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6화 〉 전초
* * *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아리나가 다가왔다. 그녀는 아직도 약품 냄새에 머리가 아픈지 귀가 추욱 늘어져 있었다. 민혁은 애써 삐져나오려는 웃음을 참고 대답했다.
“주문을 맡기고 왔어”
“다행이네요! 남은 사람은 하울님이신데... 그 분 한테는 제가 나중에 부탁드려 볼께요.”
아리나의 말에 민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드래곤이 만든 방어구라 기대가 되었다. 아리나와 민혁은 손을 꼬옥 잡고, 번화가를 걸었다. 지나가는 사람들마다 꼬치를 하나씩 들고 있었다. 아리나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꼬치쪽으로 향했다. 민혁은 크게 웃었다.
“우웃...뭐가 그리 웃겨요!”
아리나는 얼굴을 붉히며 그의 팔을 토닥토닥 때렸다. 부러질까 걱정될 정도로 얇은 그녀의 팔이기에 데미지는 없었다. 민혁은 그녀의 손을 잡고 냄새가 이끄는 곳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신기하게도 드워프가 꼬치를 팔고 있었다. 종류는 다양했다. 닭고기 라던지 돼지고기 꼬치도 있었고, 과일로 이루어진 꼬치도 있었다. 아리나는 벌써부터 침을 흘리고 있었다. 남자라면 당연히 추해보일 광경이었겠지만 그녀는 귀엽기 그지 없었다.
"어서오시게!"
“과일꼬치 두개만 주시겠어요?”
드워프는 주문을 받자 미리 만들어둔 과일 꼬치에 소스를 발라 민혁과 아리나에게 건내주었다. 침을 잔뜩 흘리고 있던 그녀는 꼬치를 받자마자 게 눈 감추듯 과일들을 쏙쏙 빼먹었다. 옆에서 보고 있던 민혁도 그녀가 먹는 속도에 살짝 놀랐다. 그 광경을 보고 있던 드워프는 크게 웃으며 아리나에게 과일 꼬치를 하나 더 주었다.
“감사합니다!”
이번에도 과일들은 제 한 몸 가누지 못하고, 아리나의 입 속으로 사라져버렸다. 그녀는 빈 꼬지를 보며 아쉬운 눈치였다. 민혁은 그녀의 대단한 식성에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과일꼬치하고 닭꼬치 10개씩만 포장해주세요.”
드워프는 금새 꼬치를 만들어주었고, 민혁은 포장된 것을 받아 아리나에게 건내주었다. 그녀는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그것을 받아들었다. 그녀가 기뻐하는 모습에 민혁도 미소를 지었다. 일행은 느긋하게 번화가를 구경했다. 옷가게에 들어가 서로에게 옷을 선물하기도 하고, 장신구를 골라보기도 했다. 물론 아리나의 손에서 꼬치가 떨어지지 않았다. 민혁은 아리나와 데이트를 마치고 톨긴으로 돌아와 식사와 함께 가볍게 포도주를 마셨다. 그리고 아리나의 방에서 그녀 몰래 구매한 은반지를 선물했다.
“..민혁님...정말 고마워요!”
그녀는 눈물을 글썽이며, 반지를 매만졌다. 민혁은 아리나의 눈물을 닦아주며 입술에 가볍게 키스를 해주었다. 그녀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를 바라보았다.
“입 냄새라도 났어?”
“아..아뇨..흐윽...그,그게 너무 기뻐서..”
울고 있는 그녀를 보며 민혁은 가슴 깊숙이서 가학심이 폭발하는 것을 느꼈지만 그것을 잠재우고, 아리나를 가볍게 안아주며, 자연스럽게 그녀를 침대에 눕혔다. 쌀이 익어 밥이 된 것이다. 민혁은 조심스레 그녀의 옷깃을 풀었다. 그녀가 그의 소매춤을 붙잡았다. 그는 아리나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빛에는 부끄러움과 취기가 공존하고 있었다.
“처음이니까...상냥하게..부탁드려욧!”
“아리나...”
끄덕
아리나는 부끄러운지 이불을 끌어올려 빨갛게 익은 얼굴을 가렸다. 민혁이 이불 사이로 삐져나온 귀를 콕콕 찌르자 그녀는 이불을 약간 내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껏 참았지만 지금은 참지 않을거야.. 아리나의 부탁이라면 뭐든 들어주겠지만 지금은 아니야 거칠게 널 탐할거야 괜찮아?”
“......괜찮아요 민혁이라면... 괜찮아요”
잠시 고민하던 아리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더 이상 참으면 남자가 아니다. 민혁은 사양 하지 않고, 그녀를 덮쳤다. 그는 우선 아리나로부터 이불을 억지로 뺏었다. 들어갈 곳은 들어가고 나올 곳은 나온 매끈한 바디라인과 사과처럼 익은 그녀의 얼굴이 모습을 드러냈다. 민혁은 놓치지 않겠다는 듯 그녀의 몸을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샅샅이 관찰했다. 얇은 허리에 이상적인 골반라인과 풍만한 젖가슴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생각보다 탄력있고, 눈처럼 하얀 피부는 그를 유혹했다.
“민, 민혁님..너무 빤히 보면 부끄러워요..”
“미안해 아리나 하지만 너무 아름다운걸... 눈을 뗄 수가 없어..”
“아... 그, 그런가요 다행이에요 저는 다른 엘프들과 달리 엉덩이도 그렇고 가슴에도 살이 많이 붙은 편이라... 혹시라도 민혁님이 제 몸을 보고 실망할까봐 걱정했어요..”
그녀의 말을 듣고 보니 아리나의 제외한 마을 엘프들은 모두 슬림한 몸매를 소유하고 있었다. 그녀의 친구인 테르겐 또한 날씬한 몸매의 소유자였다. 아리나의 걱정이 이해가 되었다. 혼자만 다르다는 것은 때로 가장 큰 고독과 아픔을 불러올 수도 있는 것이다.
“전혀 실망하지 않았어 오히려 나는 아리나가 이렇게 아름다운 몸을 지녔다는 것에 감사하는 걸?”
입을 맞춰주었다. 가벼운 키스가 아니었다. 연인들끼리의 애욕의 표현이었다. 서로의 입술이 맞닿고, 혀를 탐닉한다. 타액을 교환한다. 아리나도 자신의 입 안으로 침범하는 그의 혀를 받아들였다. 그의 혀는 마치 탐험가처럼 그녀의 입 안 이곳저곳을 자유럽게 누볐다. 이 사이를 간지르고, 그것도 모자라 그녀의 혀를 마구마구 빨았다. 그리고 두 사람 사이로 은색의 실선이 이어졌다.
“하아...하아... 정말로 그, 그런건가요?!”
“의심이 많네... 확실한 증거를 보여줄게!”
민혁은 거침없이 그녀의 상의를 벗겼다. 얇은 천은 그의 손을 버티지 못하고 갈기갈기 찢어졌다. 그러자 옷으로 감싸졌던 가슴이 출렁하고 모습을 드러냈다. 손으로 잡아도 한참이나 모자랄 것 같은 크기다. 그럼에도 전혀 처짐이나 티끌 하나 없는 새하얀 피부 그리고 그 위에 앙증맞게 자리 잡은 유두까지 너무 귀여웠다. 그가 관찰에 힘쓰는 사이 아리나는 갑작스런 그의 행동에 ‘꺄악!’ 놀라 소리쳤다.
“민, 민혁님!”
당황한 눈치였다. 그녀는 자신의 젖가슴을 양손으로 가렸다. 하지만 크기가 워낙 크다 보니 그녀의 손으로는 가리는 것에 한계가 있었고, 오히려 그 모습이 더욱 더 선정적으로 비춰졌다.
“겁내지 마 아리나 나에게 너의 모든 것을 보여줘”
처음은 누구나 긴장되고, 겁이 나는 법이다. 민혁은 그녀를 달랬다. 이마에 입맞춤을 하고,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아리나는 울먹거리면서도 가슴을 가리던 손을 스스로 치웠다.
“숨기지 마.. 나는 널 사랑해 너의 모든 것을 사랑해.”
“하, 하지만...”
“괜찮아 내게 맡겨”
츄웁
새하얀 가슴을 핥았다. 뜨겁고도 눅진눅진한 그 느낌에 아리나는 저도 모르게 신음성을 토해냈다. 그의 혀는 집요했다. 가슴 주변에 영역표시를 하듯 골고루 침을 발랐다. 그녀의 새하얀 가슴에는 그의 타액이 덕지덕지 달라붙었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아쉬웠다. 그래서 손장난을 시작했다. 앙증맞게 솟아오른 유두를 살짝 꼬집어보았다.
“후앗...!”
“아파?”
“아,아니요 그런 건 아니지만 기분이 이상해요..”
“괜찮아 처음에는 누구나 그런 거야.. 익숙해질수록 기분 좋아 질거야”
솟아오른 분홍빛 유두로 입을 가져갔다. 아이가 젖을 빠는 것처럼 그녀의 가슴을 희롱했다. 쭈웁쭈웁 음란한 소리가 방에 울렸다. 아리나는 자신의 가슴을 아이처럼 빨고 있는 민혁을 보고 싱긋 웃었다. 이상하지만 기분 좋았다. 그가 자신을 의지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그녀는 민혁의 머리를 끌어안아 애무하기 편하게 해주었다.
츄웁츄릅
민혁은 사양하지 않고 그녀의 가슴을 멋대로 깨물고 빨았다. 피부가 하얗다 보니 분명 자국이 남을 것이다. 처음 느껴보는 쾌락과 고통이 아리나를 엄습했다. 온 몸이 뜨거웠다. 알 수 없는 감정이 저 아래서부터 올라왔다. 또 다시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그 때는 정확하게 정의할 수 없었던 감정을 지금은 확실히 알 수 있다.
“사랑해요 민혁님”
그녀의 갑작스러운 고백에 민혁은 가슴을 빨던 것을 멈췄다. 그녀를 지긋이 응시했다. 아리나의 눈동자에 흔들림은 없었다. 부끄러움도 많이 사라졌고, 오로지 그를 눈 안에 담고 있었다. 민혁은 싱긋 웃어주었다.
“.....나도 사랑해 아리나”
다시 애욕의 키스가 시작되었다.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서로를 원했다. 이빨이 부딪치기도 하고, 상대의 혀를 깨무는 일도 벌어졌지만 멈추지 않았다. 행동으로 서로의 사랑을 확인했다. 다시금 은색의 실선이 이어지고 민혁은 서둘러 자신의 상의를 훌러덩 벗어버렸다.
“그...민혁님은 역시 다른 엘프들과 많이 다르네요”
그게 무슨 말인가 생각해보았다. 잘 보니 그녀의 눈길이 자신의 복부로 향해있었다. 조각처럼 잘 짜여진 근육들이 그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민혁은 장난스럽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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