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최강이다-154화 (154/245)

〈 154화 〉 전초

* * *

자아를 잃은 그는 모든 것을 파괴하기 시작했다. 찬란한 고대 제국의 유산 그의 손에 의해서 파괴되고, 사라졌다. 결국 사내의 파괴행위를 보다 못한 드래곤들이 나섰다. 하지만 사내의 힘은 드래곤들의 상상을 뛰어넘었다. 일족의 반이 그의 손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 드래곤들은 그의 힘을 6등분해 봉인하고, 간신히 무대륙으로 쫓아내는 것에 성공했다. 다시 이런 일이 벌어질까 두려웠던 드래곤들은 무대륙과 로기아대륙 사이에 거대한 결계를 쳐 대륙이동이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퀘스트 ‘천마탄생의 비화’를 모두 읽으셨습니다. 소정의 경험치를 지급합니다.

“벽화에서 나오는 주화입마를 입은 남자가 초대 천마라는 소리인가?”

벽화를 모두 읽었다. 퀘스트 이름이 천마탄생의 비화인 것을 보아 벽화에 나오는 무대륙인은 초대 천마를 지칭하는 것 같았다. 그는 새삼 천마를 다시 보았다. 무신에게 복 날 개처럼 두들겨 맞은 줄만 알았는데 힘을 봉인당한 상태에서 무신과 자웅을 가릴 수 있을 만큼 강했던 것이다. 던전에서 퀘스트를 모두 끝마친 민혁은 아리나와 함께 미련 없이 던전을 탈출했다.

그가 던전 밖으로 나서자 큰 소리와 함께 천마지문이 무너져내렸다. 제 역할을 다한 것이다. 일행은 발길을 돌려 카샤 영지로 향했다. 가는 길에 몬스터들이 자꾸 튀어나와 해치우기도 지친 민혁은 아리나의 허리를 잡고 천마행공을 사용했다. 덕분에 빠른 시간에 카샤 영지로 돌아올 수 있었지만 부작용이 뒤따랐다. 제라르 산맥에 오를 때 사용하지 않은 이유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아리나가 멀미를 했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그녀는 이번에도 심한 멀미에 힘들어했다. 민혁은 아리나에게 원망을 들어야했다. 그녀는 다음날이 된 지금도 어지러운게 가시지 않았는지 머리를 붙잡고 있었다.

“일어나셨어요”

주근깨 종업원이 반갑게 다가왔다. 아침부터 참 기운찬 아가씨다. 그는 간단하게 샐러드와 신선한 과일을 그녀에게 부탁했다. 그리고 팁으로 금화 하나를 쥐어주었다. 주근깨 종업원은 당황스런 표정으로 손을 내저으며 그가 주는 것을 마다했다. 아무래도 금액이 크다보니 그런 것 같았다. 로기아대륙 화폐단위는 10대륙동화가 1대륙은화이고, 10대륙은화가 1대륙금화다. 그리고 평민 4인가구가 한달 동안 사는데 필요한 금액은 대륙은화 4개다.

‘이런.. 실수했다.’

몇 년치 월급을 갑자기 던져주니 받을 리 만무했다. 주머니를 뒤져보았다. 은화 하나가 잡혔다. 어제 숙박비를 치루고 남은 잔액 중 일부였다. 그는 주근깨 종업원의 손에 은화를 올려주었다. 그녀는 그것도 마다하려 했지만 민혁의 태도가 강경하자 마지못해 받아들었다.

“묻고 싶은 게 있어서 그러니까 받아둬요.”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쪼르르 주방쪽을 향해 달려갔다. 뺏지 않는데 말이다. 민혁은 이상해 주위를 둘러보았다. 식당 안 손님들의 시선이 모두 이쪽으로 향해있었다. 종업원은 시선이 부담스러워 도망친 것 같았다. 주근깨 종업원인 사라지자 손님들의 시선도 사라졌다.

“민혁님 저분에게 뭘 물어보시려는거에요?”

“궁금해?”

민혁의 입가에 장난스러운 미소가 매달렸다.

“히잉..장난치지 마시구요”

“하울은 2주 후에나 볼 수 있다고 하니까 그동안 갑옷을 만들고 싶은데 실력 있는 대장간 위치를 모르잖아 그래서 물어보려고”

“하긴 민혁님은 방어구가 하나도 없으시니까요””

아리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민혁은 방어구의 필요성에 대해 의구심이 들긴 했지만 이번에 패치가 된 이후로 능력치가 추가로 붙는 아이템들이 있다고 해서 영주성에 가기 전 대장간에 들려보기로 한 것이다.

“주문하신 음식 나왔어요~”

“우와 맛있겠다!”

종업원은 밝은 얼굴로 샐러드와 과일들을 내왔다. 아리나가 한 눈에 봐도 신선해 보이는 과일을 보며 감탄성을 내질렀다.

“감사합니다 방금 전 이야기인데... 바쁘지 않으면 같이 앉으시겠어요?”

“아.. 잠시만요 사장님한테 물어보고 올게요!”

종업원은 계산대를 맡고 있는 여관장에게 가서 대화를 나눴다. 여관장은 푸근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래도 이야기가 잘 된 것 같았다. 그녀는 의자를 하나 더 가져와 아리나와 민혁 사이에 앉았다. 아리나는 그녀에게 과일 하나를 내밀었다. 그녀는 극구 사양했지만 그녀의 눈동자에 물기가 어리자 얼른 받아 들어 깨물었다. 과즙이 입 안을 가득채웠다. 종업원은 오랜만에 맛보는 신선한 과일 맛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야금야금 과일을 베어먹었다. 아리나는 그 모습을 자애로운 미소를 띄우고 지켜보고 있었다.

“맛있죠?”

“그,그러네요..”

종업원은 식은땀을 흘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 어리지만 경험 많아 보이는 여급에게 질문만으로 식은땀을 흘리게 하다니 아리나의 천사표 마음씨 역시 무섭다.

“일단 먹고 이야기 할까요?”

“그래요 그.. 종업원 분도 식사 전이시죠?”

“아...네 그렇긴 한데..”

아리나의 배려에 그녀는 계산대에 서 있는 여관장의 눈치를 보았다. 여관장은 괜찮다는 표시를 주었다. 일행과 여종업원은 샐러드와 과일들을 먹기 시작했다. 식사도중 대화를 통해 서로 자기소개도 했다. 여종업원의 이름은 루지라고 했다. 꽤 귀여운 이름이었다.

“어머 루지는 벌써 결혼을 한거에요?”

아리나는 대화 도중 나온 루지의 이야기에 놀란 눈을 떳다. 그리고는 부럽다는 얼굴을 했다. 그녀는 힐끌힐끔 곁눈질로 민혁을 쳐다보았다. 그는 아리나의 눈길에 피식 웃어버렸다.

“네.. 어려서부터 결혼을 약속한 사람이 있어서요 올해 성인식을 하자마자 결혼식을 올렸어요”

“우와~ 어린 나이에 대단해요!”

“아니에요 보통 제 나이에 다들 결혼을 하니까요”

조혼인가 민혁은 턱을 쓰다듬으며 루지를 바라보았다. 아직 덜 여문 가슴과 통통히 오른 볼살, 전에도 느꼈지만 그녀의 외관만으로는 18살도 채 되지 않은 것 같았다. 도대체 로기아대륙에서 성인으로 인정되는 나이는 몇 살인건지 궁금증이 생겼다.

“그럼 지금 몇 살 이신건가요?”

“16살이에요”

민혁은 깜짝 놀랐다. 로기아대륙의 성인 나이는 16살, 이건 메모가 필요하다. 딱히 포돌이, 포순이가 겁나서가 아니다. 민혁은 그렇게 스스로를 위로했다. 식사를 마친 민혁은 루지에게 실력 있는 대장장이를 알려 달라고 말했다.

첫 번째는 무기상의 아들 로코, 영지 내에서 가장 큰 공방장의 아들로 행상인이 되기 위해 수행차 1년간 마을을 떠났다가 요 근래 돌아왔다고 한다. 붉은 적발에 붉은 눈동자가 매력적인 남성이라고 한다. 두 번째는 톨긴 여관의 라이벌이라고도 할 수 있는 베르히 여관의 여급 로라, 루지의 친구이기도 한 로라는 16년간 영지 내에서 쭉­ 자라왔다고 한다. 그녀는 현재 여급으로 일하고 있지만 수준급의 공방 기술자라고 한다. 세 번째는 영지의 경비대장 하칸, 검술 교관 출신인 그는 라키아 영주가 아이지스 왕국 수도에서 발견해 4년 전 영지로 초빙해 데려왔다고 한다. 소문으로는 무술실력이 왠만한 기사보다 높고, 무장술이 영지내의 대장장이들보다 한 수 위에 있다고 한다. 네 번째는 라키아 기사단의 부단장인 카샤 라키아의 스승이자 아이지스 왕국 내에서도 한손가락에 꼽히는 기사라고 한다. 기사 중에는 드물게 대장장이 기술을 배운자로 영주와 소영주는 그녀의 방어구만을 사용한다.

­연계 퀘스트 ‘고생한 만큼 돌아오리라’

톨킨 여관의 여종업원 루지에게 카샤 영지 내 대장장이들에 대한 정보를 얻었다. 장인에게는 그만큼의 대우가 필요한 법 발품을 팔아 그들을 찾아 방어구를 획득하라

­행상인 로코와의 만남 (0/1)

­베르히 여관의 여급 로라와의 만남 (0/1)

­경비대장 하칸과의 만남 (0/1)

­카샤 기사단장과의 만남 (0/1)

“전문적인 대장장이가 없네요?”

아리나가 의문을 표했다. 민혁도 의아하긴 했다.

“카샤 영지는 몬스터트럼이 일어나는 시기에만 대장간이 잘 운영되다 보니 몬스터트럼이 일어나지 않는 시기에는 다들 부업을 해요. 물론 하칸님과 하울님은 대장간 일이 부업이지만요. 아 그리고 좀 있으면 몬스터트럼이 일어나는 시기니까 다들 바빠질 거에요 빨리 주문을 하시는게 좋을 거에요”

“말해줘서 고마워요 루지양”

“아니에요 전 그럼 이만...”

루지는 빈 접시들을 가지고 주방으로 돌아갔다. 민혁은 그녀가 말해준 후보들을 두고 찬찬히 생각해 보았다. 일단 로코라는 자가 만나보기로 했다. 1년 이상 영지를 비웠다 근래 돌아왔다. 뭔가 배운 게 있지 않을까 싶다. 여급 로라는 솔직히 말해 기대 하지는 않았다. 성차별을 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대장장이는 여성이 하기는 어려운 직업이니 말이다. 경비대장이라는 하칸도 기대되었다. 물론 기사단장 하울은 제외다. 그는 지금 만날 수 없는 상태니 말이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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