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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최강이다-141화 (141/245)

〈 141화 〉 전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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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괘씸하고 착한 엘프를 어찌 혼내주어야 지금의 이 표정을 더 볼 수 있을지 고민에 빠졌다. 결국 그 날 아리나는 야영지에서 잠을 청하기 전까지 민혁에게 갖은 놀림을 당해야만 했다.

제라르 산맥은 예부터 로기아대륙의 젖줄이라 불릴 만큼 광물자원과 초지가 풍부했다. 하지만 500여 년 전 정신 나간 흑마법사가 제라르 산맥에서 마족소환 의식을 치룬 후 상황이 180도 바뀌었다. 죽여도 죽여도 끊임없이 몬스터가 나타났고, 그 몬스터들은 일반 몬스터들에 비해 족히 2배는 더 강했다. 많은 나라에서 토벌을 시도 했지만 연달아 실패 현재는 금지로 지정된 상태다.

“그런데 우리가 넘어가야할 곳이 그 제라르 산맥?”

“아...네...하울님의 레어는 제라르 산맥에 있거든요.. 게다가 카샤 영지도 제라르 산맥을 넘어야 일주일이 걸리는거지 돌아간다면 족히 한 달은 걸려요.”

민혁은 한숨을 내쉬었다. 왠일로 일이 쉽게 풀린다 했더니 제대로 엿을 먹었다. 장로는 분명 제 한 몸 지킬 힘이 있냐고 물었고, 민혁은 자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 장로는 제라르 산맥을 통과할 수 있는 힘이 있느냐 물었던 것이다. 그는 고개를 내저으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왁자지껄한 주점 내부, 엘프 마을을 떠난 지 벌써 3일 째이다. 아리나와 민혁은 제라르 산맥 아래 위치한 프라하라는 영지에 도착했다. 도중에 신분증이 없어서 불편을 겪긴 했지만 요근래 화전민이 많다 보니 경비대장의 호의로 큰 소동은 면했다.

민혁은 아리나를 다시 바라보았다. 그녀는 민혁의 눈치를 보며 포도주를 홀짝였다. 신기하게도 주변에서 아리나를 보고도 별 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는데 인식장애 마법이 걸린 아티팩트로 그녀의 귀를 인간처럼 보이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녀의 미모가 미모이다 보니 날파리들이 꼬여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어이 누님~ 몸매 죽이는데!”

바로 지금처럼 말이다. 민혁도 일행의 테이블로 다가온 험상궃은 남자의 말에는 동의한다. 실제로 아리나의 몸매는 죽인다. 골반은 의자보다 커서 자신의 애플라인을 드러내고 있었고, 그 훌륭한 가슴은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환상적이었다. 하지만 그것을 남의 입에서 확인하고 싶지는 않았다. 민혁은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뭐야 앙 한판 해보자고?”

산적처럼 생긴 남자의 말에 아리나가 그의 팔을 잡았다. 그도 괜한 소란을 일으키고 싶지 않았다. 민혁과 아리나가 자리를 피하는 모양세가 되자 남자는 히죽 웃으며 아리나가 일어서는 것을 방해했다.

“누님 이런 남자 말고 나는 어때 내가 밤일 하나는 끝내준다니까!”

참는 것도 한계가 있다. 민혁은 그의 얼굴을 곤죽으로 만들기 위해 주먹을 날리려 했다.

“제임스 또 작업질이냐!”

하지만 그전에 남자의 머리를 깨부술 듯 주먹을 내리친 이가 있었다. 그 아니 그녀는 낡은 앞치마를 두르고 음식을 나르고 있었다. 평범한 여급의 차림새였지만 하나 다른 것이 있다면 그녀의 팔에 과장해서 아리나의 머리보다 큰 근육이 붙어있다는 것이다.

“끄아아악!”

머리를 맞은 제임스는 엎드려 머리를 감쌌다. 주먹을 날리려던 민혁도 그의 머리가 부숴지는 건 아닌가 걱정이 되었다.

“흥 엄살은!”

전혀 엄살 같지 않았지만 민혁도 그녀의 팔에 붙은 알통을 보고 차마 태클을 걸 수 없었다.

“아.. 고맙습니다.”

그녀가 나서지 않아도 소란은 해결됐겠지만 일단 감사인사를 했다. 그녀는 아무 말 없이 아리나 앞에 음료 한 잔을 내려놓더니 자리에서 사라졌다. 태풍이 한바탕 몰아친 것 같았다. 주점 내부는 잠시 싸한 공기가 흘렀지만 이내 폭소가 흘러나왔다.

“하하하하하!”

“제임스 저녀석 또 마담에게 당했어”

“이 정도면 학습 능력이 없는거 아냐 감히 마담의 가게에서 소란을 일으키다니”

민혁은 아직도 엎어져 있는 제임스를 힐끗 쳐다보았다. 아무래도 개그 캐릭터였던 것 같다. 소란이 있고 다음 날 민혁과 아리나는 짐을 잔뜩 챙겨 프라하 영지를 벗어났다. 처음 프라하 영지를 방문했을 때 도움을 주었던 경비대장은 제라르 산맥에 간다는 말을 듣고 마치 제 일처럼 둘을 말렸다. 물론 민혁이 검기를 보여주자 말리는 것을 포기했지만 끝까지 조심하라는 말을 전했다.

‘꽤나 호인이었지..’

제라르 산맥을 오르며, 경비대장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보았다. 좋게 말하면 호인이지만 나쁘게 말하자면 오지랖이 넓은 것이다. 하지만 그런 사람이 싫지는 않았다.

“무슨 생각을 그리 하세요?”

옆에 달라붙어 있던 아리나가 물었다. 엘프 마을을 떠나고 계속 대화를 나누며 이제는 꽤나 친해져 경계하는 모습이나 대화중 긴장하는 모습이 사라진 그녀는 민혁의 팔에 찰싹­ 달라붙어 쉴 새 없이 말을 걸었다. 민혁도 그 모습이 아기 새 같이 귀여워 귀찮아하지 않고 대화를 나누었다.

“아.. 그냥 이것저것..”

“히히..그게 뭐에요”

히죽이며 웃는 그녀, 그 모습이 너무나 귀여워 머리를 살짝 쓰다듬었다. 그러자 아리나의 귀가 쫑긋하며 반응을 보였다. 얼굴 표정도 살짝 풀어져 있는 것이 기분이 좋아보였다.

취이익­ 취이이익­

“앗!”

한창 그녀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쓰다듬고 있을 때 괴상한 소리가 수풀 너머에서 들려왔다. 아리나는 헤실헤실 풀어진 표정을 다잡고 물의 정령들을 불러냈다. 민혁도 마지못해 천마신검을 꺼내들었다. 오랜만에 빛을 본 천마신검에 묵직한 마기가 흘러내렸다.

“가볼까요?”

민혁이 묻자 아리나가 바르르­ 떨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긴장된 모양이다. 민혁은 그녀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그녀의 손을 꽉 쥐어주고 앞장섰다. 그런데 뒤에서 자신의 옷을 끄는 손길이 느껴졌다. 뒤를 돌아보니 아리나가 얼굴을 붉히고, 그의 소매자락을 잡고 있었다. 그녀의 얼굴을 잘 익은 사과처럼 빨갛게 변해있었다.

“저기.....”

그녀는 입을 오물거렸다. 무언가 할 말이 있는데 쉽사리 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말씀하세요.”

“나, 나중에 머리를 더 쓰다듬어주셨으면 해요!”

모기 같은 목소리로 내뱉은 말에 민혁은 잠시 멍­해져 있었다. 아리나는 부끄러운지 먼저 앞서 갔고, 그는 잠시 얼어있었다. 이내 미소를 지었다. 부끄러워 얼굴을 붉히면서도 그런 말을 하다니 정말 귀여운 아가씨다. 민혁은 입꼬리를 올리고 먼저 간 그녀를 쫒아갔다.

샤일록은 금을 좋아하는 고블린이다. 특히 반짝반짝 거리는 돌이 박혀 있는 것이라면 식량과도 바꿀 수 있을 정도로 금을 좋아했다. 하지만 부족이 사는 곳에는 금을 발견할 수 없기 때문에 부족의 야영지와는 멀리 떨어진 강에서 사금을 모으고는 한다. 오늘도 저녁에 나눠먹을 식량을 구하고 어김없이 강에서 사금을 모았다.

취익­

오늘은 사금을 꽤나 모았다. 두 세 번만 더하면 금덩이를 하나 만들 수 있을 정도의 양이었다. 취익­ 샤일록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아직 해가 하늘에 걸려 있었다. 더 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마누라에게 혼나기 싫은 샤일록은 그만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때 그의 눈앞에 커다란 사금 조각이 보였다. 그는 잔뜩 신이 나서 사금 조각을 잡기 위해 앞으로 한 발자국 걸어갔다. 그 때 그의 머리 위로 커다란 그림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취이이이익­

식은땀이 저절로 흘렀다. 샤일록은 조심스레 고개를 들어 그림자의 정체를 확인했다. 애꾸눈에 커다란 나무를 둔기처럼 들고 있는 오우거, 이 부근의 대장인 팔라티마였다. 그는 벙어리였기 때문에 대화도 통하지 않으며 매우 흉폭했다. 특히 그는 고블린 고기를 좋아한다는 소문을 샤일록은 알고 있었다.

취이익­

살려 달라 빌었지만 팔라티마는 조용히 그를 계속 응시했다. 정확히는 샤일록의 품에 있는 사금조각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는 본능적으로 팔라티마가 사금조각을 원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싫었다. 이것은 자신의 것이었다! 그 누구에게도 뺏길 수 없다! 팔라티마의 눈이 붉게 물들었다. 그가 화가 난 것이다.

취이익­

샤일록은 뒷걸음질 치며, 저리 꺼지라 말했다. 하지만 팔라티마는 화가나 그의 말이 들리지 않았고, 오우거의 손에 들려있던 나무가 휘둘러졌다. 샤일록은 눈을 꼬옥 감았다. 개죽음이었다. 집에 있는 마누라가 보고 싶었다. 1년 같은 10초가 흘렀음에도 샤일록은 죽지 않았다. 그는 눈을 살짝 떠보았다. 앞에 인간 남자가 서 있었다. 그는 보기만해도 절로 경배하고 싶어지는 마기를 넘실넘실 흘리고 있었다.

취이이익­

마왕! 마왕님이 나를 구해준 것인가! 선명한 마기에 빠진 샤일록은 광기에 차 마왕을 연호했다. 인간처럼 생긴 마왕님은 쇠붙이로 오우거가 들고 있던 나무를 잘라버리고 덤으로 팔라티마의 오른팔까지 떨어트렸다. 샤일록은 환호했다. 그의 환호에 힘 입어 마왕님은 이글거리는 마기를 사용해 팔라티마의 목을 순식간에 날려버렸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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