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낚시에 미친 총각-130화 (130/225)

〈 130화 〉 인어의 꿈(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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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조직한 명물 낚시부의 낚시팀은 그동안 본사 제품의 검증을 위한 수차례 실험을 하면서 제품 검증뿐만 아니라 본인들이 직접 낚시에 참여하여 품질 개선 향상에 기여를 많이 했다.

누구보다 낚시팀 팀장 박일준은 초능력 보유자면서도 입사하기 전까지 변종 물고기를 잡은 전적이 거의 없어 뚜렷한 성과를 얻어내지 못한 사람이었다.

그러자 [뉴 해양] 입사시험에 원서를 내 직장 생활을 시작하여 능력자로 인정받아 팀장의 자리에 오른 사람이었다.

사원 양주리는 방송제작부에 소속되어 우연히 상준의 눈에 띄어 낚싯팀으로 발탁된 인물이었다.

상준은 이들의 실력도 향상시키고 낚시에 대한 본능을 일깨워 줄 겸 가을낚시에 동행하기로 하였다.

특히 가을은 낚시꾼들의 축제 시기라 할 만큼 수온도 적당하여 낚시하기에 가장 좋은 계절었다.

무엇보다 낚시 어종이 다른 시기에 비해 풍부하여 프로뿐만 아니라 초보자들도 많이 참여하여 손맛을 볼 수 있는 인기 높은 계절이다.

그러다 보니 주말뿐만 아니라 평일까지 가까운 바다로 나가 낚시를 즐기는 낚시인이 많은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상준은 이런 호기에 자사 낚시팀을 동참시킨 것은 그만큼 이들에게 여행의 기분을 느끼게 하면서도 소기의 성과를 올릴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모두 출장 조치하고 채비를 하도록 지시하였다.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이다.

그기에다 청정해역 제주도와 울릉도가 있다.

같은 바다라 하드라도 섬과 해안에 따라 다양한 고기가 올라오기 마련이다.

그리고 어종도 대부분은 비슷하다.

인터넷을 통해 가을의 어종을 검색해 봤다.

동해에서는 주로 우럭, 붕장어, 우럭, 가자미, 황어, 갈치, 벵어돔 등이 잘 잡히고, 서해에서는 전어, 광어, 농어, 학꽁치, 고등어, 숭어, 감성돔, 참돔, 주꾸미 등이 잘 잡힌다고 하였다.

그리고 남해는 긴꼬리벵에돔, 감성돔, 쥐노래미, 무늬오징어, 전갱이, 농어, 참돔. 제주도는 고등어, 보리멸, 돌돔, 벵에돔, 다금바리, 갈치 등이 주요 어종으로 소개되어 있었다.

만반의 준비를 한 상준은 박일준 팀장과 양주리를 대동하여 출조에 올랐다.

이번 낚시는 욕지도 앞바다를 목표로 삼았다.

양주리는 이미 요트 낚시의 경험이 있었으나 박일준 팀장은요트 낚시에는 처음 참가하는 것이었.

그러나 양주리는 좀처럼 낚시에 적응을 못하고 쉽게 빠져 들지 않았다.

그러나 상준이 그녀를 낚시팀에 포함 시킨 것은 그의 잠재능력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언젠가 낚시에서 자신의 옆에 서서 바닷속에 비치는 섬광을 목격하고 그것이 무엇이냐고 물어 왔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적어도 물속에 잠겨있는 괴물고기를 볼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자신의 초능력을 인식하지 못했을 뿐 분명 그녀에게는 선천적인 재능의 보유자로 봐야 할 것이다.

이른 점심을 먹고 출조 길에 올라 오후 2시 무렵에 욕지도 앞바다에 도착할 수 있었다.

“박팀장님, 처음 잡은 괴물고기가 뭐라 했죠?”

“괴물 아귀라고 그랬습니다.”

“그럼 아귀에서 귀중품은 추출했어요?”

“네, 원석 하나를 찾았습니다.”

“괴물의 식별은 가능했어요?”

“아뇨, 전 저에게 초능력이 있다고 하나 그게 무엇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전 그냥 우연히 잡은 것 같기도 하고.”

“그렇지는 아닐 거예요. 그 뒤로는 잡은 일이 없구요?”

“예, 전혀.”

“주리는 요즘 조과가 어때?”

“그냥 뭐 조금.”

“출조할 땐 항상 두 사람이 같이 하죠?”

“네.”

“잡은 고기는 어떻게 처리합니까?”

“구내식당에 공급합니다.”

상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대표님. 전 낚시도 못하는데 왜 저를 낚시팀에 포함시켰어요?”

주리는 그게 궁금하였다.

그렇다고 자신이 희망을 한 건 더더욱 아니다.

“난 양주리씨 능력을 믿어요.”

“....?”

“두 분은 조금만 노력하면 분명 좋은 성과를 얻을 겁니다. 난 그걸 알고 있어요.”

그는 그들에게 자신의 믿음을 심어주려 하였다.

“이제부터 여기서 낚시합니다. 무슨 고기라도 좋으니 잡히는 대로 올려보세요.”

결국 그들은 채비를 하여 낚시에 돌입했다.

천고마비의 계절,

하늘은 높고 너무나 맑았다.

바람도 상쾌하고 파도도 잔잔하여 낚시하기에는 이보다 더 좋은 날은 없을 것이다.

모두 채비를 한 후 바다로 던졌다.

물론 루어는 자사 신제품을 사용하였다.

“자. 우리는 모두 초능력 낚시꾼입니다. 자부심을 가지고 도전하세요.”

얼마가지 않아 먼저 박팀장이 벵에돔 한 마리를 건져 올렸다.

바다도 역시 가을임을 알려주었다.

평일인데도 생활 낚시인들이 적지 않았다.

그리고 이번엔 양주리 역시 참돔 한 마리를 걸어 올렸다.

그는 주변 상황을 살펴보며 대상어 찾기에 열중하는데 찌가 세차게 움직이고 있었다.

챔질을 하여 끌어 올리자 전해오는 감각이 만만치 않았다.

이 정도 손맛이라면 60 cm는 넘을 것 같은 돔 종류가 분명하였다.

‘이 때는 즐겨야 한다. 무슨 고기면 어떠랴. 즐기는 것이 남는 것이다.’

상준은 서서히 릴을 감으면서 여유 있게 올렸다.

올라온 것은 70대급 벵에돔이었다.

“우와."

박팀장이 그가 잡아 올린 고기를 보며 뜰채로 건져 준다.

이어서 또 농어 한 마리를 추가하여 올렸다.

“걸었어요.”

양주리도 지난번과는 많이 달라져 있었다.

그때는 단순 취미로 대했지만 이제는 직책이다.

마음의 각오가 사뭇 달랐다.

재빨리 챔질하며 두 손을 잡고 있는 힘을 다해 당기고 있었다.

휘어지는 낚싯대가 예사 놈이 아니란 걸 짐작하게 해 준다.

박 팀장도 주리를 격려하며 뜰채를 들고 주리의 옆에 붙어서 있었다.

상준은 주리를 격려해 준다.

그리고는 자신의 어신에 챔질을 한다.

대물과 싸우면서도 주리의 모습.

상준은 일단 낚시대를 세워 장기전으로 돌입하였다.

그리고는 주리의 모습을 보고 있었다.

낚시는 역시 보는 사람이 있을 때 힘이 솟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누구라도 고기가 잡혀 올 때 주변 사람들의 호응을 기대한다.

완전 프로가 아닌 이상은 남들이 봐 주면 힘이 솟아나는 것이다.

주리도 마찬가지리란 생각이 들었다.

끈질기게 버티던 놈은 결국 항복했나 보다.

주리는 서서히 릴을 감아올렸다.

얼른 바라보니 벵에돔 같았다.

“벵에돔이에요.”

주리가 확인 하자 박 팀장을 조심스럽게 뜰채로 떠서 요트 갑판위에 올려놓았다.

“팀장님 사진 한 장 부탁합니다.”

주리가 뜰채에 담긴 고기를 잡고 올리려는 순간 소리를 질렀다.

“앗 따가.”

“뭐?”

박팀장은 주리를 보고 당황하였다.

"....?"

상준 역시 고개를 돌렸다.

주리의 손가락 사이에서 선홍색 피가 떨어지고 있었다.

“....?”

가만히 살펴보니 벵에돔이 아니었다.

갑판 위에 떨어져 있는 놈은 50 cm급 독가시치였다.

원래 독가시치는 별로 힘이 세지도 안고 조금만 당겨도 곧잘 올라온다.

그러나 방금 주리가 올린 독가스치는 제법 저항하며 힘을 쓰는 것 같더니 결국 주리의 손에 독을 쏜 것 같았다.

“괜찮아? 그거 독가시치야.”

“독가시오?”

박 팀장도 미처 몰랐다는 듯이 주리의 손을 들여다 본다.

상준은 일단 걸린 물고기를 고리에 걸어두고 선실로 들어가 구급약통을 들고 나왔다. 먼저 핀셋으로 알콜 솜을 집어 골고루 상처에 소독한 후 머큐룸을 골고루 발라주었다. 찔린 부위에 따라 제법 통증이 오래 갈 수도 있다.

상준은 약을 발라준 뒤 주리의 얼굴을 살펴 보았다.

예전 같았으면 아마 낚시를 포기할 아이다.

그런데 오늘은 잠시 찌푸렸을 뿐 다시 낚시에 도전할 기세였다.

“주리양. 좀 쉬다 해.”

상준은 선실에 들어가 차를 들고 나왔다.

박팀장과 주리에게 한잔 씩 갈라주고 걸어 두었던 낚시를 당겨 올렸다.

방어였다.

제법 슬만한 중형 이상 방어였다.

낚시를 걸어두고 모두 의자에 앉아 잡담을 하다 옆에 앉은 박 팀장에게 물었다.

“최근엔 주로 어디로 갔어요?”

“예, 순천에도 가고, 광양으로도 가고, 가끔 남해로도 출조 했습니다.”

“주로 갯바위 낚시요?”

“네, 주로, 그리고 두 번은 낚싯배도 탔어요.”

“그럼 요즘 구내식당에 나온 물고기 요리가 주로 두 분이 잡은 거?”

“네. 주로.”

"응."

“큰 성과 못내 죄송합니다.”

“무슨 그런. 대상어는 원래 자주 오지 않아요.”

“그건 그렇지만.”

“그런 일로 스트레스 받을 건 없어요. 행운은 언제나 갑자기 오기 마련이니까?”

그때 상준이 요트 옆 바다에 보이는 게 있었다.

“두 사람 다 저거 보이세요?”

“박팀장과 양주리는 상준이 가리키는 곳을 내려다보았다.”

“.....?”

“뭣이 있어요?”

상준은 자신의 낚시를 잡고 레이져 눈빛으로 주문을 하였다..

‘자 물어봐.’

상준은 고개를 갸우뚱 하였다.

이 두 사람은 분명 초능력 보유자들이다.

그런데 저 붉은 섬광을 보지 목하는 것이 이상하였다.

박 팀장도 분명 괴물고기를 잡은 경력이 있었고 지난번 양주리는 상준의 옆에서 알아보지 않았던가?

결국 놈을 상준의 미끼를 물고 흔들기 시작했다.

‘넌 대체 어떤 놈이기에?’

상준은 신중하게 당겨 울렸다.

역시 처음 보는 물고기였다. 모양은 흡사 홍두라치와 비슷한 모양이었다.

홍두라치는 몇 년전 여수 앞바다에서 괴물고기로 잘못 알려져 혼란을 주었던 희귀종 이다.

상준이 잡아 올린 괴물고기는 분명 홍두라치는 아니었다.

머리가 붉고 몸통이 주황색이고 꼬리는 갈색을 띄고 있었다.

전장 약 60 cm.

상준은 이놈의 이름을 붉은머리 홍두라치라 명명하였다.

상준은 즉시 놈의 배를 갈랐다. 박 팀장과 주리는 상준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아무 것도 먹은 것이 없이 놈의 내장에는 주홍빛 구슬 세개가 추출되었다.

“이것이 바로 우주보석.”

상준은 박 팀장과 주리에게 자세하게 보여 주었다.

“우와 멋지네요.”

박팀장과 주리는 탄성을 자아내었다.

“난 두 분이 반드시 이런 괴 물고기를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러면 좋겠지만.”

“두 분은 몰라도 난 압니다. 그리고 확신하고 있어요.”

“네, 감사합니다. 그리고 열심히 하겠습니다.”

“자 우리 저녁 식사 하고 좀 쉬었다 다시 밤낚시 해 봅시다.”

박 팀장과 양주리는 저녁 식사 준비를 한다고 선실에서 분주히 움직일 때 상준은 독가시치를 꺼내 조심조심 가시를 제거한 후 회를 떴다.

독가시치는 회를 먹어도 좋고 지리를 만들어 먹어도 시원하고 맛있다고 알려진 고기였다.

저녁을 먹으면서 상준의 머리에는 미심쩍은 수수께끼가 풀리지 않았다. 초능력이라는 것이 모두 다 똑 같진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 차이는 어디에서 올까?

이들과 함께 낚시를 하다 보면 이 문제도 곧 풀릴 것이리라 확신하였다.

가시를 가진 놈은 생각보다 회맛이 좋았다. 주리도 이제 통증이 가셨는지 별로 손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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