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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최강이다-101화 (101/245)

〈 101화 〉 전초

* * *

결국 그 날 민혁은 자고 있던 여인들을 모두 깨워 마구 마구 섹스했다. 다음 날, 민혁은 빙궁주와 독대를 했다. 그는 빙궁주에게 무신에 대해 아냐고 떠봤지만 그녀는 세간에 떠도는 이야기를 할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혹 모른 척 하는건 아닌지 의심이 가 육도안으로 그녀를 살펴봤지만 별 다른 것은 없었다.

덕분에 민혁은 일이 더 복잡해진 것 같아 머리가 아팠지만, 공으로 떨어진 맛없는 먹이보다 공 들여 찾아 헤맨 먹이가 맛있다는 옛말을 떠올리며, 마음을 달랬다.

“출정이네”

민혁은 창 밖으로 보이는 빙궁의 무사들을 보며 말했다. 민혁 일행이 빙궁에 머물게 된 지 이틀만에 빙궁은 마인들과의 전투 준비를 모두 끝마쳤다. 솔직히 말해 독강시의 처리는 모두 민혁이 하게 되겠지만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소궁주인 궁서연이 직접 원정에 나섰다. 원래는 빙궁주가 직접 나서려 했지만 그녀도 민혁의 경지를 어렴풋이 느꼈기에 그에게 궁서연을 부탁했다. 물론 궁서연이 그를 보는 표정은 곱지 않았지만 말이다.

“지루해서 죽는 줄 알았다.”

“하루종일 방에서 지냈으니까요”

“그래도 추운 것보다는 낫지 않나요?”

마차 안에는 모란과 사윤 그리고 호령이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궁서련과 연화는 빙궁까지 올 때와 똑같은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었다.

“여어 누님~”

이것저것을 말하는 여자들을 앞에 두고 민혁은 마차 옆을 지나가는 궁서연에게 말을 걸었다. 그녀는 음공의 고수답게 순백색의 얇은 옷 하나만을 입고 말위에 앉아 있었다.

“...왜 그러지?”

민혁이 아는 척을 하자 궁서연은 떫은 감을 씹은 표정을 지었다. 그도 그럴 것이 자신의 여동생과 결혼하기 위해 이곳에 왔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여자들과 함께 부대끼고 있는 그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니 그냥 심심해서 말이야~”

“뭐,뭐라 심심? 미친것이더냐 전투를 앞두고 그딴 말을 입에 담다니!”

‘공과 사가 뚜렷한 타입인가?’

민혁은 ‘흥!’ 하고 찬바람을 일으키며 지나간 궁서연의 행동을 보며 생각했다. 이미 그녀와 궁서련이 모녀가 아닌 것을 확인한 바에야 거칠 것이 없었다. 빙궁주도 충분히 매력적이고, 궁서련에게 듣기로는 아버지도 돌아가신 지 꽤 되었다고는 하나 모녀를 공략할 마음은 없었다. 하지만 자매는 가능했다. 꿩 대신 닭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남은 것은 오로지 공략만이 있을 뿐! 민혁과 궁서연의 시답잖은 대화가 오고간지 이틀 후 빙궁의 무인들과 민혁일행은 강족이 있는 땅에 도착할 수 있었다.

“어서 오십시오.”

““““어서 오십시오!””””

수십 개의 움막이 펼쳐진 대지, 빙궁을 맞이하는 수백 명의 전사들 그 중앙에 족장이 서 있었다. 그가 허리를 꾸벅 숙여 궁서연에게 인사를 건내자 뒤에 서 있던 전사들도 허리를 숙이며 우렁차게 인사했다. 강족이 빙궁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잘 보여주는 행동이었다.

“늦어서 미안하군”

궁서연은 말에서 내리며, 족장의 인사를 받았다.

“아닙니다. 그보다 타곤은?”

족장이 강족의 사자를 찾자 궁서연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것을 보고 족장은 겉으로 내색하지는 않았지만 침음성을 흘렸다. 타곤은 부족내에서도 손에 꼽히는 전사 궁서연의 반응을 보아 그는 이 자리에 오지 못한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역시 시간이 걸리더라도 여자를 보냈어야 하거늘’ 그는 타곤이 마인에게 죽었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하고 빙궁에서 남자를 보낸 것을 못마땅하게 여겨 처형을 당했을거라 생각했다.

“사자라면 오는 길에 마인에게 당했다.”

서연은 독강시를 마인이라 표현했다.

“헛 타곤이?!”

“아니 그럴수가...”

“부족에서 손에 꼽히는 전사가!”

탕!

웅성거리는 부족의 전사들을 족장은 손에 들고 있던 지팡이를 바닥에 내려치는 것으로 조용히 시켰다. 민혁은 마차에서 내리며, 이 광경을 보고 감탄성을 냈다. 이 정도의 통제능력이라니 도저히 부족의 족장 정도로는 보이지 않는 사내였다.

“마침 나왔군 족장 저자가 사자의 원수를 갚고, 원조요청서를 빙궁으로 가져다 준 사내다.”

궁서연은 뒤에서 민혁이 마차에서 내리는 것을 보고 족장에게 그를 소개했다. 족장은 그제서야 마차에서 내리는 민혁을 발견했다. 두 남자는 서로를 잠시 응시했다.

‘인재군!’

족장이 민혁을 보자마자 든 생각이었다. 그 누구도 해치운 적 없다는 마인을 해치운 것만 해도 그렇지만 사람 그 자체에서 나타나는 기운 그 자체도 특별했다. 그건 그가 하급전사부터 족장에까지 오르게 만든 사람을 보는 눈의 힘이었다.

‘하지만 누구의 밑에 있을 남자가 아니군...’

갖고 싶었다. 하지만 그는 민혁이 자신의 아래에 있을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그를 포기했다. 남자임에도 빙궁과 함께 온 것을 보면 분명 무림인 자신이 욕심을 낸다고 가질 수 있는 사람이 아닌 것이다. 그는 욕망어린 눈을 지우고 타곤의 원수를 갚아준 그에게 고개를 숙였다.

민혁도 그의 눈에서 번뜩이는 욕망 같은 것을 느꼈지만 금방 사라져버려 그다지 신경 쓰지 않고, 마주 고개를 살짝 숙여주었다.

“인사는 끝났나?”

“아...예 끝났습니다.”

“좋다. 이리와 서련아!”

그녀가 궁서련의 이름을 부르자 마차 안에서 궁서련이 종종걸음으로 다가왔다. 족장은 소궁주가 친근하게 부른 이 여인이 누구인지 쳐다보다가 소궁주의 얼굴과 서련의 얼굴이 닮은 것을 확인하고 살짝 고개를 숙였다.

“처음 뵙겠습니다. 강족의 족장인 부름이라고 합니다.”

“...궁서련...”

말이 짧은 궁서련의 자기소개에 족장의 뒤에 서 있던 전사들의 눈빛이 조금 살벌해졌다.

“말투가 원래 이러니 그대가 참게”

그 눈빛을 눈치챈 궁서연이 말하자 족장은 개의치 않는다는 듯 그녀들을 자신의 움막으로 안내했다. 민혁과 연화들도 관계자였기에 그들을 따라 움막안으로 들어갔다. 움막 안은 작은 황궁과도 같았다. 카펫이 깔려 있고 옥좌가 놓여 있다. 부름은 궁서연에게 옥좌를 양보하려 했지만 그녀가 거부해 마지 못해 자신의 자리에 앉았다. 일행들도 ‘냐아앙~ 화려하냥~’ ‘이것이 카펫이라는 것인가?’ ‘꽤나 고급스러운걸요~’ 라는 둥 저마다 감상편을 말하며 의자에 앉았다.

“그럼 바로 회의를 시작하지... 마인은 총 몇 마리나 발견했나?”

“보고에 따르면 총 2백마리 정도입니다.”

‘마음에 들진 않지만 저 녀석이 독강시 17체를 부순 것은 오면서도 확인한 사실, 200마리에서 17마리 정도는 눈에 띄지도 않는 숫자다... 그렇다면 모든 독강시를 다루고 있구나!’

족장의 말을 들은 궁서연은 봉인했던 독강시들과 다시 세상 밖으로 등장한 독강시들의 수가 얼추 들어맞자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다. 우리가 독강시를 맡도록 하지 그대들은 건족과의 전쟁을 신경써라 그리고 우리가 도움을 주는 것에 대한 조건을 잊지마라.”

“알겠습니다.”

족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진지를 구축하고, 내일 건족을 치기로 하지”

“알겠습니다. 물자를 내드리겠습니다.”

‘조건이라... 원조요청서에 써 있던 그것 말인가?’

민혁은 잠자코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는 생각했다. 족장의 침울한 표정을 보자면 꽤 큰 조건을 달아 놓은 것 같았다. 그는 약간 괘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독강시는 내가 쓰러트리는데 보상은 지들이 챙기다니... 사윤도 그와 마찬가인 생각을 하는지 눈빛을 빛내며 그에게 전음을 쏘았다. 그리고 그녀의 전음을 들은 그는 짓궂은 미소를 짓더니 손을 살짝 들었다.

“음? 무슨 의견이 있나?”

이틀 동안 마차안에서만 있기 심심했던 민혁이 이것저것 물어보고 또 대답하다 보니 궁서연과 조금은 사이가 말랑말랑해졌다. 아직은 못마땅한 눈빛이 사라지진 않았지만 적의는 많이 누그러진 상태였다.

“저기 독강시는 내가 처리하는 거였지?”

“음....그렇다 아쉽게도 우리는 독강시의 발은 묶을 수 있지만 처리는 하지 못하니 말이다.”

민혁은 그녀의 말에 걸려들었다는 듯 눈을 빛냈다.

“그럼 나도 조건 중 일부에 대한 소유권이 있는 거 아니야?”

“어...? 어어?!!”

궁서연은 진심으로 몰랐다는 듯 유쾌한 리액션을 취했다. 하지만 이미 민혁의 마음은 돌릴 수 없었다. 몇 번이나 행동으로 보여줬지만 그는 담대하지 못해 슬픈 남자다. 궁서연이 당황하자 민혁의 옆에 앉아 있던 궁서련도 쿡 웃으며 즐거워 했다. 족장은 이미 협의가 된 내용인줄 알았건만 이야기가 이상하게 흘러가자 침묵을 고수했다.

“그,그건 맞지만...!!”

“맞지만?”

능글맞게 어미를 따라하는 민혁, 궁서연은 당황스러워 하며 울상을 지었다.

“후우...좋다 인정하지..니가 없었으면 독강시를 잡을 생각조차 하지 못했을테니까 강족에게서 받을 곡식 20%에 대한 권리를 주지”

“응?”

“적나?....욕심이 많군 30% 이이상은 나도 양보 못한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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