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최강이다-146화 (146/245)

〈 146화 〉 전초

* * *

민혁은 인벤토리에서 주먹만한 금덩이 두 개와 금강석 세 개를 꺼내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사무원은 눈을 동그랗게 치켜뜨며 민혁이 꺼내 놓은 금강석을 감정하기 시작했다. 이내 진짜 금강석이라는 걸 깨달은 사무원은 서둘러 금덩이와 금강석을 챙겼다. 그러고는 종이 몇장을 민혁의 앞에 내밀었다. 종이에는 론에 대한 간단한 신상명세와 매우 흥미로운 내용이 적혀 있었다. 민혁은 종이에 적힌 내용을 모두 암기하고 사무원에게 종이를 다시 건내주었다.

“이 내용 사실이 틀림 없겠지?”

“물, 물론입니다”

사무원은 고개를 재빨리 끄덕였다. 민혁은 흡족한 미소를 띄우고 모험가 길드를 벗어났다.

“저기 민혁님..”

“왜?”

모험가 길드를 벗어나고, 이때까지 말이 없던 아리나가 입을 열었다. 그녀는 무언가 미안해하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

“저 때문에 너무 무리 하실 필요는 없어요.. 그렇게 거금을 쓰시고.. 죄송해요!”

아리나는 고개를 푹­ 숙이고 사과를 해왔다. 민혁은 피식 웃으며 그녀를 일으켜세워주었다. 그의 손길에 이끌려 고개를 든 아리나의 얼굴은 눈물이 글썽글썽하게 매달려 있었다. 그녀는 민혁이 론에게 잡혀 있을지도 모를 엘프를 구하기 위해 돈을 쓴 것에 대해 굉장히 미안해하고 있었다. 인벤토리에 금덩이나 보석류가 쌓인 민혁으로써는 별 신경 쓸 일이 아니었지만 아리나에게는 민혁의 행동이 마냥 크게 느껴진 것이다.

“아리나 뭔가 착각하고 있어”

민혁은 빨갛게 충혈된 아리나의 눈가를 훔치고, 머리를 쓰다듬었다.

“네? 그게 무슨..”

“이건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이야 아리나가 미안해야할 그런 일이 아니란 거야 알겠어?”

아리나는 침묵했다. 그녀는 다시 눈물을 글썽거렸다. 그리고 그의 품에 꼬옥 안겼다. 축축히 젖어드는 가슴팍과 여자를 울린 악질이라는 주변의 시선에도 민혁은 가만히 그녀를 감싸안아주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민혁은 아리나를 숙소에 두고 혼자 론의 본거지를 털기 위해 숨어들었다. 그들의 본거지는 여관 형태였다. 1층에는 노예사냥꾼들이 머물었고, 2층부터는 인간 노예 3층에는 아마도 유사인종들이 갇혀있는 것 같았다. 모두 모험가 길드에서 준 정보와 일치했다. 무언가 작전을 짜보려했지만 입구를 지키고 있는 npc의 레벨이 17 의욕이 사그라들었다. 민혁은 잠시 출입하는 이들의 레벨을 살펴보며 그냥 쓸어버리는 게 더 낫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어이 뭐야 너 멈춰 여기가 어디라고..!”

“닥치고 비켜”

콰앙­

민혁은 발차기로 가볍게 문지기를 날려버렸다. 그 재수 없는 문지기는 나무로된 문을 부수고, 건물 안으로 날아가 쳐박혀버렸다. 건물에는 노예사냥꾼들이 대기 하고 있었는데 그 수가 족히 30명은 되어 보였다. 그들은 갑작스러운 침입자를 보고 경계를 취했다. 민혁이 보기에는 취약하기 그지 없는 방비였다.

“누구냐!”

그나마 대표격으로 보이는 남자가 무기를 꼴아쥐고 외쳤다. 민혁은 피식 웃었다.

“내가 누군지 알아서 뭐하게 그냥 맞고 시작하자”

일격은 앞에 나섰던 남자에게 선물했다. 그는 복부를 얻어맞고 바닥을 대굴대굴 굴렀다. 민혁은 쉴 틈 없이 다음 공격을 이어갔다. 이격 째 이번에도 주먹질 한 번에 나가 떨어진 노예 사냥꾼을 보며 혀를 찼다. 그 때 2층에서 노예 사냥꾼들이 우르르 내려왔다. 소란이 커 지다 보니 3층에 있던 노예 사냥꾼들까지 모두 내려온 듯 했다.

“수고를 덜었군.”

물론 민혁은 환영이었다.

“왠놈이냐..”

진부하게도 똑같은 대사를 하는 사냥꾼의 물음에 민혁은 맨처음 쓰러졌던 자의 머리를 잘근잘근 밟았다.

“아까 나한테 정체를 물은 인간이 지금 내 발아래 뻗어 있는데 너도 그렇게 만들어줄까?”

“...카밀 단장님께 기별을 넣어라 방해꾼이 나타났다고!”

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1층에 모두 모인 사냥꾼들이 각자 무기를 잡고 민혁에게 덤벼들었다. 그는 환영한다는 듯 팔을 양쪽으로 벌렸다. 그리고 그 뒤로 묵색 마기가 모습을 드러냈다. 천마신공의 기운은 맹화를 머금은 포식자처럼 아가리를 벌리고 사냥꾼들을 먹어치우기 시작했다.

푸른 갈기 용병단은 A급 용병 3명으로 이루어진 정예 용병단이다. 그 중 단장인 보거스는 19살에 마법을 배우기 시작해 30대 초반이라는 이른 나이에 4서클 마스터에 오른 천재 중에 천재였다. 일설에는 만약 그가 다른 마법사들처럼 글을 깨우쳤을 때 쯤 마법을 배우기 시작했다면 차대 마법왕은 그가 됐을 거라는 말까지 나돌았다. 보거스는 최근 5서클로 올라가는 실마리를 잡은 상태인데 그 준비를 위해선 꽤나 큰돈이 필요했다. 하지만 마법사라는 직업 자체가 돈을 많이 벌기도 하지만 지출도 큰 직업인 만큼 돈 벌기가 요원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바로 노예 매매다. 국법으로는 분명 금지된 것이지만 카샤 영지에서만큼은 무소불위의 권위를 자랑하는 그는 영주의 눈치조차 보지 않고 노예 매매에 손을 뻗었고, 그 와중에 론이라는 불량배와 동업을 시작했다. 보거스는 그에게 자신의 이름과 비호 그리고 마법억제 아티팩트를 건내주었다. 그 대가로 론은 수익의 90%가량을 그에게 바쳤다. 수익은 점점 더 불어났고 이 상태로만 간다면 목표치로 정했던 금액도 금방 채울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 소영주가 그의 행사에 해방을 놓는 짓을 벌이고 있긴 하지만 그 정도는 귀여운 앙탈에 불과했다.

콰앙­

갑자기 문이 열리고 한 남자가 뛰어 들어왔다. 보거스는 미간을 찌푸렸다. 기억하기로는 론의 밑에 있는 노예 사냥꾼 중 한 명이었다.

“무슨 일이냐?”

“보거스님 큰일입니다. 본관에 침입자가 나타났습니다.”

남자의 말에 보거스의 눈이 치켜떠졌다. 본관은 잡아온 노예들을 교육시키는 곳이다. 노예 매매의 중심이라는 소리다. 그런 곳에 침입자라니 보거스는 이런 작은 소란조차 관리 하지 못해 자신에게 사람을 보낸 론을 욕했다. 그렇다고 도와주지 않을 수는 없는 법, 보거스는 침입자가 몇 몇 인지 남자에게 물었다.

“그것이.. 한명입니다.”

“뭐?”

남자의 대답에 순간 화가 난 보거스는 1서클 마법중에서도 살상력이 뛰어난 워터 제트 마법을 그에게 선사했다. 그는 안면에 쏟아진 물세례에 연신 살려달라는 말을 내뱉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러길 잠시 화가 내려 앉은 보거스는 마법을 사용하던 것을 멈추었다.

“그 자의 생김새가 어찌 되더냐?”

“허억..허억.. 그것이 검정머리에 검정눈동자를 가진 검사였습니다.”

보거스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최근 그를 방해하는 소영주의 짓인걸까 답은 아니다. 영주 아래에 검정머리를 가진 기사는 없다. 소영주 자신 또한 검정머리가 아니다. 그렇다면 제 3자의 소행일 가능성이 컸다. 보거스는 이 카샤 영지 내에 자신에게 거스르는 자가 나타났다는 점에 화가 났다. 이 영지는 그의 영역이나 마찬가지였고, 그 영역을 침입한 이에게 보거스는 단 한 번도 자비를 배풀지 않았다. 푸른 갈기 용병단장 보거스 그의 무거운 엉덩이가 들려졌다.

노예 사냥꾼의 본거지, 이미 내부는 민혁에게 정리가 끝난 상황이었다. 1층에는 피가 낭자했고, 시체들이 널부러져있었다. 민혁은 그 가운데 앉아서 노예 장부를 확인하고 있었다. 꽤나 수가 많았다. 인간 노예는 40명 가까이 되었고, 엘프나 수인 노예들도 10명이나 되었다. 노예 장부를 확인한 민혁은 우선 2층으로 향했다. 2층에는 많은 여자들이 우리에 갇힌채 알몸으로 떨고 있었다.

“살려주세요!”

“저는 잘못한게 없어요!”

동아줄을 잡듯 그에게 온갖 애원이 쏟아졌다. 민혁은 인간을 마치 짐승처럼 우리에 가둬놓은 그들의 행테에 화가 나 검을 뽑아들었다. 천마신검이 휘둘러지자 쇠창살이 두부 잘리듯 가볍게 잘려나갔다. 수를 세어보니 장부에 적혀 있던 수와 같았다. 남자들은 그에게 절을 하며, 감사 인사를 했다.

“편히 죽이는 게 아니었어..”

노예들을 모두 풀어준 후 2층에 있는 탁자에 철퍼덕 앉았다. 그는 노예 사냥꾼들을 편히 죽인 것에 대해 후회했다. 적어도 노예사냥꾼에게 잡힌 사람들에게 복수의 기회라도 주는 게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저, 저기..”

잠시 자리에 앉았던 민혁을 부르는 목소리, 그는 고개를 돌려 목소리의 주인공을 찾았다. 그녀는 침대보 같은 것으로 알몸을 가리고 있었다. 그녀 외에도 8명 정도 되는 여자들이 똑같은 모습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민혁은 풀어주었으메도 불구하고 그녀들이 왜 이곳에 남았는지 의문을 표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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