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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최강이다-213화 (213/245)

〈 213화 〉 전초

* * *

그의 말에 민혁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너도라면 다른 누군가가 그에게 탈리스만의 반지를 요구했다는 소리다. 분명 제국의 황태자가 그에게 탈리스만의 반지를 보내라는 편지를 보낸 것을 확인했다. 민혁은 그를 노려보며 코로나 제국의 황태자에게 탈리스만의 반지를 넘겼냐고 물어보았다. 트리거는 고개를 끄덕였다.

“애초에 나를 조종한건 황태자다..난 그의 말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그럼 모든 게 황태자의 짓인가? 릴리의 동생을 죽인것도.. 클레드가 그녀를 강간하려 한것도?”

“아니...그 빌어먹을 자식은....제국과 내통했다. 1년 전쯤인가 클레드가 릴리를 강간하려고 했던 적이 있다. 나는 그 녀석을 죽이려고 했지..아들이야 얼마든지 나을 수 있지만 포베너가와의 신뢰에 금이 갈 수는 없으니까 말이야...그런데..그 녀석이 코로나 제국의 황태자와 짜고 나에게 저주를 걸었다. 6서클 마스터인 나조차도 그 저주는 풀 수가 없었다. 마치 종의 근원까지 갉아 먹는 듯한 그 저주는 온 몸에 퍼졌고, 황태자와 클레드의 말이라면 어떤 일이라도 해야했지.. 그렇게 1년이다..일이 이렇게 커졌다. 나는 그들의 음모를 외부로 전하려 노력해보았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그리고 오늘 기회를 봐서 클레드 그 개자식을 죽였지만 세뇌는 풀리지 않았다...오히려 내 정신을 옥죄었지..”

진실을 알게 된 민혁은 트리거의 점혈을 눌러 마나를 못 쓰게 만들고, 밖에 대기 시켜하고 있던 기사에게 맡겼다. 레벨 업을 위해 직접 처리하는 것도 방법이겠지만 그의 최후는 릴리가 결정할 것이다. 하울은 졸리다며 잘만한 곳을 찾기 위해 떠났다. 그는 잠탱이 드래곤을 내버려두고 릴리를 찾기 위해 성을 뒤졌다. 커튼으로 가려진 발코니에 그녀가 서 있었다. 용병왕은 차마 접근하지 못하고, 그녀의 뒤에 서서 지켜볼 뿐이었다.

“괜찮습니까?”

민혁은 거침없이 그녀에게 다가갔다. 릴리가 뒤를 돌아봤다. 그녀는 울고 있었는지 눈동자에 물기가 젖어 있었다. 그는 그녀에게 트리거에게 들은 내용을 말해주었다.

“.....정말..정말인가..?”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그렇게 물었다. 민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트리거가 지금에 와서 목숨을 구걸하기 위해 거짓말을 할 필요도 없거니와 하울도 저주로 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릴리는 울먹 울먹거리다 그의 품에 안겼다. 민혁은 조용히 그녀를 감싸 안아주었다. 다음 날, 트리거의 처우가 정해졌다. 릴리는 그를 죽이지 않기로 정했다. 하지만 영주의 자리에서 끌어내리고 채굴장으로 보냈다. 5년 길지도 짧지도 않은 시간이었다. 용병왕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했다. 그는 연병장에 무릎을 꿇고 있는 자신의 친우를 보며 혀를 찼다. 로건의 옆에 서 있던 루비는 쌤통이라면서 속 시원한 표정을 지었다.

“그럼 이제 코로나 제국으로 가서 황성을 털면 되는 거야?”

논공행상에 한창인 장내를 둘러보던 하울의 말에 민혁은 어감이 묘했지만 맞는 말이기에 뭐라 하지는 못했다.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상과 벌을 적절히 나눠 주고 있는 릴리를 쳐다보았다. 그녀는 밝은 표정을 하고 있었다. 어젯밤 비틀거리며 방에 돌아간 후 상태가 제법 괜찮아 진 것 같았다. 그러던 중 릴리와 시선이 마주쳤다. 그녀는 환하게 눈웃음을 지었다. 민혁도 작게 손을 흔들어주었다.

“민혁님?”

“......”

그러자 옆에 있던 아리나와 티샤가 팔을 꼬옥 껴안으며, 옆구리를 팔꿈치로 툭툭­ 건드렸다. 민혁은 식은땀을 흘리며 흔들던 손을 아래로 떨어트렸다. 릴리는 뾰루퉁한 얼굴을 만들더니 무언가 못된 계획을 짜는 악동처럼 키득거렸다.

“자 다음으로 상을 내리겠다. 백금패 용병 민혁은 앞으로 나오라!”

그녀의 말에 주위 용병들과 군사들이 박수를 쳤다. 그들도 민혁의 용맹함과 무력을 잘 보았기 때문이다. 그는 허리를 계속 꼬집는 아리나와 티샤를 다독이고 연병장 중앙으로 향했다. 민혁이 연병장으로 나오자 릴리는 지금껏 가만히 서서 상을 줬던 것과 다르게 직접 연병장으로 내려왔다. 그녀는 그에게 싱긋 웃어주었다. 민혁도 마주 웃어주었다. 그리고 일이 벌어졌다.

쪽­

“자 상이라네 기쁜가?”

입술과 입술이 마주치는 소리와 함께 연병장에는 정적이 내려앉았다. 아리나와 티샤는 부들부들 떨며 분노를 표시했고, 용병왕의 옆에 서 있던 루비는 냥냥거리며 웃었다. 로건은 손녀를 보는 듯한 따뜻한 눈빛으로 두 사람을 바라봤다. 하울은 미묘한 눈빛으로 키스를 한 두 사람을 쳐다봤다. 민혁은 솔직히 말해 기분이 좋았지만 당황스러운 점도 없지 않았다. 애초에 이렇게 군사들 앞에서 키스를 할 정도로 공략이 진행됐을 거라 생각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릴리의 발그레한 볼을 보니 언제까지 뻣뻣한 자세로 소녀의 용기를 보고만 있을 수는 없을 것 같았다. 그는 릴리의 허리를 잡아챈 후 뒤통수에 손을 얹고 깊게 키스를 했다.

“......!”

릴리는 혀가 침투하자 감았던 눈을 동그랗게 뜨며 당황했지만 이내 눈을 감고 그와의 키스를 즐겼다. 이윽고 연병장에 지켜보던 용병들과 병사들 그리고 기사들의 우레와 같은 환호소리와 박수소리가 메아리쳤다.

“으음...코로나 제국으로 꼭 가야하겠나?”

“네 탈리스만의 반지는 꼭 찾아야 하는 거라서..”

“그럼 어쩔 수 없네만......”

민혁은 키스가 끝난 후 릴리와 독대를 가졌다. 아리나와 티샤는 전력을 다해 막으려 했지만 그녀가 그에게 손을 대지 않겠다고 선언하자 어쩔 수 없이 그를 보내주어야만 했다. 릴리는 민혁이 떠난다고 하자 매우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키스 한 번으로 섣부르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귀족이 그것도 대 포베너가의 여군주가 군사들의 앞에서 외간남자와 애정행각을 벌인 것이다. 이것은 빼도 박도 하지 못할 결혼 사유였다. 릴리는 이것을 감안하고 그에게 키스를 했고, 이미 그를 미래의 남편감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그의 안전을 위해 뭐라도 챙겨줄 것이 없나 고민하던 그녀는 마침 좋은 것이 생각났다.

“이걸 가져가게!”

그녀는 입고 있던 블레이저 앞 주머니에서 독특한 문양이 그려진 시계 하나를 꺼내주었다.

“이건?”

시계를 받아든 민혁은 찬찬히 살펴보고는 시계를 준 이유를 물었다.

“그건 제국의 후작이자 군신이라 불리는 라이너가의 보물이네..포베너가의 선대에게 은혜를 입은 라이너가의 선조가 준 것이지...가지고만 간다면 어떤 부탁이라도 한 가지 정도는 들어 줄 게야!”

“이런 귀한 것을 제가 받아도 될까요?”

“자네라서 주는 거라네!”

말을 들은 민혁이나 말을 한 릴리나 두 사람 다 그녀가 한 말이 얼마나 낯 간지러운 말인지를 듣고 깨달았다. 그녀는 얼굴을 벌겋게 붉히며 고개를 숙이고 손가락을 꼼지락거렸다. 민혁은 릴리를 힐끗거리다 슬금슬금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그의 움직임에도 릴리는 여전히 고개를 숙이고 있을 뿐이었다. 민혁은 그녀의 옆라인을 보며 침을 꿀꺽 삼켰다. 120cm정도 되는 몸이지만 비율은 성인 여자 못지않았고, 적당히 부푼 가슴과 아담한 엉덩이 슬림한 몸태는 예술이었다. 게다가 그녀의 매력을 더해주는 풍성한 귀와 꼬리가 살랑살랑 그를 유혹하는 움직였다.

쪽­

민혁은 참지 못하고 그녀의 말랑말랑한 볼에 쪽­하고 입을 가져갔다. 그러자 릴리의 꼬리라 격렬히 좌우로 움직였다. 그는 아기새가 눈을 뜨지 않고도 먹이를 받아먹듯 본능적으로 그녀의 입을 향했다. 쪼옥­소리와 함께 앵두 같은 그녀의 입술에 그의 입술이 맞닿았다. 릴리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민혁은 그녀를 진정시키기 위해 부드럽게 안아주었다. 두 사람은 그렇게 마주 안은 채로 몇 번이고, 키스를 했다.

“하아..하아..하아...하아..”

“...하아..하아....”

숨이 찰 정도로 키스를 하고, 서로를 마주보았다. 시선이 마주치고, 서로의 눈빛을 확인했다. 키 차이는 중요하지 않았다. 종족도 중요하지 않았다. 단지 서로를 사랑한다는 것만이 중요했다. 릴리는 그의 목에 두 팔을 두르고, 이번에는 그녀가 먼저 키스를 애원했다. 초보라 어색하고, 긴장됐지만 금세 그의 온기에 잠겨 그런 생각은 이미 저 멀리 떨어져나갔다. 민혁은 혹시라도 그녀가 다칠까 조심스레 입을 맞췄다.

“하아..하아..자네..”

열기가 두 사람을 감쌌고, 민혁이 먼저 그녀의 치열 사이로 혀를 침투시켰다. 동시에 릴리의 입 안으로 그의 타액과 애욕이 쳐들어왔다. 이를 닫고 방어를 해보려 했지만 민혁의 혀는 백전노장의 그것처럼 쉴 틈을 주지 않고 그녀를 몰아쳤다. 결국 릴리는 백기를 들고 말았다. 그의 혀는 영락한 뱀처럼 유유히 그녀의 타액을 갈취했고, 릴리는 반항조차 하지 못했다. 키스는 점점 더 격렬해져 혀와 혀가 서로 만나 욕망의 몸부림을 치기 시작했다.

“하아...하아...”

민혁은 쉴 새 없이 타액을 빨아드리며 그녀의 덜 여문 젖가슴에 손을 올렸다.

“하아..하악...안돼..네!”

허락을 해줄 것만 같던 릴리는 그의 손길을 탁­하고 쳐냈다. 민혁은 약간 충격을 받은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릴리는 안절부절 못해하더니 ‘이 다음은 결혼을 하면’이라고 작게 속삭였다. 민혁은 못내 아쉬웠지만 그녀의 선택을 존중하기로 했다. 게다가 밖에서 기다리고 있을 아리나와 티샤를 생각해서라도 관계를 맺는 것은 좋은 선택이 아니었다. 그는 꿩 대신 닭이라도 라는 생각으로 혀를 좀 더 기민하게 움직였다.

츄릅츄르릅

치열사이를 빠르게 훑으며, 그녀의 입안을 정복해나갔다. 민혁은 이에 성이 차지 않아 좀 더 깊숙이 혀를 집어 넣었다. 릴리의 혀는 그의 혀를 마중해주었고, 둘은 마치 몇 년 만에 재회한 부부처럼 부둥켜안고 서로를 놓아주지 않았다. 민혁은 타액을 빨아드리며, 그녀의 등을 쓰다듬다 살랑거리는 무언가를 발견했다. 바로 꼬리였다. 그는 꼬리를 꽈악­ 움켜쥐었다.

“냐냥!”

릴리는 성감대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는 꼬리를 민혁이 확 채가자 놀라 그에게서 떨어졌다. 그녀의 반응에 그는 악동처럼 미소를 지었고, 릴리는 악당 앞에 선 소시민처럼 창백한 얼굴로 몸을 부르르 떨었다. 결국 그녀는 민혁에게 고양이 귀와 꼬리를 애무 당하며 이어진 키스에 절정에 다달았다. 침이 입가에 주르륵 흘렀고, 애액이 피슛 튀어나와 다리 사이로 흘러나왔지만 민혁은 애써 모른 척 해주었다.

“그럼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

그는 절정에 올라 나른함에 빠져 있는 그녀의 입에 마지막으로 키스를 해주고, 방을 빠져나왔다.

“민혁님?!!”

“...잠시 이야기를 나누면 좋겠다..”

기분 좋게 웃으며 방을 빠져나온 그를 기다리는 것은 귀신의 형상을 한 두 여자였다. 민혁은 두 손을 들고 진정하라며 침착하게 말했지만 등을 비집고 흘러나오는 식은땀을 막을 수는 없었다. 이후 민혁은 남자가 몸가짐을 단정히 해야한다며 두 사람에게 잔소리 융단 폭격을 맞고 항복했다. 하울은 그것을 보고 낄낄거렸고, 용병왕은 크흠거리며 헛기침을 연발했다. 루비는 옆에서 용병왕과 그의 아내 즉 그녀의 할머니를 보는 것 같다고 말하다 로건에게 제지당했다.

“우리 툰드르 왕국은 전쟁 준비를 할 걸세 물론 상의원들이 찬반투표를 통해서 전쟁에 찬성하는 표가 과반수 이상이 되어야겠지만 이번 일...탈리스만 가문을 건든 것은 너무나 큰 일이야 아무리 제국이라 할지라도 그냥 넘어갈 수는 없을 걸세!”

로건의 외침을 듣는 것을 마지막으로 민혁과 일행은 툰드르 왕국을 떠났다. 루비와 용병왕은 손을 흔들며 배웅을 해주었지만 릴리는 절정의 여운에서 벗어나지 못해 움직이질 못했다. 민혁은 너무 여유 없게 움직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옆에서 빨리 코로나 제국으로 가자며 성화인 아리나와 티샤의 의견을 무시할 수는 없었다. 물론 릴리에겐 후에 인사 없이 떠난 값을 치러야 할 것이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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