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최강이다-200화 (200/245)

〈 200화 〉 전초

* * *

1. 레드 드래곤 하울을 찾아라.

2. 드래곤 로어

­1.저주 받은 땅 세헬렘을 찾아라.

­2.다크엘프 장로 라거 그란데를 찾아라.

­3.황량한 대지 위 골렘의 사원에서 드래곤 로어를 찾아라.

­4.드래곤 로어의 정수를 획득하라.

3. ?????????????????????

성공조건: 무대륙으로 귀환, 마신족을 섬멸

실패조건: 플레이어의 죽음

[벌써 그것도 알아차렸나 마법이 봉인 당했어도 드래곤은 드래곤이군]

“그 소리는 니가 마법을 봉인시켰다는 소리로 봐도 무방하겠지?”

[물론...침입자를 격퇴시키기 위해서 드래곤 로드가 취해놓은 조치였다. 내 마음대로 풀 수 없는 장치이니 너무 마음 상해하지 않았으면 좋겠군]

하울은 한숨을 내쉬며 또 쓸데없이 아빠의 트랩에 걸렸다며 투정을 부렸다. 그녀는 자신의 옷이 젖는 것을 신경 쓰지 않고, 호수를 향해 걸어갔다. 퀘스트 내용이 바뀐 것을 확인한 민혁과 일행들도 그녀의 뒤를 따라갔다. 드래곤로어는 일행이 서 있을만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 두 발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리나는 그의 배려에 꾸벅 고개를 숙였다. 드래곤 로어도 마주 서서 작게 인사를 해주었다. 신사다운 그의 태도는 기계가 맞는지 의문이 들 정도였다.

“그럼 우리가 여기까지 온 이유도 알고 있겠지?”

하울은 드래곤로어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드래곤이 날 찾아온 이유라면 뻔한 것 아닌가...드래곤 나이트의 탄생!]

동굴이 쩌렁쩌렁하게 소리치는 타이탄 드래곤, 하울은 긍정의 표시를 했다. 그러자 그는 낮게 웃음을 흘리며 불을 내뿜었다. 불꽃이 동굴 천장을 달아오르게 만들었고, 훈기가 내부를 가득채웠다. 아리나는 마침 쌀쌀했던 기온이 따뜻해지자 기분 좋게 웃었다.

“잘 아니까 다행이네 내가 좀 어려서...”

“풉!”

자신을 어리다고 말하는 하울, 민혁은 웃음을 참지 못하고 입 밖으로 내뱉어버렸다.

“너... 죽을래 정말!”

나이에 민감한 것은 드래곤이라도 다르지 않았다. 나이 이야기에 웃음이 터진 그를 향해 날뛰려고 하는 하울, 그녀를 제지한 것은 드래곤 로어였다. 그는 하던 말을 계속하라며 민혁을 위기에서 구해주었다. 그는 찡긋­ 윙크를 했다. 민혁도 엄지를 척­하고 올려주었다. 척척 맞는 두 사람의 모습을 어이없게 지켜보던 하울은 헛웃음을 터트리고서는 할 말을 계속 했다.

“내가 좀 어려서 어떻게 드래곤 나이트가 되는 건지 잘 몰라 좀 설명해주겠어?”

[흐음...그렇군 모를 수도 있겠군 당시 헤츨링들은 드래곤 나이트가 되는 것을 금지 했으니 말이야....]

드래곤 로어는 날카로운 발톱으로 자신의 턱을 벅벅 긁었다. 그 자세가 제법 어울렸다. 잠시 고민을 하던 드래곤 로어는 자신의 기계 발톱에 마나를 덮씌웠다. 다른 이들은 마나를 쓸 수 없어도 그는 사용할 수 있는 것 같았다. 하울은 그것을 보고 눈을 반짝였다. 그 원리를 알아 내고 싶어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드래곤 로어는 그녀가 말할 틈도 주지 않고, 발톱으로 자신의 가슴을 푸욱­하고 찔렀다.

“......!”

“뭐하는 짓이야!”

“꺄아!”

파육음이 들려오고, 비늘 너머에 기계에 속을 내비췄다. 드래곤 로어는 일행들이 놀라는 모습을 보며 키득거리며 웃었다. 그는 괜찮다며 일행들을 진정시켰다. 그리고 가슴을 찌른 발톱을 이리저리 비틀더니 밖으로 거칠게 빼냈다. 그의 손에는 동그란 구체 모양의 기계 덩어리가 들려 있었다.

[이게 바로 드래곤 나이트들을 만드는 드래곤 로어의 정수다.]

“그보다 너 괜찮아?”

민혁은 어떻게 된 원리인지는 모르지만 사람의 피와 점성이 거의 비슷한 초록색 액체가 기계 덩어리와 가슴 상처 부위에서 나오는 것을 보고, 얼굴을 잔뜩 찌푸리며 물었다.

[하하...이 정도 상처 쯤 금방 낫는다.]

그의 말대로 가슴을 관통했던 상처는 벌써 아물고 있었다. 그는 드래곤 로어의 정수라고 칭한 기계 덩어리를 하울에게 건냈다. 하울은 초록색의 피가 뚝뚝 떨어지고, 심장처럼 박동이 뛰는 그것을 혐오스럽다는 듯 쳐다보았다. 드래곤 로어는 씨익 웃더니 그것을 민혁에게 건냈다. 그는 아무렇지 않게 그것을 받아 호수에 헹궈내 하울에게 던졌다. 그제서야 하울은 드래곤 로어의 정수를 손으로 잡아 들었다.

[과거에는 정수의 개수가 많아 드래곤 나이트들을 찍어낼 수 있지만 이제 남은 것은 그것 하나다..]

“...이건 뭘로 만들어진거야?!”

하나 남은 희귀템이라는 소리에 하울의 소집욕이 반짝였다. 그녀는 아까전까지만 해도 만지기 싫어했던 기계 덩어리를 요리조리 살피며 신기한 눈길로 바라보았다.

[...흐음...드래곤 로드에게서 듣지 못했나보군...그건 드래곤 하트로 만들어진 것이다.]

“드래곤 하트?!”

모두가 놀랐다. 특히 하울은 눈이 튀어나오는 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격렬한 반응을 보였다. 그녀는 손을 바들바들 떨며 손에 들린 드래곤 로어의 정수를 바라봤다. 하울은 침을 꿀꺾­ 삼켰다. 그리고는 그것을 제 입으로 향했다.

“야 뭐해!”

민혁이 말리지만 않았다면 정수를 삼켰을 것이다. 하울은 그의 제지에 아쉬운 눈치로 드래곤 하트를 만지작거렸다. 결국 민혁은 그것을 빼앗아 자신의 인벤토리에 넣었다.

“아아 정말!”

사라진 정수를 보며 하울은 발을 동동굴렀다.

“아니 이걸 왜 먹으려고 그래!”

[드래곤이 드래곤 하트를 섭취하면 마나의 총량이 늘어나기 때문이지...하지만 정수는 이미 제련을 한 상태기 때문에 그걸 먹는다고 해서 마나의 총량이 늘어나지는 않는다.. 포기하는 게 좋아]

하울 대신 드래곤 로어가 자세하게 설명을 해주었다. 그의 설명에 민혁은 하울을 노려보며 들었냐고 소리쳤다. 그녀는 시무룩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자 이제 드래곤 나이트가 되는 법을 설명해주지]

정수를 향한 하울의 욕망이 일단락되자 드래곤 로어의 설명이 이어졌다. 그의 설명에 따르자면 드래곤 로어의 정수만으로는 드래곤 나이트가 될 수 없다. 두 가지 재료가 더 필요했다. 첫 번째는 클리스만의 반지, 다행히 그것은 꽤나 유명한 보물이었다. 이종족 왕국인 툰드르 왕국의 공작가 중 하나인 클리스만가의 비보였다. 두 번째는 코로나 제국의 용의 신전 내부에 위치한 용의 결정이라는 보석이었다.

1. 레드 드래곤 하울을 찾아라.

2. 드래곤 로어

­1.저주 받은 땅 세헬렘을 찾아라.

­2.다크엘프 장로 라거 그란데를 찾아라.

­3.황량한 대지 위 골렘의 사원에서 드래곤 로어를 찾아라.

­4.드래곤 로어의 정수를 획득하라.

­5.클리스만의 반지, 용의 결정을 획득하라.

3. ?????????????????????

성공조건: 무대륙으로 귀환, 마신족을 섬멸

실패조건: 플레이어의 죽음

­퀘스트 내용이 변경되었습니다.

드래곤 로어의 설명을 들은 민혁은 퀘스트창을 끄고, 이번에는 대륙 횡단을 해야 하냐며 한숨을 쉬었다.

“으으...마차는 싫은데요...”

아리나도 흔들거리는 마차 생각에 울상을 지었다.

“걱정 하지마 툰드르 왕국이나 코로나 제국은 한 번씩 가봤으니까 마법으로 가면 금방이야!”

“오오!”

자신만만한 하울의 말에 민혁은 오랜만에 그녀가 드래곤임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럼 용건은 이것으로 끝인가?]

민혁 일행의 재잘거림을 듣고 있던 드래곤 로어가 물었다.

“아 응..”

[좋다 그럼 밖으로 이동 시켜주도록 하지 이쪽으로 모여라]

골렘의 사원 속에서 홀로 마나를 다룰 수 있는 드래곤 로어의 말에 민혁 일행은 종종걸음으로 그의 곁으로 모여들었다. 그는 기계로 된 이를 드러나게 싱긋 웃더니 주변의 마나를 끌어모았다. 동굴이 울릴 정도로 많은 양의 마나가 드래곤 로어의 손짓대로 움직였다. 하울은 엄청난 마나량에 놀라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이정도라면 7서클이 아니라 8서클에 버금가는 대마법이었다.

[매스 텔레포트(mass teleport)]

그의 입에서 마법의 언어가 흘러나왔고, 일행의 주위를 빛과 그림자 그리고 빨강, 노랑, 초록, 파랑 등의 수많은 색의 기운이 둘러쌌다. 그리고 폭발하듯 빛의 덩어리로 뭉쳐져 반짝­하고 빛났다. 8서클의 대마법 매스 텔레포트(mass teleport)가 발동된 것이다. 민혁들은 깜쪽 같이 사라졌고, 드래곤 로어는 하품을 쩌억­하며 다시 자리에 드러누워 잠을 청했다.

“여긴...?”

점멸되는 시야, 민혁은 침투하는 빛에 참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떴다. 주위의 풍경이 변해있었다. 수정으로 가득 찼던 동굴이 아닌 골렘의 사원 입구로 이동한 것이다. 티샤, 티르빙, 하울 그리고 아리나까지 무사히 함께 이동되었다. 단 아리나는 또 다시 멀미로 고생을 좀 했다. 일행은 가지고 왔던 마차를 타고 다시 다크엘프의 마을로 향했다. 그들을 맡아준 것은 라거였다.

“..콜록..콜록..어디 다친 데는 없니?”

다정한 라거의 말에 티샤는 얼굴을 사르르 붉히며 고개를 끄덕였다. 옆에서는 티르빙이 흐믓한 미소를 지으며 지켜보고 있었다.

“이제 치료 받을 마음이 생겼어?”

뚱하니 모녀의 대화를 지켜보던 하울이 물어보았다. 라거는 잠시 고민을 했다. 그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선택을 지켜보던 티샤와 티르빙을 기쁜 표정을 지었다. 민혁과 아리나도 미소를 지었다.

“어휴.. 죽고 싶어서 스스로에게 저주를 걸다니 하여간...흑마법사들이란...”

물론 하울의 입에서 저주의 발원지가 라거, 그녀 본인이라는 것이 튀어나오기 전까지 말이다.

“하,하울님..콜록..그건!”

“엉 비밀이었어?”

짓궂은 미소를 짓는 하울, 분명 그녀는 라거가 스스로에게 저주를 걸었다는 사실을 비밀로 하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 사실을 발설한 이유는 처음부터 치료를 받지 않은 그녀가 괘씸했기 때문이었다.

“....어머니...?”

“...이야기를 나누어야 할 것 같군요...”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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