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5화 〉 전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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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장난이 지나친 듯 싶소 모습을 보이시오?!”
“여기야~”
모용청은 귓가로 들려오는 민혁의 목소리에 놀라 인정사정 없이 검을 휘둘렀다. 그야말로 난무, 가문에서 사사받은 검법은 어디다 두었는지 품위 없이 검을 휘두르는 모습에 모용청, 그는 한참을 검을 휘두르다 자신의 추태를 알아차린 것인지 검을 휘드르는 것을 잠시 멈추고 허공에 말했다. 그제서야 민혁은 모습을 드러냈다. 그가 모습을 드러내자 모용청은 다시금 그에게 돌진했다. 이번에는 검기를 두르고 달려드는 그, 민혁은 다시금 자리에서 여유롭게 미소를 지으며 사라졌다.
“여기라니까 어딜 치는거야?”
“이노옴! 날 갖고 노는 것이냐!”
한 차례 더 이어지는 술래잡기, 모용청은 열이 머리까지 뻗친 듯 얼굴을 붉히며, 존대를 생략하고 민혁에게 노호성을 내질렀다. 민혁은 그 모습에 히죽 웃으며, 다시 한 번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방금 전과는 달랐다.
“허억!”
“저게 무었이다냐!”
“내 눈에 헛것이 보이는 것인가?”
순식간에 소란스러워진 관중석, 관중들은 모두 다 민혁과 모용청의 비무장을 보고 헛바람을 불거나 혹은 자신의 눈이 정상인지 눈가를 비벼보며 확인했다.
“네, 네놈 무슨 사술을 부린 것이냐!!”
““”틈만 나면 사술이래~“”“
모용청은 부들부들 떨리는 몸을 애써 진정시키고 떨리는 목소리로 소리쳤다. 비무장 위에는 모용청을 바라보고 있는 세 명의 사내가 있었다. 그들은 머리카락 한 올, 한 올 눈썹 선 같은 작은 부분까지 모두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들은 피식 웃으며 벌겋게 얼굴을 물들이고 소리치는 모용청을 비웃었다. 민혁의 모습을 한 체 말이다.
“이노옴!”
‘성공인가?’
민혁은 다시금 달려드는 모용청의 모습을 한번 힐끗 보더니 관심을 두지 않고 속으로 생각했다. 사실 그가 한 행동은 일종의 시험행위 였다. 시험의 주제는 무공의 합성, 형(?)은 천마군림보 중 환의 묘를 섞었고 본(?)은 뇌령신공을 사용했다. 분신들 주위로 솟아나고 있는 황금색 기운이 그 증거로 말이 바른 말로 해서 분신이지 내공으로 형태를 만든 것에 불과했다. 이도 내공이 마르지 않을 정도로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시도도 못해볼 방법이지만 말이다. 그렇게 무식한 실험행위는 성공적으로 끝났으니 민혁은 실험상대가 되어준 모르모트를 어떻게 처리해야 잘 처리했다고 소문이 날지 고민했다.
“일단 개패듯이 패볼까?”
“죽어랏!”
모용청의 처리방법을 고민하던 민혁은 일단 그를 구타하기로 마음먹었다. 그가 검을 하늘로 높이 쳐들고 돌진해오는 것을 가볍게 옆으로 피한 후 그의 발을 걸어 넘어트린다. 나려타곤과도 같은 자세, 모용청은 수치심 때문인지 얼굴을 붉게 물들이고 자리에서 서둘러 일어나려 했다. 하지만 그의 행동은 민혁에 의해 제한되었다.
퍽!
“으억!”
일어나려는 모용청의 가슴팍을 찍어누르는 민혁, 모용청은 그의 발길질에 헛바람을 들이키며 애써 들어올렸던 고개를 차디찬 비무장 바닥에 다시 떨어트렸다.
“일어나지마 이제부터 구타쇼가 시작될 거거든”
“무,무슨 소리를..꾸엑!”
민혁의 말에 당황한 듯 말을 더듬으며 말을 이으려 한 모용청의 비명성으로부터 시작되는 구타의 현장, 민혁과 분신들은 팔꿈치, 주먹, 발, 무릎 어디 마다 할 것 없이 몸을 이용해 모용청을 구타하기 시작했다. 그의 몸은 여기저기 타박상으로 얼룩졌고, 찢어진 살가죽으로 인해 피범벅으로 변했다. 그의 주먹이 몸에 닿을 때 마다 비명을 터트리던 그의 입도 이제는 힘이 없는지 어떤 소리도 내밷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멈추지 않는 민혁의 행위에 관중들도 환호보다는 멍한 시선으로 비무장을 바라보았다. 그야말로 처참한 상황 심판역을 맡고 있던 청모학사도 예상 밖 민혁의 압도적인 선전에 그의 행동을 제지하는 것도 까먹은 체 멍하니 비무장을 바라보았다.
“이노옴!”
콰앙!
한참을 모용청을 갖고 놀던 민혁의 뒤로 까만 그림자가 빠른 속도로 다가왔다. 그림자는 노호성을 내지르며 엄청난 속력으로 민혁이 있던 자리를 짓뭉개듯 허공에서 떨어졌다. 당연하게도 그와 분신들은 여유롭게 그림자의 습격을 피했다. 민혁이 피한 비무장은 마치 운석이 떨어진 것 마냥 크리에이터가 진하게 새겨져 있었는데 그 가운데에는 모용청과 판박이인 중년의 남성이 피투성이인 모용청을 안고 서 있었다.
“당신은 누구야 비무대회를 방해하다니”
“이노옴! 닥쳐라 더 이상 비무를 행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닌 상대를 이렇게 초죽음 상태로 만들다니!”
갑자기 비무장에 난입한 중년인을 보며 ‘얼굴에 철판을 깐 것인가?’ 라고 민혁은 생각했다. 비무 중에 난입을 해놓고도 당당한 저 태도라니.. 하지만 민혁의 생각과는 다르게 중년인이 비무장에 개입하자 몇몇 무림명숙들은 다행이라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 그들은 모두 모용세가측 관람석에 앉아 있는 자들이었다. 그 외에도 한숨을 쉬던 자들이 있었는데 관람을 하던 호령과 사윤 그리고 연화, 팽씨자매 또한 이에 포함되어 있었다. 물론 모용청이 걱정되서가 아닌 대회의 규정상 모용청이 죽음에 이르게 된다면 민혁은 필시 실격패를 당하게 되기 때문이었다.
‘아아~ 뭐 됐어 스트레스가 몽땅 풀릴 만큼 때렸으니까 그런데 경험치는 주지도 않네’
“이봐 심판 승패는?”
“......아! 예,예! 승패는 모묨세가의 모용청 패배입니다!”
좀 더 즐거운 손맛을 즐길 찬스를 놓친 민혁은 내심 짜증이 났지만 이미 스트레스를 풀기엔 충분히 그를 두르려줬기에 경기의 속행을 포기하고 심판에게 승패를 물었다. 그에 청모학사는 당황스러운 표정을 하더니 민혁을 노려보고 있는 중년인과 민혁을 번갈아 보더니 민혁의 승리를 말해왔다.
“모,모용숙 어르신 이만 비무장을..”
“에잇! 놔라 내 발로 내려갈 것이다.. 네놈 민혁이라 했던가 우리 모용가에서는 이 굴욕을 잊지 않을 것이다!”
‘흥 그러든지 말든지..’
승자가 정해지고 민혁은 곧 바로 비무장에서 내려왔다. 하지만 여전히 중년인은 크리에이터 안에서 민혁에게 살기를 쏘아내고 있었다. 그에 보다 못한 정무맹의 무인이 중년인 아니 모용숙이라는 사내를 끌어내려 하자 그는 벌컥 화를 내며 선수 대기실로 향하고 있는 민혁의 등을 보며 소리쳤다. 하지만 중년인의 외침에도 민혁은 속으로 콧방귀를 뀌고 자신에게 손을 흔들고 있는 연화에게 손을 흔들어주며 대기장소로 걸어 들어갔다.
“와아~오라버니가 이겼다냐아~”
“하아...이겨서 다행이긴 하지만 방법이 너무 과격했습니다.”
“......하지만 사부님..강해요”
팽가의 관람석 민혁이 비무에서 이긴 후 대기장으로 들어간 후의 여성들의 감상평이다. 연화는 마냥 민혁이 이긴 것이 기쁜 것인지 방방 뛰었고 사윤은 골치가 아프다는 듯 앞머리를 쓰다듬었다. 그에 반해 팽소는 볼을 붉히며 민혁의 무공 경지에 감탄성을 내질렀다. 물론 팽소의 옆에 서 있던 팽취와 팽성 또한 고개를 끄덕이며 민혁의 무공에 온갖 미사여구를 붙이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어떻게 생각하나?”
“..고, 곤란하시겠는데요..상당히...”
“그렇겠지?...하아...”
무림의 격언 중에는 이런 말이 있다. ‘은혜는 배로 갚고 원한은 열배로 갚는다.’ 그리고 그것을 제일 앞서서 실천하는 이들은 다름 아닌 명문정파 가문들이다. 비무장에 난입한 모용숙이 한 말이 빈말이 아닌 실제 다짐 따위와 같은 말임을 알기에 팽지희와 호령은 민혁의 승리했음에도 불구하고 편히 웃지 못했다.
“소협! 대단했어요!”
이건 남궁란의 말
“통쾌했습니다 허험!”
이건 청수진인의 말
“흐,흥 꽤나 하더군요!”
이건 제갈령의 말
민혁이 승리한 후 대기실로 들어서자 저마다 한마디씩 그에게 놀람과 감탄 섞인 칭찬을 했다. 그는 모용세가의 대표인 모용청을 남궁세가가 뒤를 봐주긴 했지만 출신성분 모르는 자신이 이겼음에도 좋아하는 정파쪽을 보고는 모용청의 평소 평판이 어떤지 파악하고 피식 웃었다. 그의 승리에 천마신교 쪽에서는 신녀가 작게 손을 흔들어주었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어째서인지 무림연합 쪽에서도 호의어린 시선을 민혁에게 던졌다. 오직 남궁희만이 무었을 생각하는지 심각한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고 있을 뿐이었다. 그 때 그의 뒤로 들어오는 사람이 있었다. 아마도 1회전의 승자일터, 그림자의 정체는 민혁에게 살기를 내뿜던 진선이라는 자였는데 그는 승리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안색이 창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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