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최강이다-85화 (85/245)

〈 85화 〉 전초

* * *

“준비시간이 길면 지루해 지는 법이야...짧으면 봐줄려고 했는데 타임 리미트가 있어서 말이야”

슈욱­슈욱­슈욱­슈욱­슈욱­슈욱­

바람을 가르는 소리를 내며 흑색인들에게 달려드는 100여 자루의 단검들, 그에도 흑색인들은 놀란 눈치 없이 자리를 고수했다. 단검들은 애석하게도 흑색인들의 목을 노렸으나 이상한 벽에 막혀 전진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허억! 말도 안되...커억!”

“크어억!”

단검들은 자신들을 가로막는 무형의 벽을 가볍게 찢어버리고 흑색인들의 목에 바람구멍을 내놓았다.

­레벨 업 하셨습니다.

­레벨 업 하셨습니다.

“쉽네...쉬어 레벨 올리기 쉬어 그러면 어디 경험치들이 얼마나 남았는지 보자”

20여 명에 이르는 흑색인을 쓰러트리자 떠오르는 시스템음을 들으며 민혁은 주변을 살폈다. 간혹 흑색인들에게 대항 중인 무인들도 있었지만 여러 명의 합공 속에 속절 없이 그들에게 당하는 자들이 대부분이었다. 비무장 위에는 진무강이 남궁희를 등 뒤에 놓은 체 20여 명 정도 되는 흑색인들과 대치 중이었는데 그도 한 쪽 팔이 휑한 것을 보아 오래 갈 것 같지 않아 보였다. 민혁은 우선 이 빌어먹을 장난질을 벌인 흑색인들을 전부 죽이기로 마음 먹었다.

차아아아앙­

민혁의 의지에 따라 허공을 유영하며 보검, 신검이 아님에도 검명을 울리는 100자루의 단검, 그에 흑색인은 물론 생존자들의 눈도 모두 민혁에게로 쏠렸다.

“맙소사 이기어검술!”

“말도 안돼! 저 많은 숫자를 통제하고 있다고!”

흑색인 생존자들 누구할 것 없이 경악성을 내뱉었는데 민혁은 귀찮게만 느껴지던 시선의 집중이 이번에는 꽤 마음에 들었다. 그 이유는 단순하게도 그들이 자신에게 집중 할수록 그가 얻는 경험치는 커저만 가기 때문이었다. 그는 흑색인들의 시선이 자신에게로 쏠리자 마치 마에스트로가 된 듯 연주자의 자세를 취했다. 장난스러운 그의 행동 하나 하나 하지만 그 결과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

커억!

그가 오른쪽으로 손을 가볍게 젓자 허공을 유영하던 단검들은 마치 살아 있는 생물처럼 오른쪽에 위치하고 있는 흑색인들을 쫒아 가 목에 바람구멍을 만들었고, 그가 왼쪽으로 가볍게 손을 젓자 이번에는 왼쪽으로 날아가 그들의 목에 바람구멍을 만들었다. 잠시 몇 초 가량 그가 죽인 숫자만 하여도 순 100에 달했다.

“네놈 뭐하는 놈이냐! 감히 방해를...!”

“얼씨구...적반하장도.. 유분수지 그럼 내가 가만히 죽으리?”

상황이 그 쯤 되자 정무맹주와 합을 겨루고 있던 화륜이라는 자도 그를 주시했고 정무맹주도 그를 주시했다. 그리고 화륜이 영조라고 부른 자가 그의 앞을 막아섰다. 하지만 그것은 잘못된 결정이었다. 민혁은 그의 말투에 약간이나마 내려갔던 화가 다시 끌어오르는 것을 느꼈다. 가는 말이 곱지 않으니 오는 말도 당연히 곱지 않은게 당연한 법, 민혁은 사납게 말하며 단검들을 움직였다.

슈욱­

“크윽”

챙­챙­

허공을 유영하며 주인의 마음을 대변하듯 거칠게 쏘아지는 단검들 영조는 간단하게 당해버린 흑색인들과 다르게 일일이 검을 쳐내고 피하며 약간 이지만 공격을 버텨냈다.

“하아..하아..네놈 반로환동의 고수냐...네놈 같은 현경의 고수는 있다는 말을 듣지 못했다.”

“뿌뿌 미안하지만 오답.. 틀렸으니까 벌을 받아야 할텐데 꼬챙이형이 좋아 아니면 벌집형이 좋아?”

단검들을 쳐냈음에도 불구하고 영조의 몸은 빠르게 피에 물들었다. 단검들을 막아낸 그의 검은 이가 나간지 오래였고, 그의 오른 팔에는 세 자루의 단검이 틀어박혀 있었다. 물론 민혁이 마음만 먹는다면 강기에 덮힌 100자루의 단검들이 어검술을 이루며 그의 몸을 뚫겠지만 열이 머리까지 뻗친 민혁으로써는 그를 쉽게 죽일 마음이 없었다.

“크윽..! 무시하지 마라.. 내 죽더라도 네놈과 같이 죽을 것이다!”

“벌칙 선택을 안하니까 내가 해줄게 벌집형이 좋겠네”

“민,민혁 네놈!”

민혁은 사납게 울부짗는 영조를 보며 씨익 웃고는 상황을 살피려 고개를 든 호령의 고개를 억지로 숙이게 만들었다. 호령은 그의 억센 손짓에 약간 불편한 듯 소리를 지르긴 했지만 지금부터 펼쳐질 일은 굳이 여인들에게 보여주지 않아도 좋을만한 일이었다. 그는 어느새 영조 곁으로 모여든 백에 달하는 흑색인을 보고는 무무신공의 기운을 끌어올렸다.

“대천귀진을 형성하여라!”

““““충!””””

흑색인들도 쉽게 당해줄 생각은 없는 듯 기동진법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영조를 중앙으로 하여 각자 검을 뽑고 내공을 끌어올리는 그들,

“으하하하하하하하하하 발버둥 쳐봐!”

민혁은 그동안 받았던 스트레스를 풀려던 것인지 기괴하게 웃으며 무무신공의 기운을 모두 끌어올렸다. 그러자 그의 주변으로 생겨나는 빛의 입자, 그것들은 마치 살아 있는 생명처럼 모양을 이루며 결집하기 시작했고 종국에는 하나의 형태를 이루었다. 무수히 많은 수의 검들, 그 수는 피로 덮인 관중석을 모두 뒤덮었고 하늘마저 가릴 정도였다. 만예어검술(?????)이 대성을 하며 얻은 무무신공의 또 하나의 활용방법 그 내공의 소모가 많아 무공을 고안한 백석조차 시전하지 못한 것을 지금 민혁이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저런 말도 안되는!”

민혁과 흑색인들의 싸움을 주시하던 화륜은 말도 안되는 광경에 입을 쩌억 벌렸다. 아무리 현경에 이른 고수라도 영조와 흑색인들의 대천귀진이라면 작은 피해를 입어도 필사(必死)였다. 하지만 그들이 상대하는 저 광검들에 담긴 기운 하나하나에는 자신 조차 다리가 떨렸다. 이는 무모했다. 이는 불필요한 희생이다. 판단이 선 화륜은 영조들에게 퇴각신호를 내렸다. 지금이라면 피해를 입더라도 전멸은 면할 터 하지만 영조는 이를 무시했다.

(어르신 뒤는 이미 흑룡들이 포진된 상태입니다. 이미 저희가 빠져나갈 구멍은 없습니다. 저희가 몸을 불사르는 일이 있더라도 어르신은 살아계셔야 합니다! 저희가 뛰어듬과 동시에 피하십시오 곧 천주가 일을 벌일 겁니다)

‘크윽... 천주 내 알고 있음에도... 다시 한 번 맹세하리다 내 당신을 절대 용서치 않을 것이오’

영조의 전음에 화륜은 이를 바득바득 갈며 내공을 끌어올릴 준비를 했다.

“자 무인에게는 최고의 죽음이지 무기에 휩싸여 죽다니 말이야 자 휩쓸려 죽어라 만예(??)!”

“대천귀진 개진!”

물러섬 없는 두 사람, 영조의 신호아래 흑색인들은 마기를 뿜어냈고 민혁의 말에따라 광검들은 하늘을 가리며 마기를 뿌리는 그들을 덮쳤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화륜은 모습은 사라졌다.

­레벨 업 하셨습니다.

­레벨 업 하셨습니다.

­레벨 업 하셨습니다.

­레벨 업 하셨습니다.

­레벨 업 하셨습니다.

­레벨 업 하셨습니다.

.

.

.

“미안하지만 나중에 걸리적거릴 것들은 살려둘 생각 없어..음 그래도 꽤 훌륭했다.”

“칭찬 고맙군..커억!”

하늘을 가렸던 광검들이 지나간 자리 경기장의 모습은 남아 있지 않았다. 그저 평지와도 같은 모습, 생존자들은 무공이 고강햇던 자들이 대부분 이어서 목숨을 보존했지만 만예(??)의 직접적인 표적이 됐던 흑색인들은 시체조차 남지 않았다. 유일하게 영조만이 숨을 거칠게 몰아쉬며 살아남았을 뿐이다. 하지만 그도 전혀 데미지를 입지 않은 듯 한 민혁에게 마지막 일격을 당하고 말았다.

“호령 애들 데리고 나와!”

민혁은 영조의 숨을 끊은 단검에 묻은 피를 털고 허리에 꽂았다. 그리고는 아직까지 강기막을 치고 고개를 숙이고 있는 호령에게 소리쳤다.

“허어...이게... 무슨 짓을 벌인 게냐 민혁”

“오라버니이~”

“당신!”

“......”

민혁 호령을 부르자 호령은 그제서야 여인들을 껴안던 것을 풀고 일어섰다. 연화와 사윤 그리고 궁서련은 그가 걱정됐는지 그에게 달려와 안겼다. 덕분에 민혁은 무게중심을 잃고 뒤로 쓰러졌다.

“하하...인기가 있는 것도 피곤한걸”

“그래 보이는군 사위”

“......?!!”

쓰러짐에도 불구하고 행복한 미소를 짓고 눈을 감은 민혁의 위로 하나의 그림자가 생겼다. 그는 민혁을 사위라 칭했는데, 민혁은 그 목소리가 너무 익숙함에 놀라 눈을 떳다. 누운 그의 위로 서 있는 관운장 같은 남자가 서 있었다. 덮수룩한 수염을 기르고 호탕한 미소를 짓고 있는 남자, 하지만 민혁은 그의 얼굴에 달려 있는 미소가 그렇게 호의적이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도 그럴 것이 자신의 딸을 데려가 놓고 다른 여자를 두 명이나 더 품에 안고 있으니 그럴 만도 했다.

* *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