란히 앉았다.

“공주 정말 가지 않을 거예요?”

“지금은 아니라고 했잖아요.”

“이래도 안갈 거야?”

미준은 다시 그녀를 안고 눕히듯이 넘어뜨리며 상반신을 포개었다.

“이래도?”

“나중에요.”

“그럼 언제?”

“그건 저도 몰라요.”

미준에게 눌러 그를 쳐다보는 공주의 눈꺼풀이 파르르 떨렸다.

어느 정도 옷이 마르자 그들은 다시 사냥을 나섰다.

너구리와 오소리, 늑대의 영령을 잡아 들였다.

‘여긴 정말 환상의 사냥터네. 이보다 더 좋은 사냥터가 과연 있을까?’

“이제 내러가요.”

계곡을 따라 다시 돌아오는데 점심을 먹었던 물웅덩이에 조금 전에 보지 못했던 큰 물고기가 뛰어 올랐다.

“아저씨 봤어요?”

아마 공주도 본 모양이었다.

“저건 뭐지?”

“여기에 잉어가 있을 턱도 없고.”

“메기 같았는데?”

미준은 물속을 관찰해 보았다. 그러나 전혀 눈에 띄는 것이 없었다.

“그렇다면?”

미준은 자신의 투시력을 이럴 때에 쓰는 거라 판단하였다. 두 손에 힘을 주며 자신의 기를 다시 끌어 올렸다.

“왜 그래요? 아저씨.”

미준은 공주를 향해 가볍게 손을 들어 조용히 있으라는 신호를 한 뒤 웅덩이 속을 관찰하였다.

‘저거다.’

미준의 눈에 대형 미유기가 수심이 깊은 큰 바위 아래 웅크리고 있었다. 그런데 그놈은 예사 놈이 아니다. 미유기는 우리나라 토종 메기다 일급수 물에만 사는 고기로 일반 메기보다 크기가 작다.

그런데 이놈은 보통 메기의 세배는 될 것 같다. 아가미 옆에 돋아나 있는 수염이 양쪽 세 개씩이다.

분명 변종이다.

그도 아니면 신종 메기다.

‘아니 저런 놈이 이런 곳에.’

어떻게 잡을지 고민을 해 보았다.

“아저씨 뭐가 보이세요?”

“네.”

“뭐 같으세요?”

“메기 맞아요.”

‘그래 한번 시도해 보는 거다.’

미준은 온몸의 기를 전부 끌어 모아 손바닥 장력으로 끌어 당겼다. 조금은 움직였으나 효과가 없었다.

‘그럼 내가 갖고 있는 전투력이란 대체 뭐야?’

미준은 다시 손을 뻗으며 입속으로 중얼거렸다.

‘죽고 싶어. 빨리나와.’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바위 밑에 있던 변종 미유기가 시체가 되어 물 밖으로 떠오른다.

‘이거다.’

미준은 속으로 뛸 듯이 기뻐했다.

옆에 있던 공주를 와락 껴안고 그녀의 뺨에 몇 번이나 뽀뽀를 했다.

“어머, 아저씨.”

공주는 미준이 또다시 덤빌까봐 겁부터 먹는 것 같았다.

떠오른 미유기를 건져내어 배부터 갈라 보았다. 예상 했던 대로다. 바다 괴물이 우주 보석을 삼켰으면 민물고기에 우주보석이 없다면 너무 이상하지 않는가?

우주보석 텐 그램 하나가 아름답게 빛을 내고 있었다. 비취색 야광주였다. 크기는 거의 골프공 크기였다.

“이놈은 오늘 저녁에 메기탕이나 만들어요.”

그들은 조심조심 집으로 돌아왔다.

공주의 걸음걸이가 아무래도 좀 수상하다.

“공주 어디 아파요?”

“아저씨.”

공주는 얼굴이 빨갛게 물들어 미준을 향해 눈을 흘겼다.

‘처음도 아닌데 뭘 저러지? 내가 너무 급히 서둘렀나?’

“자 여기 업혀요.”

“아니 됐어요.”

“아이 참. 빨리.”

오늘 저녁엔 또 다른 것을 시험해 보리라 마음을 먹었다. 미준은 공주를 업고 하산을 하면서 무척이나 가볍다는 생각을 했다.

‘키가 이정 돈데 이렇게 가벼워?’

오동통한 엉덩이 살이 손바닥에 잡히는데도 왜 이리 가벼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공주의 집 가까이 왔을 때 그의 스펙이 눈앞에 나타났다.

[귀하의 스팩 21급. 순발력 62. 감별력 63. 투시력 63. 전투력 63. 조정력 62.]

순발력과 감별력 투시력과 전투력은 파악이 끝났지만 조정력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뭔지 잡히지를 않았다. 단지 마음속으로 추정만 할 뿐이었다.

저녁은 반찬은 미유기로 매운탕이다.

모처럼 미준은 자신의 실력을 과시해 보았다. 적당하게 썬 무를 냄비의 바닥에 깔고 물을 넉넉하게 부었다. 그리곤 그 위에 깨끗하게 씻은 미유기를 손가락 길이로 잘라 넣고 일단 숯불에 올려놓았다.

그리고 난 다음 파와 양파를 썰어 넣은 뒤 고춧가루 한 숟갈을 집어넣었다.

‘보자, 뭐가 빠졌더라.’

마늘을 까서 요리 칼로 잘 으깨어 듬뿍 넣은 뒤 고추장을 함께 풀어 넣었다.

맛을 보니 간이 모자란다.

소금을 조금 넣은 후 공주에게 맛을 보라 주문하였다.

“음 맛있어요. 간장 조금만 더 넣으면 되겠어요.”

미준은 간장 한 숟갈을 추가하였다.

공주는 다시 입맛을 다시며 간을 보고 있다.

‘내가 오늘 왜 이러지?’

간을 보고 있는 공주의 옆모습을 보며 미준은 혼자 중얼거렸다.

“이제 됐어요.”

미준도 끓고 있는 매운탕을 한 숟갈 떠서 맛을 보았다.

“음, 됐어.”

공기 밥을 퍼서 판 위에 올리고 매운탕은 냄비채로 올려놓았다.

이를 본 공주는 버섯 짱아치와 더덕 짱아치를 쟁반에 담아 같이 올려주었다.

“자. 이제 다됐어요. 방으로 들어가요.”

미준은 공주와 마주 앉았다.

공주가 슬슬 자신의 피하는 눈치를 보이자 미준은 기를 모아 주문을 하였다.

‘저녁을 먹은 다음 공주는 판을 물리고 나의 품에 안긴다.’

조정력에 대한 능력 테스트다. 가만히 생각하니 마인드 컨츄럴과 일맥상통한다.

그리고 미준은 시침을 떼고 식사를 하였다.

“맛이 어때요?”

“맛있어요.”

둘은 행복하게 마주보며 웃는다. 가슴이 벅차고 더없이 행복하다. 세상에 더 이상 부러워 할 것이 없을 것 같았다.

“이 더덕 들어 보세요.”

공주는 더덕 짱아치를 집어 미준의 입에 넣어 준다.

‘이제 슬슬 신호가 가나보다.’

미준도 미유기 살을 떼어 내어 매운탕 물에 살짝 적신 다음 공주의 입에 넣어 주었다.

쫄깃한 미유기 살이 혀에 감기는 것 같다.

“음.”

식사를 먼저 한 미준은 공주를 바라보며 밥상에서 물러나 넌지시 공주의 동태를 살펴보고 있었다.

“그만 좀 쳐다보세요. 식사를 못하겠어요.”

“아, 내가 그랬나. 난 그것도 모르고.”

미준은 가슴이 찔끔하였다.

‘판을 물리고 내 품에 안긴다.’

그런데도 공주는 천천히 식사를 다한 후 판을 들고 부엌으로 나간다.

‘같이 나가 설거지를 해 줄까?’

‘아니지. 지금은 시험 중.’

정말 부엌엔 공주의 설거지 하는 소리가 달그락 달그락 들린다.

‘이제 곧 들어와서 내개 안기겠지. 그땐 어떻게 한담.’

미준은 혼자 상상을 하니 무척 기뻤다.

‘좀 튕겨 줄까?’

생각만 해도 즐겁다.

아니나 다를까?

공주는 소반에다 숭늉 그릇을 얹어 들고 들어왔다.

“숭늉 드세요.”

‘이제 가까이 다가오겠지.’

“무슨 생각을 그렇게나 골똘히 해요.”

“아, 아니요.”

다시 미준은 심장이 덜컥했다. 꼭 자신의 속셈이 들킨 기분이었다. 물을 마시면서 뭔가가 잘못되어 가는 느낌이었다.

‘어디서 잘못됐지?’

‘지난 번 것은 우연이었나?’

그제 서야 미준은 가져온 커피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잠깐만요.”

미준은 부엌으로 들어가 커피를 탈 물을 끓이면서 이것저것 고민을 해 보았다.

이곳에 온 후로 아직 커피를 한잔도 못했다.

“이거 커피에요.”

“커피?”

“차의 종류죠.”

그녀는 미준이 타준 커피를 마시며 신기해했다. 이 때 먹는 커피는 일회용 믹스 커피가 제일 좋다는 건 익히 알고 있었다.

“맛있어요.”

“아직 설탕 맛에 중독되지 않은 공주의 입맛에는 과히 특별한 차라 해도 무방할 것이다.

“아저씨. 우리 마당에 나가요.”

그녀는 미준의 손을 잡고 밖으로 나간다.

벤치에 앉아 계곡을 바라보고 앉아 있으니 세상의 모든 것이 내 것인 것 같다.

미준의 팔이 자연스럽게 그녀의 허리를 두르게 된다. 그녀의 팔도 미준의 등 뒤로 감고 앉는다.

그리고 그녀는 미준의 어깨에 머리를 기댄 채 조용히 눈을 감았다.

그때였다. 캄캄한 별이 반짝이던 밤하늘이 순식간에 안개가 내려앉는다.

‘뭐지?’

회오리가 일어나며 정체모를 혼령이 같이 내려앉는다.

‘넌 뭐야?’

미준은 공주가 놀라지 않게 복화술로 물었다.

‘호호호.’

웃는 소리가 여자의 혼령이다.

“아저씨 이게 무슨 소리에요?”

‘넌 사람이냐? 귀신이냐?’

‘너희들 꼬락서니를 보고 더러워서 왔다.’

‘이제 보니 손각시구나.’

‘그래, 내가 바로 손각시다. 너희들 같은 인간들이 나를 그렇게 부르지.’

‘하늘이 준 명을 다했으면 조용히 승천하여 후일을 기약해야지. 왜 돌아다니면서 사람들을 괴롭혀?’

‘넌 자슥아, 내 마음을 몰라.’

‘모르긴 왜 물라. 여자로 태어나서 시집도 못가보고 비명횡사 했으니 안타깝겠지?’

‘아는 채 하지마라. 난 너희들처럼 죽고, 못사는 것들 보면 배알이 뒤틀려서 참을 수가 없다.’

‘네 맘은 알겠으니 여기서 그만 조용히 떠나거라.’

‘웃기지 마라. 그러려고 했으면 애시 당초 여기까지 오지도 않았다.’

‘그럼 내게 바라는 것이 뭐냐?’

‘난 저 여우같은 저년을 없애고 너를 내가 가질 거다.’

‘웃기는 소리. 너와 내가 사는 세상이 엄연히 다른데 탐을 낼 것이 따로 있지. 난 너 같은 처녀 귀신에겐 관심도 없다.’

‘과연 그럴까?’

갑자기 손각시는 미준과 공주가 있는 주위를 빙빙 돌기 시작했다.

손각시는 시집을 못간 처녀가 비명횡사하면서 너무나 억울하여 저승에 들지 못해 원귀가 된 처녀 귀신을 뜻한다. 특히 남녀 간의 사랑을 시샘하여 젊은 남녀를 수시로 헤치는 악명 높은 귀신이다.

미준은 조용히 눈을 감고 기를 모았다.

‘저 손각시를 잡아보자.’

순간 이들을 돌며 회오리를 일으키던 처녀귀신이 몇 번이나 곤두박질치다 마당 한가운데 나동거리며 처박혔다.

“으아아악, 너 뭐야?”

드디어 악귀의 정체가 미준의 눈에 뚜렷이 나타나며 악귀의 목소리도 밖으로 흘러나왔다.

“아저씨, 이게 무슨 소리에요?”

눈을 감고 기대어 있던 공주가 악귀의 비명에 깜짝 놀라 고개를 들었다.

“넌 사람을 잘 못 골랐어.”

“뭐야?”

“귀신이면 그 정도는 피할 수 있어야지. 넌 하잘 것 없는 잡귀에 불과 해.”

미준은 천천히 일어나 손을 뻗어 악귀의 목을 한손으로 잡았다.

“캑캑, 억울하다.”

“억울할 게 따로 있지. 네 같은 악귀가 저지르는 행패들을 봐. 이게 억울한 건지.”

“사, 살려줘요.”

“아저씨. 조심해요.”

공주도 미준을 따라 일어나 미준의 뒤에 숨어 얼굴을 내밀었다.

미준은 흐트러진 처녀귀의 머리카락을 뒤로 젖히고 그녀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살려줘.”

“넌 생긴 것도 예쁘고 마음씨도 그리 나쁜 년은 아닌 것 같은데 왜 처녀귀가 되어 떠돌고 있어?”

“이 목을 좀. 목 좀 놓아줘요.”

그제야 미준은 악귀의 목을 잡아채고 있던 손을 놓아주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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