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낚시에 미친 총각-129화 (129/225)

〈 129화 〉 인어의 꿈(1)

* * *

명물 낚시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들이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면서 해외 수주도 엄청나게 늘어났다.

가장 핵심 기술은 루어와 윔 개발에 초점이 맞춰졌다.

낚시꾼들의 관심도 여기에 집중된다.

그는 괴물과 괴물 변종은 누구나 잡을 수 있는 고기가 아니라는 점부터 강조하였다.

기초적인 초능력이라도 가진 사람만이 잡을 수 있다는 것을 고지하였다.

괴물이 아닌 모든 고기는 명물 낚시로 건질 수가 있겠지만 진짜 괴물과 변종은 우연이 아니면 안 되는 것이었다.

역대급의 뛰어난 낚시꾼도 결코 괴물은 잡을 수가 없다.

그것이 현실이었다.

괴물과 변종은 초능력 보유자에게만 걸려들기 때문이었다.

[뉴 행양] 로고가 붙은 낚싯대로 괴물을 잡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것은 결코 펙트는 아니었다.

진정 초능력 보유자였거나 아주 드문 우연일 것이다.

루어를 개발해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홍보 문귀에 이런 글자를 넣으라고 했다.

“당신이 진정 초능력자라면 [뉴 해양]장비를 사용해 보세요.”

그런데도 장비들은 엄청난 고가에 팔려 나갔고 수요에 도저히 따라가지 못했다.

그런데 하루는 이차만 부장의 보고가 있었다.

루어를 만들 때 우주보석을 가공하면서 나온 잔해를 모아 루어의 원료에 합성했다는 보고였다.

사실 그 것은 자신이 해준 조언이었다,

혹시 해서 지시한 것이었다.

그런데 그것이 먹혀 들었다는 것이었다.

"그럼 실험부터 해봐야지."

"예, 당연한 말씀입니다."

얼마후 루어의 출시 되었다.

이미 출시 전에 엄청난 예약이 몰려 들었다.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괴물 낚시꾼이 [뉴 해양]루어를 찾기 시작했다.

괴물 낚시꾼 뿐만 아니었다.

아마추어 낚시꾼도 몰려들었고 낚시를 하지 않던 일반인조차 수요가 급증했다.

그렇지 않아도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데 일반인들 까지 구매하고 있으니 그것이 문제가 되었다.

“일반인들은 [뉴 해양] 루어를 사지말아 달라는 역 광고를 내었다.”

이 또한 기가 찬 광고 같았다.

“세상에 이런 일이.”

바로 그 프로에 소재가 될 것 같다.

간혹 명물 루어를 이용하여 괴물을 잡았다는 보도도 나돌고 그것이 사실인지는 알 수 없었으나 가짜 뉴스까지 번지고 있었다.

상준은 자사 제품을 가지고 현장 낚시에 출조하였다.

세계 곳곳에서 명물 루어의 성과가 속속 기사로 보도되니 더 이상 홍보도 필요 없게 되었다.

해자도 주변이었다.

낚시를 해 보았으나 제대로 괴물이 보이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인어도 근해로 자리를 옮겨 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얼마가지 않아 칼복 한 마리가 소리도 없이 올라왔다.

갈치 머리에 복어의 몸통을 한 괴물인 것이다.

상준은 확신했다.

자사의 명물 루어를 사용하면 변형 물고기를 건질 수 있다는 확신이 썼다.

변형고기가 우주 원석과 같은 물질이 섞여있는 루어를 선호하고 있는 것이 틀림없었다.

상준이 낚아 올린 물고기는 크게 두 종류라고 언급한 바가 있었다.

하나는 외부에서 유입된 신종 물고기.

다른 하나는 바다에서 변형된 돌연변이가 바로 그것이었다.

후자의 경우가 우주 원석과 운석 같은 것을 삼킨 물고기라 판단되었다.

그것이 바로 변종이 된 요인 같았다.

명물 낚시공장에서 생산된 루어가 그 것을 이용한 신 개발품이다.

그러나 한 가지 더 해결할 것이 있다.

일반인도 괴물을 잡을 수 있는 루어를 개발하게 된다면?

이런 기술이 개발된다면?

자신과 같은 프로 낚시꾼들이 과연 그런 루어를 원하게 될까?

그것은 진심 아닐 것 같았다.

모든 바다 괴물을 멸종시킬 위험성도 적지 않았다.

미래를 생각하고 괴물 산업이 오래 지속되려면 과연 이런 것을 개발해야 할까?

비록 기술이 있다 하드라도 이 제품을 보급할 수는 없을 것 같았다.

아무리 우수한 기술이라 하더라도 필요에 따라서는 덮어야 하지 않을까?

그때 그의 눈에 선착장 부근에서 여자의 모습을 발견하였다.

보나마나 뷰미가 틀림없었다.

[아저씨, 기회 되면 요트를 꼭 한번 태워주세요.]

뷰미가 떠날 때 자신에게 한 말이었다.

그렇다고 뷰미를 데리고 인어도 별장에는 올라갈 수 없다.

이미 별장에는 관리인이 배치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만약 그녀를 데리고 별장으로 간다면 어떤 소문이 어떻게 나돌지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그녀를 인어라 하여 이 세상에 공개할 수도 없지 아니한가?

그럼 또 어떻게 될까?

인어를 잡겠다고 너도 나도 바다로 뛰어들 것이다.

상준은 신속하게 선착장에 도착하였다.

“뷰미야, 빨리.”

상준은 뷰미를 안아 요트에 태우고는 안락 의자에 앉혀 주었다.

그리고는 진주도로 방향을 잡았고 진주도 근해에 요트를 정박시켰다.

낚시 채비를 하며 뷰미에게 말했다.

“인어도에는 사람이 있어.”

그렇지 않아도 인어도가 점차 외부에 알려지면서 심심찮은 헛소문이 떠돌고 있다.

인어도 근해에서 인어를 보았다는 소문이었다.

“너 언제부터 그곳에 나와 있었지?”

“......?”

“조금만 요.”

순간 그는 뷰미가 완전하게 사람으로 변신하기 전까지 말을 못한다는 걸 깜박 잊었었다.

"아, 미안."

낚시를 하는 동안 뷰미는 의자에 앉아 구경만 하고 있었다.

드레스 아래쪽에는 인어의 꼬리 지느러미가 아직도 삐져 나와 있었다.

다음에는 괴물 아귀가 걸려 들었다.

아름다운 원석과 보랏빛 구슬을 추출 할 때쯤 뷰미의 드레스는 어느 정도 물이 건조되어 있었다.

"아 !"

그의 입에서 타성이 나왔다.

그녀의 모습은 마치 선녀같은 모습이었다.

너무나 섹시하고 너무나 예뻤다.

선실로 들어가 힌색 부츠를 가지고 나왔다.

"이거 한번 신어 봐."

즉시 뷰미에게 신겨주었다.

하얀 장갑도 끼워 주었다.

뷰미는 마치 결혼식장 신부와 다름없는 모습이 되었다.

“아, 예뻐!”

그러자 뷰미는 선실로 들어간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자신 스스로도 희열을 느낀 것 같다. 어쩌면 자신의 모습을 처음 보는 건 아닐까?

물에 비친 인어의 모습은 분명 보았을 것이다.

“옷과 신발을 신어보고 싶었어요.”

뷰미는 그랬다.

시드니 동부해안에서 금방 결혼한 신혼부부의 모습을 본 일이 있었다고.

그때 부터 상상을 했다고.

"아저씨."

뷰미는 그의 팔을 잡고 거울 앞에 나란히 서서 자신을 모습을 비춰보고 있었다.

상준은 계면쩍어 슬쩍 팔을 빼고 갑판으로 나왔다.

차마 그냥 볼 수가 없었다.

그러자 뷰미도 따라 나온다.

의자에 앉은 뷰미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두었다.

두고 두고 보고 싶은 모습이다.

얼마 후 그는 바다에 번쩍이는 정체불명의 섬광을 찾아내었다.

자사 제품 루어를 이용하여 섬광이 번쩍이는 생명체 부근으로 던져 넣었다.

“드르륵.”

상준의 팔이 부르르 떨었다.

‘이건 또 뭐기에 이렇게 힘에 셀까?

전해오는 느낌이 보통이 아니다.

한쪽 발을 뱃전에 버티고 있는 힘을 다해 릴을 감았다.

“티딕, 티딕.”

세계 최고의 기술의 자랑하는 [뉴해양] 릴이 역 방향으로 풀리고 있었다.

‘음’

뷰미 역시 옆에 붙어서서 바다 속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괴물과의 싸움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물속에서 좌우로 머리를 흔들고 버티고 있었고 마치 헤라클래스가 괴물의 뿔을 잡고 버티는 것처럼 상준 역시 꼼짝하지 않고 당기고 있었다.

과연 이놈은 어떤 놈인가?

수많은 괴물을 잡아 보았지만 지금 같은 경우는 겪어보지 못했다.

아무래도 기분이 이상하다.

순간 물위로 꼬리를 친다.

“뷰미. 빨리 선실로 들어가.”

옆에 서서 지켜보던 뷰미가 그의 어검에 직감을 한 걸까?

선실 안으로 얼른 들어갔다.

그리고 다시 괴물과 사투가 계속되었다.

20여분이 흘렀을까?

갑자기 놈이 당기던 힘을 잠시 늦추었다.

지친 것도 같다.

그때를 기다리던 상준이었다.

여지없이 낚싯대를 끌어당겼다.

발버둥치던 놈이 다시 균형을 잡고 버티어 섰다.

‘죽어라. 죽어.’

그러나 놈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다시 10분이란 시간이 흘러갔다.

“야아앗”

상준은 소리를 지르며 자신의 힘을 최대한 발휘했다.

다시 놈이 물위로 솟구치며 거대한 꼬리로 물을 내리쳤다.

깜짝 놀란 상준은 한 발짝 물러서며 낚싯대를 꼿꼿하게 추켜세웠다.

그리고 잽싸게 요트의 고리에 줄을 옭아매었다.

“그래, 이제 네 맘대로 해봐.”

상준은 느긋이 놈의 동태를 살피고 있었다.

놈이 솟아오를 때 마다 물이 튀고 물보라가 일어난다.

"철썩."

놈의 정체는 스코틀랜드 네스 호의 괴물 네시(Nessi)의 모습과 거의 흡사하였다.

길이는 2 m, 무게는 대략 150 Kg 정도 작은 놈이었으나 등쪽에 분명 세 개의 혹이 돋아나 있었다.

‘분명 신종이야.’

상준은 직감했다.

산체로 잡는 다면 더 없이 좋겠지만 놈의 힘과 생김새로 봐서는 어려울 것 같다.

기회를 보아 다시 줄을 감았다.

이제 놈도 지쳤는지 서서히 몸체를 요트 가까이에 끌려오고 있었다.

선실에 들어가 밧줄을 찾았다.

“잡았어요? 아저씨?”

상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힘이 빠져 매달려 있는 놈을 밧줄을 걸어 매었다.

놈의 이빨은 공룡의 이빨과 다름이 없었다.

등은 거북처럼 생겼고 등껍질에는 작은 돌기들로 덮여 있었다.

앞발은 짧고 뒷발은 좀 더 길어 보였다.

당찬 공룡의 모습을 지니고 있었다.

얼른 봤을 땐 흡사 안킬로사우루스의 모양에다 긴 꼬리가 달린 것 같다.

이런 모양의 공룡은 보고된 바가 없다.

밧줄을 당겨 요트에 묶어두고 생수를 꺼내 물을 마셨다.

“너 놈은 이름은 [안킬로 네스]다.

“아저씨 최고!”

“너 그런 말도 할 수 있어.”

“고마워요. 아저씨.”

“뭐가?”

“저런 괴물을 잡아주셔서.”

뷰미의 표정은 진심 같았다.

“저런 거 땜에 전 때때로 고생해요.”

물을 가르는 속도가 늦어 천만 다행이지 저런 놈이 만약 속도까지 빠르면 감당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상준은 다시 새 낚싯대에 채비를 한 후 다시 바다로 던져 넣었다.

“아저씨 저걸 어떻게 하실 거예요?”

“우리 아쿠아리움에 넣어 길러야지.”

“이쿠아리웈에 저런 괴물이 많이 있어요?”

“꾀 많은 편이지.”

“구경 좀 시켜주세요.”

얘는 호기심이 너무 많다.

말만하면 가고 싶다.

타고 싶다.

입어보고 싶다고 한다.

그리고는 또 먹고 싶다고도 한다.

이 애의 호기심을 다 충족시키려면 끝도 없을 것 같았다.

“넌 뭐가 그리 호기심이 많아?”

“지금 까지 전 바다에서만 살았잖아요?”

“사람의 옷도 입게 됐는데 호기심 많은 건 정상 아니에요?”

그럴 것도 같다.

“그런가?”

상준은 뷰미의 말을 듣고 보니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장 하고 싶은 게 뭔데?”

“음, 아저씨 아쿠아리움에도 가보고 싶고, 고궁에도 가 보고 싶고, 나중에 단풍구경도 하고 싶고.”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구나.”

“도와 줄 수 있어요?

“기회 되면.”

상준은 더는 지체 할 수 없게 되었다.

새벽 일찍 회사로 나가 새로 잡은 [안킬로 네스]를 아쿠아리움 괴물 수족관에 넣어야 하기 때문이었다.

잘못 하면 애써 잡은 괴물이 죽어버리기라도 한다면 모든 일이 수포로 돌아갈 것이다.

마음 한 구석에는 뷰디와 함께 시간을 보내며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지만 그럴 시간이 없었다.

상준은 선실로 들어가 믹스 커피를 타서 가지고 나왔다.

“아저씨, 이게 커피라는 것이지요?”

“처음 먹는 거지?”

“네,”

상준은 같이 커피를 마시면서 가야할 시간이라 일러 주었다.

“아저씨. 저 여기서 더 쉬다 가면 안되겠어요?”

“왜 너도 바다가 편하지 않아?”

“바다는 좋은 데 마음 놓고 쉴 수가 없어요.”

상준은 잠시 망설이다 제안을 하였다.

“여기에서 내가 가야할 계류장 까지 가려면 40분은 걸릴 거야. 그때 까지만 선실에 들어가서 쉬도록 해. 내가 천천히 귀항할 테니.”

상준은 선실에 들어가 자리를 깔아 주었다.

아무리 봐도 인어 같아 보이진 않았다.

뷰리와 달리 뷰미는 검은 머릿결이다. 피부만 단지 백인들처럼 베이지색을 띠고 있었다.

천천히 최대한 천천히 요트를 몰았다.

40분이면 충분한 거리를 한 시간은 족히 걸렸다.

요트를 정박하고 뷰미의 얼굴을 들여다보니 세상 편하게 자고 있었다.

몇 달을 잠을 못잔 사람처럼 잠에 푹 빠진 것 같았다.

이불 밖으로 나온 그녀의 다리는 베이지색 대리석 같다고 해야 할 것 같았다.

차마 깨우지 못해 30여분을 더 지체하다 그녀를 깨웠다.

부스스 눈을 뜬 뷰미는 상준의 목에 팔을 걸고 가볍게 입맞춤을 하며 장갑과 부추를 벗어두고 인사를 하였다.

“아저씨, 고마워요.”

“이런 말 하기는 정말 쑥스러운데 속옷과 브라도 필요하지 않을까?”

뷰미는 고개를 살래살래 젓고는 미소를 머금고 바다로 뛰어 들었다.

잠시 후 다시 고개를 내밀어 손을 흔들고는 물속으로 잠수하였다.

뷰미를 보낸다는 건 너무 아쉬웠다.

자신의 영혼을 모두 뷰미에게 빼았긴 것 같다.

머리를 쥐어박으며 정신을 차리려고 애를 써 본다.

다음 날 아침 김민수 관장에게 연락하여 [안킬로 네스]를 수족관으로 가져가고 신종 괴물 획득 소식을 언론에 제보하라 일러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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