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5화 〉 전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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퀘스트 ‘경비대장 하칸의 부탁’
경비대장 하칸은 영주가 직접 초빙한 무술의 달인이다. 기사가 되지는 못했지만 익스퍼트 중급의 실력자, 그런 그가 요즘 상사병에 빠졌다. 대상은 다름 아닌 소영주 페일이다. 하칸은 각종 선물을 해 그녀를 기쁘게 만들려 노력해보았지만 모두 실패했다. 그는 기사단의 기사들에게 수소문해 그녀가 좋아하는 것을 알아냈다. 바로 명검이었다. 하칸은 그녀를 위해 천하의 명검을 만들기로 했지만 몇 가지 재료가 부족했다. 그의 고백을 위해 재료 수집을 도와주자
오팔석 0/1
빛나는 정령의 날개 0/1
퀘스트 보상: 하칸의 호감도 상승, 명검의 레시피 획득
“음....알겠습니다. 금방 구해다 드리죠”
명검의 레시피, 꽤나 가지고 싶은 보상이었다. 민혁은 꽤나 호감도를 가지고 있던 페일에게 마수를 뻗치는 아저씨를 보며 기분이 나빳지만 그의 외관을 보아 절대 페일이 하칸의 마음을 받아주지 않을거라 생각하고 퀘스트를 받아들였다.
“고맙네!”
하칸은 민혁의 속도 모르고, 환하게 웃으며 그의 손을 잡고 위아래로 거세게 흔들었다. 옆에서 이를 지켜보던 아리나는 두 사내의 속을 모두 읽고 있었기에 깊은 한숨을 내쉬었을 뿐이다. 민혁은 하칸과 헤어지고, 곧장 베르히 여관의 로라를 찾았다. 그녀라면 하칸이 내준 퀘스트에서 찾는 아이템들의 소재를 알고 있을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오팔석이라면 저에게 남는 게 있어요”
로라의 말에 민혁은 반색했다. 그는 그녀에게 오팔석에 대한 값을 치루고 물건을 받았다. 로라는 그냥 받아가라고 했지만 민혁은 끝내 값을 치뤘다.
“혹시 빛나는 정령의 날개라는 것도 있어?”
민혁의 물음에 로라는 고개를 저었다.
“아뇨...그건 괘나 귀한 거라서요...아 맞다!”
그녀는 잠시 고민하는 자세를 취하더니 옆에서 과일을 섭취중이던 아리나를 보고, 박수를 쳤다. 로라는 아리나에게 물의 정령과 계약을 맺었는지 물어보았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물의 정령님들과도 계약을 맺었어요 그런데 그건 왜요?”
“빛나는 정령의 날개라는 건 물의 정령들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재료라고 들었거든요”
로라의 설명에 아리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물의 정령을 소환했다. 라디온이라는 녀석이었다. 그녀는 작은 요정 같은 모습을 취하고 있었다. 라디온은 아리나의 머리 주변을 정신없이 날아다니더니 민혁의 머리 위로 올라와 주저앉아 고개를 까딱까딱 거렸다. 기분이 좋은 것 같았다. 아리나는 싱긋 웃었다.
“라디온, 실례가 아니라면 정령의 날개를 나눠주실 수 있을까요?”
라디온은 민혁의 머리 위에서 일어나더니 허리춤에 손을 얹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자신의 등 뒤에 달린 물로 이루어진 날개를 손으로 뽑았다. 로라는 깜짝 놀라 얼어붙었다. 하지만 그녀가 날개를 뽑은 자리에서 다시 날개가 돋아나자 휴우 한숨을 내쉬었다. 라디온은 깔깔 웃더니 아리나에게 날개를 건내주었다. 물로 이루어졌던 정령의 날개는 아리나의 손에 닿자 돌처럼 딱딱하게 굳었다. 하지만 색은 여전히 물색이었다. 아리나는 라디온의 머리를 쓰윽쓰윽 쓰다듬어주었다.
“이게 빛나는 정령의 날개...”
민혁은 신기함에 아리나의 손에 놓여져 있던 정령의 날개를 만졌다. 촉감은 돌처럼 딱딱했지만 신기하게도 차가운 계곡물 같은 느낌이 들었다. 라디온은 민혁의 반응에 꺄르르 웃음을 터트리고는 나타났을 때처럼 소리소문 없이 모습을 감췄다. 빛나는 정령의 날개를 구한 민혁은 로라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고, 하칸을 찾아갔다.
“오오! 고맙군 이제 소영주님께......!”
카샤 영지 경비대장 하칸의 호감도가 상승했습니다.
‘...명검을 만드는 것도 좋지만...외모를 먼저 가꾸는 게 좋지 않을까..’
기뻐하고 있는 하칸을 보며, 민혁은 속으로 생각했다. 옆에 있던 아리나도 그렇게 생각하는지 기뻐하며, 웃는 하칸을 보고 꺼림칙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확실히 그의 외모는 상상 그 이상으로 험상 궂은 면이 있었다. 하지만 굳이 오지랖 넓게 나설 생각이 없던 민혁은 하칸이 건내준 보상을 받고 자리를 떴다.
퀘스트 ‘경비대장 하칸의 부탁’
경비대장 하칸은 영주가 직접 초빙한 무술의 달인이다. 기사가 되지는 못했지만 익스퍼트 중급의 실력자, 그런 그가 요즘 상사병에 빠졌다. 대상은 다름 아닌 소영주 페일이다. 하칸은 각종 선물을 해 그녀를 기쁘게 만들려 노력해보았지만 모두 실패했다. 그는 기사단의 기사들에게 수소문해 그녀가 좋아하는 것을 알아냈다. 바로 명검이었다. 하칸은 그녀를 위해 천하의 명검을 만들기로 했지만 몇 가지 재료가 부족했다. 그의 고백을 위해 재료 수집을 도와주자
오팔석 1/1
빛나는 정령의 날개 1/1
퀘스트 보상: 하칸의 호감도 상승, 명검의 레시피 획득
다음 날 아침, 일행은 식사를 든든히 하고, 영주성으로 향했다. 거리는 어수선했다. 어제 베르히 여관에서의 일이 퍼져나간 것 같았다. 영주성문에는 때 마침 노예상인 론을 잡았을 때 그를 인계받았던 병사가 문을 지키고 있었다. 그는 그들을 매우 반겼다.
“또 노예사냥꾼을 잡아오신 겁니까?”
“아.. 그건 아닙니다.. 소영주님의 초대를 받아서 잠시 영주성 안으로 들어가려 합니다..”
“소영주님에게 말입니까?!”
병사는 크게 놀랐다. 그는 민혁에게 잠시만 기다려달라 말한 후 서류 같은 것을 살펴보더니 그들을 영주성 안으로 안내했다. 영주성 내부는 생각보다 많이 검소했다. 다른 영주성들과는 다르게 바닥에 카펫을 제외하고는 사치품이나 미술품도 없었다. 벽면에는 갑주와 고풍스러운 검들이 위용을 자랑하고 있었다.
“여기에서 잠시만 기다려주시면 소영주님께서 오실겁니다.”
병사가 안내해준 방으로 들어갔다. 큰 테이블과 의자 여럿이 놓여있었다. 손님접견을 위해 준비해 놓은 방인 것 같았다. 페일을 기다리기를 잠시 그녀는 시녀 둘과 함께 접견실로 들어왔다. 그녀 특유의 사람을 위에서 아래로 내려 보는 표정이 그들을 반겼다. 허리춤에는 오늘도 검이 메어져 있었고, 가벼운 경장형태의 갑주를 착용하고 있었다.
“오셨습니까?”
“안녕하세요”
페일은 민혁의 인사에는 별다른 대꾸를 하지 않았지만 아리나의 인사는 살짝 손을 들어 반응해주었다. 자칫 건방져 보일 수 있는 행동이었으나 그녀가 그리 행동하니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오히려 당연하게 여겨졌다. 페일은 지친 듯 의자에 철퍼덕 앉았다.
“차와 다과를 내오거라”
“바로 준비하겠습니다.”
페일은 따라들어온 시녀들에게 차와 다과를 내오라 명했다. 그녀들은 고개를 꾸벅 숙이고, 곧장 방을 나갔다. 그녀들은 나가면서 민혁에게 미소를 날렸다. 그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유혹하는 것이라면 실패다. 물론 그녀들의 미모는 출중했다. 하지만 페일과 아리나 옆에 있으니 빛이 바래는 감이 없지 않아 있다.
“어떠냐”
그녀들이 나가고 페일이 민혁을 향해 물었다.
“무엇이 말입니까?”
민혁은 정말 모르겠다는 듯 답했다.
“눈치 없는 것... 방금 그 시녀들 말이다.”
“전 애인이 있습니다.”
그가 정색을 하며, 대답하자 페일은 혀를 쯧쯧 차며, 한심하다는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그리고는 목을 좌우로 비틀며 뭉친 근육을 풀었다. 그녀의 반응에 어리둥절한 민혁은 아리나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자신을 애인이라 칭한 민혁의 말에 얼굴을 붉히고 있으면서도 묘한 눈길로 그를 빤히 쳐다보고있었다. 민혁은 그녀들이 왜 묘한 시선으로 자신을 쳐다보는지 몰랐다.
“민혁님 방금 전 그분들은 저번에 구해준 분들이잖아요”
“네? 그게 무슨..”
“후우.. 정말 답도 없는 놈이구나.. 방금 전 그 시녀들이 네놈이 구해온 것들이란 말이다. 누가 네놈 짝지어주려고 묻는 줄 알았더냐 착각도 유분수인게지 그 정도면 병이니라”
곰곰이 생각해보니 론의 손아귀에서 구해낸 이들 중 그녀들과 닮은 여자들이 있었다. 하지만 그 때는 지저분한 상태였고, 지금은 깨끗이 씻고 단장한 상태이다 보니 못 알아보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오히려 민혁은 아리나가 그녀들을 단 번에 알아본 것이 더 신기했다.
“그나저나 네놈...”
“네..?”
페일은 민혁을 부르고 말을 하지 않고 잠시 우물쭈물거렸다. 볼도 약간 상기된 상태였다. 그녀는 누군가 수치스러운 행동을 시킨 것 마냥 인상을 굳혔다. 그리고는 민혁에게 ‘애,애인이 있는 것이냐!’ 라고 소리쳤다. 그는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누구냐!”
“아.. 그게”
민혁은 옆에 앉아 있는 아리나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민혁과 눈이 마주치자 생긋 웃었다.
“저에요”
부끄럼이 많은 아리나가 볼을 붉히며, 조용히 손을 들자 페일은 멍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옆에 앉은 민혁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빛은 아리나가 한 말이 진짜냐고 묻고 있었다. 그는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그녀는 침음성을 내뱉더니 아리나를 빤히 바라보았다. 그리고 돌연 이를 까드득 갈며 고개를 푹 숙였다. 그 모습이 왠지 패자의 모습 같았다. 반면 아리나는 어깨를 으쓱이며 작게 웃음을 지었다. 승자의 여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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