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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최강이다-121화 (121/245)

〈 121화 〉 전초

* * *

“준비는 모두 끝났느냐?”

“아..예 신녀님 준비는 모두 되었습니다. 그런데 방문하신다고 하는 손님이 누군지......”

얼굴이 보이지 않는 면사를 착용한 체 준비에 열중인 교민을 불러 세운 신녀는 교민의 물음에 잠시 아무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러더니 몸을 돌려 세우며 말 없이 자리를 벗어났다. 그런 신녀의 모습에 교민은 고개를 갸웃둥 거리더니 이내 자신의 할 일을 마저 하기 시작했다.

“......”

고풍스러운 흑단목으로 지어진 연회장을 벗어나는 통로, 말 없이 걷던 신녀는 갑작스레 자리에 우뚝 섰다. 그러더니 쓸데없이 화창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누구’냐 인가...글쎄 대체 그의 정체는 무엇일까...’

고개를 올리느라 오밀조밀한 그녀의 입술주변이 드러나긴 했지만 신녀는 신경쓰지 않고, 한숨을 포옥 내쉬더니 걷던 길을 다시 걸었다.

천마신교(???)

마중마(?中?) 제일악(?一?)이라 불리는 천마(??)가 세운 단일세력 최강! 단일세력 최고! 의 역사를 가진 천마신교는 예부터 척박한 땅 신강에 자리 잡고 있다. 그들의 지상목표는 무대륙 전체를 천마신교 교민들로 만드는 것, 즉 천하통일이다. 지금에 와서는 천하통일 보다는 척박한 신강땅을 벗어나 중원땅을 차지하는 것을 원하지만 천마가 처음 신교라는 깃발을 내세울 때에는 천하통일 자체가 천마신교의 존재이유와도 같았다. 하지만 무신 덕분에 천마가 어이없이 비명횡사 하는 바람에 후손들은 100년 주기로 중원 땅을 침략하는, 약탈자와 다름 없는 신세가 되었다.

그나마 천마신공 전반부가 후손에게 전해져 역대 교주들의 무공이 고강해서 망정이지 만일 천마신공이 전해지지 않았다면 중원인들이 벌떼처럼 일어나 천마신교가 폐허가 되는 상황이 발생했을 것이다. 천마신공을 노리는 많은 자들이라던가 혹은 천마신교에 원한을 가진 자들

‘아마 호령은 후자겠지?’

민혁은 이제는 마차 밖으로 보이는 천마신교의 거대한 누각들을 보며 생각했다. 자신이 그녀의 입장이 되더라도 그것은 당연한 일 일테고, 수순일 것이다. 자신을 키워준 문파를 멸문시킨 범인이 힘을 잃었다고 한다면 누가 복수를 마다 할까

“하지만 그건 힘들지...”

“으,으윽 갑자기 무슨 짓이더냐?!”

호령은 갑작스레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는 민혁의 행동에 쑥쓰러운 듯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하지만 그의 행동은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더 다정하게 그녀를 끌어안아 볼에 입맞춤을 해주었다.

“부, 부끄럽게 무슨 짓을...! 이런 짓은 저녁에...헙......!”

그가 볼에 입을 맞추자 호령은 얼굴을 더 붉게 붉히며 중얼거리다 입방정을 떤 자신의 입술을 턱­하고 막았다. 하지만 이미 뱉어져 버린 말, 민혁은 음흉한 표정으로 그녀를 보더니 이내 호령을 덮쳤다. 마차 안이라 벗어날 공간은 없었고, 호령은 그에게 깔린 모양새가 되었다.

“그래 그래 이제야 좀 솔직해 지는 것 같네... 저녁에도 진하게 해주고, 지금도 진하게 괴롭혀..아니 즐겁게 해줄게!”

“그대 지금 괴롭힌다고 말하지 않았나?!”

호령은 저항을 했지만 소용 없었다. 민혁은 뻔뻔하게 ‘잘못 들은거야’ 라고 하며 그녀의 무복 바지 안으로 손을 밀어넣었다. 그녀는 반항 해보려 했지만 순식간에 전신을 점령하는 쾌감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당신... 여긴 신혼방이 아닙니다.. 창피하니 제발 그만두십시오”

“...동감...”

“맞다냐아~ 밖에도 다 들릴꺼냐아~”

그녀의 음부를 정복하고, 상의의 단추를 풀던 그는 다음 진도로 넘어가려 했지만 여인들의 불만어린 항의에 어쩔 수 없이 호령에게서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호령도 그가 자신의 위에서 내려오자 쾌감에 물든 표정을 얼른 지우고, 옷매무새를 다듬었다. 그걸 지켜보며, 민혁은 아쉽다는 듯 혀를 찼다.

콕콕­

그 때 그의 옆구리를 찌르는 손길이 있었다. 민혁이 옆을 돌아보자 모란이 요염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저는 소리가 다 들려도 괜찮은데 말이죠?”

그녀의 말이 끝나자마자 민혁은 옳다구나 그녀를 덮치려 했지만 마차 밖, 천마신교에 도착했다는 진무강의 말에 다시 한 번 혀를 찰 수 밖에 없었다. 그는 한숨을 내쉬며, 마차에서 내렸다. 그 뒤로 내린 모란은 민혁보다 더 큰 한숨을 내쉬었다.

진무강의 안내를 받아 민혁 일행은 준비된 연회장으로 향했다. 입구서부터 진법으로 가려져 있어서 현판을 보지는 못했지만 배경이 되는 거대한 천산과 경비를 서는 하급무사들서부터 신기하게도 문파 내에서 마을을 만들고 거주하는 교민들까지 마공을 익힌 것을 보아 천마신교임은 분명했다.

“신교는 손님 대접이 가볍지는 않으니까 즐겁게 즐기라고!”

연회장 앞 까지 민혁 일행을 데려다 준 진무강은 자신의 소임을 다했다는 듯 말하며 자리를 떳다. 남겨진 민혁과 일행은 피식 웃더니 그가 앞장 서서 연회장의 문을 열었다. 그러자 표현 그대로 상다리가 부러질 정도로 진귀한 요리들이 상을 채우고 있었다. 그 뒤로는 족히 천 송이는 넘을 법한 꽃들이 그들을 반겼다.

“후냐아~ 꽃이다냐아~”

평소에도 꽃을 좋아하던 연화는 꽃을 보자마자 얼른 달려나가 꽃내음을 맡았고

“뭔가 생각했던 것과는 영 다른....”

긴장을 하며, 온 몸의 감을 끌어올렸던 호령은 화려한 환영인사에 맥이 풀린 듯 몸을 추욱­ 늘어트렸다.

“어머... 그러면 좀 더 과격한 환영인사를 원했던 걸까요?”

“누구냐?!”

아무도 없던 연회장에서 들려오는 목소리 호령은 다시 긴장을 하며, 허리춤에 매달려 있던 자신의 애검을 슬쩍 빼내었다. 하지만 목소리의 주인공은 정체를 들어내지 않았다. 오히려 진하디 진한 마기만이 연회장 곳곳에서 스멀스멀 연기처럼 차오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민혁은 대수롭지 않게 연회장 중앙으로 걸어갔다. 여인들이 그를 말리려 했지만 이미 늦은 상태

쉬이익­

민혁은 연회장 중앙에서 천마신공의 기운을 끌어올려 연회장을 연기처럼 매우던 마기들을 날려 버렸다. 그제서야 목소리의 주인공이 모습을 드러냈다.

“정무맹에서 봤을 때랑 성격에 차이가 좀 있는 것 같은데?”

“정무맹이라는 자리가 자리 였을 뿐더러, 여자란 내숭이 불가결적으로 필요한 생물이랍니다.. 그건 당신도 잘 알고 있을텐데요?”

드러난 목소리의 주인공은 얼굴이 보이지 않는 면사를 착용한 신녀였다. 그녀는 웃음기 있는 목소리로 그에게 나긋나긋 하게 말했는데 그 모습이 정무맹에서 보았던 냉막한 모습과는 많이 상반되어 보였다. 그녀의 말에 민혁은 힐끗 자신의 뒤편에서 아직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는 여인들을 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맞는 말이지.. 뭐 장난도 이만하면 됐으니까 우선 밥 먼저 먹고 말 하면 안 될까?”

“물론 환영이랍니다. 천마신교의 음식 맛은 그 어느 문파보다 훌륭할테니까요”

신녀는 자신있다는 제스쳐를 취하며, 민혁과 그의 일행들을 자리에 착석시켰다. 특이하게도 신녀 본인이 아닌 민혁을 상석에 앉게 하였는데, 식사를 거들기 위해 모습을 드러낸 시비들도 별로 신경을 쓰는 눈치가 아니었다. 미리 언질이 있던 걸까 민혁은 맛있는 음식을 앞에 두고 머리를 굴리는 일은 사양이었고, 일단 먹고 나서 생각해보자는 식으로 눈앞에 놓인 진미를 맛보기 시작했다.

‘간도 맞고 느끼하지도 않네... 이런 건 참 잘 구현했어...’

하나 하나 모두 그의 입맛에 맞았다. 가상현실 공간 속에서 여러 번 생각하는 것이지만 오감을 두루두루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은 신의 선물 같은 것이다. 초기에 가상현실증강 공간을 이용한 게임을 출시되었을 때 미각은 구현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체력을 채우기 위해서는 음식을 먹을 수 밖에 없는 노릇 지금에 와서는 미각이 구현되 이렇게 맛을 느낄 수 없었지만 그때만 해도 게임을 하려면 고무를 삼켜야만 할 때가 있었다.

“......”

“왜 그러시죠..? 음식은 따뜻할 때 먹는 게 좋답니다”

민혁이 쓰잘데기 없는 생각에 잠겨 음식을 폭풍섭취하고 있을 때 마주 앉은 여인들 사이에선 알 수 없는 한기가 흘러나왔다. 서련과 연화는 애초에 그런 것 상관없이 음식을 맛보거나 꽃을 따라 냥냥 거렸지만 사윤과 모란, 호령 그 맞은 편에 앉은 신녀 사이의 공기는 싸늘하기 그지 없었다.

“독이라도 섞었을 까봐 무서운가요?”

신녀는 능글맞은 목소리로 먼저 도발해왔다.

“뭐,뭐라?!”

“가만히 있으십시오 호령, 신녀..님이라고 하지요 우선 초대는 감사하지만 일단 중원에 적을 둔 사람들이라 음식을 함부러 맛보기에는 무리가 있는 점 양해 부탁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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