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3화 〉 전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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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는 이미 많고....내공은 늘릴 필요를 못 느끼겠어...아.... 그러면 방어구를 찾아볼까?’
방어구를 찾기 시작하자 선택지가 금새 늘었다.
곤마A등급
오공의 가죽을 벗겨 만든 가죽방패, 불에도 타지 않고 물에도 젖지 않는 수화불침의 효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세월이 지남에 따라 낡아 효능이 부식 되었을 수도 있으니 조심하자.
불쥐의 옷A등급
일본 구전 중 대나무 숲 공주가 낸 난제 중의 하나, 서태산에 사는 불쥐들의 가죽을 짜서 만든 가죽옷 불에 대한 내성을 가질 수 있지만 용들이 옷을 노릴 수도 있으니 주의하는 것이 좋아 보인다.
퀘스트 ‘용이 만든 옷’ 습득 가능
사나운 이리의 방호A급
그 옛날 수 만의 이리가 전국을 뒤집었을 때 그들을 토벌한 영웅이 만든 장신구, 수백 마리 이리의 어금니를 엮어 만든 것으로 착용자에게 엄청난 양의 체력을 높여준다.
스킬 ‘이리의 포효’ 사용 가능
여래반고의SS등급
세상을 떠받치던 거인은 죽어서 다시 또 하나의 세상을 이루었다. 두 쌍의 눈은 달과 해가 되었고, 눈썹은 갈기식물이 되었으며, 그의 피는 바다가 되었다. 눈물은 강이 되었으나 그 중 그의 손가죽은 너무나 질긴 탓에 그 무었도 만들 수 없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대장장이 신은 생에 역작을 만들기 위해 손가죽을 무두질해 가죽옷을 만든다. 천년 동안 망치로 가죽을 두드리고 기린의 발톱으로 만든 바늘로 바느질을 했다. 그로 인해 창칼로는 뚫을 수 없고, 온갖 부정한 것을 가로막는 옷을 만들 수 있었다. 허나 마지막 완성의 순간 그는 장인의 혼을 불어 넣지 못하고 숨을 잃고 만다. 부가적으로 마르지 않는 체력을 착용자에게 안겨 준다.
체력+10%
퀘스트 ‘장인의 혼’ 습득 가능
패시브 스킬 ‘전신체화’ 습득 가능
그림자 신발S급
옛날 로기아 대륙과 무대륙이 이어져 있을 때 넘어온 그림자 왕의 신발, 그림자가 이어진 곳이라면 그 어느 곳이라도 이동이 가능하며 숨는 것도 가능하다. 이 세상 어디에도 그림자가 있는 만큼 이 신발을 얻는 자는 세상 그 어느 누구 보다 빠를 터이다. 허나 스스로 주인을 택하는 신발임만큼 자격이 없는 자가 착용했을 때 저주가 내리리라
미각성상태
퀘스트 ‘그림자 왕’ 습득 가능
수호의 팔찌B급
주술은 예로부터 원과 념으로 이루어진 마음의 기적이다. 주술사가 어떤 이를 강하게 지키고자 하는 마음을 모아 만든 이 팔찌는 사랑하는 애인에게 선물하기에는 용도가 딱인 것 같다.
스킬 ‘지키고 싶은 그대’ 사용 가능
금강수S등급
무대륙을 지탱하는 것은 한 그루의 금강소나무다. 어떤 칼에도 톱에도 베이지 않고, 불에 타지 않으며 물에 썩지 않는 금강소나무, 이 장갑은 모종의 이유로 부러져 바다로 떠오른 금강소나무의 나뭇가지를 만일동안 제련해 만든 장갑이다. 그 강도는 높으나, 이미 한 번 꺾인 탓에 큰 효능을 바라기는 어려워 보인다.
퀘스트 ‘나무를 지키는 자’ 습득 가능
천룡보의S급
신수 중 최고라 치는 천룡의 비늘을 제련해 만든 갑옷 자세히 보면 무지개로 영롱히 빛난다고 하여 칠성보의 라고도 불린다. 사마의 부정한 기운을 막고, 사용자에게 일시적인 물리공격 완화를 선사한다.
스킬‘하늘의 빛’사용 가능
지혜+30
불타는 사자의 갈기S급
산을 집어삼킨 전설상의 사자 능릉의 갈기를 제련한 보호구, 제련 과정 중 손상이 있어 물건 그 자체의 방어력은 없지만 속성력에 대한 완벽한 내성을 착용자에게 준다.
무력+50
스킬‘용맹의 찬가’ 사용 가능
빛나는 자의 망토A급
전설 속에 이름을 남긴 전쟁영웅의 망토, 홀로 악룡을 잡고 십만의 병사를 막았다고 전해진다. 허나, 역사속에 그의 무용담은 전해지지만 이름은 전해지지 않았다. 대신 사람들은 그를 가리켜 ‘빛나는 자’라 칭했다. 그는 항상 순백색의 옷만을 입었다고 전해지기 때문이다.
매력+100
스킬 ‘빛의 영웅’ 사용 가능
방어구를 쭈욱 살켜보던 그는 아이템들 중 눈에 띄는 것을 발견했다. 상의만 가리는 갑주형태의 방어구로 철로 만들어진 다른 방어구와는 달리 가죽으로만 만들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특별함은 바래지 않았고, 가죽이 얇아 옷안에 끼워 입기도 편해보여 그 실용성 또한 뛰어났다.
“여래반고의라...”
그가 고른 것은 여래반고의 라는 아이템이었다. 패시브 스킬도 실용성도 마음에 들었지만 그의 마음을 끄는 것은 아이템의 설명 중 마르지 않는 체력을 착용자에게 준다는 부분이었다. 여자들의 수가 많아지고, 그녀들과 즐기는 횟수가 늘다 보니 전에 고민했던 체력의 문제가 다시 고개를 든 것이다.
‘쥐어짜지는 건 이제 싫어!’
당연히 그로써는 남자의 자존심적인 문제를 해결해 줄 꿈같은 아이템을 선택했다. 그는 기분좋게 여래반고의를 장착하고 보고를 나왔다.
민혁은 다음 행선지로 신강을 선택했다. 음양오행신공의 퀘스트도 퀘스트이지만 궁서련의 h조건을 꿰기 위해서도 신강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했다. 정무맹의 많은 이들이 북천과의 싸움에서 도와주기를 간청했지만 그도 나름대로 북천을 상대할 생각이 있었기에 일단 거절했다.
유자인은 정무맹에 남아 전쟁을 돕기로 했고, 호설 또한 그를 돕기로 했다. 연화가 많이 섭섭해 하긴 했지만 그가 보기에도 지금의 형태가 최선이 아닐까 싶었다.
“신강은 날씨가 춥다고 합니다.”
사윤이 일행을 다독이며 말했다.
“지금도 추운데 더 추운 것은 싫다냐아~”
그럼에도 연화는 투덜거리며 민혁의 팔에 달라붙었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이다.”
연화의 하는 행동을 보던 호령은 자신도 그리 말하며 슬며시 다른 팔 한쪽에 달라붙었다.
“......동감...”
궁서련은 둘의 행동을 보더니 무표정한 얼굴을 살짝 찌푸렸다. 하지만 이미 그의 두 팔은 그녀들에게 빼앗긴 상태, 잠시 고민하던 그녀는 그의 허리를 끌어 안았다.
“흐응~ 아이들 같이 날씨 가지고 징징대면 못써요”
모란도 그렇지 않은 척 했지만 그녀들의 행동이 부러워 보였는지 여자들로 둘러싸인 그에게 다가가 어디 달라붙을 구석이 없는지 관찰했다.
‘내가 나무고 너희는 매미?’
민혁은 속으로 그리 생각하며 그녀들을 매단 체 묵묵히 걸었다. 원래라면 팽소가 추가로 매달려 있었겠지만 그녀는 팽지희와 팽소의 장례를 위해 팽가에 갔기 때문에 그로써는 다행이었다.
‘너만은 참아줘...’
사윤도 하는 눈치를 봐서는 달라붙고 싶어하는 것 같았지만 그래서는 움직일 수 없을 것 같아 참아달라는 눈빛을 보냈다. 사윤은 그의 눈빛을 알아차렸는지 삐진 듯 고개를 휙 돌렸다. 그는 속으로 오늘 밤 그녀를 진하게 안아주기로 다짐하고 앞 전경을 둘러봤다.
신강을 진입하기 전의 청해성 경계선으로 이미 계절적 특징이 하남과는 다르게 뚜렸했다. 일행이 이곳까지 걸린 시간은 보름정도, 북천과의 전쟁 소식은 마을에 들릴 때 마다 술에 취한 걸개들로부터 들을 수 있었다. 다소 지루한 소비전이 이어지고 지금에 이르러서는 잠시 소강상태라고 한다.
‘뭐 나랑은 상관없지... 오히려 잘 됐어.. 나중에 쓸어버릴 놈들이 남아있어야 되니까’
“무슨 생각을 하냐아~?”
연화가 그의 팔을 흔들며 말했다.
“아무것도 아니야.. 어서 마을에 들어가자 해 떨어지면 더 추워지니까”
그는 고개를 가로젖고, 부정하며 청해성과 신강의 경계를 방호하는 목책으로 걸어갔다. 목책 앞에는 수십 명의 병사가 지키고 서 있었다. 보통 두 세명의 병사가 있는 것을 생각하면 매우 많은 숫자였다. 분위기도 보통 지역 경계를 지키는 병사들과는 달랐다. 무었인가 더 날카로웠다.
“잠깐 정지!”
“......?”
민혁은 그들을 보며 별다른 생각 없이 지나가려 했지만 병사들은 민혁과 일행을 멈춰세웠다. 그는 갑작스러운 병사들의 제지에 짜증이 났지만 일단 멈춰서서 그들의 지시에 따랐다.
“지금은 신강 경계선을 넘을 수 없다.”
가장 나이 들어 보이는 병사가 말했다.
“어째서냐?”
“어허 감히 백부장님에게!”
호령이 질문을 던지자 옆에 서 있던 병사는 화가 난 듯 얼굴을 새빨갛게 붉히고는 크게 소리쳤다.
“가만히 있어라 무림인에게 존대를 바라는 것이냐?”
“아... 무림인....”
옆에서 화를 낸 병사는 그제서야 민혁과 여인들의 옆구리에 저마다 메어져 있는 병장기를 봤는지 눈을 동그랗게 치켜떴다. 관과 무림은 양불난립의 관계 서로 손을 대고 싶어도 손을 쓰게 되면 양패구상의 피해를 보게 되니 손을 쓰지 못하는 것이다. 물론 그것은 황궁을 수호하는 금군과 무림인들의 관계, 일반 병사에게 하늘을 날고 바위를 손으로 부수는 무림인은 단지 공포의 대상일 뿐이다. 그것은 상사를 생각하는 병사에게도 비켜가지 않았다. 그는 민혁 일행이 무림인인 것을 확인하자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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