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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최강이다-244화 (244/245)

〈 244화 〉 전초

* * *

상황이 이렇게 되자 리나는 볼을 부풀리면서 항의를 할 수 밖에 없었다. 식사가 끝나고 일행은 각자의 방에서 휴식을 가졌다. 아리나는 민혁과 대화를 하면서 벌써부터 저녁으로 뭘 먹을지 고민하고 있었다. 옆에서 두 사람이 대화하는 것을 지켜보던 샤샤가 나선 것은 그 때였다. 그녀는 오늘 먹었던 음식 중에서 감명 받았던 것이 있었는지 저녁은 자신이 직접 만들어주겠다 나섰다. 일행은 그녀의 디저트 맛을 이미 본 후였기 때문에 상당한 기대를 가졌다.

“금방 다녀올 게요~”

“.....우리가 없는 동안....엄한 짓 하지 말도록.....”

그녀는 ‘바람 머무는 언덕’ 사장에게 부엌을 써도 된다는 허락을 맡고 재료를 준비했다. 그런데 핵심 재료가 부족했다. 결국 요리를 하는 샤샤를 제외하고 아리나와 티샤 그리고 리나는 재료 준비를 위해 마을에 있는 보부상을 찾아 나서기로 했다. 티샤는 나가는 순간까지 엄한 짓 하지 말라며 겁을 주었다.

“아~ 정말 좀 믿고 다녀와.”

“다녀올 게요 아저씨!”

속으로는 자신을 믿지 않는 티샤에게 약간 속이 상했지만 겉으로는 내색을 하지 않고 웃으며 그녀들을 배웅해주었다. 민혁은 한산해진 1층 식당으로 돌아왔다. 하울은 점심을 먹자마자 자신의 방에서 빠져나오지 않고 있었고, 샤샤는 무엇을 하는지 주방에서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는 그녀의 요리를 조금은 기대해도 되겠다 생각하며 자기 방으로 올라갔다.

똑똑­

“으음.....”

민혁은 방문을 두들기는 소리에 살며시 눈을 떴다. 분명 자기 전에는 햇볕이 창문을 통해 들어오고 있었는데 지금은 어두컴컴했다. 조금만 잔다는 것이 숙면을 취했나 보다. 그는 덮고 있던 이불을 치우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아직 졸린 눈을 비비며 문을 향해 걸어갔다. 밖에선 계속 문을 두들겼다.

“샤샤님?”

민혁은 문을 잠그고 있던 자물쇠를 풀어제끼며 문을 계속 두들기는 참을성 없는 상대의 이름을 때려 맞추듯 불러보았다.

“......나야...”

샤샤라고 예상한 민혁의 답안과 달리 방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의외의 인물이었다.

“어? 하울 네가 왜?!”

“뭐야 그 표정은 왜 샤샤라는 계집년이 아니라 실망했냐?”

“아니 그건 아니고 아 어서 들어와.”

민혁은 살짝 당황해서 뒷걸음질을 쳤다. 하울은 그의 행동이 마음에 안 들었는지 콧방귀를 뀌더니 자기 방처럼 당당히 들어와 침대를 차지했다. 민혁은 잠시 눈치를 살피다 인벤토리에서 그녀가 좋아하는 홍차를 꺼내 테이블 위에 놓인 빈 잔에 따랐다. 차향이 방안을 채우고, 조금 일그러졌던 하울의 표정이 약간이나마 펴졌다.

“........”

“음...그런데 갑자기 내 방에는 왜 찾아왔어?”

“내가 못 올 때라도 왔냐?”

“아니 그건 아닌데 성인여자가 외간남자 방에 불쑥 찾아오는 건 좀....”

평소보다 확실히 까칠한 하울, 민혁은 장난을 섞어가며 그녀와 대화를 나누었다. 그의 부드러운 대화 리드에도 하울은 시종일관 날카로운 태도를 유지했다. 민혁도 이제 지쳤는지 말이 없어졌고, 자연스레 침묵이 흘렀다. 그는 이 때 주머니에 스마트폰이 없는 것이 아쉽게 느껴졌다. 당장이라도 웹 서핑이라도 하며 이 어색한 공기를 날려버리고 싶었다.

“너 말이야..”

겨울철 바닷가처럼 냉랭하기만 했던 공기, 하울은 한참을 입만 오물거리다 드디어 말을 꺼냈다. 민혁은 집중하는 척 하기 위해 먹으려고 했던 과자도 내려 놓았다.

“너 말이야.... 나 싫어해?”

눈을 바닥으로 내리깔며 묻는 하울

“응? 아니...그게 갑자기 무슨 소리야..좋아하니까 같이 다니지 싫어하면 같이 다니겠어?”

민혁은 그녀의 질문에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답했다. 그에 하울은 고개를 들고 답답하다는 듯 가슴을 퍽퍽 두드렸다. 그는 도대체 이게 무슨 상황인지 몰라 어리둥절했다. 하울은 한숨을 내쉬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그가 앉아 있는 곳으로 다가갔다. 민혁은 마치 고양이 앞에 선 쥐처럼 온 몸이 긴장되어 굳어버렸다.

볼에 피어난 온기, 민혁은 말도 안되는 이 상황에 따뜻한 감촉이 느껴지는 자신의 볼을 한차례 쓰다듬었다. 그래도 믿기지 않았는지 부끄러운 듯 얼굴을 붉히고 있는 하울을 멍하니 쳐다만 봤다. 그녀는 그의 시선에 움찔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녀는 이를 악물더니 리나처럼 그의 무릎에 앉아 그의 어깨에 두 손을 올리고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친구 간 좋아한다는 뜻이 아니라 남녀 간에 좋고 싫고를 물어 본거야.”

박력 있는 그녀의 물음에 그는 잠시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 고민에 빠졌다. 그간 퀘스트에 빠져 하울의 공략은 뒷전이었다. 그런데 그녀가 이렇게 적극적을 돌변한 이유가 뭘까. 민혁은 그녀의 눈동자를 들여다보았다. 오기와 질투 비슷한 감정이 똘똘 뭉쳐 있었다. 이상한 일이었다. 질투라니 어떻게 된 일일까. 그는 잠시 생각에 빠졌다.

‘아항....그런 건가?’

머리 굴리기를 잠시 그는 상황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었다. 민혁은 요 일주일 간 아리나와 티샤의 동의를 얻은 채 리나, 샤샤와 지속적인 스킨십을 해왔다. 그건 두 사람 간의 질투를 유발해 결과적으로는 좋은 결과를 내놨다. 하지만 그의 작전은 두 사람을 낚는 것 뿐만 아니라 하울까지 낚아 버린 것이다. 그는 그녀에게 사정을 미리 설명하지 않았고 하울의 눈에는 민혁이 지금까지 호감을 표했던 자신을 내팽겨 쳐두고 그녀들로 갈아타는 것으로 보인 것이다. 결국 조바심이 난 그녀는 이렇게 육탄작전까지 감행한 것이다. 민혁은 상황을 파악하고 씨익 웃음을 지었다.

“내 대답이 듣고 싶어?”

“놀리지마. 이 몸이 이렇게 용기 내고 있잖아 진지하게 대답해!”

그가 웃자 하울은 눈에서 살벌한 안광이 뿜어져 나왔다. 이렇게 살 떨리는 고백은 처음이었다. 민혁은 하울의 기분 좋은 무게감, 통통한 허벅지가 주는 기분을 만끽하며 입을 열었다.

“내 대답은 이거야.”

하울의 입술로 향한 버드키스, 두 사람의 입술이 부딪쳤다. 먼저 얼굴을 뺀 것은 하울이었다. 그녀는 얼굴을 새빨갛게 붉히며 자신의 입술을 한손으로 가렸다. 방금 전 박력 있던 모습과는 다르게 소녀같은 모습이었다. 민혁은 피식 웃으며 다시 키스를 시도했다. 하울도 이번에는 부끄러워 하긴 했지만 뒤로 빼지는 않았다. 그는 입술로는 모자란 지 고양이처럼 그녀의 볼을 핥고 눈에 키스를 해주었다.

“아읏..뭐 하는 거야..눈에는 왜 그래..”

눈꺼풀 위에 키스를 하자 하울은 놀랐는지 그의 머리를 손으로 밀어냈다.

“그냥 평소와는 다르게 귀여워서”

“....평소에는....귀엽지 않았다는 거야 지금?”

민혁은 그걸 몰라 묻냐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녀의 눈이 너무 살벌해 차마 말할 수 없었다. 그는 하울의 질문을 피하기 위해 입을 맞추었다. 그녀는 더 따져 묻고 싶은게 있는 모양이었지만 민혁의 현란한 키스 스킬에 정신을 다른 곳에 쓸 여유가 없었다.

“하아...하아...너 너무 잘하잖아...”

“서투른 애송이들보다 이게 더 낫지 않아?”

짓궂은 질문, 하울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민혁은 피식 웃더니 자신의 어깨를 짚고 있던 그녀의 손을 치우고 만세 자세를 취하게 만들었다. 그의 지시대로 만세 자세를 취한 하울, 민혁은 그녀가 입고 있던 셔츠를 훌러덩 벗겨버렸다. 노출된 알몸, 하울은 순식간에 일어난 일에 어리둥절해 있다가 얼른 자신의 가슴을 두 팔로 가렸다.

“피부가 하얀 게 정말 아름다워”

민혁은 가슴을 가린 그녀의 팔을 억지로 치우고 말했다.

“으윽...느끼해...”

하울은 부끄러운지 괜한 볼멘소리를 늘어놨다. 그는 피식 웃으며 속옷도 입지 않은 그녀의 가슴을 감상했다. 유아체형의 그녀답게 가슴 또한 밋밋했다. 하지만 매력적이었다. 핑크색 유두는 자기과시를 하고 있었고 유륜은 없다시피 했다. 그 주위의 가슴살은 계란 프라이처럼 부풀어 올라 빨리 한입 베어 먹고 싶게 생겼다. 그는 서두르지 않고 그녀의 유두 주위를 손톱으로 긁었다.

“윽....”

간지러운 듯 몸을 움츠리는 그녀, 민혁은 하울의 반응에 신이 나서 우뚝 솟은 유두를 살짝 꼬집어주었다. 작살 맞은 듯 부르르 떨리는 몸, 그녀는 온 몸을 타고 흐르는 쾌감에도 신음을 내지 않고 몸을 떨기만 했다. 드래곤의 자존심일까. 민혁은 히죽 웃으며 입을 벌려 앙하고 그녀의 젖가슴을 베어 물었다. 말랑말랑한 살의 맛과 유두를 오물거리는 맛이 일품이었다. 그는 하울의 가슴을 괴롭힘과 동시에 스커트를 내리기 위해 손을 아래로 움직였다.

“으응...잠깐만 기다려.”

젖가슴을 괴롭히는 농밀한 애무에도 하울의 정신력은 살아있었다. 그녀는 스커트를 내리려는 민혁의 손을 제지했다. 그는 젖가슴을 물고 있는 채로 왜 그러냐는 눈빛으로 그녀를 올려다봤다.

“그게 있지...”

이어진 그녀의 설명, 민혁은 기가 막혔다. 전에 하울은 무대륙으로 건너가기 위해선 드래곤 나이트가 되어야만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민혁은 그 조건을 맞추기 위해 이렇게 여행을 하고 있다. 그런데 드래곤 나이트가 되기 위한 마지막 조건이 파트너가 될 드래곤의 처녀를 빼앗는 것이라고 한다. 민혁은 한숨을 내쉬었다. 퀘스트창을 살펴보니 하울의 말이 거짓말이 아니었다. 정말로 퀘스트 내용도 변해 있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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