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최강이다-111화 (111/245)

〈 111화 〉 전초

* * *

그러자 흑색의 암운이 민혁의 몸을 감쌌다.

부르르르­

“호오 신기하군 그 어떤 강자를 만나더라도 꿈쩍도 하지 않던 흑관의 지팡이가 이런 반응을 보이다니.. 재밌군 재밌어!”

오른손에 들린 흑관의 지팡이로부터 전해져오는 떨림을 느낀 타랍은 정말 신기한 것을 본다는 듯 한 표정을 짓다 광기에 들어찬 표정으로 얼굴을 바꿨다. 민혁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고, 그에게로 짓쳐들어갔다.

“흥 빠르긴 하다만!”

쏜살같이 돌진해오는 그를 보며 타랍은 지팡이를 세차게 흔들었다. 그러자 그의 주변으로 서리방벽이 생겨났다. 민혁은 개의치 않고 후츠노미타마로 서리방벽을 베려 했다.

팅­

하지만 베어지기는 커녕 금도 가지 않고, 외려 튕겨져 나왔다. 민혁은 순간 당황해서 멍한 표정을 짓다가 뒤로 살짝 물러서서 후츠노미타마에 강기를 둘러씌웠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있는 힘껏 서리방벽을 내려쳤다.

팅­

이번에는 금이 살짝 가기는 했지만 부숴지지는 않았다.

“단단한데?”

예상 밖의 서리방벽의 단단함에 민혁은 혀를 차고 기이한 힘에 묶여 있는 궁서연을 어깨에 매고 뒤로 물러섰다.

“우웁!..우우웁!”

묶인 그녀를 바닥에 내려 놓자 궁서연은 꿈틀거리며, 민혁에게 무엇인가를 전하려고 했다.

“......!”

잠시 그녀가 하고 싶은 말을 떠올리던 민혁은 무언가 깨달은 듯 손바닥을 주먹으로 통! 하고 쳤다.

“알았어 착하다 착해 쓰다듬어달라는 거였지?”

기이한 힘에 몸과 입이 묶인 궁서연을 풀어주고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푸하!...네,네놈 어딜 쓰다듬는 것이냐?!”

하지만 그녀가 하려던 말은 그것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그녀는 입과 몸이 자유로워 지자 주먹으로 민혁의 가슴을 떄리며 말했다. 내공이 들어있지 않아 그다지 아프지는 않았지만 자신의 의도와는 다른 그녀의 모습에 민혁은 의아해했다.

“누가 들으면 오해할라 네가 머리 쓰다듬어 달라고 했잖아”

“전혀 아니다!”

성을 내는 궁서연을 내버려두고 민혁은 아직도 서리방벽에 둘러싸여 있는 타랍을 보았다. 서리방벽 주위로는 아까는 보이지 않던 검은기운이 솟구치고 있었다. 민혁이 뿌리던 마기와는 다른 종류의 기운이었다. 그는 주위로 갑작스럽게 퍼지는 마기를 막기 위해 똑같이 천마신공의 기운을 허공에 뿌렸다.

서로 대치하는 마기 어느쪽도 밀리려 하지 않았다. 그 때 단단하던 서리방벽이 깨지고 타랍이 모습을 들어냈다.

Level: 189

이름: 타랍

종족: 몬스터화

성별: 남

경지: 반마선인

체력: 178002/250000

기력: 911

­흑관의 기운을 흡수한 타랍이 나타났습니다. 타랍을 처치 시 흑관의 조각을 모은 것과 마찬가지로 여겨집니다.

서리방벽에 들어가기 전과 심히 다르게 모습도 틀려졌음은 물론이고, 레벨이 대폭 올라갔다. 그 전에는 인간의 형상을 띄고 있었지만 지금은 완전히 RPG게임에서 등장하는 작은 오우거 같은 모습이다.

“하하하 대단하군 겨우 흑관의 조각 둘을 흡수했을 뿐인데... 어떠냐 이 몸의 모습이 경배하거라 이 몸의 힘을!”

“말도 안되게 강해졌다!”

궁서연은 멍한 표정으로 타랍을 보며 중얼거렸다.

“아직 인격은 남아 있는 모양인데..빨리 해치워야 겠어”

민혁은 그를 위험하다고 판단했다. 그럴때는 빠르게 처리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그는 천마군림보에 환의 묘미를 섞어 사용했다. 그러자 그의 몸은 여러 갈래로 나뉘어 전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하나 셋 다섯 그리고 아홉, 아홉으로 들어난 민혁은 저마다 강기가 실린 후츠노미타마를 들고 아직 흑관의 힘에 취해 있는 타랍에게 달려 들었다.

“흥 날파리들이!”

타랍은 자신에게 덤벼오는 민혁을 보며 피식 웃더니 검은 기운을 폭사했다. 그에 달려들었던 민혁들은 별다른 대처를 하지 못하고 바닥에 나뒹굴었다. 뒤에서 지켜보고 있던 민혁으로써는 꽤나 머리가 아픈 상황이었다. 방금 전 타랍은 지팡이를 휘둘러야 한다는 제한 이라도 있었지만 이제는 뭐 몸 자체가 무기가 된 셈인 것이다.

‘빠르기만 해서는 안돼 힘으로 밀어붙여야 겠어..’

그는 그렇게 판단하고 천마군림보 사용을 해제했다.

“수가 떨어진 것이냐 계속해 보거라 지금의 이 몸은 네놈의 재롱을 더 보아줄 생각이 있다.”

“화나려고 하니까 입 그만 털어!”

타랍의 도발에 민혁은 기꺼이 응해주기로 했다. 그는 후츠노미타마를 집어 넣고 천마신검을 뽑아들었다.

“...수라라 그 힘은 놀랍구나 그리고 익숙해”

그러자 그의 뒤로 수라의 형상이 고개를 들었다. 마기를 뿜어내는 민혁의 뒤로 그려지는 붉은 수라의 얼굴 타랍은 놀라워 하면서도 자신을 압박하는 그 힘을 보며 공포에 떨지는 않았다. 오히려 끈임없이 무엇인가를 쏟아내는 그를 유희거리로 여기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러거나 말거나 민혁은 천마수라혈강기를 사용했다.

붉은 색, 핏빛이 천마신공의 기운에 섞여들었고 천마신공의 검신도 적색으로 물들었다.

“일단 입 좀 다물어!”

처음 공격은 참격이었다. 그가 천마신공으로 허공을 베자 공간이 갈라지듯 붉은색 강기가 허공을 찢으며 타랍에게로 달려들었다.

“......!”

타랍은 갑작스러운 민혁의 공격에 당황해해면서도 다시 한 번 검은 기운을 폭사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아까와는 달랐다. 참격은 타랍의 방어를 뚫고 그의 왼팔을 잘랐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지켜보던 궁서연도 상황의 주체자인 타랍도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한 방 더 먹어!”

민혁을 그것을 놓치지 않았다. 한 번 더 날아오는 참격, 타랍은 이번에는 막지 않고 그것을 피했다. 오우거 같은 근육질의 몸에 빠른 속도로 회피하는 것을 보니 의아하기 그지없는 몸놀림이었다.

“두 번 당하지는 않는다..그런데 왼팔이라 손해를 보았군”

민혁의 참격을 피한 그는 어느새인가 떨어진 왼팔을 주워들고 있었다. 그는 깔끔하게 잘라진 팔의 단면에 그것을 맞추듯 끼웠다. 그러자 놀랍게도 핏줄과 근육섬유들이 알아서 그의 팔을 조립하듯 이어붙였다.

“피콜로보다 더한 놈일세..”

그 행위를 보며 민혁은 감상평이라고도 할 수 있는 것을 내뱉었다. 왠지 질려 버릴 것 같은 능력이었다. 잘린 팔을 붙이다니 팔이 가능하다면 다른 부위라고 불가능 할까? 가능할 것이다. 타랍은 마치 불사라고 자부했던 마인들과도 비슷해보였다. 그렇지만 그런 마인도 자신의 손에 부숴졌다. 분명 그에게도 약점이 있을 것이다. 노리는 곳은 오직 하나 명령을 내리는 머리!

“또 달려드는 것이냐?”

“이번에는 다를꺼다!”

천마군림보 중 환을 가미한 상태의 그, 이번에는 그에 그치지 않고 천마행공을 함께 사용했다. 경신술의 일인자라고 불리는 무영제마저 무릎 꿇렸다고 전해지는 천마행공이 지금 펼쳐졌다. 9으로 나뉜 그의 몸은 빠르게 불규칙한 원을 그리며 타랍의 주변을 배회했다.

피슉­

“......!”

순간순간 바람을 찢는 소리를 내며 날아드는 검날, 이제는 흑관이 없어져 버려 평범한 지팡이로 변해버린 그것에 기운을 불어넣어 민혁의 공격을 막아내는 타랍, 하지만 그것에도 한계가 있었다. 9방향에서 동시에 검을 날리면 어떻게해서든 그것을 막아냈지만 불규칙하게 차례대로 날아오는 검은 막기 힘들었다.

푸슉­

결국 옆구리에 상처를 입었다. 한 차례 방어가 무너지자 다음은 쉬웠다. 옆구리, 팔뚝, 허벅지, 종아리, 등짝까지 깊진 않았지만 빠른 속도로 상처가 늘어났다. 경이로운 속도로 상처가 재생되는 그에게도 위협이 될 법한 수준이었다.

그 때가 되서야 타랍은 자신이 차륜전에 말려든 것을 깨달았다. 평소라면 그가 달려들자 마자 피했을테지만 힘에 취하다 보니 그 오만 때문에 상황판단이 늦어졌다. 지금이라도 빠져나가려 애를 썼지만 민혁은 틈을 주지 않았다. 오히려 그를 가두는 원을 더욱 좁혀가며 타랍을 괴롭혔다.

“크윽...가만히 당하고만 있을 수는 없지!”

마지막 발악이라도 하듯 타랍은 검은 기운을 폭사했다. 하지만 그 기운은 천마신검의 검날에 둘러져 있는 천마수라혈강기에는 먹히지 않았다. 그러나 타랍은 포기하지 않고, 자신이 서 있는 땅을 주먹으로 내려쳤다.

콰앙­

눈으로 덮여 있던 땅을 치자 눈들이 흩날리듯 하늘로 비산했다. 순식간에 시야가 가려졌다. 그에 노릴 대상을 잃은 민혁은 좀만 더 있으면 끝장 낼 수 있는 그를 내버려 두고 뒤로 물러서기가 아쉬웠는지 혀를 찼다. 민혁은 눈가루가 휘날려 보이지는 않지만 마지막 일검을 찔렀다.

꽈악

“어림없다.”

허공에 휘날리는 눈가루 사이를 올곧게 찌른 천마신검의 검신은 타랍의 손에 붙들려 버렸다.

‘이걸 맨손으로...?!’

천마수라혈강기의 기운이 담긴 검을 잡은 타랍의 행동에 순간 당황한 민혁은 검을 빼려고 노력했지만 요지부동, 타랍이 손에 주고 있던 힘을 풀자 그제서야 검을 회수하고 뒤로 물러섰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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