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0화 〉 전초
* * *
“엄맛!”
귀엽게 비명을 지르는 사윤
“민,민혁 무슨 짓이더냐!”
당황해하며 그를 바라보는 호령
“...묘해...흥분...?”
역시 4차원이라는 말 밖에 나오지 않는 궁서련까지 그녀들의 반응을 구경한 그는 음흉하게 웃더니 뇌전풍신공의 기운을 일으켜 자리를 빠져나갔다. 뒤에서 호령과 사윤이 뭐라뭐라 소리치는 소리가 들리기는 했지만 깔끔히 무시했다.
스패킹, 속된 말로 엉덩이 체벌 이라고도 불리는 그것은 제법 긴 역사를 가지고 있다. 지금에 와서는 성적 흥분을 위한 행위에 불과하지만 고대 그리스에는 사제가 불임인 여자를 치료 하기 위해 행한 치료 행위였다. 이 행위는 매우 성스럽고 아름다운 행위라고 기록된다.
16세기 프랑스에 와선 그 방법이 구체화 되었다. 우월한 행위는 등에 열등한 행위는 발가벗은 엉덩이에 하지만 이 행위에 스캔들은 필수적이었다. 발가벗은 여자와 남자가 치료행위라고는 허나 한 공간에 있다니 일은 터졌다. 15세기 50세의 교황은 손수 25세의 신자를 채찍질 하다 정사를 치른다. 이는 19세기 로마 교황의 채찍 치료 행위 법안이 만들어지기 까지 이어졌다.
그리고 스패킹이라는 단어가 공식적으로 사용되게 된 것은 1900년대 미국에 거주하던 스펜서 부인이 출판한 책 스팽킹 플랜에서 부터였다. 이 책의 내용에서는 남자가 아내의 엉덩이를 때릴 수 있고, 여자는 남편을 채찍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자세했고 규칙이 정해져 있었다. 민혁이 고대부터 긴 역사를 가지고 있는 스패킹을 세 여인들에게 시전하고 있을 때 궁서련과 족장은 스패킹 체벌을 오랫동안 받은 것처럼 온 몸에 상처가 가득했다.
“크윽... 이 무슨 말도 안되는 위력!”
타랍이 지팡이를 휘두를 때 마다 날아오는 서리를 족장은 자신의 키만한 도끼로 막아냈다. 하지만 그 수가 많다보니 일일이 전부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당연히 치명상은 아니지만 몸 곳곳에 상처가 생겼다.
“족장 괜찮은가?”
궁서연의 상태도 다르지는 않았다. 다른 점이 있다면 그녀는 주로 젖가슴 족이나 엉덩이 쪽에 공격을 집중 당한 듯 그 부분들이 찢겨져 있었다. 궁서연도 남자 앞에서 중요부위를 들어내는 것이 짜증나고 수치스러웠지만 전투 중이기 때문에 굳이 표시를 내지는 않았다.
“예 이 정도는 버틸만 합니다. 하지만 고작 주술로 이 정도의 위력을 만들어내다니...”
“푸핫핫핫 고작 주술이라... 그것은 강족 놈들이 주술에 대한 재능이 없기 때문에 주술의 심묘함을 알지 못하고 때려쳤기 때문이지 지금도 보거라 육체적 힘을 가진 네놈들 보다 주술의 힘을 배운 우리 건족이 훨씬 더 강하지 않더냐 아니 그런가 친구 하하하하하!”
자신을 비웃는 타랍, 그 와중에도 강족의 족장은 자신을 비웃는 그의 말투를 게이치 않고, 그의 빈틈을 찾았다. 원거리전에서 밀린다지만 가까이 붙어서 접근전만 펼칠 수 있다면 반드시 이길 수 있을 것이다. 그는 그렇게 믿었다.
(소궁주 제가 시선을 끌겠습니다. 접근전을 유도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알겠다 조심하도록)
전음으로 의견을 맞춘 두 사람, 먼저 움직인 것은 시선을 끌기로 한 족장이었다. 그는 거대한 도끼로 방어 자세를 취하고 타랍에게 돌진했다.
“흥! 뻔히 보이는 수를!”
타랍은 돌진해 오는 그를 향해 지팡이를 한 차례 휘둘렀다. 그러자 흑관에서 빛이 나더니 커다란 불덩어리를 쏘아냈다. 족장은 자신에게 날아오는 불덩이를 옆으로 날쌔게 피했다.
“어림 없다!”
족장이 불덩이를 피하자 족장은 한 번 더 지팡이를 휘둘렀다. 그러자 이번에는 서리의 파도가 그를 덮쳤다. 빙공을 익혔다면 모를까 아니라면 목숨마저 위험한 공격, 하지만 족장은 그것을 자신의 애병인 도끼로 틀어막았다. 몸을 불사르는 족장의 돌진 덕분에 그와 타랍의 거리 차이는 겨우 5m정도 실로 대단한 성과였다.
“하아...하아..하아...”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는 더 이상 전진할 기운이 없었다. 하지만 그는 씨익 하고 웃음을 지었다. 타랍은 족장이 미친게 아닌가 생각해 보았지만 그것은 아니었다. 그의 눈은 아직도 살아있었다. 그 때 지쳐서 허리를 굽히고 있던 그의 등을 밟고 궁서연이 나타났다.
빙백신공을 잔뜩 끌어올린 궁서연의 손에는 세상의 그 어느 백색보다 하얀 서리의 기운이 서려 있었다.
“빙백신장(白??)!”
그녀의 외침과 동시에 궁서연의 손에 서린 빙궁 지고의 신공, 절세의 비기 닿는 것이라면 무었이든지 얼려 버릴 수 있다고 하는 빙백신장이 발현되었다. 그것은 마치 세상을 얼려버릴 듯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한기를 품고 타랍에게 빠른 속도로 날아들었다. 빙백신장을 사용하고 내공이 모두 떨어진 궁서연은 차마 대비를 하지 못하고 바닥에 꼬꾸라졌다.
그리고 타랍은 피할 틈도 없이 흑관의 지팡이를 든 체 빙백신장에 적중당하고 말았다.
“...하아..하아..소궁주 괜찮으십니까?”
타랍이 빙백신장에 맞은 것을 확인한 족장은 지친 몸을 끌고 쓰러져 있는 궁서연을 살폈다.
“으윽...무리를 해서인지 내상을 입긴 했지만 괜찮은 것 같다.”
울혈을 한 움큼 뱉어낸 그녀는 여장부 답게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주변을 살폈다. 타랍이 당했다면 분명 독강시가 멈췄을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이럴수가...독강시가 멈추지 않는다..”
“......!”
하지만 빙궁의 무인들이 상대하는 독강시들은 움직임을 멈출 생각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내공이 빠르게 소진되는 빙궁의 무인들을 하나 하나 살육했다. 궁서연은 멍하니 그 광경을 보다 얼음동상처럼 꽁꽁 얼어붙어 있는 타랍에게 시선을 돌렸다.
“......!”
“......!”
얼음동상이 된 그를 본 궁서연과 족장은 깜짝 놀랐다. 타랍은 얼음 속에서 희미하지만 웃고 있었다. 그것도 얼어 붙기 전에 웃음 지은 것이 아니었다. 자신에게 시선이 모이자 표정을 변화 시킨 것이다. 궁서연은 놀라기는 했지만 아직 타랍이 빙백신공으로 만든 우리 안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하고 허리춤에 맨 검을 뽑아 그에게 돌진했다.
쩌정
“말도 안되는...!”
그녀의 예상은 빗나갔다. 타랍은 그녀가 자신에게 돌진해오자 순식간에 움직임을 가두던 얼음을 깨부순 것이다. 그는 당황한 궁서연의 목줄기를 왼손으로 틀어잡고, 오른손으로 지팡이를 흔들어 괴이한 힘으로 그녀를 속박했다.
“으윽...!”
이미 내공이 떨어진 그녀로써는 목을 조여오는 그의 손을 애처롭게 치는 수 말고는 대항할 방법이 없었다.
“소궁주!”
“움직이자 마라 친구 뭐.. 움직일 힘도 없겠지만 네가 한 발자국이라도 움직이면 이 어여쁜 여자의 목은 똑 하고 부러질 게야”
타랍의 손아귀에 궁서연이 붙잡히자 족장은 상처투성이인 몸을 억지로 일으켰다. 하지만 타랍의 경고에 억울한 듯 이를 까득거리며 움직이지 못했다. 타랍은 손짓으로 무기를 버리라는 제스쳐를 취했고, 족장은 끝났다는 표정을 지으며 손에 쥔 도끼를 떨어트렸다.
“좋아 잘했다. 친구 이제 죽음만이 널 기다리는 구나 이제 편하게 가거라”
비아냥 거리는 말투로 말을 지꺼린 타랍은 오른손에 들린 지팡이를 세차게 흔들었다. 그러자 거대한 불덩이가 다시 한 번 족장의 목숨을 취하기 위해 날아갔다.
‘아버지 못난 아들을 용서하시오’
족장은 자신에게로 날아오는 커다란 불덩이를 보며 눈을 감고 중얼거렸다. 이미 다리는 힘이 풀려서 꼼짝도 못하고 기적으로 피한다 하여도 무기조차 없음에 타랍을 쓰러트릴 방법이 없었다. 그는 자신이 죽은 후 죽임을 당할 부족원들과 전대 족장에게 미안한 마음 뿐이었다.
이윽고 불덩이는 족장의 몸을 덮쳤다.
“우움!..후우우움!”
일련의 과정을 지켜본 궁서연은 애 끓는 목소리로 울부짖었다. 하지만 흑관의 지팡이에서 나온 기이한 힘은 이미 그녀의 입을 봉쇄한 상태, 말조차도 제대로 전해지지 않았다.
“하하하 이제 끝났구나 드디어 내 시대가 왔다 어여쁜 빙궁의 처자 그리 서글퍼하지 말거라 내 너를 왕비로 삼아 빙궁을 왕궁으로 삼아 신강에 대왕국을 건설할 터이니 하하하하하!”
“우움!!”
타랍의 광기 넘치는 외침에 궁서연은 몸을 이리저리 뒤틀었다. 하지만 이미 내공을 모두 소진한 그녀로써는 타랍의 손아귀에서 빠져나올 방법이 없었다. 타랍은 전장을 살폈다. 이미 승기는 잡혀있었다. 빙궁의 무인들은 마인들이 압도 하고 있었고, 강족 전사들도 마인들에게 자연스럽게 당할 것이다.
“흐흐흐흐 그럼 즐겨보도록 하지.. 천한 여자들은 내 물건을 버티지 못하던데 네년은 과연 다를까?”
승리를 예견한 타랍은 음흉하게 웃으며 묶여 있는 궁서연에게로 다가갔다.
“......!”
한 발 자국, 한 발 자국 가까워지는 그녀와 그의 거리 이제 불과 두 발 자국 정도의 거리가 남았을 때 타랍은 자신에게로 집중되는 살기를 느끼고 한 발자국 뒤로 물러섰다. 그가 뒤로 물러서자 낯 익은 거대한 도끼가 그의 얼굴 앞을 스치듯 날아들었다.
“왠놈이냐 방해를...!”
아뿔싸 하는 순간에 목숨이 경각에 달렸었다는 것을 깨달은 타랍은 성을 내며 자신에게 무기를 던진 이를 찾았다. 그를 찾는 것은 손쉬웠다.
“반사신경 끝내주는데 그래?”
무기를 던진 범인, 민혁이 건들거리는 목소리로 그에게 먼저 도발을 해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의 뒤로 불덩이에 휩싸였던 족장도 산 걸로 확인이 되었다. 타랍은 간신히 숨이 붙어 있는 강족의 족장을 무시하고 갑작스럽게 나타난 그를 보며 혹시 민혁이 마인을 부순 정체불명의 무인이 아닐까 생각했다.
“네놈이 마인을 부순 놈이더냐?”
“말이 짧네... 뭐 버릇은 천천히 두드려 패서 가르쳐 주고, 예의 바른 난 답을 해주지. 그래 바로 내가 마인을 가루로 만들었다.”
민혁의 대답이 끝나자 마자 타랍은 그에게 지팡이를 휘둘렀다. 그러자 넘실거리는 서리가 궁서연과 족장을 상대할 때와는 확연하게 다른 위력으로 그를 덮쳤다. 하지만 민혁은 그것을 사뿐히 뒤로 물러나며 피했다.
“쯧..성격 급하기는..”
혀를 찬 그는 후츠노미타마를 검집에서부터 빼들었다. 보통의 무인이라면 검이 발하는 예기에 질렸을텐데 타랍은 이색적이게 생긴 후츠노미타마를 보며 입맛을 다셨다. 물욕이 가득 담긴 행동이었다. 민혁은 타랍의 행위가 불쾌했던 탓인지 아무런 말하지 않고, 천마신공의 기운을 끌어올려 암운강신공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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