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최강이다-130화 (130/245)

〈 130화 〉 전초

* * *

‘멍청하긴...’

아군의 사기를 진작시키기 위해 와서는 제 할 말도 하지 못하고 얼굴을 붉히고는 씩씩거리는 도마를 보며 민혁은 속으로 뇌까렸다. 그러던 중 웃고 있던 민혁의 얼굴이 순간 굳어졌다. 호전적이라고는 들었지만 지금의 도마의 모습은 정말 무공 밖에 모르는 바보 같아 보였다. 그의 진짜 모습일지는 모르겠으나 지금 연기를 해서 무엇하나 그는 확실히 빙궁이나 자운령에 암계를 펼칠만한 인물로는 보이지 않았다. 그는 얼굴을 왈칵 찌푸리고 있는 뇌마를 노려보았다.

‘호령을 달랠 선물로는 네놈이 좋겠구나..’

일이 끝난 뒤 호령을 찾을 때 화해의 선물로 자운령을 멸문시킨 주범을 잡아가려 했던 민혁은 도마대신 검마가 그의 머리라고 칭했던 뇌마를 잡아가기로 마음 먹었다.

“...도둑놈과 무슨 말을 나누겠느냐..내가 멍청했군”

“자신이 멍청한 건 알고 있나보군 그래?”

하하하하하하하­

장난 섞인 민혁의 말에 터져버린 웃음보, 도마는 얼굴을 붉히며 부르르 떨었다.

“이이...이 빌어먹을...!”

도마는 너무 흥분한 나머지 현재 서 있는 장소도 잊고 욕설을 내뱉을 뻔 했다. 민혁의 도발이 거의 성공한 것이다. 민혁의 입가에 미소가 번지려고 할 떄 갑자기 도마가 열을 삭히는가 싶더니 몸을 부르르 떨며, 이를 앙­ 다물었다. 그리고는 다시 한 번 예의 음공을 사용했다.

“그래 인정하지 내가 바보같았다. 우리는 신교인! 예우를 받기 위해서는 강함을 증명해야하는 것이 옳다!”

멍청하게만 보였던 그의 기질이 바뀌었다. 드넓은 들판을 달리는 야생마처럼 거침이 없었고, 적군을 베는 무장처럼 패도적이었다. 잠시 전과는 180도 다른 사람이 된 것만 같았다.

“자라면서부터 오로지 강자만이 살아남는다 배웠고, 강함만이 신교의 미래라고 배웠다. 마도는 마도답게 신교인은 신교답게!”

그의 일장연설에 웃음기 가득했던 신녀측의 무인들은 갑작스레 숙연해졌다. 호랑이 같은 부리부리한 눈빛이 민혁에게 향했다. 그는 씨익 웃음을 지어보이며 다시금 입을 열었다.

와아아아아아아­

유창하게 연설하는 도마, 그의 머리가 갑자기 좋아졌다고는 보기 힘들었고, 아무래도 뇌마가 그를 제어했다고 보는 것이 옳겠지 그의 연설이 끝남과 동시에 도마측 무인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천마전을 향해 각자의 병기를 빼들고 달려들었다. 민혁은 벌떼처럼 몰려오는 도마측의 무인들을 보며 혀를 찼다. 좀 더 사기를 하락 시키려 했으나 뇌마는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민혁의 작전에 당해주지만은 않았다. 아무리보아도 이번 전쟁에서 최대의 변수가 될 수 있는 건 뇌마의 머리였다.

'전장이 혼잡해지기 시작하면 먼저 뇌마를 제압해야 겠어...'

같은 현경의 고수라지만 급이 있는 법, 민혁은 혼잡해진 틈을 타 뇌마를 습격하기로 마음을 먹고 검마, 소검마, 투마 천마검랑대주들과 함께 망루에서 내려왔다. 민혁이 내려오자 주변의 무인들이 각자의 무기를 들며 그를 반겼다. 그는 순간 이것도 나쁘지 않은데? 라고 생각했다가 아차하며 끌어오를데로 끌어오른 고양감을 내려앉혔다

"자! 가자 저 미쳐날뛰는 망종들을 때려 잡으러!"

와아아아아아­

2300의 무인들 앞에서 당당히 소리치는 민혁, 검마와 투마는 내란을 앞두고도 무엇이 그리 좋은지 입꼬리가 올라가 있었고, 검랑대 대주들과 소검마는 세삼스레 다시 보았다는 눈빛을 보냈다. 그들의 입장에선 낙하산 인사였기 때문에 기대치도 매우 낮았던 것 같다. 그는 그들의 반응에 씨익 웃으며, 허리춤에 매달린 천마신검을 쓰다듬었다.

우우웅­

기쁘다는 듯 검명을 터트리는 천마신검, 고향에 돌아온 것이 기쁜 것일까 앞으로 볼 피맛에 환희를 느끼는 것일까 민혁은 알 수 없는 검명을 터트리는 천마신검을 뽑아들었고, 그의 뒤에 선 무인들도 각자의 병기를 뽑아들며, 천마전을 향해 돌진하는 도마파를 향해 돌진했다.

바야흐로 내란의 시작이다.

뇌마는 입술을 잘근잘근 씹었다.

'제기랄... 그러니 평소에 혀 굴리는 연슴 좀 하라니까!'

나이에 맞지 않게 시무룩해져서는 이쪽으로 다가오는 도마를 보며, 뇌마는 속이 터질 것같았다. 사기진작을 위해 어린 놈 골좀 깨두라고 보내놨더니 탈탈 털려서 오는 꼴이라니.. 뇌마는 혀를 차며, 지금은 망루에서 사라진 민혁이 있던 자리를 노려보았다. 신녀가 천마의 핏줄중 사생아를 데려다 천마신공을 대충 가르쳐 놓은 줄 알았더니 아주 물건을 데려다 놓았다.

'제기랄 이번 전투 쉽지는 않겠군....'

뇌마는 주먹을 꽈악쥐며, 추가적으로 사용할만한 패가 더 있는지 머리를 굴렸다.

전투는 치열했다. 수적으로는 신녀파쪽이 불리했지만 천마검랑대의 활약으로 숫적 차이는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소검마와 투마 검랑대주들은 도마파 화경 고수들을 상대하기 시작했고, 민혁과 검마는 세 명의 현경의 고수들과 마주했다. 도마는 이미 하급무인 몇을 베었는지 무복에 선혈이 잔뜩 묻어 있었다.

"꼴이 말이 아니군 그래?"

"시끄럽소 선배 이게 누구 덕분인데!"

도마는 얼굴을 왈칵 찌푸리며 대답했다.

"누구긴 누구야 네놈의 하찮은 욕심 때문 아니더냐 그래고 이것이 어디서 소리를 질러!"

"이익! 이렇게 된 거 닥치고 덤비쇼 내 선배를 쓰러트리고 저 막되먹은 놈의 눈알을 파낼 것이오!"

"교주에게 막되먹....뭐라 네놈이 매를 버는구나!"

검마와 투마는 각자의 애병을 꺼내들고 서로에게 달려들었다. 서로 검과 도를 대표하는 신교의 무인인 만큼 그들의 검세는 대단하다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 났다. 검마의 검은 예리하지만 패도적이었고, 도마의 도는 그의 성격과는 다르게 유능제강 [????]에 기초하고 있었다. 서로의 급소를 향해 뻗어가는 검날 조금이라도 상대방을 압도하기위해 엎치락뒤치락 벌어지는 내공싸움, 아군의 피해를 막기 위해 전장과 조금 떨어진 위치에서 전투를 벌임에도 그들의 싸움 여파는 전장에까지 미쳤다. 치열하던 전장에서 하급무인들도 검을 휘두르던 것을 멈추고 멍하니 두 사람의 대결을 지켜보았다. 그야 말로 마기를 머금은 마귀들의 싸움

휘익­챙­

"무슨 짓이냐?!"

멍하니 그들의 싸움을 지켜보던 뇌마는 자신에게 날아온 단검을 수강을 사용해 쳐냈다.

"저쪽도 저쪽이지만 우리도 승부를 보자고"

'이래서 천재들은 곤란해...'

단검을 날린 것은 민혁이었다. 검마와 투마의 대결을 보며 민혁도 힘의 조절이나 검세 등 느끼는 것이 많았지만 뇌마는 그것을 보며 깨달음을 얻어갔다. 이래서 천재들이 피곤한 것이다. 단지 보는 것만으로 상승의 경지에 발을 걸친 것이다. 그는 어쩔 수 없이 구경하던 것을 중지하고 깨달음을 얻어 가는 그에게 품에 있던 단검을 던졌다.

"흥 애송이가 건방지게... 편마 준비하세!"

"...알겠다"

뇌마는 별호에 어울리지 않게 적수공권, 권법가인지 권강을 만들어냈다. 편마는 허리춤에서 검정색의 채찍을 꺼내들었는데 그 모양새가 두꺼운 일반적 채찍이 아니라 1cm정도 두깨의 얇은 채찍이었다. 하지만 위력은 두깨와 비례하지 않는지 그가 가볍게 땅을 한 번 내려치자땅이 움푹 패여나갔다. 내공을 사용하지 않음에도 위력적인 채찍, 민혁은 탐나는 물건이라 생각했고, 전리품 목록에 편마의 채찍을 체크했다. 물론 뇌마를 생포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각오!"

먼저 달려든 것은 편마였다. 강기인지 검기인지 모르겠으나 그는 채찍에 푸르스름한 기운을 불어넣어 민혁의 허리를 노렸다. 채찍이 길다보니 공격하는 면적도 넓었다. 민혁은 혀를 차며, 허공으로 뛰어올랐다. 그러자 기다리던 뇌마가 권강을 뻗어왔다.

"크윽!"

허공을 격해 피할 여유가 없던 민혁은 암운강신공을 일으켜 몸을 보호했다. 그럼에도 충격은 전해졌고, 그는 짧게 신음성을 터트렸다. 그의 자세가 무너지자 편마는 한 번더 민혁을 향해 채찍을 날렸으나 그도 이번에는 호락호락 당해주지 않았다. 천마신검을 빼들고 채찍을 후려치고는 그에게 참격을 선물해주었다.

콰앙­

"...매섭군"

편마는 날아오는 참격을 채찍으로 뒤로 튕겨냈고 덕분에 튀어오른 먼지들이 세 사람 사이를 가로막았다.

"오랜만에 보는 암운강신공이군"

"......오랜만이야"

뇌마가 읊조리듯 말했다. 편마도 같은 생각인지 고개를 끄덕였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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