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최강이다-143화 (143/245)

〈 143화 〉 전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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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픽 퀘스트 ‘마신족(???) 강림’

획득조건: 퀘스트 ‘흑관의 조각’ 해결, 퀘스트 ‘음양오행신공’ 소유, 칭호 천마의 후계자 소유, 신녀의 호감도 일정 수치 이상 충족

위 네 조건을 모두 충족할 경우 자동 발생되는 퀘스트로 플레이어와 신녀가 제물로 받쳐졌을 경우 발동하게된다. 제물로 받쳐진 플레이어는 천마신교의 땅에 소환된 마신족 대신 무대륙에서 로기아 대륙으로 이동하게 된다. 다행스럽게도 주술진이 불안정해 마신족은 천마신교에 소환된 후 1년 간 천마신교 밖으로는 이동할 수 없다. 플레이어는 드래곤들과 협력을 통해 무대륙으로 돌아가 마신족을 섬멸할지 로기아 대륙에서 일반 플레이를 할지 결정해야 한다.

1. 카샤 영주관에서 하울을 찾아라

2. ?????????????????????

3. ?????????????????????

성공조건: 무대륙으로 귀환, 마신족을 섬멸

실패조건: 플레이어의 죽음

­퀘스트 내용이 변경되었습니다. 카샤 영주관에서 하울을 찾아라

제임스는 오늘도 지루하기 그지없는 망루에서 매일매일 똑같은 풍경을 바라보고 있다.

뒤로는 몬스터들의 침입을 막기 위한 거대한 성벽이 눈에 띈다. 몬스터트럼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누구의 출입도 없는 제라르산맥을 경계하는 일이라니 좌천이 분명하다. 너무한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경비대장이 저번 몬스터트럼 때 위기에 처했을 때 몸날려 살려준 게 누군데 이런 한직에 던져두다니 그는 이를 갈았다. 하지만 복수는 꿈도 꾸지 못했다. 경비대장은 무려 검술을 배운 기사 종복 출신이다.

“오늘도 숲은 푸르고 지나가는 사람이 있을 리가 없는 이곳을 지켜야 하다니... 으으~ 내 신세 정말 처량하다.”

할 수 있는 건 신세한탄 뿐이다. 그는 한숨을 쉬며 뻐근한 목을 이리저리 뒤틀었다. 아무래도 어제 집창촌의 릴리와 무리하게 논 것이 화근이 된 것 같다. 이번 달 생활비도 간당간당하고, 산 넘어 산이다. 제임스는 주머니에서 산양치즈 조각을 꺼내 잘근잘근 씹었다. 요즘 들어 눈이 잘 안보여서 눈에 좋다는 산양우유로 만든 음식을 먹고 있다.

“음.....어라 제라르 산맥에서 사람이 내려오고 있잖아..요즘 눈이 안 좋아서 헛것이 보이는건가?”

눈을 여러 차례 비벼보아도 정말로 제라르 산맥에서 사람이 내려오고 있었다. 그의 등줄기로 식은땀이 흘렀다. 몬스터트럼이 있는 시기에 보통은 제라르산맥에 출입을 하지 않는다. 예외가 있다면 왕국에서 명령을 받은 기사들뿐이다. 제작년 망루에서 보초를 서던 병사하나가 기사를 몰라보고, 무례를 저질렀다가 목이 잘린 것이 기억났다. 두 사람 다 로브를 뒤집어써서 자세히는 보이지 않지만 다가오는 이들 중 선두에 선 남자의 허리춤에는 보기에도 고급스러워 보이는 검 자루가 달려있다. 최근 기사들이 산맥으로 올라간 적이 있나.. 제임스는 열심히 머리를 굴렸지만 기억이 나지 않았다.

기사로 의심되는 이들은 빠른 속도로 영지로 통하는 망루로 다가왔다. 제임스는 침을 꿀꺽 삼키고, 허겁지겁 망루 아래로 내려왔다. 그리고는 부동자세로 창대를 바닥에 두 번 내리쳤다. 평소에 써먹을 필요 없어 기억 저편에 박아두었던 귀족에 대한 예다.

“어서오십시오 카샤 영지에!”

꽤나 우렁찬 목소리가 나왔다. 자신도 이런 목소리가 나올 줄은 몰랐다.

“안녕하십니까 저희는 떠돌이 여행자입니다. 잠시 식량보충을 하려 하는데 문을 통과할 수 있을까요?”

선두에 선 이가 말했다. 그는 로브를 벗지 않았다. 목소리를 보아 사내가 분명했다. 사내는 당당하게 신분증도 제시하지 않고 문을 통과할 수 있냐 물었다. 순간 정말 여행자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산맥너머 프라하 영지에서 온게 아닌 이상 기사가 아니고서야 이 시기에 제라르 산맥을 출입할 수는 없다. 정체를 밝히기 싫어서 말을 돌려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높으신 분들이야 워낙 비밀이 많으니 그럴 수도 있다. 그는 다시 창대를 바닥에 내려치며 지나가도 좋다고 말했다. 사내는 품속에서 누런 금화 몇 개를 꺼내주었다. 역시나 기사, 통도 컸다. 그는 세 사람이 영지 안으로 완전히 들어갈 때까지 히죽이며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영지에 들어온 일행은 제일 먼저 숙소를 찾았다.

영지 자체는 작지 않았다. 자작령임에도 불구하고 왠만한 백작령보다 컸다. 병사들도 꽤 많아보였고, 기강이 잡힌 강군이었다. 곧 몬스터트럼이 일어나는 시기이기 때문에 한 몫 잡으려는 용병들도 많았다. 숙소는 그럭저럭 괜찮은 곳을 잡았다. 톨긴이라는 곳이었는데 방값이 비싸다 보니 사람도 그닥 많지 않아 그녀와 묵기에는 적합해 보였다.

비용 같은 경우는 당분간 아리나에게 빌리기로 했다. 남자 체면이 서지 않았지만 수중에는 무대륙에서 사용하던 금화 밖에 없었다. 방금 전 경비병이야 금으로 만든 것 같으니 좋아 했겠지만 영지 내에서는 분명 정식 화폐가 사용될 것이 분명했다. 빌린 돈은 나중에 가지고 있는 금화를 녹여 금괴로 만들어 갚기로 했다. 아리나는 괜찮다며 사양했지만 말이다.

‘아리나님 정말 천사!’

방은 하나로 잡았다. 침대가 두 개 있는 방이 있어서 다행이었다. 일행은 짐을 정리하고, 여관 아래층에 있는 식당으로 내려왔다. 민혁은 오랜만에 과일, 건조식품이 아닌 다름 음식을 먹을 생각에 신이 났다. 아리나도 이렇게 큰 영지에 와 본 것은 처음이라며 사람들이 사는 것을 보며 이것저것 관찰했다. 그녀는 기왕이면 로브를 벗고 싶어했지만 아티팩트에 지속시간이 끝나 로브를 벗으면 소란이 일어날 것이 분명했다. 로브가 갑갑하겠지만 계속 착용할 수 밖에 없었다.

“주문하시겠어요?”

왁자지껄한 여관 내의 식당, 얼굴에 주근깨가 돋보이는 종업원이 다가와 물었다. 그녀의 얼굴은 어째서인지 상기되어 있었다. 아무래도 민혁의 얼굴 때문인 것 같다. 로브를 벗은 그의 외모는 영지 내에서 볼 수 없는 종류의 것이었다.

“따뜻한 스프와 빵을 가져다주세요 저는 본 스테이크 종류로 주시구요 이쪽은...혹시 과일이 있나요?”

민혁은 그녀를 위해 과일이 있나 물었다. 아리나도 가끔 고기를 먹긴 하지만 즐겨 먹는 편은 아니었다. 종업원은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이에요 오늘 사와서 신선하답니다.”

“그럼 과일도 넉넉하게 가져다주세요.”

“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주문을 받은 그녀는 쪼르르 주방으로 달려갔다. 그 모습을 잠시 지켜보던 민혁은 고개를 돌려 일행을 보았다. 어째서인지 아리나는 고개를 모로 돌리고 있었다. 민혁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속이라도 안 좋나 해서 그녀의 등을 쓸어내리자 그녀는 화들짝 놀라 그를 바라보았다. 아리나의 얼굴을 붉게 상기되어 있었지만 뾰루퉁한 표정이었다. 민혁은 무언가 잘못한게 있었나 곰곰이 생각해보았지만 없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많은 사람들을 보고 신나하던 그녀인데 영문을 모르겠다.

“아리나 왜 화가 났어요?”

“흥! 전혀 화나지 않았는걸요!”

확실히 삐졌다. 여전히 천사표 마음씨인 것은 변함이 없지만 점점 더 어린아이처럼 변하는 것 같았다. 감정표현에 솔직해지고, 투정부리는 행동이 잦아졌다. 그게 어느 시점부터 더욱 잦아졌는데 잘 생각해보니 그가 에이하에게 자신이 아리나의 동반자 후보라고 말한 뒤부터였다. 공략을 위해서는 좋은 변화다. 씨익 웃은 그는 일단 그녀의 기분을 풀어주기로 했다.

“기분 풀어요 아리나”

맞은편에 앉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로브 때문에 불편하긴 했다. 하지만 로브 사이로 미세하게 보이는 귀가 파닥파닥 움직이는 것을 보아 그녀도 좋아하는 것 같았다.

“우웅.. 치사해요 맨날맨날 이렇게 넘어 가려고만 하고...!”

“미안해요 하지만 아리나가 뭐 때문에 화가 났는지 모르겠는걸요?”

“그,그게 민혁님이 방금...그”

그녀는 뭔가 창피한 말을 하려는 사람처럼 볼을 새빨갛게 물들이며 우물쭈물했다.

“종업원이요?”

“네! 맞아요... 민혁이 그 여자 종업원분께 너무 친절하게 대하니까...”

웃어버렸다. 아리나가 ‘웃지말아요~’ 라고 외쳤지만 멈출 수 없었다. 엘프의 영원한 사랑이야 잘 알고 있다. 죽을 때까지 한 사람만을 사랑한다는 그들의 약속이자 속박 물론 아리나의 감정이 사랑이 아닌 단순한 애정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기분이 좋았다. 질투하는 모습이 가히 귀여웠기 때문이다. 나중에 성공적으로 공략해 연인사이가 되어 연화들을 보면 아마 눈물을 글썽이지 않을까 그는 웃으면서도 볼을 부풀린 아리나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주문하신 음식 나왔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주문한 음식이 나왔다. 딱보아도 먹음직스러웠다. 과일도 신선했다. 아리나도 웃으면서 식사를 시작했다. 민혁도 그녀를 지켜보다 포크를 집으려는 찰나, 누군가 지켜보는 시선이 느껴졌다. 그곳을 보니 한 남자가 이쪽을 주시하고 있었다. 시선이 마주쳤다. 남자는 신속하게 자리에서 일어나 여관을 빠져나갔다. 그의 눈이 가늘어졌다. 아무래도 쓸데없는 소란에 얽힌 것 같았다.

어두운 방, 불길하나 없는 곳에 누군가 빠르게 찾아왔다. 그는 우당탕­ 소리를 내며 문을 열었다. 빛이 어두운 방안으로 스며들었다. 방안에는 험상궃은 얼굴의 남자가 앉아 있었다. 문을 연 남자는 민혁이 여관에서 보았던 그 남자였다. 그는 숨을 헐떡이더니 험상궃은 얼굴의 남자에게 다가갔다.

“두목 발견했습니다. 대물입니다!”

“대물이라니?”

앉아 있던 남자는 지루한 얼굴로 반문했다. 그의 얼굴에는 긴 흉터가 있었는데 검에 의해 생긴 자상으로 보였다.

“마을 중앙에 톨킨 여관에서 술을 마시다가 백금발을 가진 여자를 봤습니다. 분명히 엘프에요!”

일반인에게는 알려져 있지 않지만 백금발은 엘프만이 가질 수 있는 머리색이다. 혹 백금발을 가진 인간이 있더라도 그건 부모 둘 중에 하나가 엘프인 하프엘프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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