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낚시에 미친 총각-61화 (61/225)

〈 61화 〉 눈물의 준공식(1)

* * *

희진은 아직도 마음의 안정을 찾지 못하는지 멍하니 창밖만 바라보고 있었다.

‘저런애가 어떻게 밝고 예쁘게 자라날 수 있었을까?’

‘마음도 착하고 성격도 밝고’

티하나 없는 희진을 바라보니 측은한 생각보다 놀라운 생각이 더 앞섰다.

“희진아.”

“네, 오빠.”

“만약에 말이야, 너 어머니 찾게되면 오빠를 떠날거야?”

“몰라.”

“당연히 그래야겠지.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거야.”

사실 상준은 희진이를 두고 많은 고심과 갈등을 했다. 어떤 때는 동생 같고, 또 어떤 때는 연인 같은. 하늘이 맺어준 그런 사이 같았다.

준공식은 비교적 간단하면서 짧고 신속하게 마치기 참석한 모든 사람이 함께 식사할 수 있도록 계획되었다. 식사는 출장 뷔페로 특별식으로 준비하여 상준의 새집 정원에서 먹기로 하였다.

그러자면 예상 인원이 나와야하고 그에 필요한 간이용 식탁과 의자가 준비되어야 할 것이다.

예상 인원이 적을 때는 뷔페 업체에서 자기들이 보유한 식탁과 의자로 대체되지만 인원이 많으면 이벤트 회사와 연락하여 별도로 준비하겠다고 대답하였다. 그런 문제는 자신들이 섭외하여 조치한다고 하였다.

준공식 식장은 야외주차장에서 하기로 하였다.

초대 손님은 마을 노인들과 신항을 거점으로 조업하는 선주들, 동네 프로 낚시꾼, 중산 신항 주변 상가부흥회 회원들을 대상으로 하였고, 상준의 가까운 지인들을 모시기로 하였다.

상준의 어머니는 미리 모셔오기로 약속되었으나 갑작스런 사정으로 당일 아침 일찍 오시기로 되어있었다.

상준의 친구 민수와 보라. 다슬이가 참석하고 보석가공 업체, 어류 식품가공 업체, 어류 피혁 가공 업체등과 회사 건물을 올린 YC 건설 김현석 이사, 담당부장 노재욱씨 등 상준과 연관된 관련 업체의 대표와 담당부장이 참석하거나 아니면 업무 실무자들이 참석하기로 약속되어 있었다.

준공식 전날 현수막이 걸어두고 지인들이 보낸 화분과 화환, 내빈들에게 증정할 선물을 챙겨둔 뒤 상준은 모든 직원을 회의실에 모여 달라고 전달하였다.

엄청나게 많은 화환들이 줄을 서게되었다.

‘이것 전부 다 낭비인데.’

상준의 머리엔 그 생각부터 떠올랐다.

“이제 내일 10시에 간단하게 준공식을 하게 됩니다. 그동안 준비하시느라 모두 수고 많았습니다. 내일은 누가 어떻게 하라는 지시를 할 입장이 아니니 본인이 맡은 분야에 최선을 다해주시고 또 본인이 맡고 있는 일이 아니라 하드라도 회사 일이 내일이라 생각하고 일사분란하게 스스로 판단하여 협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모두 박수를 보내주었다.

“그리고 한기지 이기회에 말씀드리면 이제 인원도 늘어났으니 전 직원에게 4대 보험 가입을 추진하겠습니다.”

모두다 웃는 얼굴로 박수를 보내주었다.

다음날 아침 추가로 들어오는 화분과 화환이 식장에 배치되고 상준과 신 팀장은 회사 정문에서 들어오는 손님들께 일일이 인사를 하며 감사를 드렸고, 마을에서 집을 통해 들어오는 사람은 다슬과 희진이가 맞이를 했다. 방문객 손님들도 준공식을 축하를 하며 상준과 직원들에게 진심어린 격려를 해주었다.

관리직원과 도우미들은 주차정리, 식장 안내 등 맡은 일들을 잘 해 주고 있었고 참석 인원도 예상보다 훨씬 늘어나는 것 같았다. 동네 주민들이 소식을 듣고 너나나나 할 것 없이 많이 참석하였다. 약속 시간에 맞춰서 어머니께서 도착하셨다.

어머님이 도착하시자 사회를 맡은 신 팀장이 마이크를 잡고 진행을 하자 이벤트 업체에서 음악을 넣어주었다.

“먼저 저를 소개드리겠습니다. 저는 본 회사에 근무하며 오늘 사회를 맡은 팀장 신용만입니다. 먼저 오늘 바쁘신 가운데서도 저희 회사 건물과 사택 건물 준공식에 참석해 주신 내빈 여러분께 먼저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참석한 하객들이 박수를 보낸다.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뉴 해양 컴퍼니 사옥 건물 준공식을 시작하겠습니다.”

그러자 빵빠레 울려퍼졌다.

“먼저 축하테이프 절단식이 있겠습니다. 테이프 커트에 참석하시는 분들은 앞으로 나와 주십시오.”

역시 신 팀장은 똑똑한 젊은이가 틀림없었다. 목소리도 똑똑하고 제스 추어도 일등감이다.

테이프 커팅에 참여할 사람이 다 내정되지 않았는지 약간씩 머뭇거리자 사회자가 호명을 하였다. 먼저 연상준 뉴 해양 컴퍼니 대표님, 정연정 여사님(대표님 어머님), 윤동주 동장님. 이보령 조합장님. 이판석 통장님, 함석수 청년회장님. 최희진 주무님, 김민수님, 현태옥 여사님(민박집 아주머니), 이상 호명하신 분들은 테이프 커팅에 참석 부탁드립니다.

즉시 축하 테이프 절단식이 진행되었고 동네 형 두분도 상준이 불러 대열에 서게 하였다.

“다음은 개장 테이프 커팅에 이어 현판 제막식이 있겠습니다.”

하얀색 천으로 가려진 현판은 동장과 함께 대표가 줄을 당기면 가렸던 천이 벗겨지면서 상준의 꿈이 담긴 [뉴 해양 컴퍼니], 상준의 친필이 새겨진 대형현판이 모습을 드러내게 계획되었다.

참석하신 모든 내빈들이 박수로써 축하해주었다.

“다음은 연상준 대표님의 인사말씀이 있겠습니다.”

상준은 바쁜 가운데서도 축하와 격려를 위해 참석하신 모든 분들에 대한 진심어린 감사와 더불어 앞으로의 포부와 회사의 전망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한 뒤 지역 발전을 위해 힘닿는데 까지 노력하겠다는 약속도 잊지 않았다.

“이어서 내빈소개와 직원소개가 있겠습니다. 소개는 대표님께서 직접 해 주시겠습니다.”

상준은 먼저 참석한 내빈을 소개하였다.

“먼저 윤동주 동장님 참석해 주셨습니다. 다음은 이보령 조합장님 참석하셨습니다. 다음 이판석 통장님이십니다. 함석수 청년회장님 참석하셨습니다.”

모두 박스로 환영해 주었다.

“다음에는 본사와 관련된 업체 대표님을 소개드리겠습니다. [주식회사 블랙월드] 장재익 회장님, 양만선 이사님, 서동삭 과장님 오셨습니다.”

“다음은 [괴물가공] 대표 손주익 사장님 오셨습니다. 그리고 [괴물특판] 김대용 사장님, [우주보석] 신수라 대표님, 영업부장 이상윤님 참석하셨습니다. 또 [쇼라이트컴퍼니] 한영환 사장님 참석하셨구요 마지막으로 저희 건물시공에서 오늘 준공에 많은 힘을 보태주신 YC 건설 김현석 이사님과 노재욱 부장님 참석해 주셨습니다. 많은 박수 부탁드립니다.”

“이어서 저의 가족과 직원 소개 올리겠습니다.”

상준은 먼저 자신의 어머니를 소개하였다.

“오늘 날 저를 있게 해 주신 저의 생명과도 같은 저의 어머님입니다.”

상준은 갑자기 목 메이는 느낌을 가지며 울컥하였다. 상문의 목 메인 소리에 내빈들은 자신도 모르게 차분한 심정으로 가라않았다. 이미 방송에서 상준의 어린 시절이 보도된 바가 있어 상당하게는 상준의 과거를 어렴푸시 알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지역 사람에 대한 뉴스다 보니 관심도 많았고 소문이 빨랐다.

“일찍 남편을 잃고 오직 자식 하나만을 믿고 살아오신 거룩한 저의 어머니 정연정 여사입니다.”

다시 식장은 큰 박수소리가 터져나왔다.

희진과 다슬은 준공식 준비에 자신이 맡은 일을 수행하느라 뒤늦게 도착하신 상준의 어머님께 제대로 인사도 드리지 못한 가운데 상준이 어머님을 소개하자 눈물이 글썽하며 그제야 상준의 어머니를 제대로 보게 되었다. 뒤이어 상준은 직원들을 차례차례 소개시켜 나갔다.

그때였다.

“엄마!” 갑자기 희진이 뛰어나오며 상준의 어머니를 끌어안고 대성통곡을 하기 시작했다.

“엄마, 저예요. 엄마!”

모든 사람들이 울컥하긴 했지만 이건 너무 과잉반응의 울음소리였다.

“.....?”

“엄마, 나 상미예요.”

상준과 어머니는 희진을 바라보며 정신이 아득하고 어안이 벙벙하였다.

상준의 어머니는 부들부들 떨면서 곧 쓰러질 것 같이 되자 상준과 다슬이 재빨리 어머니를 부축하였다.

“내딸 상미는 죽었어요.”

“엄마, 나 모르겠어?”

“상미? 상미는 죽었는데. 내가 봤는데.”

“엄마, 나야, 상미야. 해수욕하러 갔다 사라진 상미예요.”

“아니, 희진아. 너 무슨 말이야?”

상준은 희진의 반응에 놀라 눈을 크게뜨고 바라보았다.

“오빠! 제가 상미에요. 오빠가 그리 찾던 상미가 바로 저였어요.”

희진은 어머니와 오빠를 부둥켜안으며 통곡을 하였다.

“네가 해수욕 갔던 그 상미란 말이냐?”

“네, 오빠.”

“아니야. 내딸은 죽었어. 내가 분명히 죽은 상미를 봤단말이야.”

“엄마, 나 모르겠어? 아빠 돌아가시고 해수욕복 사달라고 조르던 상미. 엄마가 주어온 헌 옷을 안 입겠다고 갈기갈기 찢어버리던 그 상미.”

“뭐? 그럼 네가 진짜 그 상미란 말이야? 어디 얼굴 한번 보자” 상준의 어머니는 상미의 양 볼을 감싸쥐고 확인이라도 하듯이

“맞아, 맞아. 내 딸이 맞아. 상미야!” 어머니는 상미를 얼싸안고 대성통곡을 하였다.

“엄마!”

“상미야!” 상준도 상미를 끌어안고 소리를 지르며 울음을 터트렸다.

“오빠!” 상미의 울음소리는 절규에 가까웠다.

“한번 보자. 상미야. 그렇게 보고 싶던 상미가 너란 말이냐?”

“오빠. 나도 보고 싶었어.”

“엄마, 오빠!” 그들은 얼싸안고 쓰러졌다 일어났다하며 몇번이고 확인하고 몇 번을 얼싸 안으며 울음소리는 그칠줄을 몰랐다.

순식간에 식장은 울음바다로 바뀌었다.

보고 있던 모든 사람들이 같이 눈물을 흘렸고 다슬이도 울고, 민수도 울고, 보라도 울었다. 아니 동네 모든 사람이 얼싸안고 울었다.

옆에 서서 그들의 모습을 지켜보며 울고만 있던 신 팀장이 눈물을 흘리며 마이크를 쥐고 내빈들께 안내방송을 하였다.

“오늘 저희는 여기에서 감격의 장면을 실제 보고 계십니다. 이분들을 위해 큰 박수로 격려해 주시기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상준의 어머니와 상미는 내빈들을 향해 절을하고 다시 부둥켜안았다.

“이것으로 [뉴 해양 컴퍼니 신축사옥 준공식 공식행사를 여기에서 마치고 참석해 주신 내빈 여러분은 회사 뒷문으로 나가시면 건물 뒤편 사택에 식사 준비가 되어있으니 한 분도 빠짐없이 모두 참석하셔서 즐겁게 식사를 하시고 돌아가 주시기 바랍니다. 음식도 푸짐하고 자리도 쾌적하게 마련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추가 안내드리자면 그 자리에는 평생 동안 한 번 먹어볼까 말까하는 새로운 아귀회가 놓여 있으니 조금씩 맛을 보시기 바랍니다. 맛을 보시고 너무 맛있다고 다 드시지 마시고 다른 하객들을 위해 조금씩만 드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조금씩만 드리라고 한 자신의 말에 모순을 느꼈는지 다시 말을 이었다.

“물론 식사는 많이 하시구요.”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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