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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에 미친 총각-139화 (139/225)

〈 139화 〉 제멋에 산다(3)

* * *

상준은 무릎을 꿇고 몸을 활처럼 뒤로 젖혀 머리를 거실 바닥에 붙여보려 애를 쓰고 있었다.

그러자 다슬은 그의 등을 받혀주며 상준의 등뼈가 뒤로 휠 수 있도록 도와주었고 상준은 그 상태로 머리와 발을 바닥에 붙여 아치 모양을 만들려고 했다.

똑 바로 누운 상태에서 발끝과 머리만 바닥에 붙인 채 등을 들어 올려 원을 그리듯 가슴과 배를 치켜들자 다슬은 다리를 벌려 상준의 위에서 두손으로 허리를 당겨주었다.

“으으, 시원하다.”

그러다 철버덕 누워버렸다.

순간 다슬은 자신도 모르게 상준의 몸을 덮쳐 앞으로 엎어졌다.

"어머."

“잠깐만.”

상준은 누운 채 다슬의 허리를 잡아 당겼다.

그녀의 얼굴이 상준이 눈앞에서 내려다 보고 있다.

잠시 둘사이에 침묵이 흐른다.

그리고 다슬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침 먹어요.”

주방으로 들어가 저녁에 먹던 매운탕과 주꾸미 볶음을 데워 신속하게 상을 차렸다.

식사를 하면서 상준에게 물었다.

“오늘 계획은 어떻게 돼요?”

“날씨도 좋은데, 식사하고 나서 더 하다 갈까?”

“좀 더하다 오후에 돌아가요.”

역시 다슬은 낚시꾼이 다 됐다.

그녀의 의견대로 다시 낚시를 하기로 하였다.

“잠깐만요."

"....?"

"점심준비 간단하게 해서 가게요.”

상준은 요트를 타고 진주도 연안으로 이동하였다.

그때 총무부장의 전화가 왔다.

“대표님, 연말 보너스 책정하는데 문제가 좀 있는 것 같습니다.”

“문제라니? 무슨 문제?”

“보석 가공부와 낚시부 간의 알력입니다.”

“그게 무슨?”

“낚시부팀에서 채취한 원석을 보석가공부에 넘겨주다 보니 모든 성과가 보석 가공부에 잡히게 되니 낚시팀의 불만이 큰 것 같습니다.”

“음.”

그걸 것도 같았다.

“한가지 방법은 있습니다만.”

“....?”

“낚시팀에서 찾은 원석을 가공팀에 넘길 때 가공부에서 사들이는 형식으로 계산을 한다면?”

“그건 좀 웃기는 일이 아닌가?”

“그럼?”

“원석의 가격을 산정하여 원석 값은 낚시팀의 실적으로 넣고 보석가공부의 실적에는 빼도록 하면 어떨까요.”

근본적으로 연말 성과금을 책정할 때 부서간 실적에 따라 성과금을 차등 적용하는 시스템에서 비롯되는 갈등으로 생각되었다.

그렇다고 무조건 꼭 같은 성과금을 지급한다는 것은 부서간의 경쟁원리에 맞지 않을 것 같아 같은 부서내에서는 같은 비율의 성과금이 지급되지만 부서간의 비율은 차등 지급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 것은 내규는 모든 사원들에게 설문조사를 하여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채택한 내규였다.

그 이유는 지극히 간단했다.

성과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해양박물관과 괴물아쿠아리움, 방송제작부, 보석가공부, 명물낚시부등은 부서의 이윤이 가시적으로 뚜렷하게 나타나다보니 해당 부서 직원들이 압도적으로 많아 부서별 차등 지급을 원하는 것으로 분석이 되었다.

반면 성과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는 총무부, 관리부, 비서실 인원은 일률적인 성과금을 지급하자는 의견이 많았으나 전자보다 후자 쪽의 인원수가 턱도 없이 적다보니 설문조사에서 그들의 의견이 밀릴 수 밖에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다수 의견에 따라 부서별 차등 지급을 채택하게 된 것이었다.

그렇다고 하여 총무부나 관리부의 성과가 가시적으로 보이지 않는다하여 그들의 성과가 없다고 하기에는 또한 어불성설이다.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이기도 했다.

진주도 부근에서 요트를 정박한 후 낚시채비를 하였다.

얼마 후 가자미와 고등어가 올라오더니 종종 전갱이들도 걸려 들었다.

낚시에 지장을 줄 정도로 고등어, 전갱이 들이 수시로 올라왔다.

요즘 남해와 동남 해안에 고등어 떼들이 붙어 생활 낚시인들이 엄청 붐빈다.

너나 나나 할 것없이 간단한 낚싯대를 준비하여 휴일이 되면 해안으로 몰려든다.

갯바위는 말할 것도 없고 방파제 테트라포드와 항구 안쪽 까지 발 디딜 틈조차 주지 않는다.

대신 다슬은 신이 났다.

고등어면 어떻고 전갱이면 어떠랴?

신이나서 시간가는 줄을 몰랐다.

잡고, 건지고 또 잡고.

신이 난 그녀를 보며 물어 보았다.

“그렇게 재밌어?”

“오빠. 나 이제 완전 빠졌어요.”

“그런것 같네.”

“내가 잡은 고등어로 회 처 먹어요.”

다슬은 낚싯대를 걸쳐두고 도마와 칼을 가지고 나와 고등어 회를 칠 준비를 한다.

“내가 할게.”

“아냐, 내가 할게.”

상준은 그녀의 고운 손에 고등어 피를 묻히고 싶지 않았다.

얼른 낚싯대를 걸쳐두고 그녀를 밀어내고 손질을 했다.

회를 치는 방법은 거의 비슷하다.

그는 능숙하게 고등어를 눕혀 머리를 잡고 반을 칼로 자른 후 등뼈를 따라 꼬리까지 내러간 후 다시 꼬리를 잡고 껍질을 제외한 후 살살 밀어 올려 고기 살을 추출해 나갔다.

다슬이 역시 그 방법을 아는 것 같다.

지켜보던 다슬은 준비해온 점심을 가지고 나온다.

그리고 초장과 겨자를 섞어 겨자 간장소스를 만든다.

준비한 점심은 볶음밥이었다.

계란과 해초, 양파와 당근을 넣고 참기름에 볶은 것이었다.

다시 조금 데웠더니 고소한 냄새가 진동을 한다.

볶음밥과 고등어회.

얼른 생각하면 궁합이 잘 안 맞을 것 같다.

그런데 이상하게 환상의 조합을 이루고 있다. 겨자 소스에 회를 찍어 먹어보니 처음 맛보는 독특한 입이었다.

먹어보지 않는 사람은 함부로 말을 하면 안될 것 같다.

“돌아갈때 아저씨께 고등어를 좀 드리고 가야지.”

다슬은 관리원 아저씨가 생각이 나나보다.

식사를 하다 엉뚱한 말을 했다.

“그래, 고등어뿐 아니라 다른 고기도 나눠 드려.”

“응.”

“아저씨는 어떤 사람이야?”

“뭐 그냥. 좋은 사람.”

“자식들은 뭐하는데?”

“나도 잘 몰라요. 어느 회사에 취직해 있다는 말은 들었는데?”

상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동생 재대할 때는 아직 멀었어?”

“다훈이? 다음 달에 제대 한데요. 이제 얼마 안남았네.”

“응, 내년 3월이면 복학해야겠네.”

다훈은 다슬이 동생이다.

2학년 마치고 입대한 친구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식사를 한 후 다시 낚시에 돌입하였다.

여전히 고등어는 잘 올라온다.

상준은 모처럼 참돔 한마리를 건져올렸고 얼마 후에 가자미를 추가하였다.

다슬은 늘 고등어를 잡다 결국 참돔을 잡아올렸다.

신이 난 다슬은 돌아갈 생각은 아예 잊어버리고 오직 낚시에만 몰두하였다.

저녁이 될 무렵 상준은 드디어 자신의 대상어를 발견하였다.

‘오늘은 그냥 헛탕칠 줄 알았는데?’

자신의 능력을 집중시켜 변종 괴도라치를 잡는데 성공하였다.

해자도 부근에서 올린 괴도라치와 거의 같은 크기였다.

허물, 허물해야 할 괴도라치의 껍질이 쇠가죽보다 몇 배나 더 단단하였고 내장 속에서 진주알 크기의 야광주 옥구슬을 획득하였다.

“가자. 다슬아.”

아쉬워하는 다슬을 데리고 인어도 별장 입구에 요트를 정박한 뒤 잡은 고등어와 가자미, 참돔을 비닐에 담아 다슬을 시켜 관리인 아저씨께 전해드렸다.

“아저씨. 이거 반찬해서 드세요.”

“난 또 낚시하면 되는데?”

“오빠가 갖다 드리라고 했어요.”

“고마워. 다니던 직장은 그만두고 임용고사 준비하고 있다며?”

“네, 일단 1차 시험은 합격했어요.”

“그랬구나. 넌 학교 다닐 때부터 공부 잘한다고 소문이 났었지.”

“그럼, 수고하세요. 그리고 댁으로 가실 때 별장 수족관에 물고기도 가져가셔도 된다고 했어요.”

“알았어. 잘 가.”

다슬은 단정하게 인사를 한 후 총총 걸음으로 계단으로 내려와 요트에 올랐다.

짧은 겨울 해는 벌써 지고 사방이 어둠으로 덮히고 있었다.

진호 계류장에 도착한 그는 요트 수족관 고기를 건져 다슬의 집에 보내주었고 나머지 고기들은 도우미 아줌마께 전달하였다.

그리고 해수욕장 주변 고기집으로 다슬을 데리고 들어갔다.

한우 전문집 아주머니와 아저씨는 무척 반갑게 두 사람을 반겨주었다.

주문한 고기가 막 나오려는데 상미의 전화가 날아왔다.

“오빠, 도착했다며?”

“응. 너 퇴근했어?”

“방금 왔는데 고기 많이 잡았네. 근데 지금 어디야?”

“ 한우 식육점. 너 식사 안했으면 오토바이 타고 이곳으로 와.”

“언니하고 같이 있어?”

“어.”

“알았어.”

상미는 금방 도착했다.

“언니. 1차 합격 축하해.”

“응, 어서와.”

그들은 모처럼 셋이 모여 맛있고 즐거운 저녁식사를 함께하였다.

그때 다시 휴대폰이 울린다.

“왜?”

상준은 민수가 상미를 찾는 전화임을 직감했다.

“누구하고 있어?”

“없다. 여기.”

“하하, 같이 있네.”

듣고 있던 상미가 오빠의 휴대폰에 머리를 디밀어 큰 소리로 말했다.

“오빠, 여기 한우 식육식당이야. 빨리 와. 저녁 먹지 말고.”

“니들 짰니?”

“알았어.”

민수는 차를 몰고 금방 나타났다.

민수가 도착하자 상미와 민수 두 사람을 바라보며 비꼬듯이 말했다.

“니들 왜 그래? 모처럼 우리 둘이 오붓하게 고기 좀 먹으려는데 왜 이리 방해가 심해.”

민수가 싱글벙글 웃자 다슬이도 따라 웃었다.

식장 사장님과 아주머니도 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늦은 저녁이라 다른 손님들은 많이 보이지 않았다.

“아주머니. 여기 소주.”

결국 그들은 소주를 곁들여 식사를 하였고 식사를 한 뒤에도 몇 병을 더 마셨다.

“민수와 상미는 차와 오토바이 여기 두고 가."

"걸어 가려고?"

"그래야 하지 않나?”

그들은 결국 해수욕장 백사장을 걷게되었고 민수와 상미는 집으로, 상준은 다슬이를 데려다 주기 위해 다슬의 집으로 들어갔다.

“어머니. 다슬이 인수인계 하려고 왔습니다.”

“그래, 고맙다. 방에 들어가 있어. 차 한잔 끓여 줄게.”

“고맙습니다. 커피로 부탁드립니다.”

상준은 약간 취기를 느끼자 일부러 더 큰 소리로 떠들었다.

다슬이 어머니는 상준의 그런 모습을 보자 밝은 표정으로 웃음을 띠었다.

그리고는 딸을 향해 눈을 흘기며 나무라듯 말했다.

“상준이와 같이 있다고 하면 내가 뭐라 할까봐서 거짓말이나 하고.”

“엄마, 미안.”

“가스나.”

상준은 다슬의 방에 들어가자 다슬의 침대에 벌렁 누워버렸다.

“똑똑.”

다슬의 어머니가 차를 내어 왔을 땐 상준은 이미 잠이 들었는지 꼼짝을 하지않았다.

“엄마, 오빠 잠들었나 봐.”

“차는?”

“일단 탁자위에 올려 줘.”

“그새 잠이 들었네.”

“어쩌지?”

“좀 뒀다 깨워보고 안되면 네가 건너와서 자.”

“알았어.”

어머니가 건너 가시자 다슬은 조심스럽게 상준을 흔들어 깨워보았다.

“오빠, 차 드세요.”

순간 상준은 다슬을 와락 끌어안고 반듯하게 눕히고는 그녀의 입술을 탐하기 시작했다.

다슬의 입에서 향긋한 단맛이 나는 것 같았다.

“술 냄새.”

상반신으로 그녀의 가슴을 덮어 누른 채 그녀의 입술을 다시 빨아당겼다.

"엄마 또 올지 몰라.”

상준은 손을 뻗어 그녀의 상의 속으로 손을 밀어 넣었다.

따뜻한 가슴이 그의 손아귀에 움켜쥐어 진다.

“아, 차가워.”

다슬은 순간 상준이 손이 착운 것 같았다.

재빨리 손을 빼낸 뒤 청바지를 입은 그녀의 다리 사이에 자신의 하복부를 덮어 눌렀다.

비록 둘은 옷을 입은 상태였지만 불룩한 상준의 육봉이 볼록한 그녀의 둔덕을 그대로 두드렸다.

그리고 상준은 그녀의 티를 끌어 올렸다.

볼록한 가슴이 눈에 들어온다.

"흡."

볼록하게 솟아있는 그녀의 가슴을 삼키듯이 한 입에 물어 보았다.

“흐윽.”

전해오는 짜릿한 전율과 가슴에서 나오는 야릇한 쾌감에 잠시 몸을 떨었다.

그러자 상준은 몸을 벌떡일으켜 커피를 마신다.

몽롱한 눈으로 침대에 누워 빤히 처다 보는 그녀를 남겨두고 밖으로 나왔다.

“문 잘 잠그고 자.”

그리고 안채를 행해 소리를 질렀다.

“어머님, 저 가요. 차 잘 마셨습니다.”

방문을 여는 소리와 함께 조심해서 가라는 어머니의 인사말을 뒤로 하고 상준은 집으로 향했다.

“오빠, 즐거웠어요, 1박 2일.”

“잘자.”

상준은 다슬의 문자를 확인하고 어느새 코를 골고 있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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