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9화 〉 전초
* * *
그리고 손자놈은 사지를 부러뜨리던가 해서 외딴 섬에 던져놔야 할 듯 싶었다.
“아 장인어른 저에요~”
평소처럼 쇼파에서 뒹굴거리며 이범에게 전화를 걸었다.
“누가 장인어른 이냐?!”
그는 민혁이 사용하는 호칭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버럭 화를 냈는데 민혁은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호통에도 실실 웃으며 말을 이었다.
“이번에 일성 그룹에 감사이사 자리가 하나 날 것 같은데 그거 좀 맡아주실래요?”
“일성그룹이라... 이번에 널 폭행죄로 고소하고 내 금쪽같고도 사랑스럽고, 스치기라도 하면 죽어버릴 것 같은 마이 러블리 큐티 엔젤을 희롱한 놈이 일성그룹 직계였지 아마?”
“...맞긴 한데 마이 러블리 큐티 엔젤은 누구?”
그가 칭하는 것이 누구인지 알면서도 민혁은 일단 한번 찔러보았다.
“당연히 내 딸이지!!”
딸바보 장인과의 대화에 질린 민혁은 전화를 끊고 소윤과의 달달한 전화시간을 가졌다. 데이트 약속도 잡았다. 곧 둘이 만난지 1주년 되는 날이 다가온다. 민혁은 그 날 밤, 소윤의 눈물을 보고 미리 마련해 둔 반지를 보고 씨익 웃었다. 그리고 다시 캡슐 안에 들어가 자리를 잡았다. 정리도 끝난 판에 다시 게임을 즐기기로 마음 먹은 것이다. 그가 캡슐에 앉자 떠오른 홀르그램, 그는 눈 앞에 나타난 홀로그램 화면을 조작했다
현재 접속 가능한 소프트는 16개입니다 실행할 소프트를 선택해 주십시오.
“창혼”
그가 소프트의 이름을 말하자 ‘위이이이잉’ 요란한 기동음을 울리며 깜깜했던 캡슐 안은 빛을 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순백색의 백광의 순식간에 그의 시야를 가렸다 그 빛에 민혁은 눈을 살짝 감았다 뜨자 그의 주위에는 옛날 중국의 복장을 한 사람들과 중세시대 서양 기사의 복장을 한 싸움터가 나타났다.
기존 캐릭터가 확인되었습니다 이어서 플레이 하시겠습니까 새로 캐릭터를 생성하시겠습니까?
“아니 기존 캐릭터로 플레이할게”
환영합니다. 『 창혼 』 에 오신것을
마인을 부순 것은 민혁이긴 했지만 마인을 상대로 승리했다는 것만으로 강족은 승리한 것 마냥 고양되어 있었다. 족장도 전설처럼만 회자되던 마인을 부순 것에 대해 기뻐했다. 그는 이번 승리의 가장 큰 공로자인 민혁을 찾으려 했으나 궁서연의 만류로 그가 있을 마차로 찾아가지 못했다.
“어째서 찾아가시지 못하게 하시는 겁니까.. 그래도 가장 큰 공로자인데요 이럴 때 본을 보여야 전사들도 힘을 냅니다.”
“으득...그 자식은 지금 번식 행위 중이다..”
족장은 이빨이 부러질 듯 사나운 소리를 내는 궁서연의 치아상태도 걱정스러웠지만 번식행위라는 뜻이 무었인지 곰곰이 생각보았다. 그러다 족장은 그 행동이 무었인지 깨달았는지 조용히 씨익 미소지었다. 그는 묘하게 흔들리는 것 같아 보이는 민혁이 들어 있는 마차를 보다가 헛기침을 하고 뒤돌아섰다.
이튿날 강족과 빙궁 연합은 건족이 있는 바반 협곡으로 향했다. 수십 명의 강족 전사들이 죽었다지만 마인들을 물리친 그들의 사기는 하늘을 꿰뚫었다. 민혁은 협곡 사이를 가로 지르는 전사들을 창문 밖으로 보았다. 협곡 사이의 폭은 좁고, 높이는 높았다. 상식적이라면 매복을 대비해 이 길을 선택하지 않는다. 하지만 건족이 있는 곳으로 가기 위해서는 이 길을 꼭 사용해야 한다고 한다.
“정말 괜찮을까?”
민혁은 고개를 빼밀고 마차 옆에서 말을 타고 있는 궁서연에게 질문을 던졌다.
“물론이다! 매복을 한다 하여도 충분히 막아낼 수 있다.”
말을 타고 자신 있게 자신의 풍만한 젖가슴을 주먹으로 치는 궁서연, 민혁은 대체 무슨 자신감으로 저런 말을 내뱉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일단 그녀를 믿었다.
“어떻게 생각해?”
“난 잘 모르겠다냐아~”
연화는 간밤에 민혁이 못 자게 군 탓에 지쳐 궁서련의 허벅지에 머리를 기대고 있었다. 궁서련은 허벅지를 내줬으면서도 싫은 내색 하지 않고, 그녀의 등을 쓰다듬어 주었다.
‘부러워..’
솔직히 말하자면 그녀는 어젯밤 민혁에게 안기는 여인들을 보며 시샘 아닌 시샘을 했다. 뜨겁게 서로를 갈구하는 그와 그녀들, 방치된 체로 구석에서 구경이나 하고 있는 자신과는 대조되었다.
민혁으로써는 아직 h조건이 클리어 되지 않아 그녀를 건드리지 못한 것이었지만 그녀는 다른 생각을 했다. 연화가 자신과 그의 관계를 인정치 않는 것이라고! 그녀는 연화가 민혁의 여인들 중 가장 영향력이 크다는 걸 본능적으로 알아차리고 있었다. 지금은 자신의 허벅지 위에서 나른하게 웃고, 귀엽게 냥냥거리고 있지만 그녀는 무서운 상대였다. 그리고 지금 자신은 그녀와 남자를 건 승부를 하고 있는 것이다.
“제가 보기에는 매복을 안 한다면 그건 바보입니다. 분명 매복이 있을 겁니다.”
서련이 되도 않는 생각을 할때 일행 중 브레인이라고 말할 수 있는 사윤이 입을 열었다. 그녀의 말처럼 지금 강족이 지나고 있는 협곡위에서 바위와 화살만을 퍼부어도 승기는 한 쪽으로 치우칠 것이 분명했다.
“저라면 하지 않아요 매복지역이 확실하고 굳이 적이 대비하고 있을텐데 물자 낭비를 할 필요는 없죠 하암~”
모란도 간밤에 그에게 시달린 탓에 하품을 했다.
“흐음 둘 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기감을 넓혀 보아도 100m 근래에는 아무도 없다. 불안하긴 하지만 안심해도 될 것 같다 민혁”
그건 민혁도 느꼈다. 협곡 위나 협곡 입구에도 사람의 기척은 느껴지지 않았다. 외려 동물들의 기척도 느껴지지 않아 그것이 수상했다. 하지만 그는 어떤 일이 있더라도 대처할 자신이 있었고, 대수롭지 않게 어제 밤 사용했던 체력을 채우려 잠을 청했다.
‘이게 힘 있는 사람과 힘이 부족한 사람의 차이지’
그는 이번 일을 겪으면서 그렇게 느꼈다. 힘 있는 자는 마음 속에 여유를 가지고 있고, 힘 없는 자는 여유가 없다. 지금도 민혁이 어떤 일이 있어도 대처할 자신이 있기 때문에 태평했지만 다른 자들이라면 불안에 떨며 이 길을 걸었을 것이다.
쾅!
한참 곤히 잠을 자던 그를 깨운 것은 커다란 충격음이었다.
“...무슨 소리야?”
눈을 비비적거리며 눈을 뜬 민혁
“매복이에요.”
자신의 어깨에 기대고 있던 모란의 말에 민혁은 씨익 웃으며 마차 문을 열고 나갔다. 밖은 이미 난장판이었다. 건족의 전사들이 강족전사들을 상대하고 있었고, 독강시들은 빙궁의 무인들과 대치했다. 어떻게 보자면 저번 상황과 똑같았다. 하지만 한 가지 달라진 점이 있었다. 건족의 족장이 나타난 것이다.
Level: 168
이름: 타랍
종족: 인간(몬스터화)
성별: 남
경지: 화경, 상급도사
체력: 250000/250000
기력: 712
건족의 족장 타랍을 발견했습니다 타랍처치 0/1
흑관의 조각을 발견했습니다. 흑관의 조각 1/3
그는 한 손에 기이한 빛을 뿜어내는 보석이 박힌 지팡이를 들고 있었는데 그가 지팡이를 흔들 때 마다 새하얀 서리, 샛노란 뇌기, 주홍빛 화염이 주위를 휩쓸었다. 그는 전장의 가운데서 홀로 강족을 학살하고 있었다. 다행히도 궁서연과 강족의 족장이 그를 막고는 있지만 힘에 부쳐보였다.
“연화하고 모란은 안에 있어”
전장을 둘러본 민혁은 자신의 뒤를 쫓아 마차에서 내리는 여인들에게 말했다.
“알겠어요.”
“하지만 오라버니이~”
무공의 경지가 일행 중 가장 낮은 모란은 자신이 나서는 만큼 위험부담이 있는 것을 알고 얌전히 마차에서 기다리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연화는 달랐다. 그녀도 무인인 만큼 이런 상황에서 도울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까웠다. 그렇기에 그를 애타게 부르며 말을 늘어트렸다.
“안돼 아직 무공도 제대로 못쓰는데..”
끄덕
시무룩해져 고개를 끄덕이는 연화, 민혁은 추욱 내려가 땅에 끌리는 고양이 꼬리를 보고는 실풋 웃고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그가 머리를 쓰다듬자 연화의 추욱 늘어져 있던 꼬리는 살랑살랑 흔들렸다. 모란은 전장 한복판에서 애정행각을 하고 있는 커플들 사이에 끼어들어서 연화를 데리고 마차 안으로 들어갔다.
“사윤은 건족 전사들을 상대해주고, 호령과 서련이는 빙궁 애들을 도와서 독강시를 잠시만 막고 있어 막기만 하면 되니까 무리는 하지 말고”
머리를 쓰다듬던 좋은 감촉이 멀어져 감에 민혁은 아쉬운 표정을 지었지만 이내 표정을 고치고 말했다.
“...의사 전달완료...”
“알겠습니다.”
“그렇게하지 너는 어쩔테냐”
호령은 고개를 끄덕이며 민혁에게 물었다. 그녀도 궁서연과 강족의 족장이 건족의 족장을 상대하는 것을 본 것 같았다.
“뭘 물어 당연히 머리를 치러 가야지”
뭐가 그리 즐거운지 활짝 웃으며 말하는 민혁 호령은 ‘맨날 좋은 건 혼자하는군’ 이라고 중얼 거렸다.
짜악
그녀의 말을 놓치지 않은 민혁은 움직이지 않고 있는 그녀들의 뒷태들을 구경하다 문득 달라붙는 무복바지 너머로 아름다운 선을 이루고 있는 매력적인 둔부를 떄려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이 난다면 바로 행동으로 옮기자 주의인 그는 탄력적인 그녀들의 엉덩이들을 한 대 씩 떄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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