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최강이다-164화 (164/245)

〈 164화 〉 전초

* * *

민혁은 그리 말하며 페일을 아리나가 있는 2층 테이블로 안내했다. 페일은 기사들에게 잠시 밖에 나가있으라 말했다. 약간의 반항이 있었지만 결국 기사들은 밖에서 대기하기로 했다. 페일이 다가오자 아리나가 살짝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하지만 페일은 흥­하고 본채 만채 했다. 그 덕분에 약간 분위기가 어색해졌다.

“소영주님을 부른 건 다름이 아니라 저번에 내 주신 의뢰에 대한 이야기 때문입니다.”

어색해진 분위기를 참다못해 민혁이 먼저 입을 열었다. 그러자 심술로 가득했던 페일의 얼굴에 화색이 가득 피어났다.

“던전에 대해서 알아낸 것이 있는 것이냐!!”

페일이 자리에 앉기 무섭게 벌떡 일어났다.

“워워 진정하세요 차분히 앉아서 대화를 나누시지요”

민혁은 그녀를 진정시키기 위해 어깨를 잡아 다시 의자에 앉혔다.

‘반항할 수 없다...!’

페일은 그의 손길로부터 벗어나려 힘을 썼지만 벗어날 수 없었다. 그가 노예 사냥꾼 여럿을 잡은 실력자라고 해도 그녀는 어린 나이에 소드 익스퍼트에 오른 기사다. 완력 싸움에서 질 리가 없다. 하지만 졌다. 그녀는 다시 한 번 묘한 눈길로 민혁을 바라보았다.

“아리나 로브를 잠깐 벗어주시겠어?”

“알겠어요”

페일이 진정된 듯 하자 민혁은 아리나에게 부탁했다. 그녀들은 흔쾌히 로브를 벗어 자신들의 모습을 소영주에게 보여주었다. 그녀들의 모습을 본 페일은 입을 떡­ 벌렸다. 인세에 없을 아름다움이었다. 그것보다 놀라운 것은 뾰족한 귀와 금발이었다. 그녀는 소문으로만 듣던 엘프였다. 페일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여관장과 로라는 방금 전 참극 때문에 잠시 자리를 비운 것 같고, 식당 내부에는 민혁 일행과 자신 밖에 없었다. 그녀가 주변을 둘러본 이유는 혹시라도 엘프를 발견했을 때 그녀들을 노리는 무리가 생길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엘프....”

그녀가 나직하게 뇌까리듯 말했다.

“맞아요 저번에는 마법으로 제 정체를 숨겼지만.. 소영주님께는 알려드려도 괜찮을 것 같아서요..”

그녀들이 자기소개를 하자 페일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살짝 숙이며 인사를 했다. 그리고 금새 자신이 무슨 짓을 한건지를 깨닫고 얼굴을 붉게 붉혔다. 그는 그 모습을 지켜보며 생긋 웃었다. 페일은 그가 웃음을 짓자 당장 그 웃음을 지우지 않으면 면상을 뜯어 개먹이로 주마­ 라는 눈빛을 그에게 보냈다. 민혁은 냉큼 웃던 것을 멈췄다.

“큼...나란 사람이 실례를 했군...그래 엘프 나에게 너희들의 모습을 왜 보여주는 게냐 내가 너희들을 탐내 납치라도 하려 한다면 어쩌려고”

“그러지 않을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로라나 다른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저번에 노예 사냥꾼들에게 당한 피해자들도 아무 탈 없이 메이드로 고용되었다 하고, 그들을 차별하지 않는다고 들었으니까요”

“믿, 믿고 있다.....?!”

그의 말에 페일의 볼이 약간이지만 상기됐다. 아리나는 답도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동시에 그의 옆구리를 꼬집었다. 갑작스레 그녀의 꼬집힘을 당한 그는 영문을 몰라 고개를 갸웃거렸다. 소영주는 손으로 부채를 만들어 잠시 얼굴을 식혔다. 민혁은 그녀가 진정된 듯 하자 본론을 꺼냈다. 그는 던전을 찾아냈고, 그 안을 탐험해 신비로운 힘을 발견했으며, 그것을 흡수함으로 인해 몬스터트럼이 멈췄음을 그녀에게 알려주었다. 거짓과 진실이 교묘하게 섞여 있는 말이었다.

“네놈 따위에게 50년이나 지속되던 몬스터트럼이 멈추었다 내가 네 말을 믿어야 한단 말이냐!”

페일이 화를 잔뜩 내며 말했다.

“이해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리나의 정체를 밝힌 겁니다.”

“......”

페일이 아리나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엘프는 거짓말을 못하는 종족이다. 가벼운 장난이나 앙탈정도는 괜찮지만 인과를 흔들정도의 거짓말을 할 경우에는 정령친화력이 크게 떨어져 엘프임에도 정령을 다룰 수 없게 된다. 정령의 친구라고도 불릴 정도로 정령과의 교류를 중요시하는 엘프가 정령을 다룰 수 없다는 것은 사형선고를 받았다고 봐도 무방했다.

“진정 거짓이 아닌게냐?”

페일의 표정이 의심에서 반신반의 하는 표정으로 바뀌었다.

“그렇습니다.”

그녀의 물음에 민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좋다... 마침 던전을 발견하신 단장님께서 폐관을 끝내고 나오셨으니 같이 뵙고 던전에 관해 이야기를 나눠봐야 겠구나 지금은 어려우니 추후에 시간이 되는 대로 영주성으로 찾아오거라”

“믿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흥 감사인사는 되었다. 그럼 나는 이만 가겠다. 길 잃지 말고 잘 찾아오도록 하거라.. 우매한 것”

페일은 그렇게 베르히 여관을 떠났다. 이후 남게 된 민혁은 아리나에게 알 수 없는 이유로 갈굼을 당해야만 했다. 옆구리를 꼬집힌 다던가 입 안에 과일을 잔뜩 넣어진다던가 더 이상 넣을 틈이 없음에도 감자 스프를 양껏 먹어야했다. 맛있는 음식을 먹음에도 왜 이리 괴로운 것인지 그럼에도 그는 그녀가 그렇게 행동하는 이유를 몰랐다. 아리나는 주체할 수 없는 페로몬 덩어리를 향해 고개를 저었다.

누군가의 집무실, 운동장만한 크기의 방 안은 샹들리에서부터 책상 작게는 만년필까지 모두 황금으로 치장되어 있었다. 부와 권력의 상징, 그 중심에 그가 앉아 있다. 미의 화신이라는 엘프와 자웅을 가릴 수 있을 만큼 아름다운 외모와 강직한 눈동자, 그는 짙은 금발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책상 앞에 놓인 서류들을 살펴보고 있었다. 서류에는 상단에는 ‘제라르 산맥에 대하여’라고 적혀 있었다.

“바드”

“부르셨습니까 태자 마마”

그의 청아함 음성이 들리자 그가 앉은 의자 뒤로 검정 옷을 위아래로 맞춰 입은 사내가 나타났다. 사내는 한 쪽 무릎을 꿇고 부복했다. 하지만 태자라고 불린 그는 사내를 돌아보지 않고, 천천히 서류를 읽었다.

“몬트터트럼이 일어나지 않고 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방이 얼어 붙을 정도로 냉랭한 목소리가 태자의 입에서 튀어나왔다. 복면 사내는 대답을 하지 못하고 바닥에 머리를 쿵­소리 나게 박았다. 피가 튀었다. 머리뼈가 박살나는 소리가 생생히 들렸다. 그럼에도 태자는 그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오직 그의 입이 열리기만을 기다렸다. 사내는 바닥에 열 번 가량 머리를 박고 비틀거리며 일어났다.

“송구합니다..아직 파악을 하지 못하였...”

태자의 눈에서 불꽃이 피어났다. 그는 황금으로 치장된 책상을 탕­ 내려쳤다. 검정옷의 사내는 아무런 행동도 하지 못하고 얼어붙었다.

“아이지스 왕국도 이 사실을 파악했나?”

“아직입니다. 저희 조사원들이 몬스터들의 광증이 갑작스레 사라진 것을 먼저 포착해 보고한 것입니다. 이틀 정도면 몬스터들이 산맥에서 내려오지 않는 것을 보고 파악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리고..현재 원인은 조사 중이나... 유산의 입구가 무너진 것으로 보아 아무래도 드래곤이 개입 된 것이 아닐까 추측됩니다.”

“또 드래곤이구나... 언제나 드래곤들은 내 앞길을 가로막는구나.. 비루먹을 도마뱀 따위가!”

사내의 보고에 태자는 이빨을 까드득 갈았다. 분노가 머리끝까지 차올랐지만 눈을 감고 진정시켰다. 감정적으로 대처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일은 없다. 분노 가라앉힌 그가 눈을 떳다. 그의 눈동자에는 묵색 귀광이 번쩍였다.

“계획을 변경한다. 첫 번째 목표는 툰드르 왕국이다.”

일행은 당장 영주성으로 향하지 않고, 일단 하칸을 수소문해 찾아갔다. 그에게 주문을 맡긴 각반을 찾기 위해서였다. 그는 몬스터트럼을 대비해 카샤 영지 정문 경비초소에서 번을 서고 있었다. 민혁은 그가 사흘 연속으로 쉬지도 않고 근무하고 있다는 로라의 말에 과연 각반을 완성 시켰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오 자네 안 그래도 찾고 있었다네!”

“저를 말입니까?”

민혁은 초소에 도착하자마자 자신을 찾는 하칸의 모습에 고개를 갸웃둥했다.

“그래 그래 베르히 여관에 물어보니 퀘스트 때문에 자리를 비웠다 해서 한참을 기다렸다네 여기 주문한 각반부터 받으시게 그리고 자네에게 의뢰를 하나 맡기고 싶은데 말이야 가능한가?”

하칸이 건낸 각반을 받은 민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페일이 시간이 날 때 찾아오라 말했으니 퀘스트 하나 정도 해결 하는 건 가능할 것이다.

“고맙군! 다름이 아니라......”

퀘스트 ‘경비대장 하칸의 부탁’

경비대장 하칸은 영주가 직접 초빙한 무술의 달인이다. 기사가 되지는 못했지만 익스퍼트 중급의 실력자, 그런 그가 요즘 상사병에 빠졌다. 대상은 다름 아닌 소영주 페일이다. 하칸은 각종 선물을 해 그녀를 기쁘게 만들려 노력해보았지만 모두 실패했다. 그는 기사단의 기사들에게 수소문해 그녀가 좋아하는 것을 알아냈다. 바로 명검이었다. 하칸은 그녀를 위해 천하의 명검을 만들기로 했지만 몇 가지 재료가 부족했다. 그의 고백을 위해 재료 수집을 도와주자

­오팔석 0/1

­빛나는 정령의 날개 0/1

퀘스트 보상: 하칸의 호감도 상승, 명검의 레시피 획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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