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9화 〉 전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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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혁은 에이하에게 들었던 하울이 폴리모프한 상태의 특징에 대해 말해주었다.
“흠...하울님을.....어째서 그 분을 찾는거지?”
“나쁜 의도를 가지고 하울을 찾는 건 아닙니다. 제 일행이 그 분의 친인척이라...”
아리나가 로브를 벗었다. 순간 병사들이 헉하고 소리를 질렀다. 그녀의 미모에 놀랐고, 그녀의 생김새에 또 한 번 놀란 것이다. 페일도 민혁의 옆에 있던 아리나가 엘프인 것을 보고 놀란 듯 보였다. 페일은 잠시 무언가를 고민 했다. 그리고는 따라오라는 손짓을 하고 영주성 내부로 들어갔다. 아리나와 민혁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고는 그녀를 따라 영주성 내부로 들어갔다. 카샤 영주성은 고풍스러운 느낌이 물씬 묻어나는 고성이었다. 내부는 여러 가지 예술품이 걸려 있었고, 강군을 가진 가문답게 벽면 곳곳에는 예식용 검들이 걸려 있었다. 아리나와 민혁은 소영주의 방으로 안내되었다.
“내가 너희들을 이리 부른 것은 이것을 건내주기 위함이다.”
“이것은...?”
민혁은 페일이 건내준 것을 받아들었다. 양피지로 만들어진 지도였다. 지도는 제라르 산맥을 자세히 나타내고 있었다. 민혁은 이것을 왜 자신에게 주는지 영문을 몰랐다. 페일은 피식 웃더니 입을 열었다.
“하울님은 카샤 영지의 기사단장이다. 그 분은 지금 폐관수련에 들어갔기에 만날 수 없다. ”
“폐관수련 말입니까?”
“그렇다 2주정도 전에 들어가셨으니 2주 후면 나오실게다 그 동안 내 의뢰를 해주었으면 한다. 물론 거절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민혁은 잠시 고민했다. 드래곤이 왜 폐관수련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하울로 의심되는 자는 2주간 볼 수 없는 상태, 그는 아리나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동의를 구하기 위함이었다. 아리나는 히죽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우선 의뢰 내용을 들어볼까요?”
“건방진 놈...뭐 좋다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야할까.. 그래 몬스터트럼이라고 알고 있나?”
‘마신족 강림’ 연계퀘스트 ‘고대 제국의 유산’
50년 전부터 갑작스래 일어난 몬스터트럼으로 인해 인간과 이종족들은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래드 드래곤 하울은 몬스터트럼의 원인으로 제라르산맥 중앙 던전에서 나오는 정체불명의 파장을 지목했다. 하지만 던전 입구에는 고대마도제국의 마법으로 인해 단단히 봉해진 상태다. 봉인을 해제하고 몬스터트럼의 원인을 찾아라
퀘스트 TIP 몬스터트럼이란 제라르산맥의 몬스터들이 일 년에 한 번씩 광기를 토해내는 날이다. 한 달 간 몬스터들이 제라르산맥을 뒤덮고 포효한다. 지성을 가진 몬스터들은 모두 지성을 잃고 미쳐 날뛴다. 붉은 달이 떠오르는 몬스터트럼, 몬스터들이 평소보다 두 배 가까이 강해진다고 한다.
퀘스트 성공: 몬스터트럼의 원인을 찾아 해결
퀘스트 실패: 몬스터트럼은 한 달 동안 지속되며 플레이어는 한 달간 카샤 영지에서 벗어날 수 없다.
보상: 래드 드래곤 하울의 호감도 상승, 카샤 소영주 호감도 상승
퀘스트가 자동 수락되었습니다. 세이브지점이 ‘고대 제국의 유산’ 수락후로 변경됩니다.
퀘스트 내용을 확인한 민혁은 이마에 손을 얹었다. 척 보기에도 난이도가 높아보이는 퀘스트다. 하지만 강제 수락이 된 이상 거부할 수도 없는 노릇, 일단 퀘스트 창을 끄고 페일의 이야기를 들어 보기로 했다.
“네... 대충은 알고 있습니다.”
“기본적인 상식은 알고 있어서 다행이군.. 이야기가 빠르겠어 네놈이 찾는 하울님이 얼마 전 제라르 산맥 중앙에서 거대한 던전을 발견하셨다. 그 분께서는 그 던전에서 나오는 파장이 몬스터들에게 강한 힘을 주고 있다고 말하셨지... 우리는 군사를 더 보내 조사를 하려 했지만 하울님은 만류했다. 당신께서 던전을 조사하면서 상처를 입은 상태셨기 때문에 상처가 나으면 함께 토벌에 나서자 하셨지.”
하울이 상처를 입었다니 민혁은 고민에 빠졌다. 아리나도 옆에서 ‘하울님이 다치시다니..’라며 멍한 표정을 지었다. 과연 유희를 하며, 역할놀이에 빠져 상처를 입은 것인지 아니면 드래곤의 힘을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당한 것일까 만약에라도 후자라면 더 이상 게임을 진행할 수 없을 지경이 될 것이다.
“흠...그럼 저희가 할 일이..?”
“큰 것은 바라지 않는다. 보거스를 상처 없이 해치운 것을 네놈은 이 근방에서도 손에 꼽히는 강자일터 던전 주변을 조사해라 하울님은 던전 입구에 고대제국의 것으로 보이는 결계가 쳐져 있다고 하셨다. 그 결계를 풀 단서를 가져오거라 물론 던전을 클리어한다면 그것도 좋겠지만 하울님도 하지 못한 것을 네놈이 해낼 수 있을 있으리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흠... 알겠습니다..빠른 시간 내에 만족하실만한 정보를 가지고 오겠습니다.”
페일이 고개를 끄덕였다. 퀘스트가 수락되었고, 민혁은 그 말을 끝으로 영주성에서 빠져나왔다.
“쿨한 미인이었죠?”
“흠....글쎄..”
영주성을 뒤돌아보며 말하는 아리나, 민혁은 멋쩍게 웃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지금 페일이 미녀라고 인정한다면 옆구리가 남아나지 않을 것이다. 톨킨에 도착한 민혁과 아리나는 곧장 식사를 하고, 민혁의 방에 모였다. 안타깝게도 므흣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는 건 아니었다.
“이게 촉매제...정령의 기운이 가득 느껴져요!”
민혁의 침대 위에 앉은 아리나는 루비처럼 생긴 돌을 보며 말했다. 그녀의 손에 들린 것은 정령소환 촉매제라는 아이템으로 정령과 계약 맺는 쉽게 도와주는 아이템이다. 보거스를 해치우고 드랍한 것이었다. 민혁은 이 아이템을 사용하기 앞서 아리나에게 조언을 듣기 위해 그녀를 자신의 방에 초대했다.
“아리나는 촉매제를 사용해본 적 없어?”
“네 엘프들은 태어날 때부터 정령들의 가호를 받다 보니 촉매제를 사용하지 않아도 정령과 계약을 쉽게 맺을 수 있으니까요”
민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자연의 종족이라 불리는 엘프, 굳이 촉매제 따위를 사용하지 않아도 그녀들은 정령에게 사랑 받는 존재인 것이다. 그는 아리나에게 정령에 관해 궁금했던 점을 물었다.
“정령은 하급,중급,상급 그리고 정령기사 마지막으로 정령왕으로 계급이 나뉘어요 보통 하급정령들은 대화를 하지 못하고, 중급 정령부터 대화가 가능하죠 기사직위에 있는 정령들 같은 경우에는 아스트랄 형태에만 그치지 않고, 육체를 구성할 수도 있다고 해요. 그리고 보통 불의 정령, 물의 정령, 바람의 정령, 땅의 정령 이렇게 네 가지 원소의 정령들을 4대 원소정령이라고 부른답니다. 그 외에 나무의 정령이나 빛의 정령들 같은 경우에는 그냥 자연정령이라고 부르구요 물론 자연과는 상관없는 분노의 정령이나 강철의 정령같이 희귀한 정령들도 있어요 이들은 현계정령이라고 불려요 그들은 정령소환하기가 무척 까다로워요. 게다가 현계정령들은 하급정령이 없고, 보통 중급정령들만 있기 때문에 초심자들이 다루기에는 무리죠”
아리나의 설명을 들은 민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선생님으로 변신한 그녀의 설명은 매우 알아듣기 쉬웠다.
“그럼 이제 정령소환에 대해서 알아볼까요 민혁 학생?”
그녀는 장난스러운 미소를 입가에 물고 말했다.
“네 부디 부탁드립니다 아리나 선생님”
민혁도 그녀의 장난에 맞춰주었다. 아리나는 뭐가 그리 좋은지 ‘헤헤’ 웃으며 설명을 계속했다.
“정령 소환은 기본적으로 소환진을 통해 이루어져요. 소환진을 그리고 간단한 주문을 외우면 되는거죠 그러면 주문을 외운 사람과 속성이 잘 맞는 정령이 소환돼요 물론 정령소환 방법이 소환진을 그리는 것만 있는 건 아니에요 정령이 직접 찾아와 계약을 맺는 경우도 있어요 정령들 사이에서도 좋은 소환자를 갖는 것은 경쟁률이니까요 단, 방금도 말씀드렸다시피 하급정령은 대화가 불가능해요 그러다 보니 후자의 방법은 중급 정령부터 계약이 가능하답니다. 물론 그것도 엘프와 비슷한 정령친화력을 가져야만 가능한 일이에요 민혁님은 엘프만큼 정령 친화력이 높으니 혹시라도 정령들이 찾아온다면 계약내용을 잘 들어보세요”
“계약내용?”
민혁은 아리나의 설명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녀는 친절히 설명을 곁들여주었다.
“정령들 사이에서도 짓궂은 이들이 있거든요 간혹 계약내용을 다 읽지 않고 계약을 하면 정령의 노예가 되는 경우가 있어요 일종의 사기계약인 셈이죠”
역시 계약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어보아야한다. 이런 점은 인간이나 정령이나 일관된 사항이다. 그는 아리나의 설명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그것말고도 여라가지 정령에 대해 부가 설명을 해주었다.
“그럼 소환진을 그려볼까요?”
“응 부탁해”
아리나는 시장에서 구매한 초크를 들고 땅바닥에 쓰윽쓰윽 소환진을 그리기 시작했다. 복잡한 문양이 여러 개 겹쳐 작은 소환진이 완성됐다. 그녀는 그에게 소환진 위에 손을 올리라 말했다. 민혁은 소환진에 다가갔다. 그 때 이변이 일어났다. 주문을 외우지 않았음에도 소환진이 빛을 내며 발동한 것이다.
“민혁님 뒤로 물러나세요 위험해요!”
아리나가 먼저 반응해 민혁에게 경고했지만 이미 늦었다. 소환진에서 빛이 뿜어져 나와 그를 삼켰다. 민혁은 당황한 나머지 천마신공의 사용해 빛에 저항했다. 하지만 빛은 천마신공의 기운을 우습다는 듯 뚫고 그를 침범했다. 마기가 빛과 섞여 들었다. 그리고 작은 폭발이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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